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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8: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엄광용 지음
새움

2024년 03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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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25MB)
ISBN 97911708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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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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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371년 고국원왕(담덕의 할아버지)부터 소수림왕(담덕의 큰아버지), 고국양왕(담덕의 아버지), 광개토태왕에 이르는 고구려왕 4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광개토태왕 담덕〉이 이제 대미를 향해 달리고 있다. 고구려 역사의 큰 산맥을 따라 백제, 신라는 물론 중국 대륙의 후연, 북위, 바다 건너 왜국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소설로 직조되어 생생하고 찬란하게 되살아난다.
더욱, 8권에 이르기까지 태어나고 죽어간 많은 사람들의 부침과 영광, 배신과 의리, 골육상쟁 들을 보며, 사람과 삶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광개토태왕 8〉권에서 태왕 담덕은 중원을 통한 간접 교역을 벗어나고자 북방 초원로 개척에 온 힘을 쏟는다. 그는 후연과 북위, 유연을 아우른 지룃대 외교를 통해 드디어 그의 일생 숙원이었던 ‘북방 초원로 개척’의 오랜 꿈을 이룬다. 우리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갖게 되는 순간이다. 국내성에서 지금의 로마인 대진국까지 닿을 수 있는 상업의 길을 연 것이다.

그 과정에서 태왕 담덕은 해삼위에서 바이칼호에 이르는 많은 이민족들과 전쟁을 벌이거나 외교적인 담판을 지어야 했다. 특히 숙신과 우제돌궐, 유연과의 일화들은 흥미진진한데, 철저한 고증을 거친 우리와 맥을 같이하는 북방 민족들의 구전 설화나 노래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천신와 해신이 우리를 돕고 있다. 출항하라!”
오진의 명을 받은 군선 3백여 척이 곧 나가사키 항구를 출항하여
대륙 침략의 돛을 올렸다.

한편 백제의 태자 전지와 함께 볼모가 되다시피한 오경박사 왕인의 전쟁을 막기 위한 각고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간다. 왜국왕 오진은 고구려에 침략 당했던 백제의 원수를 갚는다는 명목하에 도래인 세력을 규합하여 대륙 침략의 돛을 올린다.
제8권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제1장 | 교류와 상생
제2장 | 숙신 정벌
제3장 |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제4장 | 계륵 작전
제5장 | 벽 속의 부처
제6장 | 왜의 대륙 출병

“왜왕 오진의 탐욕이 화를 부르는구나!”

“아니 숙신을 정벌하는데 해를 넘기다니요?”
태후는 당연히 자신의 의견을 쾌히 수락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태왕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 전혀 의외이므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숙신만이 아닙니다. 이 기회에 초원로를 제대로 개척해 우리 고구려 상단들이 마음 놓고
서역을 오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을 작정입니다. 저 ‘해평의 난’이 일어났을 때 소자는 피치 못
할 유랑 생활을 하면서 마동과 함께 서역까지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 고구려의 경우
중원의 제국들이 가로막고 있어 물산 교역의 한계가 있음을 절실하게 깨달았사옵니다.”
_ 교류와 상생


“사약이 아닌 모양입니다.”
목곤 추장이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대도 보고 있었군!”
“고구려왕 담덕이 저 그릇 속의 음식으로 우리를 시험해본 모양입니다.”
“그러게나 말일세.”
들쥐들은 그릇을 깨끗이 비운 후 어디론가 사라졌다. 달도 서산으로 넘어가고 다시 짙은 어둠이
자작나무 숲을 무겁게 찍어 눌렀다. 들쥐들의 만찬 현장을 본 두 추장은 이제 도무지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었다. _ 숙신 정벌


“우제돌궐만 이상한 것이 아니옵니다. 우제돌궐에서 더 북쪽으로 가면 구국狗國이라고 있사옵니다.
그들 스스로 늑대의 후손이라고 하며, 몸은 사람인데 머리는 개의 형태를 취하고 있답니다.
머리에 개의 탈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창의 말에 회의 석상은 갑자기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세상에 소의 발에, 개의 머리라?”
마동이 먼저 낄낄대고 웃었다.
“미개인들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런 형상을 하고 있단 말인가?”
담덕도 너털웃음을 참지 못했다. _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만약 월아천에서 적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면 독 안에 든 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적은 고구려 철갑기병을 두 부대로 나누었다. 일단 한 부대는 월아천 입구를 틀어막고,
다른 한 부대는 적을 향해 공격해 들어가라고 명령했다.
정말 땅속으로 꺼진 줄 알았던 토욕혼 기마대는 월아천에서 말들에게 물을 마시게 하고,
군사들에게 나무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히도록 하고 있었다.
완전히 무장해제를 한 상태였으므로, 고구려 철갑기병은 곧바로 적들을 향해 급히 말을 몰았다.
_ 계륵 작전



탁발규는 어느 날 문득 궁궐을 거닐다 한 여자를 발견하였다. 그의 모친을 만나러 온
막내 이모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 어린 이모로만 생각했었는데, 이제 갓 결혼한 그녀는
한창 화사하게 피어나는 모란꽃을 연상시켰다. 이미 그때 그의 나이도 20대 중반이었고,
막내 이모도 이미 스무 살을 넘겨 한창 성숙한 여인의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막내 이모가 탁발규에게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는 이모 하란 씨의 미모에 반해,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모부를 죽이고 자신의 후비로
들어 앉힐 계책을 꾸몄다. _ 벽 속의 부처


아치기(아직기)와 와니(왕인) 두 사람이 말을 타고 조선소가 있는 만을 두루 도는 사이,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었다. 서쪽 바다로 떨어지는 저녁놀이 하늘 가득 붉은 취기를 물감처럼
풀어놓고 있었다.
대륙 출병을 위해 새로 건조한 군선들을 돌아보면서 와니는 결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즈 항구는 온천으로 유명하였다. 온천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그는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왜왕 오진의 탐욕이 화를 부르는구나.’
와니는 옆자리에서 코를 골며 잠의 나락으로 떨어진 아치기의 등을 보며 마음속으로 그렇게
자꾸만 되뇌었다. _ 왜의 대륙 출병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관련 자료를 모으고 처음 집필에 들어간 것이 2010년,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이기에 쓰고 고치고, 부족하면 다시 공부를 위해 중단하면서 지금까지 완성한 것만 해도 원고지 3만 5천 매에 이릅니다. 그동안의 집필기간만 무려 12년이 걸린 셈입니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그리하여 더욱 우리는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계속 심어나갈 것입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사업’은 이에 대한 두려움이며 반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슴 뛰는 〈담덕〉의 ‘원대한 꿈’, ‘정복의 대장정’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 교역까지도 치밀하게 복원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광개토태왕 담덕』은 전체 10권으로 기획된 대하소설이다. 광개토태왕 탄생 전부터 죽음 이후 광개토태왕 능비 건립까지 다루게 될 것이다. 재위 기간 22년이지만 39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일생이 긴박감 있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출생과 사망 전후 40여 년에 걸친 격동의 역사는 담덕의 영토확장 전략에 따라 인접한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전투로 이어지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웅은 고난 속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구려 영웅 담덕의 탄생은 그 역사적 배경 속에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제1권 순풍과 역풍〉 : 담덕이 탄생하기 전인 고국원왕 재위 말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가 평양성 전투에서 백제군의 독화살을 맞아 전사한 것은 고구려로 볼 때 가장 뼈아픈 고난으로 점철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30여 년 전 후연의 모용황에게 부왕 미천왕의 유해를 도난당하고 태후와 왕후가 볼모가 되는 등 수난을 겪은 그는 결국 백제에 치욕적인 죽임을 당했다. 바로 왕손 담덕이 태어나기 5년 전의 일이었다. 후연부터 백제까지 고구려가 수난을 당한 30년 가까운 기간은 그 고난에 사무친 역사가 영웅 탄생의 토양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광개토태왕 탄생 이후가 아닌 그 이전부터 이 소설이 시작된 것은, 바로 그러한 역사적 배경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2권 천손신화〉 : 고구려의 개혁군주 소수림왕 시대로 광개토태왕 탄생을 다루고 있다. 대대로 왕후를 배출해 권력의 중심에 있던 연나부는, 그들과 다른 출신의 여인에게서 왕손 담덕이 태어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민다. 끝내 연나부는 지속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부욕살 하대곤과 밀약을 맺고, 그의 양아들 해평을 새로운 군주로 세우기 위해 반역을 도모한다.
해평은 고국원왕인 사유의 동생이자 당시 고구려를 대표하던 명장 무(武)의 아들이다. 이처럼 담덕은 고구려의 권력암투를 배경으로 한 어지러운 난국시대에 마침내 천손(天孫)으로 태어난다.

〈제3권 여명의 기운〉 : 담덕이 일곱 살 때 압록강 중류의 외가인 하가촌 무술도장으로 가서, 스승 을두미의 지도 아래 경서를 읽고 무술을 배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소수림왕이 지병으로 앓아누웠을 때, 드디어 해평을 고구려의 새로운 군주로 세우려는 연나부와 하대곤이 반역을 일으킨다. 이때 왕태제 이련과 계루부 출신의 국상 고계는 사전에 그들의 음모를 눈치 채고 쳐들어온 반역 세력을 물리친다.
끝내 반역에 실패한 해평은, 동부로 후퇴하는 길에 담덕을 죽이려고 하가촌 무술도장을 급습한다. 이때 을두미는 소년 호위무사 마동으로 하여금 담덕을 배에 태워 압록강에 띄우게 한 후, 자신은 해평의 무리들과 싸우다 끝내 쓰러진다.

〈제4권 고구려 천하관〉 : 담덕의 유랑 시절을 다루고 있다. 작은 배를 타고 마동과 함께 표류된 담덕은 서해바다 한가운데서 백제로 가는 동진의 사신단이 탄 무역선 선원들에 의해 구조된다. 이때 담덕의 나이 열한 살. 두 사람은 졸지에 신분을 숨긴 채 적국인 백제의 땅 갑비고차(강화도)에서 한동안 체류하다가, 마침내 동진의 대행수와 함께 다시 무역선을 타고 유랑의 길에 나선다.
그들은 어찌어찌 백제 상단을 따라 서역으로 명마를 사러간다. 지혜로운 결단으로 백제 상단과 헤어진 담덕과 마동은 장안 상단과 함께 전진 땅을 밟는다. 다시 전진의 수도 장안에서 산동까지 간다. 담덕은 그곳에서 고구려 유민의 자제들을 모집해 태극군을 만든다. 태극군은 고국양왕이 고구려 원정군을 이끌고 온 후연과의 요하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다. 부왕을 만나 국내성으로 개선한 담덕은 마침내 태자에 책봉된다(12세).

〈제5권 영락태왕〉 : 태자가 된 담덕은 무명선사로부터 고구려 무술을 집대성한 ‘무명검법’을 전수받는다. 국내성으로 돌아온 담덕은 대왕 직속 부대인 왕당군을 조직하고 활성화하는 데 전력한다. 담덕은 부왕 고국양왕의 뒤를 이어 ‘태왕’의 지위에 오른다. 그는 ‘영락’이란 연호를 쓰며 즉위 초부터 주변국들과 등거리 외교를 펼친다. 영락태왕은 곧 철천지원수인 백제를 공략하여 부소갑과 관미성을 함락시킨다. 고구려는 그곳에서 산동반도에 이르는 지역의 해상권을 확보한다.
평양성에 아홉 개 절이 완공되고, 곧 열린 평양성 대법회는 고구려의 기상이 주변 각국으로 뻗어나가는 신호탄이 된다. 이로써 태왕 담덕이 본격적으로 해외원정에 나서면서 정복군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제6권 상업의 길〉 : 태왕 담덕은 고구려를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먼저 경제부흥을 꿈꾼다. 수레가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 대상들이 자유롭게 내왕토록 하고, 요소요소에 역참을 설치하여 국내외 정보를 파악해 외적의 침략에 철저히 대비한다. 상업의 길은 전쟁시 군사들의 진군로 역할을 한다.
담덕은 태왕 직할 부대인 왕당군으로 하여금 거란의 비려부를 기습하게 하여 일거에 조공을 바치는 부용국으로 만든다. 한편 거란 서쪽의 북위와는 선린외교를 펼쳐 양수겸장의 전략으로 후연을 압박한다. 이에 따라 북위와 후연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담덕은 그 틈을 이용하여 수륙 양면작전을 펼쳐 백제의 도성인 한성을 공략한다.
태왕 담덕은 백제 아신왕으로부터 “영원한 노객(노예)가 되겠다”는 맹서를 받아내고, 고구려 제장들 앞에서 자신의 포부를 천명한다.

〈제7권 전쟁과 평화〉 : 고구려를 둘러싼 후연, 북위, 백제, 왜국의 정세가 요동친다. 후연 포로들의 시체를 불태워 요동벌판에 산처럼 쌓아올린 탁발규의 백골탑, 이에 복수로 눈이 먼 후연 모용수의 무모한 정벌 전쟁. 결국 모용수는 퇴각하는 수레 속에서 쓸쓸히 숨을 거두고 그의 아들들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내분에 휩싸인다.
태왕 담덕은 후연과 북위의 전쟁 틈을 타 드디어 요동성을 정벌한다. 죽은 원혼들을 달래고 백성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요동벌판이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7중석탑을 세운다. 잠시 평화로운 시기가 도래하나, 담덕은 평화 속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한다.
한편 바다 건너 왜국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서 건너간 도래인들의 세력다툼이 한창이다. 왜국왕 응신은 도래인들을 규합하여 대륙(고구려)을 침략할 음모를 꾸민다. 백제에서 건너간 목만치(소가노 마치)와 해평(고마 헤이)은 전략적 동맹을 맺는다. 이때 아직기와 왕인 박사를 비롯한 오경박사들이 일본의 강압적인 요구에 왜국으로 건너간다.

〈제8권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 중원의 길이 막혀 서역과의 교역과 거래에 평소 답답함을 느껴오던 태왕 담덕은 북방 초원로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먼저 해삼위(블라디보스톡)와 동북쪽의 큰 세력인 숙신족, 우제돌궐족을 정벌하기 위해 태왕 담덕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 무력과 교역으로 그들을 굴복시킨다. 나아가 북위를 지룃대 삼아 금산 아래 마지막 관문인 유연과 외교관계를 맺어 초원로 개척을 완성한다. 국내성에서 로마인 대진국까지 상업의 길이 뚫린 것이다.
한편 후연은 왕권을 둘러싼 골육상쟁으로 지리멸렬해져 가고, 그 틈을 타서 북위의 탁발규는 왕권을 강화하고자 운강 석불 조성 사업을 도모한다. 또한 바다 건너 왜국에서는 왜왕 오진이 도래인 세력을 규합하여 대륙 침략의 배를 띄운다. 바야흐로 일촉즉발 전쟁의 기운이 몰려든다.

작가정보

저자(글) 엄광용

“나의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경기도 여주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였다. 12년간 잡지사 기자 생활을 하다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구려연구회 회원이 되어 국내 답사를 다니던 중,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 일념으로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만주·백두산·실크로드 등 해외 답사를 다니면서 광개토태왕의 원정길을 추적하였다.
광개토태왕 자료는 비문의 내용이 거의 전부였으므로 자료조사의 한계를 느껴,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에 진학하여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러면서 고구려 역사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간접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였다.

1990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벽 속의 새」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그간 지은 책으로는 장편역사소설인 『사냥꾼들』, 『천년의 비밀』 등이 있고, 창작집으로『전우치는 살아 있다』와 『징비록에서 역사의 길을 찾다』등 다수의 책들을 집필하였다. 2015년에는 장편 역사소설 『사라진 금오신화』로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의 말

우리는 미래의 길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나는 이 소설을 쓰면서 단 한시도 이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광개토태왕 능비’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랄 수 있는 그의 발자취를 좇아 나는 20여 년 세월을 바쳤다. 우리의 핏속 강한 생명력의 DNA ‘영토 확장 정신’을 일깨우는 것, 이것이 담덕의 전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나는 20여 년간 역사 속에 가려진 광개토태왕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조각난 자료들을 수집하고, 흔적이 지워진 역사 현장을 답사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 조각난 자료들의 퍼즐 맞추기는 지난하고 지루한 작업이었다. 자칫 역사의 팩트에서 벗어나기 쉬운 일이므로, 근거 불충분한 상상력으로 그 공간을 메우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고구려 생활상을 다룬 저술들과 이웃 나라와의 물산 교역, 전통 무속신앙과 종교의 합류 과정, 지리적 특성과 그곳에서 나는 특산물들, 나무와 풀과 생명체들을 통하여 역사 퍼즐을 복원하는 데 나는 온 힘을 다하였다.
중국 둔황을 거쳐 실크로드를 답사했을 때, 고비사막 가운데서 본 기억이 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지평선이었는데, 시야를 최대한 넓혀서 바라보면 둥그스름한 직선의 형태였다. 그것이 바로 ‘광야’였다. 1천5백여 년 전 광개토태왕은 말을 타고 이러한 광야를 달리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 하는 심정이 되기도 했다. 생각이 한반도에만 갇혀 있던 내게 노마드 정신을 일깨워주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39세의 짧은 일생 중 상당 부분을 저 초원의 광야를 질주하며 말 위에서 보낸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은 이미 역사 속의 원형질로 돌아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소설을 통하여 그 원형질의 동력을 찾아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였다.
소설 속에서 그 동력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지만, 분명 광개토태왕이 광야를 달리는 말발굽 소리를 통해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네트워크를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물처럼 엮여진 정보의 유통망을 통하여, 독자들이 새로운 미래의 시간을 열어가는 동력을 확보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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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개토태왕 담덕 8: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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