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효이익 포기 추정 법리의 변화 - 대법원 2025. 7. 24. 선고 대법원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 영문명: The Evolution of the Presumed Waiver of the Benefit of Prescription : Focused on the Supreme Court En Banc Decision 2023Da240299 Delivered on July 24, 2025 -
• 발행기관: 한국재산법학회
• 저자명: 김나래(Na Rae Kim)
• 간행물 정보: 『재산법연구』第42卷 第3號, 211~239쪽, 전체 29쪽
• 주제분류: 법학 > 법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5.11.30

국문 초록

본 논문은 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반세기 이상 유지되어 온 ‘시효이익 포기 추정 법리’의 폐기와 그 법리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종전 판례는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일부 변제나 채무승인을 한 경우, 시효완성 사실을 인지하고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이는 채무자의 내심적 의사와 무관하게 법적 불이익을 부과하여 형평성과 적법절차 원리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법원은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여 해당 추정 법리를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시효완성 사실의 인식 여부와 시효이익 포기 의사의 존재를 사건별로 세밀히 심리·판단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리 구조를 정립하였다. 이번 판결은 소멸시효 제도를 채권자 중심의 권리확보 체계에서 채무자 보호 중심의 형평적 제도로 재조정한 올바른 방향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법원은 행위의 외형보다 내재된 의사와 사회적 맥락을 중시하는 사실심리 중심의 판단체계를 강화하였으며, 경험칙에 근거한 추정 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여 채무자의 실질적 방어권 보호를 실현하였다. 동시에 권영준 대법관의 보충의견이 제시한 ‘채권자의 시간’과 ‘채무자의 시간’의 구분은 시효제도의 단계적 보호 구조를 이론적으로 정립한 해석틀로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 전환은 입증책임의 전환으로 인한 채권자의 부담 증대, 소송 장기화, 법원의 사실심리 부담 등 현실적 과제를 남기고 있다. 향후 입법적 보완을 통해 증명기준을 합리화하고, 분쟁조정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실무적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본 판결은 단순한 판례 변경이 아니라, 소멸시효 제도의 본질을 채무자 보호와 실질적 정의 실현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결합시킨 법리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룬 판례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판결이 제시한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정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시효제도를 확립하는 데 있다.

영문 초록

This paper analyzes the Supreme Court’s en banc decision of July 24, 2025 (Case No. 2023Da240299), which abolished the long-standing doctrine of the “presumed waiver of the benefit of prescription,” along with its legal meaning and institutional implications. For more than half a century, Korean case law presumed that when a debtor made a partial payment or acknowledged a debt after the completion of the limitation period, the debtor was aware of such completion and thus waived the benefit of prescription. However, this presumption was criticized for imposing unfavorable legal consequences on debtors regardless of their genuine intent, thereby violating the principles of fairness and due process. The Supreme Court, acknowledging these criticisms, officially abolished the presumption and established a new framework requiring case-by-case factual examination of whether the debtor recognized the expiration of the limitation period and expressed a clear intent to waive the benefit of prescription. This ruling marks a decisive shift in the interpretation of the statute of limitations—from a creditor-oriented system toward a more equitable structure centered on debtor protection. The Court emphasized the debtor’s actual intent and social context over the formal appearance of conduct, reinforcing a fact-finding approach and correcting the structural imbalance created by the experience-based presumption. Moreover, Justice Kwon Young-jun’s supplementary opinion introducing the conceptual distinction between “the creditor’s time” and “the debtor’s time” provides a theoretical framework for understanding the progressive protective structure of the limitation system. Nevertheless, this doctrinal transformation poses practical challenges, such as the increased evidentiary burden on creditors, prolonged litigation, and greater judicial workload in fact-finding. It is therefore necessary to introduce legislative measures to rationalize evidentiary standards and enhance predictability through the activation of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mechanisms. Ultimately, this decision represents not merely a change in precedent but a paradigm shift that redefines the essence of the limitation system by linking it to constitutional values—debtor protection and the realization of substantive justice. Future efforts should focus on institutionalizing these principles to maintain a sustainable balance between legal stability and justice.

목차

Ⅰ. 서론

Ⅱ. 판결개요

Ⅲ. 시효이익 포기 추정 법리에 관한 쟁점

Ⅳ.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 변경에 관한 주요 쟁점

Ⅴ. 법리 변경의 한계와 사회적 영향

Ⅵ. 결론

참고문헌

키워드

시효이익 포기 추정 법리 폐기 전원합의체 판결 법적 안정성과 실질적 정의 채무자 보호 Waiver of Benefit of Prescription Abolition of Presumption Doctrine Supreme Court en Banc Decision Legal Stability and Substantive Justice Debtor Prot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