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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 10

김명호 지음
한길사

2025년 06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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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83.29MB)
ISBN 9788935678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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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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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네버엔딩 스토리 『중국인 이야기』가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일기나 편지는 물론 글을 본격적으로 써본 적 없는 저자 김명호가 대형 기획 『중국인 이야기』 열 권을 출간하는 경이로운 일을 해냈다.

집필 기간 17년, 사진 2,000여 장, 등장인물 1,000여 명을 소개한 대형기획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가 열 권으로 대서사를 마무리했다. ‘아라비안 나이트’가 아닌 ‘차이니즈 나이트’로 펼쳐진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에서 저자 김명호는 독보적 시각과 탁월한 필력으로 파란만장한 중국인 이야기를 종횡무진 펼쳐놓는다.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에서는 개성 넘치는 인물과 문화, 그에 얽힌 역사 이면의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고 저자 김명호가 상상력을 가미해 독특하고 특유한 문체 미학으로 창출해냈다. 수많은 혁명가, 지식인, 예술가 등 거대 서사에 가려진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인간사의 희비극과 그들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중국 근현대사의 복잡한 퍼즐이 어느새 머릿속에서 맞춰진다. 열 권이나 되는 시리즈이지만 어디를 펼쳐놓고 읽어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이유다. “글은 고칠수록 좋아진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저자 김명호도 한번 쓴 글을 여러 차례 고치고 또 고쳐서 독자들을 마법에 빠져들게 한다.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만큼 사람 냄새 나는 흥미진진한 정보와 사진 자료를 제공하는 책은 드물다. 명동 중국 책방에서 궈모뤄(郭沫若)의 단편 소설 「낙엽」(落葉) 첫머리에 “흐르는 물에 자신을 의탁해 떠내려가는 낙엽이여”라는 문구가 너무 아름다워 중국 문학에 빠졌다는 저자 김명호는 1차 자료인 사진을 구하기 위해 중국, 대만, 홍콩 구석구석을 발품 팔았다. 사진 한 장에 3,000달러를 치르고 구입한 적도 있다. 1,000여 명의 인물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꼽은 사람은 린뱌오(林彪)였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군인이지만 평생 무기를 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보다 중국 사정을 더 잘 알기에 ‘중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는 김명호는 중국이 우리보다 문화·정치 면에서 뒤떨어졌다는 인식을 바꾸고 국제정세를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중국의 문화와 정치 구조를 지식인과 정치인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요즘 한·중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된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양국이 제대로 싸우고 나서 만나면 더 반가울 것이라며 양국이 지혜로울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1 미·중 관계 정상화
013 비밀 만남
033 유일한 합법 정부
057 미·중 수교
069 미국의 양다리
107 덩샤오핑의 미국 방문

2 동북 쟁탈전
121 대만 정치작전 대부 왕셩
139 장징궈의 두 아내
161 만주사변의 서막
171 무저항장군 장쉐량

3 혼돈에 빠진 만주
185 만주의 구세주
197 헌병대위 아마카스
207 만주국 집정 푸이 옹립
225 만주에 둥지 튼 일본 개척단
237 만몽은 세계평화의 고향
249 개척단의 이민과 최후
259 신분세탁소

4 문화 혼혈아
275 비극미 넘치는 리샹란
287 리샹란에 홀린 아마카스
303 만국통용 리샹란

5 국·공 양당의 전쟁터
327 시간 끌기 평화담판
343 린뱌오의 팔로군
355 동북 패권 쟁취
367 국·공 내전의 조종자
379 국·공전쟁 승리의 초석
395 계급 수여식

6 일본과 중국의 훈풍
411 리틀 쑨 웨이리황
429 영웅 떠난 세상
435 대일공작위원회 출범

7 지식인의 향연
461 젊은 지식인들의 우상
471 『자유중국』의 진정한 영혼
491 중국 최후의 사대부
503 천하의 기재(奇才) 예궁차오

8 백색 공포시대와 문성시대
519 대만 덮친 경제위기
531 백색공포
545 계엄령 시대
557 공자 77대 직계종손 쿵더청

“좌(左) 우(右)를 잘 살펴야 한다. 좌는 허황된 소리와 거짓말을 잘한다. 우는 기회주의자다. 우리가 바라는 것을 상대가 제안하게 만드는 것이 외교다.”_40쪽

“제안한 문건을 봤다. 5년 전 닉슨 대통령과 협의한 내용은 양국 관계 정상화의 기점이었다. 그간 발전은커녕 후퇴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인끼리 해결할 문제다. 중국인들은 해결할 능력이 있다. 미국 친구들이 우리 대신 걱정할 이유가 없다. 미국은 우리에게 대만을 무력으로 해방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고 싶어 한다. 엄밀히 말하면 내정간섭이다. 미국의 전략은 북극곰(소련)에게만 유리할 뿐이다.”_64쪽

“모두가 공평하게 빈곤에 허덕이는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진정한 사회주의의 목표는 모두가 잘사는 것이다. 다들 잘살려면 서구의 과학과 선진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서구 자본의 유입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_111쪽

대륙 시절, 장징궈는 남에게 털어놓지 못할 사연이 있었다. 소련에서 결혼한, 점잖고 약점 없는 소련인 부인 몰래, 3년간 동거한 중국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아들이 있었다. 부친과 세상 눈치 보느라 돌보지 않은 두 아들이 번듯하게 성장하기까지는 왕셩의 지극한 정성이 절대적이었다._134쪽

장제스는 중국 근대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복잡한 사람이었다. 청년 시절 혁명가, 유학을 신봉하는 도학가(道學家), 상하이 조계(租界)의 플레이보이, 증권시장의 투기꾼, 사창가에서 밤을 지새우는 난봉꾼 등 신분이 다양했다. 청년 장제스는 자신이 모순덩어리라는 것을 알았다. 일기를 이용해 자신과 투쟁하며 병적일 정도로 무모하고 황당한 사생활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아들도 그러기를 바랐다. 가끔, 장징궈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곤 했다._139쪽

중국 영토인 동북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자웅을 겨뤘다. 청나라 정부는 자국 경내에서 벌어진 북극곰과 섬나라 원숭이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았다. 중립을 선언하고 방관했다. 동북 주민들만 골탕을 먹었다. 승리가 일본 쪽으로 기울자 미국이 조정에 나섰다. 코딱지만 한 군항 도시 포츠머스에서 러시아와 일본의 강화회담이 열렸다. ‘포츠머스조약’은 러시아와 일본의 중국 동북지역 이익 나눠 먹기였다._163쪽

11월 10일 새벽, 낡아빠진 승용차 한 대가 톈진의 일본 조계를 빠져나왔다. 트렁크에 청 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짐짝처럼 쭈그리고 있을 줄은 아무도 상상 못 했다._196쪽

“마오 주석은 중국 인민과 일본 인민은 오직 하나의 적(敵)만 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는 말을 했다. 일본 인민의 적은 일본 제국주의, 중국 인민의 적은 중국 민족의 변절자라고 단언했다. 백골이 된 이 사람들은 제국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_256쪽

“나는 만주에서 태어나 만주에서 성장했다. 18세 되던 해 가을, 단기간 도쿄를 여행하기 전까지 일본에 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일본인 틈에 있을 때는 일본어를 쓰고 리샹란이라는 중국 이름이 생긴 후에는 중국어로 말하고 중국어로 노래하고 연기했다. 국적이 분명하지 않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하나는 조국이고 다른 하나는 고국이기 때문이다. 어디가 조국이고 어디가 고국이냐 물으면 대답을 못 한다. 우물거리다 우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나는 두 나라에서 사랑받았고 나도 두 나라를 사랑한다.”_278쪽

“학우나 교사들은 내가 일본인인 줄 몰랐다. 교내 집회에 참석해도 그냥 앉아만 있었다. 거리에서 시위대와 마주치면 골목으로 뛰어 들어갔다. 경찰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쓰러진 중국인을 보면 벽에 머리를 묻고 울었다. 나를 문화 혼혈아로 만든 아버지를 원망했다.”_297쪽

“적은 강하고 우리는 약하다. 우리 부대는 사방팔방에서 온 병력이다. 생각이 제각각이다. 휴식과 교육이 절실하다. 아직 본격적인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 패잔병의 퇴각이 아니다. 적장 두위밍은 동남아 열대 지역에서 장기간 지원군을 지휘했다. 동북의 한파를 견디기 힘들다. 우리에게 기회가 올 날이 머지않았다.”_365쪽

“공비(共匪)들은 내가 갖기를 바라는 것과 우리 당이 갖지 못한 조직과 기율, 도덕성을 완벽히 갖추었다. 무슨 일이건 철저히 연구하고 토론하고 실천에 옮긴다. 우리 기간요원 대부분은 머리 쓰는 것을 싫어하고, 연구할 생각을 안 한다.”_425쪽

“상대가 오면 대화를 나누고 싶다. 말로 묵혔던 체증이 풀려도 좋고, 안 풀려도 좋다. 몰려오는 불길이 맹렬하다. 중요한 물건은 빨리 꺼내야 한다. 바람 그치기 기다렸다간 모두 재가 된다. 주석은 다나카 총리와 오히라 외무대신이 베이징에 와서 저우언라이
총리와 회담하기를 희망한다.”_450쪽

“학술서적이건 문학작품이건 유행을 탄 책들은 선전문이나 다름없다. 사색의 원천이 될 몇십 권이면 충분하다. 사색이 없는 사람은 행동이 거칠고 염치를 모른다. 사색은 사고가 한곳에 정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을 진보나 보수라 규정하는 사람
들은 변기통에서 꿈틀거리는 구더기나 다름없다.”_464쪽

“청년 시절 친분이 두터웠던 일본의 군·정계 요인들을 두루 만나라. 중·일 관계는 복잡하다.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실리를 취하는 것이 외교다. 농담 속에 진심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현란한 칼춤을 추고 와라.”_519쪽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네버엔딩 스토리 『중국인 이야기』가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일기나 편지는 물론 글을 본격적으로 써본 적 없는 저자 김명호가 대형 기획 『중국인 이야기』 열 권을 출간하는 경이로운 일을 해냈다.

집필 기간 17년, 사진 2,000여 장, 등장인물 1,000여 명을 소개한 대형기획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가 열 권으로 대서사를 마무리했다. ‘아라비안 나이트’가 아닌 ‘차이니즈 나이트’로 펼쳐진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에서 저자 김명호는 독보적 시각과 탁월한 필력으로 파란만장한 중국인 이야기를 종횡무진 펼쳐놓는다.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에서는 개성 넘치는 인물과 문화, 그에 얽힌 역사 이면의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고 저자 김명호가 상상력을 가미해 독특하고 특유한 문체 미학으로 창출해냈다. 수많은 혁명가, 지식인, 예술가 등 거대 서사에 가려진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인간사의 희비극과 그들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중국 근현대사의 복잡한 퍼즐이 어느새 머릿속에서 맞춰진다. 열 권이나 되는 시리즈이지만 어디를 펼쳐놓고 읽어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이유다. “글은 고칠수록 좋아진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저자 김명호도 한번 쓴 글을 여러 차례 고치고 또 고쳐서 독자들을 마법에 빠져들게 한다.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만큼 사람 냄새 나는 흥미진진한 정보와 사진 자료를 제공하는 책은 드물다. 명동 중국 책방에서 궈모뤄(郭沫若)의 단편 소설 「낙엽」(落葉) 첫머리에 “흐르는 물에 자신을 의탁해 떠내려가는 낙엽이여”라는 문구가 너무 아름다워 중국 문학에 빠졌다는 저자 김명호는 1차 자료인 사진을 구하기 위해 중국, 대만, 홍콩 구석구석을 발품 팔았다. 사진 한 장에 3,000달러를 치르고 구입한 적도 있다. 1,000여 명의 인물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꼽은 사람은 린뱌오(林彪)였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군인이지만 평생 무기를 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보다 중국 사정을 더 잘 알기에 ‘중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는 김명호는 중국이 우리보다 문화·정치 면에서 뒤떨어졌다는 인식을 바꾸고 국제정세를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중국의 문화와 정치 구조를 지식인과 정치인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요즘 한·중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된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양국이 제대로 싸우고 나서 만나면 더 반가울 것이라며 양국이 지혜로울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개방하면 저절로 되는 것이 개혁이다
“중국인은 싸움을 좋아한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전쟁이 없어도 적은 있다.”_48쪽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도 19세기부터 100여 년을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축으로 동서 냉전체제가 형성되었다.
1969년 중·소 국경 분쟁 이후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있던 중국은 미국 탁구대표팀을 초청했다. 핑퐁외교다. 이를 서막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의 막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중국은 미국과 동맹을 맺는다면 소련에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미국은 중국과 관계를 구축하면 소련과의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화해 분위기를 만든 일등 공신은 미국의 외교 황제 키신저와 중국 최고의 외교관 저우언라이다. 이들의 숨 막히는 007작전 덕에 미국과 중국은 적대 관계를 청산하게 된다.
1979년 1월 1일, 미국과 중국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다. 중국의 개혁과 개방도 시작된다. 수교 협정서 서명 잉크가 마르자마자 3주 후 덩샤오핑은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9일간 방문한다. 전 세계를 진동시킨 대형 사건이었다. 덩샤오핑은 몸살을 앓으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챙길 것은 다 챙긴다.

■장징궈의 두 아내와 아들 쌍둥이
장제스의 장남 장징궈는 소련 유학 시절에 만난 소련 부인과 3남 1녀의 자녀가 있었다. 장제스는 검소하고 나대지 않는 소련 며느리에게 장팡량(蔣方良)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총애했다. 이런 부인을 두고서도 장징궈는 삼민주의청년단 간부훈련반 1기 출신으로 젊고 예쁜 과부 장야뤄(章亞若)와 3년간 동거하면서 쌍둥이 아들을 낳는다.
장야뤄가 출산 후 6개월 만에 의문의 죽임을 당하자 장징궈의 최측근 왕셩이 쌍둥이 아들을 대만으로 데리고 나와 번듯하게 키워낸다. 장징궈의 3남 1녀 모두 불우한 생활을 했지만 내던져진 쌍둥이 형제는 외교계와 교육계에서 승승장구했다. 한 명은 외교부장, 다른 한 명은 명문대 총장이 되었다.

■제국주의 열강의 동북 쟁탈전
동북(만주)은 땅이 넓었다. 수력자원과 석유·석탄·금속의 매장량이 엄청났으며 철도망도 발달해 있었다. 중국의 변방이었던 동북은 20세기 들어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을 받는다. 1905년 러·일전쟁 승리 후 다롄과 뤼순에서 창춘까지의 철도운영권을 거머쥔 일본은 동북에 국책회사 남만주철도주식회사(만철)를 설립한다. 관동군이라는 철도수비대까지 거느린 만철은 일본 군국주의의 대중(對中) 정치·경제·문화 침투의 첫발을 의미했다.
1931년 9월 18일 일본 관동군이 류탸오호에서 만철 선로를 스스로 폭파하고 동북군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만주사변을 자작극으로 연출함으로써 15년간 계속된 중·일전쟁의 막이 오른다. 만주사변 배후에는 만철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 만철은 일본 식민통치의 도구에 불과했지만 인재배양이나 경영방식에서는 뛰어났다. 재능만 있으면 남녀, 학력 불문이었다.
1932년 일본은 만주를 중국 본토와 역사적·지리적으로 별개의 지역으로 분리하고 인공국가인 만주국을 수립한 뒤 자신들의 꼭두각시가 되어줄 국가 원수로 청(淸) 마지막 황제 푸이에게 눈독을 들인다. 아마카스 마사히코가 맡아 푸이를 만주로 데려와 마음껏 조종한다. 푸이는 황제 소리를 듣기 위해 동북의 영토와 주권을 깡그리 일본에 내주고 일본 관동군은 14년간 푸이를 전면에 내세워 만주국을 간접 통치했다.

1911년 신해혁명 이후 만주에서 주도권을 잡은 장쉐량은 중국 최강의 부대 동북군을 지휘한다. 하지만 관동군에게 저항 한 번 못 하고 동북을 포기한 무저항장군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이 사건은 일본의 전면적인 만주사변으로 전개된다.

“1931년 9월 18일 밤, 관동군의 도발에 대응하지 말라는 지시는 내가 내렸다. 괴물의 광적(狂的)인 행동을 예상 못 한 판단 착오였다. 나는 역사의 죄인이다.”_180쪽

■일본의 생명선인 동북을 점령하라
1931년 9월, 광대한 동북을 점령한 일본의 만척(만주척식주식회사)은 만주 이민을 장려했다. 일본 영토에 일본인이 가는 것은 이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민을 개척민으로, 이민단은 개척단으로, 이민사업은 개척사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만주국은 일본 농민들에게는 희망의 땅이었다. 한때 음지에서 일했던 일본 남녀들에게는 신분세탁소였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 원자탄이라는 괴물의 불구덩이에 무릎을 꿇은 일본은 개척단에게 집단 자살을 요구했고 살아남은 개척단원들은 중국 여인과 가정을 꾸리거나 중국 남자와 결혼해야 했다.
일본 이민과 개척단은 일본 침략정책의 도구였으며 중국인에게 재난을 안겨준 가해자(加害者)였고 일본 침략 전쟁의 수해자(受害者)였다.

■문화 혼혈아 리샹란
관동군은 일본 민족의 우수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국책선전기관 주식회사 만주영화협회(만영)를 설립하고 아마카스 마사히코가 이사장에 취임해 문화예술 공작을 진두지휘한다. “만주국 14년간 만주의 낮은 관동군이 지배하고 밤은 아마카스의 천하였다”고 평가할 만큼 아마카스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아마카스는 “선전영화는 우선 재미있고 교묘해야 한다”며 동양 제일의 영화제작 환경을 만들고 리샹란을 배우로 영입한다.
만주에서 태어났지만 조국은 일본인 리샹란은 이름도 복잡하고 국적도 불분명했다. 리샹란, 야마구치 요시코, 리꼬랑, 이향란, 판수화(潘淑華)는 동일인이었다. 중국인인 줄 알았는데 일본인이고 성도 복잡하고 성장 배경도 단순하면서 복잡했다. 만주국 존속 14년간 리샹란은 노래와 연기로 중국인을 홀리고 전선에 있는 일본군의 사기를 진작하는 데 한몫했다. 리샹란은 한간(漢奸)으로 몰려 사형에 처해질 뻔했지만 일본인임이 증명되어 일본에 귀국해 참의원(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 일생을 다룬 영화, 드라마도 만들어졌다.

■국·공 양당 전쟁터가 된 동북
“지휘관이 누구냐에 따라 약자가 강자로 변하는 것이 강자가 약자로 바뀌는 것보다 수월하다.”_360쪽
소련군이 철수하자 동북(만주)은 이내 국민당과 공산당의 전쟁터로 변한다. 장제스와 마오쩌둥은 어떤 나라를 건설할지를 주제로 평화회담을 열었지만 실제는 내전을 치르기 위한 시간 끌기 회담이었다.
동북의 패권을 쟁취하기 위해 린뱌오는 동북 문제는 중국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오쩌둥도 이에 동의한다. 미국이 제공한 최신 무기로 무장한 국민당 군의 두위밍과 잡군이나 다름없는 린뱌오의 팔로군이 슈수이허에서 전투를 벌인다. 린뱌오는 3일 만에 두위밍 군을 섬멸한다. 1차는 린뱌오, 2차와 3차는 천밍런, 3차는 린뱌오가 승리한다.

■일본과 중국에 불어온 훈풍
“몰려오는 불길이 맹렬하다. 중요한 물건은 빨리 꺼내야 한다.
바람 그치기 기다렸다간 모두 재가 된다.”_435쪽
1952년 4월, 일본은 대만의 중화민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20년 가까이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미국과 중국이 손을 잡자 일본도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중·일관계 정상화의 디딤돌은 랴오청즈가 이끈 ‘대일공작위원회’가 놓았다.
친대만파가 많은 일본 자민당은 대륙과의 관계 정상화만 지지했지 대만과의 단교는 지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과 수교를 주장하던 다나카 가쿠에이가 총리에 취임함으로써 중·일 관계가 긴밀해진다. 중학교를 겨우 마친 토목기사 출신으로 3류 잡지 기자를 한 다나카는 “무슨 일이건 뒷구멍으로 해야 효과가 있다. 공직자들이 썩었기 때문이다”라며 공식 라인은 배제시켰다.
핑퐁외교로 미·중관계가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 것처럼 중국은 발레외교로 핑퐁외교 못지않은 성과를 내려 했다. 쑨핑화를 단장으로 한 상하이발레단 208명을 일본에 보내 다나카의 방중을 앞당긴다. 암살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베이징공항에 도착한 다나카는 닉슨보다 거창한 영접을 받는다.

■지식인의 향연
절세의 자유주의 사상가 인하이광은 젊은 지식인들의 우상이었다. 정치적으로는 장제스를 지지하고 숭배했고 학문적으로는 진웨린의 지도를 받았다. 국민당 기관지『중앙일보』주필 인하이광은 민주와 인권을 노래하며 언론의 자유를 맘껏 누렸다.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옮겨온 녜화링은 잡지 『자유중국』에 참여하면서 인하이광과 같은 집에 살게 된다. 레이전은 잡지『자유중국』을 창간하면서 발행인에는 후스의 이름을 올렸다. 잡지는 젊은 군인들과 지식청년들을 열광시켰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쉬푸관과 인하이광은 적이자 친구였다. 인하이광은 20년간 쉬푸관을 혐오했지만 자신이 아는 최상의 인물이라며 칭송한다. 반려자 샤쥔루도 쉬가 소개해준다. 1960년 대만경비총사령부(경총)는 자유주의자의 보루『자유중국』을 봉쇄하고 사장 레이전을 감옥으로 보낸다. 인하이광은 교단에 서지 못하게 되며 녜화링도 실직자로 전락했다.
중국 최후의 순수 문학자이며 중국의 마지막 사대부 왕쩡치는 여성관이 유별났다.젊되 총명하고 병든 여자를 좋아했다. 진보적인 학생들의 집결지 서남연합대학 서양문학과 스쑹칭은 병태미를 풍겼다. 스쑹칭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재능이 있는 왕쩡치와 결혼한다. 헤밍웨이의 작품과 녜화링의 글을 좋아한 왕쩡치는 고랭지 감자연구소에서 감자와 자연을 스케치하며 고난과 화해했다.
중국 10대 보물 중 으뜸인 모공정(毛公鼎)을 목숨 걸고 지킨 천하의 기재(奇才) 예궁차오는 격조 넘치는 과학자 위안융시와 결혼한다. 위안융시는 예궁차오와 예충판이 사촌 남매가 아닌 남녀관계라는 소문 때문에 예궁차오와 완전히 결별한다.

■대만의 백색공포
백색공포 시기는 정치적으로 대만 국민을 억압했던 시대다. 1949년 대만대학과 대만사범대학 학생 사건부터 진정한 언론의 자유가 시작되는 1992년까지 국민당이 1당 독재했던 시대를 지칭한다. 그 시절 국민당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대만 전역의 감옥이 만원이었다. 초대 대만 행정장관 천이도 총탄 세례를 받았다. 철혈정치가 난무한 시대였다.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대독파의 대부 펑밍민은 국민당을 비판하는 선언문을 작성해 투옥되지만 수상한 연유로 감옥을 탈출한다. 후스와 인하이광의 영향을 받은 리아오는 국민당의 언론 탄압에 대한 글을『문성』에 기고해 맹공을 퍼붓는다. 리아오도 철창신세를 진다. 하지만 리아오는 “문성 시대는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지난 일은 잊으라”며 이를 악물고 버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명호

경상대ㆍ건국대 교수를 거쳐 현재 성공회대 교수로 있다. 10년 동안 중국의 대표적 언론출판기구인 ‘생활(生活)ㆍ독서(讀書)ㆍ신지(新知) 싼롄(三聯)’의 서울 측 대표를 지냈다. 20여 년간 중국을 오가며 ‘문화노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와 본인이 수집한 사진들을 바탕으로 『중국인 이야기』를 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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