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니 그랑데 (책나무e숲 세계문학 25)

발자크 지음

금성출판사 2008년 01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발자크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공통점은 대개 그 인물들이 어느 한 가지 욕망의 화신인 동시에 또 그것의 희생양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이 소설 《외제니 그랑데》도 바로 그러한 인물인 그랑데 영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순정의 여인 ‘외제니 그랑데’입니다. 사실 이 작품을 읽어 보면, 그랑데 영감이 남다른 탐욕을 부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17세기 최대의 희극 작가 몰리에르가 지은 희곡 《수전노》의 주인공이 19세기에 등장한 것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이 구두쇠 영감 ‘그랑데’ 외에 또 하나의 전형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외제니’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제니 그랑데》에서는 이와 같이 탐욕스럽기 짝이 없는 그랑데 영감과 순수하고 착한 외제니가 서로 뒤엉키는 관계 속에서 사건이 진전되어 나갑니다. 프랑스 남부 소뮈르 지방을 배경으로, 구두쇠 그랑데 영감과 그의 아내, 그리고 외동딸 외제니가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재산가이면서도 구두쇠인 그랑데 영감은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가족들에게 강요합니다. 추운 방에 불 넣는 것도 엄격히 제한하고 먹는 것도 하나하나 채근할 정도로 구두쇠 생활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워낙 재산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크뤼쇼 집안과 드 글라상 집안 사람들은 그랑데 영감의 재산을 탐내어 그의 딸 ‘외제니’와의 결혼을 위해 열심히 이 집에 드나들면서 비위를 맞춥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랑데 영감의 동생이 파리에서 부채로 인해 파산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동생의 아들, 그러니까 외제니의 사촌 오빠인 샤를이 그랑데 영감의 집에 나타나면서 사건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됩니다. 파리의 사교계에서 많은 교제를 가졌던 멋진 샤를에게 외제니는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러나 그랑데 영감은 동생의 죽음을 재산을 불리는 기회로 삼아 드 글라상 은행가와 모의하여 동생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척하며 다시 거액의 재산을 모읍니다. 샤를은 동인도 제도로 떠나게 되고, 그 직전에 외제니의 순정에 감동, 사랑을 약속합니다. 외제니는 그동안 그랑데 영감이 모아 준 금화를 모두 샤를에게 건네고, 샤를은 금으로 된 화장 상자-부모의 사진이 들어 있는-를 맡겨 사랑의 정표로 삼습니다. 이 일로 인해 새해 첫날 외제니는 그랑데 영감으로부터 방에 감금당하는 신세가 되고, 외제니의 어머니는 병이 듭니다. 그러나 크뤼쇼 공증인의 상속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외제니를 풀어 준 그랑데 영감은 결국 부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딸에게 재산 관리법을 꼼꼼히 가르쳐 준 후 자신도 죽음을 맞이합니다. 고아가 된 외제니는 그 본래의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재산 관리에 나섭니다.하녀 나농도 지참금이 생겨 산지기 코르누아예와 결혼하게 됩니다. 많이 베풀고 많이 헌납하는 외제니의 모습에 온 마을 사람들이 감동합니다. 그러나 외제니는 샤를이 지위와 재산에 대한 야심으로 두블롱가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려 한다는 고백의 편지를 받고, 자유를 조건으로 크뤼쇼가의 봉퐁 법원장과 결혼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33세 때 봉퐁이 죽고 그녀는 백만장자가 됩니다. 그녀는 그랑데 영감과는 다른 방식으로 차곡차곡 수입을 관리하고 종교상의 자선 사업과 공공 도서관 등에 많은 원조를 하며 살아갑니다. 또다시 그녀 주위에서는 새로 드 글라상이나 크뤼쇼와 같은 플로아퐁 후작이 알랑거게 됩니다. 이 작품은 당시 프랑스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랑데 영감은 조금 지나치게 희화화되긴 했지만 당시 프랑스 사람들이 출세라는 야망을 위해 얼마나 사회나 자기 자신에게 파괴적인 방법으로 정력을 소모하고 있었는지 알게 해 줍니다. 《외제니 그랑데》는 풍자와 기지가 풍부하고 심리 묘사가 뛰어난 점에서도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목차

읍민 풍속 ■ 9
파리의 사촌 ■ 46
시골의 사랑 ■ 68
욕망의 약속, 사랑의 맹세 ■ 109
가족의 슬픔 ■ 162
세상에 흔히 있는 일 ■ 205

작가 소개 ■ 234
작품 소개 ■ 237

작가정보

저자(글) 발자크

오노레 드 발자크는 ‘소설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소설 작품을 쓴 프랑스의 소설가입니다. 생애 자체가 하나의 소설이라고 할 정도로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다 간 발자크는 1799년 프랑스 중부의 전원도시 투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남프랑스 농가 출신으로 루이 16세와 나폴레옹 시대를 거쳐 43년 동안 관리로 일한 낙천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반면에 어머니는 파리의 부유한 직물 상인의 딸로 신경질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여동생 로르(드 쉬르비유 부인:‘드’는 프랑스에서는 귀족의 신분을 나타내는 전치사로 쓰이는데, 발자크는 자기와 관계없는 귀족의 문장을 쓰기도 하고, 이 전치사를 쓰기도 했습니다)는 유년 시절 발자크의 유일한 친구였고, 훗날 최초의 발자크 전기를 쓰기도 했습니다. 발자크는 대체로 집안에서 환영받는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뒤에 발자크 스스로도 ‘나에게는 결코 어머니가 없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쌀쌀맞은 어머니, 문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아버지 아래에서 법률 공부를 포기하고 문학을 하려는 굳은 결심을 하였습니다. 나폴레옹의 몰락 후 그의 가족들은 투르에서 파리로 이사했고, 발자크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했으나 이 시절에 이미 문학에 대한 뜻을 실현하여 <크롬웰>과 그 밖의 비극 작품을 몇 편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패였고, 그 후 돈벌이를 위해 잡문을 쓰면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1829년에는 《올빼미당》과 《결혼의 생리학》을 발표하였는데 이 두 작품은 드디어 발자크에게 명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발자크는 이때부터 일생의 대부분을 파리에서 지내면서 죽기까지 20년간에 걸쳐 놀랄 만큼 많은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1842년, 그때까지 발표한 수많은 작품을 모아 《인간 희극》이라는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제목을 붙였습니다. 《인간 희극》에 나오는 등장인물 수는 무려 2,472명으로 추산되고, 하나의 작품에 등장한 인물이 환경과 연령을 바꾸어 종종 다른 작품에도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이들 작품을 대하고 있으면 당시 프랑스 사회를 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 하나하나의 작품은 완전히 독립한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발자크는 사교계의 중심 인물로 행세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기에 그는 활기에 넘치고, 수다스럽고, 건강하고, 쾌활하고, 이기적이고, 남의 말을 잘 믿고, 허풍을 잘 떠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명예와 재산과 사랑에 굶주려 있었고 늘 자신의 천재성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1832년에는 폴란드 백작 부인 에블린 한스카와 사귀게 되었는데 그녀에 대한 사랑의 편지를 모은 《이국 여인에게 보낸 편지》는 발자크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녀와 사귄 지 18년이 흐른 1850년 3월,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발자크는 과로로 쇠약해진 심장병의 발작으로 같은 해에 파란 많은 51년의 생애에 막을 내렸습니다. 발자크는 그의 소설이 당시의 프랑스 사회 전체를 이해하는 도구가 되게 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계획을 완전히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사회의 여러 계급 출신의 남녀 주인공을 다양하게 등장시킨 점이라든가, 인간의 정열과 약점을 폭넓게 보여 준 점, 생동감 넘치고 설득력 있는 인물을 설정한 점 등에 있어서는 다른 이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발자크의 소설 집필 방식은 매우 특이했습니다. 늘 보강하고 강조하고 확충하는 것이었습니다. 법 절차나 재무 규칙, 산업 공정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묘사하느라고 이야기가 길게 빗나가기도 하지만, 그의 문장 기법은 묘사력이 풍부하고, 장면 전환이 빠르며, 문체가 간결하면서도 풍류적입니다. 또한 풍자와 기지가 풍부하고 심리 묘사가 뛰어납니다. 아마 프랑스 어를 발자크처럼 훌륭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발자크는 사실주의 또는 자연주의 소설의 창시자이며, 논리 정연한 줄거리의 전개라든지, 일관성 있는 등장인물 등을 특징으로 하는 정통적인 고전 소설의 기법을 확립한 소설가의 한 사람입니다. 놀라운 관찰력과 사진같이 생생한 기억력을 가졌을뿐더러 다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