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 직후 河溍의 국가 위기 인식과 의리론적 대응책

• 영문명: Recognition of Ha Jin on the national crisis and countermeasures for righteousness right after Byeongjahoran
• 발행기관: 대동한문학회
• 저자명: 전병철(Byung-Chol Jun)
• 간행물 정보: 『대동한문학』第82輯, 37~81쪽, 전체 45쪽
• 주제분류: 어문학 > 한국어와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5.04.30

국문 초록

台溪 河溍(1597~1658)은 정유재란 때 경상우도 진주에서 태어났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인해 남명학파가 정치적으로 몰락했을 시기에 小科에 입격하고, 1633년 文科에 급제하여 관직에 나아갔다. 3년이 지난 1636년에는 병자호란이 일어나 의병에 참여했으며, 1640년 이후로는 병조 좌랑 ･사헌부 지평･사간원 헌납 등에 제수되어 관료로서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 정치적 활동을 했다. 이렇듯 하진은 전쟁과 반정이라는 역사적 격변을 겪으면서 일생의 중요한 고비를 헤쳐나갔다. 병이 들어 고향으로 돌아와 만년을 보낼 때는 남명학파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고민하고 실천했다. 하진의 문집인 『태계집』에 수록된 서문과 발문 및 하진의 죽음을 애도하는 만시에서 공통적으로 칭송하는 내용은 그가 죽음을 무릅쓰고 올린 상소문의 강직한 언론에 대한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 하진의 산문 작품을 고찰하면서 상소문에 대한 단편적인 분석이 있었지만, 12편의 상소문에 대한 전체적인 개요와 중요 작품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는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12편의 상소문 가운데 당시 정치･사회적 실상과 폐단에 관한 하진의 관점과 건의책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는 ｢陳時弊疏｣와 ｢論事疏｣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그가 병자호란 직후 당시의 정국과 사회가 어떤 폐단이 있다고 진단했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엇을 제시했는지를 살펴보았다. 하진은 1642년(인조 20) 1월 16일에 司諫院 正言에 임명되었다. 그리고 다음 달 2월 2일에 時事의 폐단에 관해 진언하는 ｢陳時弊疏｣를 올렸는데, 전체 내용은 [1] 서두, [2] 時弊를 건의하게 된 배경, [3] 時弊 4가지에 관한 구체적 서술, [4] 時弊 개선을 위한 강구, [5] 결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폐 4가지는 紀綱의 해이, 兵備의 무너짐, 人心의 흩어짐, 賞罰의 어긋남 등으로, 하진이 당시 국가적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인식한 것들이다. ｢論事疏｣는 효종 즉위년인 1649년 7월에 사헌부 지평에 제수되었을 때 한양에 머물면서 병을 치료하던 중 8월 16일에 올려 시사를 논한 것이다. ｢논사소｣는 [1] 서두, [2] 3가지 시사를 건의한 배경, [3] 3가지 時事에 관한 간언과 鄭蘊의 褒典 건의, [4] 操心의 중요성에 관한 강조, [5] 결어 등으로 내용을 구분할 수 있다. 시사 3가지는 臺諫 추천의 신중함, 先賢 후손의 등용, 소현세자의 어린 아들들에 대한 조치 등으로, 효종이 즉위하면서 頒布한 내용들이다. 하진은 이것에 근거해 효종에게 스스로 말한 것의 실질을 다하도록 간언했다. 『태계집』에 실려 있는 서발문과 만시에 근거해 하진의 상소문에 관한 평가를 종합해본다면, 하진은 ‘正大한 기상’을 타고 났으며, 남명학의 德義와 名節에 학문적 바탕을 두었다. 그러므로 조정에 나아가서는 당시 어느 누구도 감히 말하기 어려운 시폐에 대해 죽음을 각오하고 직언을 했으며,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저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하진이 건의한 내용은 金尙憲과 정온 등 義理論에 근거하여 척화를 주장한 이들의 지향을 계승하고 있다. 병자호란을 전후한 17세기 조선이 겪었던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의리론(척화론, 수법론)과 변통론(주화론, 변법론)이라는 대립적 두 입장이 제기되었을 때, 하진이 상소문을 통해 개진한 해결책은 대체로 의리론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는 국가의 대내외적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관건은 임금의 마음을 깨우쳐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 것이라고 보았으며, 그가 올린 상소문들의 귀결처도 그것을 향해 있었다. 그렇다면 하진은 왜 이러한 주장을 했을까? 그 원인을 이해해본다면, 우선 臺諫의 관원으로서 三司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는 사실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적 정황과 함께 내적 연원을 생각해본다면, 하진의 상소문은 남명학파에 속한 학자로서 曺植이 주창한 ‘임금은 사직을 위해 죽는다[國君死社稷]’라는 강렬한 義理 정신이 밖으로 표현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태계집』에 수록되어 있는 서발문과 만시의 저자들이 하진의 강직한 상소문과 행적의 근간으로 남명학의 德義와 名節을 가리키고 있는 것에서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영문 초록

Taegye Ha Jin (台溪 河溍; 1597~1658) was born in Jinju, Gyeongsangwu- do, during Jeongyujaeran (丁酉再亂). In 1623 when the Nammyeong School was politically collapsing due to the Injobanjeong (仁祖反正) incident, he entered Sogwa (小科) and then obtained a governmental office as he passed the civil official examination in 1633. Three years later in 1636, he joined the loyal troops during Byeongjahoran, and then from 1640 onwards, he continued his political activity in the national crisis as a public official in such positions as Byeongjo Jwarang, Saheonbu Jipyeong, Saganwon Heonnap, and so forth. As such, Ha Jin went through critical moments throughout his life during various historical upheavals of war and restoration. In his later years after he came back in sickness to his hometown, he investigated and practiced ways to seek new breakthroughs for the Nammyeong School. One common point in the preface and postscript in his work entitled 『Taegyejip』 and in the collection of poems expressing regrets over his death is about the upright suggestion in the public appeal that he submitted, laying his life on the line. While previous studies that examined his prose works focused on fragmented aspects in this public appeal, there has been no exploration on the general overview of his 12 public appeals and major works. This paper examines ｢Jinsipyeso (陳時弊疏)｣ that he submitted to King Injo in 1642 and ｢Nonsaso (論事疏)｣ he submitted to King Hyojong in the year of his enthronement in 1649. Based on the results, this study clarifies that there were negative effects on the political situation and society right after Byeongjahoran (Second Manchu Invasion of Korea) and that specific proposals to overcome them were presented. Ha Jin was appointed as Saganwon Jeongeon (司諫院 正言) in January 16, 1642 (20th year of King Injo). In the very next month, on February 2, he submitted ｢Jinsipyeso (陳時弊疏)｣ to make an appeal about negative effects of incidents at that time. This appeal consisted of [1] the preface, [2] the background of such social abuses, [3] specific statements regarding the 4 social abuses, [4] countermeasures, and [5] the conclusion. During this period, the society faced four maladies: the erosion of discipline, the collapse of military structures, the fragmentation of public sentiment, and the misalignment of rewards and punishments. These issues were perceived by Ha Jin as critical national problems of the time. ｢Nonsaso (論事疏)｣ was submitted on August 16 to report the incidents while his sickness was treated in Hanyang as he was appointed as Saheonbu Jipyeong in July 1649, the year of King Hyojong's enthronement. ｢Nonsaso｣ consisted of [1] the preface, [2] the background of reporting 3 incidents, [3] suggestions about 3 incidents and rewards for Jeong Ohn (鄭蘊), [4] importance of carefulness, and [5] the conclusion. Three principal matters addressed during this period included: the careful recommendation of governmental officials, the appointment of descendants of virtuous predecessors, and measures taken to for young sons of Crown Prince Sohyeon. These decrees were issued upon King Hyojong's ascension to the throne. Based on these decrees, Ha Jin proposed King Hyojong to implement them in practice. A view of Ha Jin's appeals, as detailed in the postscript in 『Taegyejip』, reveals that he was imbued with a profound ‘spirit of justice,’ grounded in the ethical teachings and ceremonial principles of Nammyeong studies. While serving in the Royal Court, accordingly, he often courageously addressed societal abuses, even at the risk of his own life. When his appeals were dismissed, Ha Jin did not hesitate to return to his hometown reflecting his steadfast commitment to his principles. Ha Jin’s proposals aligned with the pursuits of Cheokhwa (斥和) scholars, rooted in the theory of righteousness (義理論) including Kim Sang-heon (金尙憲)

목차

1. 머리말

2. 『台溪集』에 수록된 상소문 개요

3. 병자호란 직후 4가지 폐단을 논한 ｢陳時弊疏｣

4. 孝宗 즉위년의 3가지 時事를 간언한 ｢論事疏｣

5. 맺음말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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