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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의 교육

현대지성 클래식 51
크세노폰 지음 |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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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6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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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2.81MB)
ISBN 979113971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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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51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리더의 성품과 태도, 자기관리, 인간관계, 조직경영 등
동서고금을 초월한 참된 지도자의 덕목을 모두 담아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 그리스가 혼란과 분열에 휩싸이자 실천적 역사가 크세노폰은 암울한 시대를 구원할 지도자의 본보기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가 찾은 지도자는 페르시아의 군주 키루스 대왕(B.C. 600?-530)이었다. 키루스 대왕은 적국의 군주였지만 크세노폰은 시대와 국가를 초월한 참된 지도자의 덕목을 그에게서 발견했다.
페르시아제국의 전성기를 이룬 키루스 대왕은 어떻게 대제국을 건설한 위대한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교육』에서 떡잎부터 남다른 어린 시절부터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거대한 제국을 효과적으로 경영하는 군주가 되기까지 키루스의 일대기를 돌아보며 참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을 성찰했다.
이 책은 공정하게 정의를 실현하는 법,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법,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는 법, 인재를 중용하는 법, 욕망에 휩쓸리지 않고 철저히 절제하는 법, 지속 가능한 제국을 운영하는 법 등 키루스 리더십의 진수를 가감 없이 선보인다. 키루스는 거대한 제국의 군주로서 모든 국가와 민족의 평화적 공존을 추구했다. 피정복 국가의 위정자는 엄중히 처단했지만 일반 민중에게는 한없는 자비를 베푸는 성군의 면모를 보였다. 또한 키루스 덕분에 바빌론에서 해방된 유대인들은 이교도의 왕을 “여호와의 목자”라고 칭송하기까지 했다. 구약성경의 ‘고레스 왕’이 바로 키루스 대왕이다.
플라톤의 『국가』에 비견되는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은 지난 2,400년 동안 사랑받아온 불멸의 리더십 교본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전장에서 애독서로 즐겨 읽었고,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키루스를 가장 이상적인 군주 모델로 제시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도 이 책을 동서양 최고의 리더십 고전으로 극찬했다. 현대지성 클래식의 『키루스의 교육』은 그리스어 원전을 직접 옮겨 번역의 완성도를 높이고 81개의 각주와 역자 해제를 수록해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더불어 오늘날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도 훌륭한 지혜와 영감의 원천이 되어줄 것이다.
제1권 소년 키루스
제2권 총사령관 키루스의 출정을 위한 준비와 군대 훈련
제3권 아르메니아 원정
제4권 아시리아 연합군과의 제1차 전쟁
제5권 고브리아스와 가다타스
제6권 아시리아 연합군과의 제2차 전쟁을 앞두고
제7권 사르디스와 바빌론의 함락
제8권 제국의 건설과 키루스의 죽음
해제 | 박문재
크세노폰 연보

하지만 페르시아인 키루스가 수많은 사람과 나라와 민족을 얻었고 그들이 그에게 복종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본다면 생각이 바뀐다. 뭔가 노련하게 행하기만 하면 사람들을 통치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키루스가 있는 곳으로부터 여러 날 걸리는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 여러 달 걸리는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 키루스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 키루스를 결코 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자원해 키루스에게 복종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_10~11쪽

어머니가 말했다. “얘야, 외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정의와 페르시아에서 말하는 정의는 동일하지 않단다. 외할아버지께서는 메디아에 있는 모든 것의 지배자이자 주인이시지만, 페르시아에서는 모두가 공평하게 나누어 갖는 것을 정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네 아버지는 국가가 명령하는 것을 수행하고 그 명령을 받아들이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시는데, 그 기준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법이란다. 그러니 네가 왕정이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참주정을 외할아버지께 배워서 집으로 돌아온다면, 너는 아버지께 죽도록 매를 맞지 않겠니?” _30~31쪽

키루스가 말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께서 이 자리에 머물러 계시면서 원군이 합류하기만을 기다리신다면, 아군은 두려워 꼼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우리 중 누군가가 그들을 공격하려는 움직임을 저 약탈자들이 본다면 즉시 노획물을 버리고 도망칠 것입니다.” 키루스가 한 말이 아스티아게스의 정곡을 찔렀다. 그래서 아스티아게스는 키루스가 언제 이렇게 지혜로움과 날카로운 관찰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놀라웠다. 그는 자기 아들에게 기병대를 이끌고 가서 재물을 약탈하고 있는 자들을 몰아내라고 명령한 후에 이렇게 말했다. “밀집대형으로 진을 치고 있는 이자들이 너에게 대항하려고 움직이면, 내가 그들을 공격해 그들이 우리를 상대하도록 만들겠다. _39쪽

캄비세스가 말했다. “아들아, 그렇기는 하지만 이득을 얻게 해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제로 항상 이득을 얻게 해주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는 함께 기뻐해주고,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는 함께 아파하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는 힘을 합쳐 열심히 도와주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걱정해주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방지하려고 애쓰는 등, 이런 것들에서 연대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행동과 관련해서는 통치자는 여름에는 태양의 열기를, 겨울에는 추위를, 힘든 때는 그 힘든 것을 신민들보다 더 잘 견뎌내야 한다. 이 모든 일에서 그렇게 해야만 통치자는 신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_61쪽

당신은 평소에는 길잡이 없이 사냥감이 이끄는 곳이면 어디든 좇아 달려서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헤집고 다녔지만, 이번에는 다니기 어려운 곳은 가지 말고 길잡이에게 너무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면 가장 쉬운 길로 안내하라고 하십시오. 군대에게는 가장 쉬운 길이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산을 뛰어다니는 데 익숙하다고 병사들에게 뛰어가게 하지 말고 적절한 수준에서 서둘러 잘 따라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가장 힘이 좋고 열정도 있는 몇몇 병사들에게 뒤쪽에서 행군하면서 처지는 병사들을 격려하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행군하는 병사들 옆으로 그런 병사들을 일렬종대로 뛰어가게 하면, 그때마다 모든 병사가 그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 서두르게 될 것입니다.” _107쪽

사람들이 전투를 해야 할 때는 가장 많은 적을 이기는 사람을 가장 용맹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설득해야 할 때는 가장 많은 사람을 우리의 견해에 동조하게 만드는 사람이 가장 말솜씨가 뛰어나고 유능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설득할 때 어떻게 하면 여러분의 말솜씨를 과시해 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생각하지 마시고, 여러분이 설득하려고 하는 사람이 여러분이 제안한 대로 하는 경우에 그 사람이 어떻게 될 것인지 실감할 수 있게 해주려는 마음가짐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준비를 하십시오. _250쪽

여러분은 전쟁에 대비해 적군보다 훨씬 더 많이 훈련했고, 적군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같은 장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 전술훈련을 했으며, 함께 싸워서 연전연승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적군은 대다수가 우리와 싸워 패배한 자들입니다. 적군이나 아군이나 처음으로 싸워보는 자들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적군은 자기 옆에서 함께 싸우는 자들 중에 배신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반면, 우리는 우리 옆에 있는 전우들이 우리와 함께 기꺼이 싸우고자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략) 여러분은 각자 내가 여러분에게 방금 상기시켜주었던 것을 여러분이 지휘하는 병사들에게 그대로 상기시켜주시고, 또한 여러분의 자세와 표정과 말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병사들에게 보여주어 병사들이 여러분을 믿고 따를 수 있게 하십시오. _288~289쪽

지금은 용맹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용맹함을 유지하려고 끝까지 노력하지 않는다면 계속 용감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기술들도 갈고닦지 않고 소홀히 하면 퇴보하고, 튼튼한 신체를 지닌 사람도 안일하고 나태한 삶을 살면 신체가 이전보다 더 나빠지는 것처럼, 사리 분별과 절제력과 체력도 계속 단련하지 않으면 다시 나빠집니다. 따라서 우리는 방심해서도 안 되고, 눈앞의 즐거움에 빠져 있어서도 안 됩니다. 제국을 얻는 것도 큰일이지만, 일단 얻은 제국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한층 더 큰일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제국을 얻는 데는 흔히 대담하고 용감하기만 하면 되지만, 일단 얻은 제국을 유지하는 일은 사리 분별과 절제력과 각고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_334쪽

이렇게 행정적인 문제들을 훌륭하게 처리하면서도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숙고하던 키루스는 군대 조직에 생각이 미쳤다. 일반적으로 10인 분대장은 10명의 분대원을 관리하고, 소대장은 분대장들을 관리하고, 중대장은 소대장들을 관리하고, 연대장은 중대장들을 관리하고, 사단장은 연대장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관리를 받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총사령관은 어떤 일에 자신의 군대를 사용하고자 할 때마다 사단장들에게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된다. 키루스는 군대 조직을 본떠 행정 조직도 중앙 집중화했다. 그 결과 키루스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지시함으로써 제국의 행정 업무를 하나도 빠짐없이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었다. 마침내 그는 한 가정이나 한 척의 배를 관리하는 사람보다도 더 많은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는 행정 조직을 정비하고 나서, 자신의 측근들에게도 이런 식으로 조직을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_342쪽

먼저 키루스는 늘 진심으로 사람들을 아끼고 따뜻하게 대했다.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하거나 악의를 지닌 사람을 선의로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자신에게 사랑과 선의를 베푸는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키루스는 초기에는 재물을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만한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배려하고, 잘되게 하려고 애쓰고, 기쁜 일이 생겼을 때는 함께 기뻐해주고,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는 함께 아파해줌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얻고자 했다. 하지만 나중에 재물을 주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형편이 되자, 키루스는 똑같은 비용을 들였을 경우에 먹고 마시는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일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게 해주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_349쪽

내 혼이 내 몸의 모든 곳에서 떠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제 떠날 때가 된 것 같구나.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내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 나의 오른손을 잡거나 내 눈을 마주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가까이 오게 하라. 하지만 내 아들들아, 내가 죽어서 내 몸이 천으로 덮인 후에는 아무도 내 몸을 보지 못하게 하고, 심지어 너희조차도 내 몸을 보지 않기를 부탁한다. 모든 페르시아인과 동맹을 나의 장례식에 초대해 나와 함께 기쁨을 나누게 하라. 이제 나는 신들과 함께하든 존재하지 않든 모든 해악으로부터 벗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사가 생긴 사람의 집에서 벌이는 잔치에 온 사람들을 대접하듯이 모든 예를 갖추어 후히 대접하라. 마지막으로 너희의 친구들에게 잘하는 것이 너희의 적군을 벌하는 것임을 명심하라. 나의 사랑하는 아들들아, 잘 있어라. 너희 어머니에게도 작별 인사를 전하라. 여기 있는 친구들과 여기에 있지 않은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합니다. _398~399쪽

2,400년 동안 사랑받아온
불멸의 리더십 교본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크세노폰이 기원전 4세기에 집필한 『키루스의 교육』(그리스어로 ‘키로파에디아’)은 지난 2,400년 동안 사랑받아온 인류 최고의 리더십 교본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말했듯이 군주의 리더십 또는 지도력을 체계적으로 다룬 역사상 ‘가장 오래된(最古)’ 책일 뿐만 아니라 ‘가장 으뜸인(最高)’ 책이기도 하다.
역사가 이 책의 가치를 잘 증명한다. 동서 융합의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앞서 거대한 페르시아 제국을 세운 키루스 대왕을 롤모델로 삼았다. 그는 전장에 나갈 때마다 『키루스의 교육』을 지참해 애독서로 즐겨 읽었다. 유대인들도 키루스 대왕을 메시아로 칭송했다. 바빌론 포로 생활에서 해방시켜준 키루스를 “여호와의 목자”라고 찬양했다. 선민사상이 투철한 유대인들이 이교도의 왕을 높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르네상스 시대 정치사상가인 니콜로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키루스 대왕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주로 여겼다. 『키루스의 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군주론』은 모세, 로물루스, 테세우스와 함께 키루스 대왕을 가장 이상적인 군주 모델로 제시했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피터 드러커가 동서양 최고의 리더십 고전으로 꼽을 만큼 지금도 『키루스의 교육』은 훌륭한 지도자에 대한 지혜와 영감의 풍부한 원천이 되고 있다.


실천적 역사가 크세노폰,
참된 리더를 찾아나서다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교육』을 어떻게 저술하게 되었을까? 크세노폰은 그리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혼란에 빠지자 암울한 시대를 구원할 참된 리더의 본보기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리스 사람이었지만, 당시 라이벌 국가의 수장인 키루스에게서 본받을 만한 지도자의 덕목을 발견했다. 이른바 어느 한 ‘국가’, ‘민족’, ‘시대’의 이념적 편향에 빠지지 않고 오로지 인물의 됨됨이를 평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세노폰의 생애나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크세노폰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났지만 페르시아 내전이 발생한 당시 용병으로 참여했다.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아테네에서는 적국 스파르타의 동맹국 페르시아에서 용병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추방당하고 만다. 크세노폰은 여생을 스파르타의 변방에서 보내야 했는데, 이때 『키루스의 교육』을 비롯해 여러 저작을 저술했다. 그리스와 페르시아라는 두 제국 사이에서, 그리고 아테네와 스파르타라는 두 도시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인’이자 ‘주변인’으로 살아갔다. 경계에 설 때 비로소 현실을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법. 크세노폰은 그리스가 추구해야 할 참된 지도자상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크세노폰은 또 다른 제자 플라톤과 비견된다. 그리스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플라톤은 『국가』에서 ‘철인정치(哲人政治)’와 같은 그럴듯하지만 이상적인 대안을 제시한 반면,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교육』에서 지금 여기 발붙이고 사는 땅 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했다. 실천적 역사가 크세노폰은 직접 몸으로 겪고 성찰한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을 『키루스의 교육』에 오롯이 녹여냈다.


동서고금을 초월한
키루스 리더십의 진수

크세노폰이 어느 한쪽의 정치나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에게 통하는 리더십의 진수를 찾아나선 덕분에 『키루스의 교육』은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키루스의 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키루스의 일대기를 다루는 전기 형식을 띠고 있지만, 단순한 위인전은 아니다.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덕목에서 영감을 받았으나, 거꾸로 자신이 추구하던 리더십의 철학을 키루스에게 투영하기도 한다. 이 점이 『키루스의 교육』의 전체 콘셉트와 구성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책 초반에 어머니가 키루스를 데리고 외할아버지 나라 메디아에 방문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고 했던가. 어머니는 아들에게 메디아와 페르시아가 추구하는 정의(正義)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서 가르친다. 메디아에서는 군주의 명령이 곧 법이었지만, 페르시아에서는 군주 위에 법이 존재했다. 페르시아는 ‘만인 앞에 평등한 법’이라는 정의를 추구했는데, 이것은 크세노폰이 추구하던 가치이기도 했다. 키루스는 이러한 정의를 지도자로서 평생의 대원칙으로 삼았다.
『키루스의 교육』은 키루스가 전쟁의 선두에 서서 주변국을 하나씩 점령해가고 마침내 거대한 페르시아 제국을 세우는 과정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키루스가 일개 장군에서 제국의 군주로 점차 리더십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리더로서 스스로를 절제하는 ‘자기관리’부터 주변 동료에게 인덕을 베푸는 ‘인간관계’,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거대한 페르시아 제국을 갈등 없이 평화롭게 통치하는 ‘조직경영’까지 지도자가 갖춰야 할 거의 모든 덕목을 담고 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한 사람의 리더십이 가정, 학교, 회사, 사회, 국가, 세계 단위에서 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 절실히 느끼고 있다. 모든 사람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더라도, 공동체를 대표할 지도자는 불가피하게 필요하다. 리더십은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한 인류에게 영원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과제를 풀어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통찰을 최고의 리더십 고전에서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키루스의 교육』은 크세노폰과 후대 사람들에게 그랬듯이 지금 우리에게도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크세노폰

(Xenophon, BC 430?-354?)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이자 철학자. 아테네 동쪽 에르키아에서 귀족 그릴로스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귀족의 품격과 수준 높은 교양을 익혔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발발 이후 아테네에 들어와 살았고, 여기서 소크라테스를 만나 직계 제자가 되었다.
페르시아 내전 당시 반란군의 용병으로 참전한 크세노폰은 반란이 예상보다 빨리 진압되는 바람에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한다. 그는 임시 지휘관이 되어 그리스 용병부대를 이끌고 천신만고 끝에 고국으로 귀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빛나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국 스파르타의 동맹국 페르시아에서 용병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고향 아테네에서 추방당한다.
스파르타에서 여생을 보낸 크세노폰은 그리스와 페르시아 두 제국 사이, 아테네와 스파르타 두 도시 사이에서 ‘경계인’ 또는 ‘주변인’으로 살아가며 얻게 된 새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여러 저작을 남기는데, 이때 필생의 역작 『키루스의 교육』이 탄생한다.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제자 플라톤은 『국가』에서 혼란에 빠진 그리스의 정치에 대해 철학적이고 이상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면, 크세노폰은 『키루
스의 교육』에서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 밖에도 『향연』, 『경영론』, 『회상』, 『소크라테스가 배심원 앞에서 행한 변론』, 『소아시아 원정기』, 『그리스 역사』, 『기마술』 등 다양한 저작을 집필했다. 크세노폰의 저작들은 당대 아리스토텔레스와 이소크라테스에게 영감을 주었고, 르네상스 시대 정치사상가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이에게 불후의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보쿰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고전어 연구 기관인 비블리카 아카데미아(Biblica Academia)에서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원전들을 공부했다. 대학 시절에는 역사와 철학을 두루 공부했으며, 전문 번역가로서 30년 이상 인문학과 신학 도서를 번역해왔다.
역서로는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실낙원』(존 밀턴) 등이 있고, 라틴어 원전을 번역한 책으로 『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철학의 위안』(보에티우스), 『유토피아』(토머스 모어) 등이 있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옮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이솝우화 전집』 등은 매끄러운 번역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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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루스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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