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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9: 5국 전쟁

엄광용 지음
새움

2024년 08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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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74MB)
ISBN 979117080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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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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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신라 금성이 왜적에게 떨어지면
다음 저들의 목표가 어디겠습니까?”

서기 371년, 담덕의 할아버지인 고국원왕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광개토태왕 담덕〉 시리즈가 대미를 향해 달리고 있다. 9권에는 왜국 연합군이 촉발한 ‘5국 전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고구려, 백제, 가야 도래인 세력을 규합한 ‘왜국 연합군’은 마침내 바다를 건너 신라 금성을 포위한다. 함락 직전의 금성을 향해 태왕 담덕은 5만 원군을 보내는데, 그 선두에는 오랜 인질 생활을 감내한 신라의 실성 공이 나선다. 신라 내물 마립간의 후계자로 일찌감치 점찍은 태왕 담덕의 계책이다.

왜국 연합군 세력에는 쓰디 쓴 쓸개를 삼키며 ‘권토중래’를 꿈꿔온 고구려의 ‘해평’과 그의 아들 ‘해광’, 백제의 ‘목만치’ 장군이 있다. 모두 왜국에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지만, 쫓겨 떠난 고구려에 당당하게 입성하여 천추의 한을 풀고자, 수세에 몰린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옛 가문의 명성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각각의 꿈을 좇아 기세 좋게 대륙으로 출정한 것이다.

한편, 끝없는 내분을 벗어나지 못하던 후연의 모용성과 그 틈을 노리는 북위의 탁발규는 한반도의 ‘5국 전쟁’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한 ‘동상이몽’을 꿈꾼다. 이것은 고구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후연의 혼란을 틈타 도성인 용성을 공략할 수도 있지만 북위를 무시할 수가 없고, 또한 백제에 원군을 보낼 경우 요동성을 노릴 후연 때문에 고민이 깊다. 결국 신라 출병 후 고구려는 신성과 남소성을 후연에게 기습당한다.

또한 〈담덕〉 9권에서는 대미를 향해 달리는 만큼 함께 달려온 여러 인물들이 사라져간다. 애증과 복수심, 배신과 의리, 천륜, 사람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는 여러 주인공들. 또한 늘 평화로운 세상을 지향하는, 좋은 군주가 되고자 노력하는 ‘태왕 담덕’을 보며 새삼 사람과 훌륭한 지도자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사람’을, ‘사람의 마음’을 중시하는 게 당연했던 우리들의 잃어버린 미덕들이 〈담덕〉에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쌀알처럼 수북하게 담겨 있다.

고국원왕(담덕의 할아버지)부터 소수림왕(담덕의 큰아버지), 고국양왕(담덕의 아버지), 광개토태왕에 이르는 고구려왕 4대의 이야기를 파노라마처럼 되살려낸 〈광개토태왕 담덕〉. 그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생생하게 어우러져서 21세기 우리들 마음속에 찬란하게 되살아난다.
제1장 | 동상이몽의 외교전략
제2장 | 5국 전쟁
제3장 | 군자(君者)의 도
제4장 | 불타는 숙군성
제5장 | 대방 전투

〈동상이몽의 외교전략〉

“왜들 대답이 없는 것이오? 어서 적들을 물리칠 방법을 말해보시오.”
이미 마립간 내물의 말은 노여움이 극에 달해 꺾진 쇳소리로 변해 있었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니, 먼저 국원성(國原城, 충주)으로 파발을 보내 고구려 원군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해야 할 것이옵니다.” 34쪽

담덕은 손수 술병을 기울여 술잔 하나에 칠홉 정도 술을 따랐다. 그런 뒤에 품속에서 단도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베어 그 핏물을 술잔에 몇 방울 떨구었다.
“폐하! 황감하옵니다.”
실성은 곧 단도로 손가락을 찔러 자신의 피를 몇 방울 술잔에 떨구었다.
“이 술잔에는 짐과 그대의 피가 섞여 있소. 짐이 먼저 마시고, 그대가 마시면, 이제 우리는 형제의 의를 갖추는 것이오.” 61쪽

〈5국 전쟁〉

“그런데 고구려 원군이 우리 코앞에 닥치도록 왜 이리 늦었는가?”
소가노 마치는 침통한 얼굴로 파발꾼을 쳐다보았다.
“이미 황산하 중류에서 하류까지 고구려군의 선박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상류까지 올라가 겨우 황산하를 건넜습니다.”
“흐음, 황산하를 고구려군이 가로막고 있다?”
소가노 마치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111쪽

소가노 마치는 칼을 거두고 추수를 향해 돌아섰다.
“오래전 백제의 장수였던 목라근자의 아들 목만치라 하오. 백제에서 변란이 일어나는 바람에 왜국으로 망명해, 지금은 ‘소가노 마치’라고 이름을 고쳐 부르고 있소.”
“목라근자 장군의 아들이라. 과연 대를 이은 검술의 대가라 할 만한 실력이오. 우리는 그대들을 더 이상 쫓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고 퇴각하시오.” 150쪽

〈군자의 도〉

‘군주는 그래야지. 지상의 별처럼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그 빛의 세례를 주어야지. 가공할 무력으로 전쟁을 그치고(武), 인내와 사랑으로 고통을 없애고(無), 모든 이들이 희열로 춤추는(舞), ‘무무무(武無舞)’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군주의 도가 아닐 것인가?’
정호는 그런 생각을 마음속으로 되뇌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뻐근해져 오는 느낌을 받았다. 165쪽


〈불타는 숙군성〉

“고구려왕으로선 이번 전쟁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는 회군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소?”
후연으로선 고구려군이 어서 빨리 숙군성을 내놓고 물러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래서 포로 교환은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양군에서 백기를 든 사절들이 오가고, 포로 교환 조건을 모두 수용하였다. 287쪽


마동이 석사비와 살림을 차렸다는 소식을 접한 여성 호위무사 수빈은 오래도록 침울해 있었다. 어느 날 궁궐에서 두 사람이 마주쳤다.
“이 치사한 자식아! 넌 이제 오라비도 아니야! 난 너 같은 도둑놈을 오라비로 두지 않았어. 이 나쁜 놈아!”
수빈은 가차없이 마동의 뺨을 올려붙였다. 그러더니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감싼 채 엉엉 울었다. 297쪽

〈대방 전투〉

운양금광의 상단 행수 소철은 갑자기 들이닥친 왜군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들을 이끌고 온 자가 눈에 매우 익었다.
“금괴 숨긴 비밀 창고로 안내하라.”
고마 히로가 소철에게 칼을 들이대며 소리쳤다.
“아니, 너는? 네가 어찌 감히 이곳을?”
소철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고마 히로의 배반이 참으로 괘씸했기 때문이다. 329쪽

해광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해평은 다소 안심이 되는 듯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지난날 내가 반역을 한 것은 왜국으로 망명해서도 뼛속 깊이 후회하고 있소이다. 이 아비는 죽이되, 아들만큼은 다시 한번 관용을 베풀어주시기 바라오.”
해평은 흐윽, 하면서 고개를 더욱 떨구고 어깨가 들먹거릴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은 긴 가죽 장화의 안쪽을 더듬었고, 그곳에 숨겨두었던 단도를 끄집어냈다. .
추수가 뒤늦게 수상한 움직임을 눈치채고 소리쳤다.
“말리지 마라. 태왕, 마지막 부탁이오. 아들 해광만큼은 목숨만이라도 살려 다시 왜국으로 돌
아갈 수 있도록 해주시오.”
해평은 그 말을 남기고, 재빠르게 오른손에 힘을 주어 자신의 숨통을 끊었다. 357쪽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관련 자료를 모으고 처음 집필에 들어간 것이 2010년,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이기에 쓰고 고치고, 부족하면 다시 공부를 위해 중단하면서 지금까지 완성한 것만 해도 원고지 1만여 매에 이릅니다. 그동안의 집필기간만 무려 12년이 걸린 셈입니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그리하여 더욱 우리는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계속 심어나갈 것입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사업’은 이에 대한 두려움이며 반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슴 뛰는 〈담덕〉의 ‘원대한 꿈’, ‘정복의 대장정’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 교역까지도 치밀하게 복원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전권 줄거리 요약

『광개토태왕 담덕』은 전체 10권으로 기획된 대하소설이다. 광개토태왕 탄생 전부터 죽음 이후 광개토태왕 능비 건립까지 다루게 될 것이다. 재위 기간 22년이지만 39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일생이 긴박감 있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출생과 사망 전후 40여 년에 걸친 격동의 역사는 담덕의 영토확장 전략에 따라 인접한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전투로 이어지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웅은 고난 속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구려 영웅 담덕의 탄생은 그 역사적 배경 속에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제1권 순풍과 역풍〉 : 담덕이 탄생하기 전인 고국원왕 재위 말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가 평양성 전투에서 백제군의 독화살을 맞아 전사한 것은 고구려로 볼 때 가장 뼈아픈 고난으로 점철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30여 년 전 후연의 모용황에게 부왕 미천왕의 유해를 도난당하고 태후와 왕후가 볼모가 되는 등 수난을 겪은 그는 결국 백제에 치욕적인 죽임을 당했다. 바로 왕손 담덕이 태어나기 5년 전의 일이었다. 후연부터 백제까지 고구려가 수난을 당한 30년 가까운 기간은 그 고난에 사무친 역사가 영웅 탄생의 토양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광개토태왕 탄생 이후가 아닌 그 이전부터 이 소설이 시작된 것은, 바로 그러한 역사적 배경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2권 천손신화〉 : 고구려의 개혁군주 소수림왕 시대로 광개토태왕 탄생을 다루고 있다. 대대로 왕후를 배출해 권력의 중심에 있던 연나부는, 그들과 다른 출신의 여인에게서 왕손 담덕이 태어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민다. 끝내 연나부는 지속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부욕살 하대곤과 밀약을 맺고, 그의 양아들 해평을 새로운 군주로 세우기 위해 반역을 도모한다.
해평은 고국원왕인 사유의 동생이자 당시 고구려를 대표하던 명장 무(武)의 아들이다. 이처럼 담덕은 고구려의 권력암투를 배경으로 한 어지러운 난국시대에 마침내 천손(天孫)으로 태어난다.

〈제3권 여명의 기운〉 : 담덕이 일곱 살 때 압록강 중류의 외가인 하가촌 무술도장으로 가서, 스승 을두미의 지도 아래 경서를 읽고 무술을 배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소수림왕이 지병으로 앓아누웠을 때, 드디어 해평을 고구려의 새로운 군주로 세우려는 연나부와 하대곤이 반역을 일으킨다. 이때 왕태제 이련과 계루부 출신의 국상 고계는 사전에 그들의 음모를 눈치 채고 쳐들어온 반역 세력을 물리친다.
끝내 반역에 실패한 해평은, 동부로 후퇴하는 길에 담덕을 죽이려고 하가촌 무술도장을 급습한다. 이때 을두미는 소년 호위무사 마동으로 하여금 담덕을 배에 태워 압록강에 띄우게 한 후, 자신은 해평의 무리들과 싸우다 끝내 쓰러진다.

〈제4권 고구려 천하관〉 : 담덕의 유랑 시절을 다루고 있다. 작은 배를 타고 마동과 함께 표류된 담덕은 서해바다 한가운데서 백제로 가는 동진의 사신단이 탄 무역선 선원들에 의해 구조된다. 이때 담덕의 나이 열한 살. 두 사람은 졸지에 신분을 숨긴 채 적국인 백제의 땅 갑비고차(강화도)에서 한동안 체류하다가, 마침내 동진의 대행수와 함께 다시 무역선을 타고 유랑의 길에 나선다.
그들은 어찌어찌 백제 상단을 따라 서역으로 명마를 사러간다. 지혜로운 결단으로 백제 상단과 헤어진 담덕과 마동은 장안 상단과 함께 전진 땅을 밟는다. 다시 전진의 수도 장안에서 산동까지 간다. 담덕은 그곳에서 고구려 유민의 자제들을 모집해 태극군을 만든다. 태극군은 고국양왕이 고구려 원정군을 이끌고 온 후연과의 요하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다. 부왕을 만나 국내성으로 개선한 담덕은 마침내 태자에 책봉된다(12세).

〈제5권 영락태왕〉 : 태자가 된 담덕은 무명선사로부터 고구려 무술을 집대성한 ‘무명검법’을 전수받는다. 국내성으로 돌아온 담덕은 대왕 직속 부대인 왕당군을 조직하고 활성화하는 데 전력한다. 담덕은 부왕 고국양왕의 뒤를 이어 ‘태왕’의 지위에 오른다. 그는 ‘영락’이란 연호를 쓰며 즉위 초부터 주변국들과 등거리 외교를 펼친다. 영락태왕은 곧 철천지원수인 백제를 공략하여 부소갑과 관미성을 함락시킨다. 고구려는 그곳에서 산동반도에 이르는 지역의 해상권을 확보한다.
평양성에 아홉 개 절이 완공되고, 곧 열린 평양성 대법회는 고구려의 기상이 주변 각국으로 뻗어나가는 신호탄이 된다. 이로써 태왕 담덕이 본격적으로 해외원정에 나서면서 정복군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제6권 상업의 길〉 : 태왕 담덕은 고구려를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먼저 경제부흥을 꿈꾼다. 수레가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 대상들이 자유롭게 내왕토록 하고, 요소요소에 역참을 설치하여 국내외 정보를 파악해 외적의 침략에 철저히 대비한다. 상업의 길은 전쟁시 군사들의 진군로 역할을 한다.
담덕은 태왕 직할 부대인 왕당군으로 하여금 거란의 비려부를 기습하게 하여 일거에 조공을 바치는 부용국으로 만든다. 한편 거란 서쪽의 북위와는 선린외교를 펼쳐 양수겸장의 전략으로 후연을 압박한다. 이에 따라 북위와 후연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담덕은 그 틈을 이용하여 수륙 양면작전을 펼쳐 백제의 도성인 한성을 공략한다.
태왕 담덕은 백제 아신왕으로부터 “영원한 노객(노예)가 되겠다”는 맹서를 받아내고, 고구려 제장들 앞에서 자신의 포부를 천명한다.

〈제7권 전쟁과 평화〉 : 고구려를 둘러싼 후연, 북위, 백제, 왜국의 정세가 요동친다. 후연 포로들의 시체를 불태워 요동벌판에 산처럼 쌓아올린 탁발규의 백골탑, 이에 복수로 눈이 먼 후연 모용수의 무모한 정벌 전쟁. 결국 모용수는 퇴각하는 수레 속에서 쓸쓸히 숨을 거두고 그의 아들들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내분에 휩싸인다.
태왕 담덕은 후연과 북위의 전쟁 틈을 타 드디어 요동성을 정벌한다. 죽은 원혼들을 달래고 백성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요동벌판이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7중석탑을 세운다. 잠시 평화로운 시기가 도래하나, 담덕은 평화 속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한다.
한편 바다 건너 왜국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서 건너간 도래인들의 세력다툼이 한창이다. 왜국왕 응신은 도래인들을 규합하여 대륙(고구려)을 침략할 음모를 꾸민다. 백제에서 건너간 목만치(소가노 마치)와 해평(고마 헤이)은 전략적 동맹을 맺는다. 이때 아직기와 왕인 박사를 비롯한 오경박사들이 일본의 강압적인 요구에 왜국으로 건너간다.

〈제8권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 중원의 길이 막혀 서역과의 교역과 거래에 평소 답답함을 느껴오던 태왕 담덕은 북방 초원로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먼저 해삼위(블라디보스톡)와 동북쪽의 큰 세력인 숙신족, 우제돌궐족을 정벌하기 위해 태왕 담덕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 무력과 교역으로 그들을 굴복시킨다. 나아가 북위를 지룃대 삼아 금산 아래 마지막 관문인 유연과 외교관계를 맺어 초원로 개척을 완성한다. 국내성에서 로마인 대진국까지 상업의 길이 뚫린 것이다.
한편 후연은 왕권을 둘러싼 골육상쟁으로 지리멸렬해져 가고, 그 틈을 타서 북위의 탁발규는 왕권을 강화하고자 운강 석불 조성 사업을 도모한다. 또한 바다 건너 왜국에서는 왜왕 오진이 도래인 세력을 규합하여 대륙 침략의 배를 띄운다. 바야흐로 일촉즉발 전쟁의 기운이 몰려든다.

〈제9권 5국 전쟁〉 : 고구려, 백제, 가야 도래인 세력을 규합한 ‘왜국 연합군’은 마침내 바다를 건너 신라 금성을 포위하고, 담덕은 신라에 5만 명의 원군을 보낸다. 그 틈을 타 후연은 고구려의 신성과 남소성을 공격, 5천의 포로를 끌고 돌아간다. 많은 상흔을 남기고 왜국 연합군은 후퇴했으나, 얼마 뒤 해평은 고구려 포로 생활을 겪은 아들 해광의 말을 듣고 고구려의 국고라고 할 수 있는 운양 비밀창고를 공격한다. 그 과정에서 결국 해평은 포로로 잡혀 자결하고, 해광은 마동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데.

작가정보

저자(글) 엄광용

“나의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경기도 여주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였다. 12년간 잡지사 기자 생활을 하다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구려연구회 회원이 되어 국내 답사를 다니던 중,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 일념으로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만주·백두산·실크로드 등 해외 답사를 다니면서 광개토태왕의 원정길을 추적하였다.
광개토태왕 자료는 비문의 내용이 거의 전부였으므로 자료조사의 한계를 느껴,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에 진학하여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러면서 고구려 역사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간접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였다.

1990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벽 속의 새」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그간 지은 책으로는 장편역사소설인 『사냥꾼들』, 『천년의 비밀』 등이 있고, 창작집으로『전우치는 살아 있다』와 『징비록에서 역사의 길을 찾다』등 다수의 책들을 집필하였다. 2015년에는 장편 역사소설 『사라진 금오신화』로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의 말

우리는 미래의 길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나는 이 소설을 쓰면서 단 한시도 이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광개토태왕 능비’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랄 수 있는 그의 발자취를 좇아 나는 20여 년 세월을 바쳤다. 우리의 핏속 강한 생명력의 DNA ‘영토 확장 정신’을 일깨우는 것, 이것이 담덕의 전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나는 20여 년간 역사 속에 가려진 광개토태왕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조각난 자료들을 수집하고, 흔적이 지워진 역사 현장을 답사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 조각난 자료들의 퍼즐 맞추기는 지난하고 지루한 작업이었다. 자칫 역사의 팩트에서 벗어나기 쉬운 일이므로, 근거 불충분한 상상력으로 그 공간을 메우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고구려 생활상을 다룬 저술들과 이웃 나라와의 물산 교역, 전통 무속신앙과 종교의 합류 과정, 지리적 특성과 그곳에서 나는 특산물들, 나무와 풀과 생명체들을 통하여 역사 퍼즐을 복원하는 데 나는 온 힘을 다하였다.
중국 둔황을 거쳐 실크로드를 답사했을 때, 고비사막 가운데서 본 기억이 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지평선이었는데, 시야를 최대한 넓혀서 바라보면 둥그스름한 직선의 형태였다. 그것이 바로 ‘광야’였다. 1천5백여 년 전 광개토태왕은 말을 타고 이러한 광야를 달리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 하는 심정이 되기도 했다. 생각이 한반도에만 갇혀 있던 내게 노마드 정신을 일깨워주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39세의 짧은 일생 중 상당 부분을 저 초원의 광야를 질주하며 말 위에서 보낸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은 이미 역사 속의 원형질로 돌아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소설을 통하여 그 원형질의 동력을 찾아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였다.
소설 속에서 그 동력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지만, 분명 광개토태왕이 광야를 달리는 말발굽 소리를 통해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네트워크를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물처럼 엮여진 정보의 유통망을 통하여, 독자들이 새로운 미래의 시간을 열어가는 동력을 확보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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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개토태왕 담덕 9: 5국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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