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엇모리장단의 이면과 체현된 지식의 전승

• 영문명: Embodied Knowledge of Asymmetric Meters and the Convergence of Narrative and Meter in Pansori
• 발행기관: 한국구비문학회
• 저자명: 이채은
• 간행물 정보: 『구비문학연구』제76집, 83~118쪽, 전체 36쪽
• 주제분류: 인문학 > 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5.03.31

국문 초록

이 논문에서는 판소리에서 활용되는 독특한 장단인 엇모리의 리듬 구조와 그것의 미적·문화적 의미를 체현된 지식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엇모리는 하위박의 측면에서는 2박+3박이라는 불균등한 박자의 군집 구조를, 상위박의 측면에서는 10박을 주기로 균등한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이 리듬 구조는 음악적 무질서와 질서, 불균형과 균형의 임계상태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미학을 빚어낸다. 우리 역사 속에서 불균등박자 음악은 주로 명분과 재미, 상층과 하층, 일상과 비일상성, 신성성과 세속성, 환상성과 현실성, 균형과 불균형과 같은 대립적 자질들이 서로 만나는 곳에서 체험되어 왔다. 아악적이면서도 풍류적인 미적 경험을 빚어내 온 정악, 세속적 욕망이 신성한 의례와 교차하는 민속악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판소리에서는 (1)신이한 인물의 등장과 성과 속의 혼종 상태, (2)환상적 공간으로 이동과 시간적 교착 상태, (3)풍류적 상황의 연출과 극적 환상과 현실의 교접 상태를 연출하는 사설 내용과 결합되며, 여기서도 성과 속, 이동과 멈춤, 환상과 현실 등 양극단의 자질들이 어우러진다. 판소리에서 엇모리가 쓰이는 대목은 음악과 사설 두 측면에서 모두 경계성과 혼종성이 두드러지며, 그것은 불균등박자 음악에 관한 체현된 지식의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것, 이면에 맞는 것으로 인지된다. 판소리에서 엇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해당 대목들이 구성되고 또한 반복적으로 연행·전승되는 과정은 우리 민족 문화에서 양극단의 경계를 횡단하는 다양한 문화적 기억들과 체현적 지식들의 전승 과정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한 경계적 횡단성은 판소리가 다양한 계층의 향유자들을 하나의 청각공동체로서 결속할 수 있었던 힘이기도 하다. 규범의 지향과 파탈을 넘나들며 예술적 아름다움을 빚어내기에 가장 판소리다운 대목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영문 초록

This paper analyzes the unique rhythmic structure of the eotmori jangdan in pansori and its aesthetic and cultural significance from the perspective of embodied knowledge. The eotmori jangdan exhibits a cluster structure of irregular beats, consisting of alternating 2-beat and 3-beat units at the micro-level, while forming a regular cyclical structure of 10 beats at the macro-level. This structure allows for an exquisite oscillation between musical disorder and imbalance, and order and balance, creating a state of aesthetic tension. Irregular-beat music has long been experienced in various genres of Korean traditional music, including both court and folk music. These experiences share a common foundation in which diverse opposing qualities—such as principle and pleasure, high and low social classes, everydayness and extraordinariness, sacredness and secularity, fantasy and reality, and balance and imbalance—intersect in a hybrid and liminal manner. The historical experiences of enjoying irregular-beat music, and the repeated encounters with the liminality inherent in these rhythmic patterns, are closely linked to the linguistic texts of pansori, which depict states of hybridity between sacred and secular, temporal stasis, and the fusion of dramatic fantasy and reality. This liminal quality maximizes the aesthetic effect by blending contrasting elements across both the musical and narrative dimensions. Such liminality has served as the adhesive force that binds the eotmori jangdan to specific narrative segments in pansori. The capacity of eotmori jangdan to traverse boundaries carries the potential to unite diverse audiences of pansori into a shared auditory community. This phenomenon exemplifies the core characteristic of pansori as a dynamic interplay between the forces of normativity and deviation.

목차

1. 들어가며

2. 엇모리장단의 구조와 음악적 체험들: 불균형과 균형의 임계상태

3. 판소리 엇모리장단 대목의 사설적 구성과 이면

4. 나가며: 체현된 지식으로서 판소리 엇모리장단의 전승과 의미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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