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 담론의 새로운 독해

• 영문명: A new way of reading an exemplary woman(烈女) discourse : Centering on sexuality and class
• 발행기관: 한국고전여성문학회
• 저자명: 홍인숙(Hong ln sook)
• 간행물 정보: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제5권, 85~118쪽, 전체 34쪽
• 주제분류: 인문학 > 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02.12.31

국문 초록

이 글은 열녀전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조선 시대의 여성들의 삶을 보다 더 섬세하게 읽어볼 것을 목표로 한다. 열녀전은 전통적인 여성의 삶에서 '섹슈얼리티'와 '계층'이 매개되는 미묘한 지점을 많이 보여주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에는 양반 사회가 그 자체에서 내부적으로 크게 분화되었다. 양반층의 열녀를 먼저 살펴보면, 최상층의 양반인 '벌열(閥閱)' 계층에서는 남편이 일찍 죽은 여성이라도 남편을 따라 죽지 않았다. 열녀를 배출한 대다수의 양반 가문들은 대체로 이름만 남아있는 형식적인 양반으로 '잔반(殘班)'이라고 불리우는 계층이었다. 즉 남편을 따라 죽는 선택을 해야했던 양반 여성들은 가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 있던 가난하고 몰락한 양반 출신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열녀전이 여성의 자결을 정당화하고 미화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서사 전략을 이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열녀전은 조선 시대 여성 담론의 폭력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즉 열녀전은 모든 여성들을 하나의 여성상으로 환원시키고, 여성의 신체가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서술하며, 남편이 죽은 책임을 여성에게 떠넘기고 여성을 죄인으로 구성하는 서술을 보여주고 있다. 열(烈)은 원래 양반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윤리였으나 조선 후기에는 하층 여성들도 열녀전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글은 '백정의 딸', '여종', '기녀', '유랑민' 등과 같은 이러한 천민 여성들이 열녀가 되는 경우를 새롭게 해석해 보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천민 여성들이 놓여있는 '삶의 조건'과 그들이 '열녀 되기'의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적 의미'를 상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천민 여성들의 열녀전을 살펴본 결과, 이들은 양반 남성들에 의해 늘 성적인 대상이 될 수 있었으며 상시적인 성적 위협 상황에 놓여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이들에게 '자결'이라는 선택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선택한 최후의 방식이며, 분노와 저항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보인다. 결과적으로 천민 열녀는 이중의 미천함, 즉 '하층-여성'이 당대 사회의 가부장적 지배 질서와 봉건적 신분 질서를 모두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형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은 열녀전을 통해 조선의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여겨졌던 '열녀'라는 기호를 해체하고 성과 계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독법을 시도하여, 그 속에서 당대를 살아 숨쉬면서 지배 규범을 따르기도 하고, 그것과 협상하기도 하고, 그것을 뛰어넘기도 하는 여성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읽어내 보려고 하였다. 조선 시대의 열녀에게 왜 남편을 따라 죽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는가? 라고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들은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그 시대의 지배적 규범 안에서 최대한 주체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열녀전은 여성들의 실천과 행위를 의미있게 보여주는 텍스트이며, 생성적인 여성 담론을 가능하게 해주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영문 초록

Yeol-Nyou(烈女), exemplary virtuous women originally means the widow who are decided to live alone, not married again, after the death of her husband. Especially in the late Chosun period, however, only the women who took their own life for her dead husband could be called 'Yeol-Nyou(烈女)'. This paper aims at considering women's life closely through biographies of exemplary women(烈女傳). Because these biographies are related to the women issue, class and sexuality in the late Chosun period. Traditional upper class of Chosun society, so called Yang-Ban(兩班) was divided into several groups in the late Chosun period. From the top class, Beol-Youl(閥閱), there were few widows who attemted to suicide after the death of their husband. It were the women of the declining Yang-ban, who were determined to take their own lives after the death of their husband. These women were mainly from local rather than the influential families lived in Seoul province. That is, the women who committed suicide for their husband mostly were in distress for the responsibility that resuscitated a declining family. It is necessary to study how these biographies justified and embellished the forced suicide of women. Because these biographies show the typical violence of discourse about women in Chosun dynasty. These biographies restored various women as one stereotype, and described their body have no physical sense or pain, and let them have deep guilt about the death of their husband. Chosun society did not demand exemplary female virtue, Yeol(烈), of the lower class in principle. Even though it was not necessary for them, some women of the lower class comitted suicide. These women were, for example, a daughter of butchery, housemaid, kisaeng(妓生) and wanderer. If so, why did the women of the lower class commit suicide and become to be Yeol-Nyou(烈女)? It's because they would have defended themselves against the sexual violence of the men of Yang-Ban. They expressed their anger and resistance in the way of committing suicide. As a result their behavior got the meaning of the resistance against the hierarchy of Chosun Dynasty. This paper tried to de-construct the sign of Yeol-Nyou and interpret newly with the two views of class and sexuality. It could be improper to read the texts written in Chosun Dynasty on the prospect of nowadays. The women of the lower class in Chosun Dynasty did not die blindly according to the Yeol ideology but die subjectively as subjects of their own bodies. Therefore reading the texts of biographies of exemplary women(烈女傳), it is necessary to approach historically with the view of class and sexuality.

목차

<국문초록>

1. 열녀전에 대한 회의

2. 열녀라는 기호 속에 감춰진 '계층'의 문제

3. 열녀전 서사의 담론적 폭력

4. 열녀 담론의 지층을 뚫고 나오는 천민 여성의 목소리

5. 결론

참고 문헌

Abstract

키워드

열녀담론 성 계층 담론적 폭력 상황적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