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뱅이 설화의 문화사적 이해

• 영문명: A Cultural-Historical Approach to Folktales about Laziness
• 발행기관: 한국구비문학회
• 저자명: 심우장
• 간행물 정보: 『구비문학연구』제77집, 133~134쪽, 전체 2쪽
• 주제분류: 인문학 > 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5.06.30

국문 초록

<새끼 서 발>로 대표되는 게으름뱅이 관련 설화에서는 분산된 시선이 포착된다. 너무 게을러서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거나 풍자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우연한 기회에 큰 행운을 얻어 결혼도 하고 부자가 되기도 한다. 기원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솝우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게으름뱅이 캐릭터는 오랜 연원을 자랑하는 만큼 문화사적 접근을 통해서 이중적 성격을 해명할 수 있겠다. 특히 <세경본풀이>나 <송당본풀이> 등에서 농경문화와 대립하는 성격으로 등장하고 있어서 게으름뱅이 캐릭터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화사적으로 농경문화의 성립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신석기 농업혁명은 오랜 시간 동안 느리게 진행됐다.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의 변화가 자연스럽지 않았다는 것은 꽤 오랫동안 수렵 채집, 목축, 농경의 이질적인 생산양식이 복합적으로 공존할 수밖에 없었음을 의미한다. 수십 세기에 걸친 이러한 복합 문화는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갈등을 유발했다. 이러한 갈등의 핵심에 삶의 리듬과 템포의 이질성이 있었다. 농경문화의 리듬이 꾸준하면서도 규칙적이었던 반면에 수렵채집 문화의 리듬은 느리고 불규칙했다. 이 때문에 부지런함을 중시했던 농경민의 눈에 수렵민들은 내내 빈둥대기만 하는 게으름뱅이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으름뱅이 캐릭터에는 이렇게 농경문화가 이전의 생산양식인 수렵채집 혹은 목축에 대해 가졌던 비하의 시선이 담겨 있다. 농경문화로의 이동이 지체되면서 게으름에 대한 비하의 시선은 이데올로기적으로 더욱 강조되었다. 초기의 서사시에서 보이는 수렵목축민과 농경민의 갈등에서 게으름이 강조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수렵문화의 관점에서 보면 게으름은 자신들의 생활 리듬이고 어찌 보면 원초적인 풍요로움의 상징이기도 했다. 게으름뱅이는 농경문화의 관점에서 보면 부정적인 캐릭터이지만 수렵문화의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인 캐릭터이다. 게으름뱅이 설화에는 이러한 문화 변동기의 분산된 시선이 다양한 형태로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문 초록

In folktales such as Six-yard StrawRope, a dispersed perspective can be observed regarding lazy characters. While they tend to get kicked out of their houses or become the targets of satire or criticism, they also get very lucky by chance and often get married or become rich. The lazy character, which appears in Aesop's Fables, boasts a long history, and this dual nature can be explained through a cultural-historical approach. In Segyeong-bonpuri and Songdang-bonpuri, the lazy figure appears as a character opposing agricultural culture, making it necessary to examine the establishment of agricultural society to understand the traits of the lazy character. Contrary to popular belief, the Neolithic agricultural revolution was slow and long-lasting. This means that the transition from hunting and gathering to agriculture was not natural or inevitable. For this reason, the heterogeneous production methods of hunting, herding, and agriculture were forced to coexist for a long time. This complex cultural landscape over several centuries caused conflict owing to differences in life rhythms. While agricultural culture was steady and regular, hunting and gathering culture was slow and irregular. Therefore, in the eyes of farmers who valued diligence, hunters appeared as lazy individuals. In this way, the lazy character embodies the contemptuous view agricultural culture held toward earlier modes of production, such as hunting, gathering, and early pastoralism. As the transition to an agricultural society was delayed, contempt for laziness became even more emphasized at the ideological level, and laziness became a key theme in the conflicts between hunters and farmers in early epics. However, from the perspective of hunting cultures, what farmers perceived as laziness reflected a different life rhythm and symbolized original abundance. Thus, while agricultural culture framed the lazy character negatively, hunting culture viewed him positively. In lazy tales, we can see how the dispersed perspectives of the cultural transition period are reflected in various forms.

목차

1. 문제제기

2. 게으름뱅이 관련 설화

3. 게으름뱅이에 대한 문화사적 접근

4. 게으름뱅이 설화의 문화사적 이해

5. 맺음말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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