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경계에 서서 바라본 인간의 삶과 ‘위대한 사랑’
이용수 212
- 영문명
- Life and ‘Great Love’ Seen from the Boundary : Focusing on characters and characteristics of the community in Kim Yu-jeong s literature
- 발행기관
- 구보학회
- 저자명
- 박필현(Park, Pil-Hyeon)
- 간행물 정보
- 『구보학보』26집, 299~324쪽, 전체 26쪽
- 주제분류
- 어문학 > 문학
- 파일형태
- 발행일자
- 2020.12.30
5,9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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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김유정은 자신의 문학 활동을 고질인 염인증(厭人症) 치료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삶과 문학을 통해 추구해야 할 이상으로 ‘위대한 사랑’을 내세웠다. 본고는 서간문 「병상의 생각」과 더불어 김유정 문학 속 인물 및 그들 간의 관계가 가진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김유정이 염인증을 치료의 대상으로 본 이유와 ‘사랑’의 의미를 함께 모색해보고자 했다. 김유정 문학 속 인물들은 대개 극단적인 삶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 혹은 사회윤리적 측면에서도 기존의 질서에서 배제되거나 일탈한, 그리고 상황을 주도하는 대신 상황에 끌려다닌다는 점에서 무기력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삶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사건에 직면해서도 어떤 결단의식이나 자의식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기존 질서의 붕괴나 전복 혹은 새로운 질서의 수립 등을 위한 적극적 투쟁은 없으나 더불어 자신에게 닥친 고난에 대한 분노나 원망도 없다. 그럼에도 이 무기력한 존재들이 결코 오롯이 피해자로 남지는 않는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삶을 내려놓는 경우란 없으며 어떤 방식으로건 자신의 삶을 지속적으로 꾸려간다. 이처럼 김유정 소설 속 인물들은 기존 질서에 대한 ‘순응 vs 저항·투쟁’의 익숙한 구도에서 빗겨나 있으며, 매우 일차원적인 육체적 존재이면서도 무기력한 피해자나 비참한 존재로 그려지지 않는다. 배척과 단죄의 시선으로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전복의 의지도 읽어내기 어려운 이들 인물들의 행위에서, 어떤 합리적 의미를 도출하고자 하는 접근은 끝없이 미끄러진다.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 관계 속에 자리한다는 것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흔히 부부, 형제, 동료 등으로 구성된 이 작은 공동체의 성격이다. 이를 극단의 상황에도 훼손되지 않은 인간성이나 새로운 유형의 공동체로 보아 긍정적으로 읽어내려는 경우도 있지만, 자칫 이러한 시도는 이 공동체가 가진 또 다른 특성을 지워버릴 수 있다. 이 공동체는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분명 나름의 연대나 공존 관계를 보여주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서슴없이 서로를 생존을 위한 수단이나 도구로 대한다. 즉 김유정 문학 속 인물들이 꾸려낸 연대나 공동체는 사상적 결속은 물론이거니와 보편적 관점에서의 윤리와도 거리가 멀다. 김유정 문학 속 공동체는 질문 없이 수용되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갖고 있으며, 이 속에는 대가 없는 보살핌과 극단의 이기성이 충돌 없이 공존한다. 때로는 고개를 갸웃할 정도로 손쉽게 서로를 속이거나 이합집산하면서도 각 인물들은 관계망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다. 육체적 한계를 가진 채 살아내는 존재인 인간. 그리고 연대나 공존의 따뜻함과 더불어 더없이 느슨하고 이기적인 양면적 얼굴을 함께 가진 공동체. 각 천체가 별개이듯이 인간은 각기 존재한다. 그러나 천체가 서로 견연하듯이 그 각각의 존재 모두는 관계 속에 자리한다. 이는 김유정이 말한 사랑이 윤리나 희생정신 혹은 사상적 유대감으로 인한 연대같은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자연적 질서이자 법칙임을 보여준다. 김유정의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이해의 한 축에는 그 자신의 질병이, 다른 한 축에는 크로포트킨, 맑스를 끌어와 천체의 견연을 논한 그의 의식적 사유가 자리한다. 김유정의 짧은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가족은 해체되었고 연애는 무산되었다. 그리고 그의 문학 활동은 투병 기간과 고스란히 겹쳐진다. 경계에 서 있었기에 끊임없이 환기될 수밖에 없었을 인간의 삶. 살아내는 존재들의 끝없는 견연, 김유정에게는 이것이 인간의 삶이자 곧 질서이자 법칙으로서의 ‘사랑’이었던 것이다. 병세가 깊어진 뒤에도 ‘겸허’라는 단어를 벽에 써 붙이고, 끝끝내 살아내며 글을 썼다는 점에서 김유정은 자신의 신념과 사상에 참으로 충실했다 하겠다.
영문 초록
Kim Yu-jeong said that his literary activities were the process of treating his chronic disease of hating people(厭人症). In addition, he advocated ‘great love’ as the ideal to pursue through life and literature. Why did he consider misanthropy as the target to cure? And what did he mean by ‘great love’? This paper aims at examining what kind of being the person Kim Yu-jeong created is, and through which, investigating the reason for the treatment of disease of hating people and the meanings of ‘love’ he said about. Most of the characters in Kim Yu-jeong’s literary works face extreme crisis of their life. Although they are suppressed by the existing order of life, they don’t just remain as victims. Yet, they don’t struggle to break down and overthrow the existing order or to establish a new order. They are not only spiritless ones breaking away from the ethical order, but also healthy and energetic ones leading their lives in any way. Moreover, they don’t reveal any kind of determination or self-consciousness even when facing an event that can reverse their course of life. In other words, Kim Yu-jeong regarded humans as physical beings prior to will, belief or morality, and living ones or those who managed to live. And they are not alone, but in the relation of small communities, such as man and wife, siblings or colleagues. What matters is the nature of these communities. They show their own solidarity or coexisting relationship, but depending on their situation, they treat each other as the means or tools for survival without hesitation. And they don t feel guilty about it or blame others. That is to say, the solidarity or communities in Kim Yu-jeong’s literary works are somewhat different from ideological unity or ethics from a universal viewpoint. The love Kim Yu-jeong talked about was not morality or unity through the attitude of self-sacrifice, but a kind of order and law. Kim Yu-jeong’s literary works were created when he was very ill. His family was dissolved, and his romantic relationship failed. He might feel the relation to life especially more clear because he was always standing on the boundary. Kim Yu-jeong, who wrote, promising life, even when his condition of disease became more serious, can be said to have been really faithful to his belief and ideology.
목차
1. 서론
2. 무기력한, 그리고 강건한 ‘만무방’들
3. 야누스의 얼굴을 한 공동체
4. ‘천체의 견연(牽連)’, 사랑 그 질서
5. 결론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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