벽화(壁畵)
2020년 03월 1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75MB)
- ISBN 979116508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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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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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읽으면 그 시대의 삶과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 과거의 한국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지금의 훈에게는 향이를 빼놓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없다. 정말 무엇을 위해서 인생의 삼분의 이 이상을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아니, 인생 칠십이 고래희라니 따지고 보면 오분의 사는 벌써 살아버린 셈이 된다.
그래도 마음은 아직 젊다. 의욕도 있다. 욕심도 있었다. 패기도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나이란 도리가 없었다. 작년 올로 이마에 그어진 주름살은 한결 굵어졌다. 눈가가 분명히 쪼그라졌다. 기름을 발라본 일이 없건만 윤이 잘잘 흐르던 그 까아만 머리도 땀에 전 것처럼 거세어졌다. 흰 털도 정녕 늘었다. 새치가 아니라 분명한 흰 털이다. 특히 콧수염에 그것이 더 눈에 뜨인다.
"내가 이렇게 되도록 한 것이 뭐던가?"
훈은 이렇게 생각해본다. 다방 ‘청춘’. ㄱ자진 벽에 걸린 거울 속에 모로 비치는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면서의 생각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한 일도 없었다. 얻은 것도 없었다. 한 해 한 해 주름살이 늘어왔을 뿐이었다.
"난 뭘 위해서 살아왔지?"
훈은 또 한번 자기한테 물어보고 있다. 벌써 두어 시간 전에 다 마시어버린 빈 찻잔 손잡이를 쥐었다놓았다 하며 생각이다. 찻잔 손잡이에서 손을 떼기가 무섭게 잔을 날라가는 것이 부산의 풍속처럼 되어 있건만 훈의 습성을 아는지라 마담도 레지도 힐끗 힐끗 생각이 나면 훈을 바라다볼 뿐이다. 정말 무엇때문에 인생의 오분의 사를 살아왔던지 모르겠다. 누구를 위해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딴에는 민족을 위해서 살아가노라 해왔었다. 그러나 그것도 허튼 수작이었다. 이 민족은 훈 때문에 덕을 본 것은 아무것도 없는 성싶었다. 오직 덕을 본 것이 있다면 이 민족이 이천만으로 불리어졌을 때나 삼천만으로 불리어지는 오늘날에나 훈이 없으면 일천구백구십구만구천구백구십구 명이라고 해야 할 수고를 덜어준 정도에 그칠 것이었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느냐."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는 있다.
--- “벽화(壁畵)”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무영
농민문학 소설가.주로 농촌 문제를 취급하였다. 가난의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농민상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였다.대표작으로는 「B녀의 소묘」, 「제일장 제일과」, 「흙의 노예」, 「문 서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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