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5: 영락태왕
2023년 03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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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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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과 사망 전후 40여 년에 걸친 격동의 역사는 담덕의 영토확장 전략에 따라 인접한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전투로 이어지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웅은 고난 속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구려 영웅 담덕의 탄생은 그 역사적 배경 속에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제1권 순풍과 역풍〉 : 담덕이 탄생하기 전인 고국원왕 재위 말년부터 시작된다. 그가 평양성 전투에서 백제군의 독화살을 맞아 전사한 것은 고구려로 볼 때 가장 뼈아픈 고난으로 점철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30여 년 전 후연의 모용황에게 부왕 미천왕의 유해를 도난당하고 태후와 왕후가 볼모가 되는 등 수난을 겪은 그는 결국 백제에게까지 치욕적인 죽임을 당했다. 바로 왕손 담덕이 태어나기 5년 전의 일이었다. 후연부터 백제까지 고구려가 수난을 당한 30년 가까운 기간은 그 고난에 사무친 역사가 영웅 탄생의 토양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광개토태왕 탄생 이후가 아닌 그 이전부터 이 소설이 시작된 것은, 바로 그러한 역사적 배경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2권 천손신화〉 : 고구려의 개혁군주 소수림왕 시대로 광개토태왕 탄생을 다루고 있다. 대대로 왕후를 배출해 권력의 중심에 있던 연나부는, 그들과 다른 출신의 여인에게서 왕손 담덕이 태어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민다. 끝내 연나부는 지속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부욕살 하대곤과 밀약을 맺고, 그의 양아들 해평을 새로운 군주로 세우기 위해 반역을 도모한다. 해평은 고국원왕인 사유의 동생이자 당시 고구려를 대표하던 명장 무(武)의 아들이다. 이처럼 담덕은 고구려의 권력암투를 배경으로 한 어지러운 난국시대에 마침내 천손(天孫)으로 태어난다.
〈제3권 여명의 기운〉 : 담덕이 어린 시절을 국내성에서 보내고 일곱 살 때 압록강 중류의 외가인 하가촌 무술도장으로 가서, 스승 을두미의 지도 아래 경서를 읽고 무술을 배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경서와 무술은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로서의 덕목을 익히는데 필수적인 양 날개와도 같은 것이다. 소수림왕이 지병으로 앓아누웠을 때, 드디어 해평을 고구려의 새로운 군주로 세우려는 연나부와 하대곤이 반역을 일으킨다. 이때 왕태제 이련과 계루부 출신의 국상 고계는 사전에 그들의 음모를 눈치 채고 미리 철저히 대비해 국내성으로 쳐들어온 반역 세력을 물리친다. 반군이 국내성을 들이칠 때부터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 것도 반역의 무리들을 소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세찬 빗줄기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끝내 반역에 실패한 해평은, 동부로 후퇴하는 길에 담덕을 죽이려고 하가촌 무술도장을 급습한다. 이때 을두미는 소년 호위무사 마동으로 하여금 담덕을 배에 태워 압록강에 띄우게 한 후, 자신은 해평의 무리들과 싸우다 끝내 쓰러진다. 한편 담덕과 마동이 탄 작은 배는 밤새 내린 폭우로 인해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거친 풍랑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제4권 고구려 천하관〉 : 담덕의 유랑 시절을 다루고 있다. 작은 배를 타고 마동과 함께 표류된 담덕은 서해바다 한가운데서 백제로 가는 동진의 사신단이 탄 무역선 선원들에 의해 구조된다. 이때 담덕의 나이 열한 살, 마동은 그보다 다섯 살 많은 열여섯 살이다. 두 사람은 졸지에 신분을 숨긴 채 적국인 백제의 땅 갑비고차(강화도)에서 한동안 체류하다, 마침내 동진의 대행수와 함께 다시 무역선을 타고 유랑의 길에 나선다.
그들은 일단 동진의 수도 건강으로 가서, 다시 그곳에서 백제 상단을 따라 서역으로 명마를 사러간다. 300여 두의 말을 이끌고 돌아오는 길에 고비사막에서 마적 떼와 일대 전투를 벌이던 중 장안 상단을 만나 도움을 받는다. 이때 지혜로운 결단으로 백제 상단과 헤어진 담덕과 마동은 장안 상단과 함께 전진의 땅을 밟는다. 다시 전진의 수도 장안에서 중원의 화북 지역 대평원과 황하 줄기를 따라 산동까지 간다. 담덕은 그곳에서 고구려 유민의 자제들을 모집해 태극군을 만든다. 담덕이 이끄는 태극군은 고국양왕이 고구려 원정군을 이끌고 온 후연과의 요하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다. 이때 비로소 담덕은 부왕을 만나 국내성으로 개선한다. 열두 살이 된 담덕은 마침내 태자에 책봉된다.
〈제5권 영락태왕〉 :
태자가 된 담덕은 무명선사로부터 고구려 무술을 집대성해 새롭게 창안한 ‘무명검법’을 전수받는다. 국내성으로 돌아온 담덕은 대왕 직속 부대인 왕당군을 조직하고 활성화하는 데 전력한다.
담덕은 부왕 고국양왕의 뒤를 이어 중국의 황제와 동격이라 할 수 있는 ‘태왕’의 지위에 오른다. 그는 ‘영락’이란 연호를 쓰며 즉위 초부터 주변국들과 등거리 외교를 펼친다.
영락태왕은 곧, 조부인 고국원왕 때부터 철천지원수인 백제를 공략하여 부소갑과 관미성을 함락시킨다. 고구려는 그곳에서 산동반도에 이르는 지역의 해상권을 확보한다.
한편 담덕이 태자로 책봉될 때부터 짓기 시작한 평양성의 아홉 개 절이 완공된다. 평양성의 대법회는 고구려의 기상이 주변 각국으로 뻗어나가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로써 태왕 담덕이 왕당군을 이끌고 본격적으로 해외원정에 나서면서 정복군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제1장|무명검武名劍
제2장|소금과 철
제3장|왕당군王幢軍
제4장|영락태왕
제5장|관미성전투
제6장|평양성 대법회
“정복 군주로 뻗어나갈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인삼에 소금과 철, 그리고 서역의 명마까지 얻는다면 우리 고구려는 곧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옵니다. 그 재화로 무기와 갑옷을 만들고 군사들을 길러 불국정토의 나라로 우뚝 서게 한다면, 어느 누구도 감히 우리 고구려를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로 만들 수 있사옵니다.”
담덕은 그동안 꿈꾸어 오고 있던 자신의 생각을 부왕 앞에 당당하게 털어놓았다.
동굴에서 빈 그릇을 싼 보자기를 들고 산막 도장으로 내려오면서 소진은 담덕 태자의 얼굴을 떠올렸다. 눈이 시원하게 크고 이마가 번듯하며, 그 양편으로 흐르는 관골이 알맞게 좌우 형상을 잡아주고, 또한 밑에서 받쳐 주는 턱이 든든하여 전체 얼굴 모양이 안정감을 갖춘 미남형이었다.태자의 아버지가 바로 고구려 대왕 이련이니 만약에 자신이 당시 왕자비로 간택되었다면 저런 듬직한 아들을 낳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 저 밑바닥에 가라앉았던 저릿한 아픔이 가슴으로 치밀고 올라왔다.
“이제부터 짐은 고토를 회복해 동명성왕의 꿈을 실현하는 데 이 한 몸 바칠 각오가 되어 있소.그리하여 조선시대처럼 천자의 나라를 회복하고, 주변국을 제후국으로 만들어 단군왕검의 홍익인간 정신을 실천에 옮길 것이오.
그 첫 번째 나라는 숙적 백잔이오. 관미성은 적국의 국도 한성으로 들어서는 관문 역할을 하는 곳. 그곳을 쳐서 백잔의 해로를 차단함으로써 발해만을 비롯한 서해의 해상권을 회복할 생각이오.”
“우리 고구려는 지금부터 영락永樂이란 연호를 사용할 것입니다. 그 뜻은 ‘영원한 즐거움’인데, 이는 곧 영원한 평화의 세상을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우리 고구려는 저 중원의 황제와 달리 태왕太王이라 칭하기로 했습니다. 자, 다 같이 태왕 폐하에게 충성을 맹세토록 합시다. 천자의 나라 고구려 만세! 태왕 폐하 만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라
〈담덕〉의 고구려, 오늘의 대한민국입니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이다.
관련 자료를 모으고 처음 집필에 들어간 것이 2010년,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이기에 쓰고 고치고, 부족하면 다시 공부를 위해 중단하면서 지금까지 완성한 것만 해도 원고지 2만 5천 매에 이른다. 그동안의 집필 기간만 무려 12년이 걸린 셈이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이다. 그리하여 더욱 우리는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계속 심어나갈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사업’은 이에 대한 두려움이며 반발이다.
가슴 뛰는 〈담덕〉의 ‘원대한 꿈’, ‘정복의 대장정’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이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이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 놓은 것처럼 허술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른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 교역까지도 치밀하게 복원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이다.
작가정보
“나의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경기도 여주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였다. 12년간 잡지사 기자 생활을 하다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구려연구회 회원이 되어 국내 답사를 다니던 중,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 일념으로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만주·백두산·실크로드 등 해외 답사를 다니면서 광개토태왕의 원정길을 추적하였다.
광개토태왕 자료는 비문의 내용이 거의 전부였으므로 자료조사의 한계를 느껴,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에 진학하여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러면서 고구려 역사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간접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였다.
1990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벽 속의 새」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그간 지은 책으로는 장편역사소설인 『사냥꾼들』, 『천년의 비밀』 등이 있고, 창작집으로『전우치는 살아 있다』와 『징비록에서 역사의 길을 찾다』등 다수의 책들을 집필하였다. 2015년에는 장편 역사소설 『사라진 금오신화』로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의 말
우리는 미래의 길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나는 이 소설을 쓰면서 단 한시도 이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광개토태왕 능비’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랄 수 있는 그의 발자취를 좇아 나는 20여 년 세월을 바쳤다. 우리의 핏속 강한 생명력의 DNA ‘영토 확장 정신’을 일깨우는 것, 이것이 담덕의 전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나는 20여 년간 역사 속에 가려진 광개토태왕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조각난 자료들을 수집하고, 흔적이 지워진 역사 현장을 답사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 조각난 자료들의 퍼즐 맞추기는 지난하고 지루한 작업이었다. 자칫 역사의 팩트에서 벗어나기 쉬운 일이므로, 근거 불충분한 상상력으로 그 공간을 메우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고구려 생활상을 다룬 저술들과 이웃 나라와의 물산 교역, 전통 무속신앙과 종교의 합류 과정, 지리적 특성과 그곳에서 나는 특산물들, 나무와 풀과 생명체들을 통하여 역사 퍼즐을 복원하는 데 나는 온 힘을 다하였다.
중국 둔황을 거쳐 실크로드를 답사했을 때, 고비사막 가운데서 본 기억이 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지평선이었는데, 시야를 최대한 넓혀서 바라보면 둥그스름한 직선의 형태였다. 그것이 바로 ‘광야’였다. 1천5백여 년 전 광개토태왕은 말을 타고 이러한 광야를 달리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 하는 심정이 되기도 했다. 생각이 한반도에만 갇혀 있던 내게 노마드 정신을 일깨워주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39세의 짧은 일생 중 상당 부분을 저 초원의 광야를 질주하며 말 위에서 보낸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은 이미 역사 속의 원형질로 돌아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소설을 통하여 그 원형질의 동력을 찾아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였다.
소설 속에서 그 동력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지만, 분명 광개토태왕이 광야를 달리는 말발굽 소리를 통해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네트워크를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물처럼 엮여진 정보의 유통망을 통하여, 독자들이 새로운 미래의 시간을 열어가는 동력을 확보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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