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남성 주체의 결핍과 상실을 대리 표상하는 '사그라진 신부(新婦)'
이용수 328
- 영문명
- The Study on the Image of 'Vanishing Bride' Representing the Loss and Melancholy of the Male-Subject -The Study on the Oral Narrative of "the Bride Deserted on Wedding Night"-
- 발행기관
- 한국고전여성문학회
- 저자명
- 김영희(Kim Young hee)
- 간행물 정보
-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제23권, 285~334쪽, 전체 49쪽
- 주제분류
- 인문학 > 문학
- 파일형태
- 발행일자
- 2011.12.31
8,680원
구매일시로부터 72시간 이내에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이 학술논문 정보는 (주)교보문고와 각 발행기관 사이에 저작물 이용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교보문고를 통해 제공되고 있습니다.

국문 초록
어떤 '신랑'이 혼인을 한 첫날밤 자신의 '신부'가 간부(姦夫)와 정을 통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신부'를 버려둔 채 신방을 나온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신랑은 우연히 첫날밤을 보낸 집 옆을 지나다가 첫날밤 복색과 자세 그대로 신방에 앉아 있는 신부를 발견한다. 신랑이 발견한 순간 신부는 먼지와 재로 내려 앉아 사라져 버린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 <첫날밤에 소박맞은 신부>는 표면적으로 신부의 비극으로 읽히나 불안과 우울의 주체인 신랑이 사그라지는 신부의 발견을 통해 자기 내면의 결핍과 상실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신랑의 비극이기도 하다. 이때 신부는 완전하고 흠결 없는 대상을 갈망하는 신랑의 성적 욕망이 투사된 존재로 남성 주체의 불안과 결핍을 대리표상한다. 남성의 성적 욕망은 영원히 충족 불가능하며 성적 대상으로서 순결하고 완벽한 신부는 애초에 도달할 수 없는 성적 환상에 불과하다. 남성 주체로서 신랑은 성적 욕망의 억압과 이로 인한 죄의식, 남성성과 권력 욕망에 대한 집착 등으로 강박적 불안에 시달리는 존재며, '사그라진 신부'의 표상은 신랑으로 하여금 자기 내면의 결핍과 상실에 직면케 한다는 점에서 남성의 불안과 우울을 환기시키는 대상이다.
수십 년의 시간 동안 신방에서 자폐하는 가운데 신부는 오로지 침묵한다. 신부는 단순히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같은 자세로 앉아 '온몸으로' 침묵한다. 이 침묵은 첫날밤의 폭력적인 사건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건'임을 표상한다. 신부는 온몸으로 침묵하면서 언어의 표상 한계를 넘어선 폭력성, 곧 사건의 잉여를 증언한다. 서사의 변화 지향을 통해 드러난 여성 주체의 해석적 지향은 오히려 신부의 상실을 강화하고 여성을 타자화하는 젠더 정치의 기획에 공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나 이야기 연행과 전승의 장은 새로운 애도의 가능성을 예고한다. 말할 수 없는 폭력적 사건의 기억이 전이되고 상처가 공유됨으로써 신부를 타자화의 전략으로부터 해방시켜 진정한 애도로 나아가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영문 초록
어떤 '신랑'이 혼인을 한 첫날밤 자신의 '신부'가 간부(姦夫)와 정을 통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신부'를 버려둔 채 신방을 나온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신랑은 우연히 첫날밤을 보낸 집 옆을 지나다가 첫날밤 복색과 자세 그대로 신방에 앉아 있는 신부를 발견한다. 신랑이 발견한 순간 신부는 먼지와 재로 내려 앉아 사라져 버린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 <첫날밤에 소박맞은 신부>는 표면적으로 신부의 비극으로 읽히나 불안과 우울의 주체인 신랑이 사그라지는 신부의 발견을 통해 자기 내면의 결핍과 상실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신랑의 비극이기도 하다. 이때 신부는 완전하고 흠결 없는 대상을 갈망하는 신랑의 성적 욕망이 투사된 존재로 남성 주체의 불안과 결핍을 대리표상한다. 남성의 성적 욕망은 영원히 충족 불가능하며 성적 대상으로서 순결하고 완벽한 신부는 애초에 도달할 수 없는 성적 환상에 불과하다. 남성 주체로서 신랑은 성적 욕망의 억압과 이로 인한 죄의식, 남성성과 권력 욕망에 대한 집착 등으로 강박적 불안에 시달리는 존재며, '사그라진 신부'의 표상은 신랑으로 하여금 자기 내면의 결핍과 상실에 직면케 한다는 점에서 남성의 불안과 우울을 환기시키는 대상이다.
수십 년의 시간 동안 신방에서 자폐하는 가운데 신부는 오로지 침묵한다. 신부는 단순히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같은 자세로 앉아 '온몸으로' 침묵한다. 이 침묵은 첫날밤의 폭력적인 사건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건'임을 표상한다. 신부는 온몸으로 침묵하면서 언어의 표상 한계를 넘어선 폭력성, 곧 사건의 잉여를 증언한다. 서사의 변화 지향을 통해 드러난 여성 주체의 해석적 지향은 오히려 신부의 상실을 강화하고 여성을 타자화하는 젠더 정치의 기획에 공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나 이야기 연행과 전승의 장은 새로운 애도의 가능성을 예고한다. 말할 수 없는 폭력적 사건의 기억이 전이되고 상처가 공유됨으로써 신부를 타자화의 전략으로부터 해방시켜 진정한 애도로 나아가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목차
국문초록
1. 들어가며
2. <첫날밤에 소박맞은 신부> 이야기의 지속과 변화
3. <첫날밤에 소박맞은 신부> 이야기의 비극성
4. 남성 주체의 불안과 우울을 대리 표상하는 '신부(新婦)'
5. 온몸으로 침묵하는 신부(新婦)와 '말할 수 없는 사건'의 표상
6. 나오며
참고문헌
Abstract
키워드
첫날밤
소박
신부
신랑
지속과 변화
비극성
우울
결핍
상실
성적 욕망
억압
죄의식
강박적 불안
성적 환상
동화
공모
주체화
호명
젠더주체
젠더정체성
존재의 소멸
침묵
재현 불가능성
말할 수 없음
연행
전승
기억의 전이
공유
애도
wedding night
bride deserted
bridegroom
continuance and transition
tragic narrative
melancholy
lack
loss
sexual desire
depression
sense of guilt
anxiety
obsession
oral-narrative
performance
transmission
gender
male
female
the gendered subject
gender identity
vanishing
silence
subjectivation
normalization
the gendered
interpellation
mourning
transference of memory
sharing of experience
indescribability
unutterableness
해당간행물 수록 논문
- 조선조 서사물에 나타난 기생 섹슈얼리티의 함정
- <콩쥐 팥쥐>의 농경 신화적 성격
- 老妓의 경제 현실과 섹슈얼리티
- 한국 여성노인의 잘 나이들기
- 남성 주체의 결핍과 상실을 대리 표상하는 '사그라진 신부(新婦)'
- <화문록>의 텍스트 형성 및 서술시각에 대한 고찰
- 조선 후기 천주교 여신도들의 죽음의 의미화 방식 연구
- 노년기 여성적 삶의 공론장, 17~19세기 여성 대상 壽序
- <반씨전>을 통해 본 여성 문제와 형제 갈등
- <초공본풀이> 노가단풍아기씨의 죽음과 재생의 농경신화적 이해
- 조선 후기 시가에 나타난 노년 여성의 형상화 양상과 그 의미
- 초기 한국문학사에 기술된 여성문학의 양상과 의미
참고문헌
관련논문
인문학 > 문학분야 BEST
- ICOM의 새로운 박물관 정의와 한국 공립박물관의 지향점 모색
- 면역성과 취약성의 교차적 관점에서 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명/삶의 정치
- 좋은 수업에 대한 학생·교수자의 인식 비교
인문학 > 문학분야 NEW
- The Impact of Cross-National Distance on Chinese Firms’ Ownership Choice in Cross-Border Mergers and Acquisitions
- An Analysis of the Nexus between Remittances and Economic Growth: Evidence from a Panel Analysis of 4 South Asian Countries
- The Effect of Workplace Bullying on Job Burnout among Hotel Employees in China: The Moderating Effect of 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최근 이용한 논문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