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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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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10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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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27MB)
ISBN 9791139708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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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51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종교 권력의 최정점에서
유머와 진실의 힘으로,
중세를 끝내고 르네상스 부흥기를 열다

1511년에 출간된 『우신예찬』은 기독교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가 방대한 지식과 유려한 문체, 유머, 관용 정신을 담아 내놓은 걸작이다. 종교의 영향력과 힘이 최정점이던 시대에, ‘우신’(愚神, 어리석음의 신)이 등장해 자신의 능력을 자화자찬하며 특권층과 사회지도자들의 온갖 부패와 죄악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내용이다. 르네상스 인문주의 운동과 종교개혁이라는 신앙 운동이 맞물려 돌아가던 시대적 전환기에,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문학·철학·사상 및 성경을 넘나들며 기독교 신앙(로마가톨릭)의 여러 폐해와 모순을 참신한 논리와 문학적 표현으로 빈틈없이 비판했다.
에라스무스는 영국을 여행하던 중 친구인 토머스 모어의 별장에 잠시 머물며 7일 만에 원고 대부분을 단숨에 써내려갔다. 그가 내세운 우신은 행복의 섬에서 태어나 만취와 무지의 보살핌을 받는 젊음과 부의 딸인데, 자아도취, 쾌락, 아부, 망각, 깊은 잠 같은 시종을 거느리고 다닌다. 그들을 통해 연출되는 인생의 아이러니한 순간들이 유쾌하게, 서글프게, 때로는 뜨끔하게 묘사된다. 이 책은 당시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폐습을 날카롭게 꼬집었기에 1559년 금서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이른바 ‘가짜 현자들’-학자, 저술가, 법률가, 변증가, 수도사, 귀족, 군주, 성직자 등-에 대한 속 시원한 풍자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인간 본성과 사회 현실을 꿰뚫는 통찰과 웃음이 타임캡슐처럼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 시대를 위한 새로운 꿈을 꾸게 한다.
현대지성 클래식이 45번째로 출간한 『우신예찬』은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에 능통하고, 성실하고도 유려한 번역으로 호평을 받아온 박문재 번역가가 라틴어 원서에서 직접 옮겼으며, 에라스무스가 본문 곳곳에 사용한 그리스어 표현도 별도로 표시하여 읽는 맛을 잘 살렸다. 413개의 각주와 친절한 해제를 통해 당시의 사회·종교 및 문화 배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책을 펴들었어도 한달음에 읽히도록 세심하게 문장을 다듬었다. 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풍자와 해학의 막강한 힘을 이 한 권의 책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서문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친구 토머스 모어에게

1장 우신은 누구인가?
2장 우신이 연단에 선 목적
3장 우신의 자화자찬이 나쁜 일인가?
4장 우신의 연설은 일반 대중연설과 다르다
5장 우신이 누구인지는 보기만 해도 안다
6장 대중연설가들의 위선
7장 우신의 아버지 플루토스
8장 우신의 출생지
9장 우신의 시종들
10장 우신은 최고의 신이다
11장 우신은 생명 탄생의 주역이다
12장 우신은 삶에 쾌락을 더한다
13장 우신 덕분에 인생의 모든 시기, 특히 노년기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14장 우신이 베푸는 회춘은 특별하다
15장 우신은 신들에게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16장 이성과 정념
17장 남자와 여자
18장 우신과 술자리
19장 우정
20장 결혼
21장 요약: 우신 없이 인간관계는 유지될 수 없다
22장 자기혐오와 자아도취
23장 전쟁
24장 철학자들은 쓸모없는 자들이다
25장 철학자들은 일상에서도 서툴다
26장 아부와 우화가 지닌 힘
27장 어리석음을 통해 국가와 영웅이 탄생하고 제도가 유지된다
28장 생활에 편리한 온갖 기예도 우신 덕분이다
29장 진정한 분별력도 우신에게서 나온다
30장 현자는 사람이 아니다
31장 재앙 같은 인생일지라도 즐겁게 살아가는 것은 우신 덕분이다
32장 어리석음은 인간의 본성이며 학문은 재앙이다
33장 의사와 법률가
34장 자연의 본능을 따라 살아가는 동물이 행복하다
35장 무식하고 어리석은 자들이 행복하다
36장 어리석은 자들이 군주의 총애를 받는 이유
37장 바보의 행복한 삶과 현자의 불행한 삶
38장 나쁜 광기가 있고, 좋은 광기가 있다
39장 좋은 광기의 예: 사냥꾼, 건축가, 화학자, 노름꾼
40장 가톨릭에 만연한 온갖 미신들
41장 가톨릭 교인의 기도와 장례식을 준비하는 자들
42장 자아도취에 빠진 그 밖의 사람들: 조상을 자랑하는 귀족과 예술가
43장 민족과 국가의 자아도취
44장 아부
45장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이다
46장 우신이 주는 선물이 가장 좋다
47장 다른 신들과 달리 우신은 온 세상에서 숭배를 받는다
48장 도처에 널린 우신 숭배자들
49장 선생
50장 시인, 수사학자, 저술가
51장 법률가와 변증가
52장 철학자
53장 신학자
54장 수도사
55장 군주
56장 궁정 귀족
57장 주교
58장 추기경
59장 교황
60장 사제
61장 어리석어야 출세한다
62장 우신을 칭송한 저술가들
63장 우신을 칭송한 성경의 예(1)
64장 신학자들의 성경 왜곡
65장 우신을 칭송한 성경의 예(2)
66장 기독교인의 행복은 광기와 어리석음이다
67장 기독교인이 받을 최고의 상은 광기다
68장 결어

부록 에라스무스가 마르턴 판 도르프에게 보낸 편지

해제
에라스무스 연보

인생의 다른 분야에서는 얼마든지 농담을 허용하면서도 학문에서는 농담을 조금도 허용하지 않는 것, 게다가 실없게 들려도 사실은 진지한 성찰로 이끄는 농담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은 정말이지 부당합니다. 앞뒤가 꽉 막힌 독자가 아니라면 미사여구를 사용하는 난해한 연설보다 농담 같은 얘기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심각한 문제를 가볍게 다루는 것보다 경박한 일은 없고, 하찮은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것보다 우스꽝스러운 일도 없습니다.
--- 「서문.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친구 토머스 모어에게」에서

현자들이 늘 하던 대로 먼저 결혼생활의 득실을 세심히 따졌다면, 어떤 남자가 자청해서 자기 입에 결혼이라는 재갈을 물리려 하겠습니까? 출산의 위험과 산고, 양육의 괴로움을 알고 있거나 짐작이라도 했다면, 어떤 여자가 남자를 받아들이려 하겠습니까?
--- 「11장 우신은 생명 탄생의 주역이다」에서

우신인 내가 쾌락이라는 양념을 첨가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삶이 온통 우울하고 즐겁지 않고 매력 없고 무미건조하고 지루해지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내 말이 맞는다는 것을 충분히 증언해줄 증인은 아무리 칭송해도 부족할 소포클레스일 듯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라는 문장으로 내게 가장 아름다운 찬사를 보낸 사람입니다.
--- 「12장 우신은 삶에 쾌락을 더한다」에서

사람은 늙을수록 점점 더 어린아이에 가까워집니다. 그래서 삶의 고단함을 느끼지 않고 죽음을 의식
하지 않으면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습니다.
--- 「13장 우신 덕분에 인생의 모든 시기, 특히 노년기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에서

자기만족이나 자화자찬만큼 어리석은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반대로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품위 있게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인생의 양념인 자아도취를 제거해보십시오. 그 즉시 대중연설가의 연설은 밋밋해져 찬밥 신세가 되고, 음악가의 연주는 아무런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고, 배우의 연기는 야유를 받고, 시인의 시는 웃음거리가 되고, 화가의 그림은 쓰레기 취급을 받고, 의사는 처방받으러 오는 사람이 없어 굶어죽게 될 것입니다. …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아도취에 빠져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 「22장 자기혐오와 자아도취」에서

분별력이란 많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현자들은 염치나 소심한 성격 때문에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반면에, 어리석은 자들은 애초에 염치가 없는 데다가 위험에 구애받지 않기에 무슨 일이든지 거침없이 달려들어 해냅니다. 그렇다면 둘 중에 어느 쪽이 분별력이라는 영예로운 이름에 더 어울리겠습니까?
--- 「29장 진정한 분별력도 우신에게서 나온다」에서

나의 추종자인 바보들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합니다. 군주들에게 단순히 진실을 말할 뿐만 아니라 신랄하게 욕하기도 하고 조롱도 하며 야단법석을 떠는데도 군주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서 즐거워합니다. 현자들이 그와 같은 말을 했다면 당장 목이 날아갔겠지만, 바보들이 그런 말을 하니 놀랍게도 큰 즐거움이 생깁니다. 진실은 본래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게 다가갈 때에만 그 힘이 제대로 드러나는데, 신들은 이런 능력을 오직 바보들에게만
주었습니다.
--- 「36장 어리석은 자들이 군주의 총애를 받는 이유」에서

사람들은 속는 것이 불행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속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불행한 일입니다. 인간의 행복이 진실을 아는 데 있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착각입니다. 행복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45장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이다」에서

군주의 총애를 받아 보석으로 치장한 신과 같은 이들 가운데서 살아가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일에 지혜보다 더 쓸데없는 것이 무엇이며 현자라고 하는 저 부류와 어울리는 것보다 더 큰 저주가 어디 있겠습니까? 부자가 되고 싶어 상인이 된 사람이 지혜를 따르려 하고, 거짓 맹세를 싫어하며, 거짓말했다가 들통 나면 얼굴이 붉어지고, 사기를 치거나 폭리를 취하려 할 때마다 현자의 소심함이 발동해 심기가 불편해진다면 어떻게 큰돈을 벌 수 있겠습니까?
--- 「61장 어리석어야 출세한다」에서

열렬한 사랑에 빠진 사람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살아갑니다. 자신에게서 벗어나 사랑하는 대상 속으로 들어갈수록 행복과 기쁨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 「67장 기독교인이 받을 최고의 상은 광기다」에서

플라톤은 진지한 철학자였지만 술자리에서 사람들이 어울려 거나하게 마시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진지함과 엄숙함으로는 바로잡을 수 없는 악들도 유쾌함으로는 날려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호라티우스도 농담같이 던진 조언이 진지한 조언 못지않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웃으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누가 막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 「부록. 에라스무스가 마르턴 판 도르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풍자와 해학의 힘

1511년에 출간된 『우신예찬』은 기독교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가 방대한 지식과 유려한 문체, 유머, 관용 정신을 담아 내놓은 걸작으로 500년이 지나도록 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풍자문학의 대표작이다. 종교의 영향력과 힘이 최정점에 이른 당시 서유럽 사회에, ‘우신’(愚神, 어리석음의 신)이 등장해 자신의 능력을 자화자찬하며 특권층과 사회지도자들의 온갖 부패와 죄악을 풍자와 해학으로 드러낸다.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미학적인 차원에서 문예의 부흥을 꾀했다면, 16세기에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사회 개혁과 도덕적 실천을 보다 강조했는데, 그 중심에 에라스무스가 있었다. 르네상스 인문주의 운동과 종교개혁이라는 신앙 운동이 맞물려 돌아가던 당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에라스무스는 기독교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수용해 신앙과 이성, 신학과 철학의 조화를 꾀했다.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 시절, 인문주의의 매력에 빠져 그리스 고전을 섭렵하며 갈고닦은 비판적 지성과 글쓰기 능력이 자산이 되었다. 실제로 『우신예찬』에서 그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문학·철학·사상 및 성경을 거침없이 넘나들며 기독교 신앙(로마가톨릭)의 여러 폐해와 모순을 참신한 논리와 문학적 표현으로 빈틈없이 비판했다. 이 책은 그가 1516년에 편찬한 그리스어 신약 성경과 함께, 종교개혁의 효시로 인정받는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1517)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토록 신랄하고도
품격 있는 조롱이라니

에라스무스는 영국을 여행하던 중 친구 토머스 모어의 별장에 잠시 머물게 되었는데, 예전에 영국의 인문주의자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를 떠올리며 『우신예찬』의 원고 대부분을 일주일 만에 써내려갔다. 지병인 신장병의 고통을 잊고, 무료한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였다.
우신, 즉 ‘어리석은 신’ 모리아는 행복의 섬에서 웃으면서 태어났고, 만취와 무지의 보살핌을 받는 젊음과 부의 딸이다. 우신은 자기만이 ‘신들과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며 연설을 시작한다. 우신이 보기에 현자들, 즉 지혜롭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심각하고 진지해 인생의 즐거움을 모르는 불쌍한 자들이다. 체면과 거짓말, 들쑥날쑥한 잣대로 타인에게 고통이나 주고 있다. 반면에 우신은 자아도취, 쾌락, 아부, 망각, 깊은 잠 같은 시종들을 거느리고 다니며, 이들을 통해 인생에 쾌락의 맛을 더해주는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저잣거리 필부에서 저명한 학자와 저술가와 법률가, 내로라하는 귀족과 군주, 고매한 수도사와 성직자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우신의 신세를 지지 않은 자가 없으니 우신이 큰소리를 칠 만도 하다. 우신과 그의 시종들을 통해 연출되는 인생의 아이러니한 순간들이 유쾌하게, 서글프게, 때로는 뜨끔하게 그려진다.
이 책은 당시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폐습을 날카롭게 꼬집었기에 1559년 금서 목록에 오르기도 했 다. 그만큼 교회와 정치권력에 대한 신랄한 조롱과 속 시원한 풍자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인간 본성과 사회 현실을 꿰뚫는 통찰이 유머와 풍자라는 코드에 담겨 전달되었기에, 많은 사람이 쉽게 그 메시지를 깨달았다. 그의 풍자 정신은 스페인의 세르반테스나 영국의 셰익스피어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해학에서 풍자로,
풍자에서 역설로

『우신예찬』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에서 우신은 자신을 최고 신으로 소개하며 그 근거를 든다(1-15장). 그런 후 이성과 정념, 남자와 여자, 술자리, 우정, 결혼에서 자신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보여주면서 우신 없이는 인간 사회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16-21장). 국가와 영웅을 탄생시키고 모든 제도를 유지시키며 온갖 기예를 탄생시킨 것도 ‘어리석음’이므로, 이야말로 가장 유익한 것임을 설파한다(22-28장). 진정한 분별력과 행복의 근원이자 중심이 우신이며, 반대로 현자는 어떻게 불행의 중심에 있는지 설명한다(29-37장). 그런 다음 어리석음을 광기와 자아도취에도 연결한다(38-46장). 이때 우신이 자신을 합리화하는 해학이 전면에 부각된다.
두 번째 부분에서 우신은 다른 신들과 달리 자신은 온 세상에서 숭배를 받는다면서 도처에 널린 숭배자들을 하나하나 열거한다(47-61장). 여기서는 저자인 에라스무스가 전면에 등장해 나쁜 의미의 어리석음을 비판한다. 선생, 시인, 수사학자, 저술가, 법률가와 변증가, 철학자, 신학자, 수도사, 군주, 궁정 귀족, 주교, 추기경, 교황, 사제 들을 차례대로 불러내어 그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다. 결론은 “즐겁고 부유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현자들을 피하고 짐승 같은 이들과 어울려야 한다”라는 것이다(61장). 세상만사, 돈이 있어야 돌아가는데 현자들은 돈을 멸시하니 그들을 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한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풍자에서 역설로 나아가는데, 여기서도 에라스무스가 전면에 등장해 이번에는 여러 유명한 저술가들과 성경을 중심으로 좋은 의미의 어리석음을 제시한다. “기독교인들의 행복은 광기와 어리석음”에 있고 “그들이 받을 최고의 상은 광기”라고 하는 데서 그의 주장은 절정에 이른다. 이렇듯 『우신예찬』은 해학에서 풍자로, 풍자에서 역설로 진행하면서 ‘어리석음’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드러낸다.

르네상스 시대를 상징하는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의 대표 저작

현대지성 클래식이 45번째로 출간한 『우신예찬』은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에 능통하며, 성실하고 유려한 번역으로 호평을 받아온 박문재 번역가가 라틴어 원서에서 직접 옮겼다. 또한, 에라스무스가 본문 곳곳에 사용한 그리스어 표현도 별도로 표시하여 읽는 맛을 살렸다. 413개의 각주와 친절한 해제를 통해 『우신예찬』 집필 당시의 사회·종교 및 문화 배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도우며,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책을 펴들었어도 한달음에 읽힐 수 있도록 세심하게 문장을 다듬었다. 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풍자와 해학의 막강한 힘을 이 한 권의 책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에라스무스

Desiderius Erasmus Roterodamus, 1466~1536
네덜란드 출신의 사상가이자 신학자, 인문학자다. 1446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가톨릭 사제의 혼외자로 태어났다. 9세에 당시 최고의 라틴어 학교에 들어가 수학했고, 21세에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에서 수도사 생활을 했으며 5년 후 가톨릭 사제로 서품을 받았다. 이 시기에 그리스의 고전을 섭렵하며 비판적인 지성과 글쓰기 능력을 키웠다. 이후 프랑스 주교 앙리의 비서가 되고, 교황 레오 10세의 허락으로 유럽의 다른 지역에 머물며 학업을 이어간다.
1495년에는 파리대학 신학부에서 공부했고, 영국으로 건너가 『유토피아』를 쓴 토마스 모어를 비롯해 영국의 인문주의자들과 깊은 교류를 나누었다. 1500년에 라틴어 인용문을 모은 『격언집』을 출간하며 인문주의자로 이름을 알렸다. 고전에 대한 해석과 논평을 덧붙인 이 책은 당시 일어나기 시작한 르네상스 정신과 맞아떨어지면서 중세의 경직된 사고를 깨뜨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어서 수도원주의와 성인 숭배, 전쟁, 분파, 사회악 등을 다루면서 형식주의에 빠진 기독교를 비판하는 『기독교 병사의 편람』(1503), 부패한 가톨릭교회와 어리석은 현자들의 위선을 풍자한 『우신예찬』(1511)을 출간하면서 당시 무르익어가는 종교개혁에 큰 촉매로 작용한다. 『우신예찬』은 생전에 39쇄가 나올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지만, 1559년 이후에는 가톨릭교회의 금서 목록에 오른다. 반대자들의 압박을 피해 스위스 바젤로 이주한 그는 『기독교인 군주의 교육』(1516)과 라틴어 성경을 비교 대조 후 함께 수록한 그리스어 신약 성경을 펴내는 등 자유롭게 학문과 저술 활동을 한다.
로마가톨릭과 개신교 세력 둘 다 그를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그는 당파성과 거리가 멀었다. 성직자의 부정부패를 비판했지만, 가톨릭교회 교리나 체제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싸움이 아니라 평화를,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추구했기에 오히려 구교와 신교 양측에서 동시에 공격받았다. 결국, 신교를 받아들인 바젤 시를 떠났다가 1536년 잠시 돌아온 그곳에서 급성위장염에 따른 출혈로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다. 신앙과 이성, 신학과 철학의 조화를 도모한 그는 자유로운 인문주의자이자 평화 사상의 선구자로서 유럽의 사상 개혁에 초석을 놓았고, 문학적으로도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 등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보쿰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또한, 고전어 연구기관인 비블리카 아카데미아(Biblica Academia)에서 오랫동안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익히고,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원전들을 공부했다. 대학 시절에는 역사와 철학을 두루 공부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30년 이상 인문학과 신학 도서를 번역해왔다. 역서로는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실낙원』 (존 밀턴) 등이 있고, 라틴어 원전을 번역한 책으로 『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철학의 위안』 (보에티우스), 『유토피아』(토머스 모어) 등이 있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옮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이솝우화 전집』 등은 매끄러운 번역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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