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맥 4
2024년 09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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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224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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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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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헌신으로 가족을 지키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다!
참혹한 역경을 딛고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슬프도록 황홀한 이야기
〈소백산맥〉 제4권 ‘길이 부러지다 ’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쓰러져 시어머니가 등장하는 꿈에 허덕이던 달녀는 검은 물살이 시어머니를 덮치자마자 눈을 뜨게 된다.
그사이 앙상하게 마른 시어머니에게서 독기라고는 일말도 찾아볼 수 없음에 오히려 가슴 아파 한다.
시어머니가 조금이라도 더 버텨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극진히 보살피는 달녀의 머리를 잡아당겨 소중한 것을 쥐여 준 채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는, 그 이름도 벨란 시어머니 나벨라.
남편 역시 그 이후에도 변함없이 외도에 눈이 멀어 집을 비우다시피 하고, 견딜 수 없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달녀는 최후의 결심을 하게 된다.
달녀의 죽음에 방황하던 아들 계절은 ‘고정의’라는 여인을 만나 그녀가 자신과 같은 신념을 품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고향인 제주도로 함께 떠난다.
아이들에게 한글을 몰래 가르치는 열악한 삶의 와중에도 계절과 정의 사이에는 사랑이 피어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무렵 기어이 제주 4·3 사건이 터지게 된다.
계절은 아버지의 신념을 다시금 곰씹으며 아내도 아들도 팽개친 채 발 벗고 나서 반기에 반기를 거듭하는 나라를 지키고자 마음을 새롭게 다진다.
길이 부러지다 1
길이 부러지다 2
길이 부러지다 3
길이 부러지다 4
길이 부러지다 5
길이 부러지다 6
길이 부러지다 7
길이 부러지다 8
길이 부러지다 9
길이 부러지다 10
길이 부러지다 11
길이 부러지다 12
길이 부러지다 13
길이 부러지다 14
시어머니는 자신을 업는다. 자신을 업은 시어머니는 바위 위에 올라선다. 검은 비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바닷물은 시퍼런 입을 벌리고 바위를 삼킬 듯 달려온다. 몇 번만 더 파도를 치면 바위를 삼킬 것 같아 소리를 지른다. 시어머니는 괜찮다며 등을 두드린다. 더 위로 올라갈 곳이 없다. 시어머니는 자신을 뾰족한 바위 꼭대기에 앉히고 자신은 바위에 선다.
p. 9
자신 스스로 자신의 다비식을 거행하고 있는 것이다. 저 속에 얼마나 많은 사리가 나올까? 아니 어쩌면 저 재들 모두가 사리인지도 모르지. 현실의 자신은 없는 것 같은 느낌. 모두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느낌. 조용히 공상에서 영혼이 돌아와 몸을 일으킨다.
p. 52
지금은 잘 모르지만, 나처럼 살아가면서 힘들 때마다 어미를 찾을 저 새끼들. 자신이 슬픔 속으로 침몰하는 것 같아 마당가에 있는 막대기를 들어 닭들을 먼 곳으로 쫓아 버린다. 막대기에 맞지도 않고 맞은 것처럼 비명을 지르며 홰를 치며 날아가는 저 새끼들. 하지만 따뜻하게 위로해줄 어미가 없어 더욱 슬플 새끼들. 평안 아지매를 참 너무 많이도 괴롭혔다.
p. 95
회초리가 엉덩이를 이랴! 이랴! 때린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송아지들은 어미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음매매음매매 뒷걸음치며 울어댄다. 어미 소는 보내지 않으려고 음매매음매매 새끼에게로 발걸음 돌리며 울어댄다. 가지 않으려고 우는 송아지 보내지 않으려고 우는 어미 소. 모두가 마음이 찢어지는 일이다.
p. 139
일본 감시가 심하면 심할수록 젊은 혈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일본 놈과 한바탕 멱살까지 잡으며 싸웠다. 끝나지 않는 지루한 싸움. 화가 더욱 온도를 높이며 펄펄 끓어오른다. 머리 위에 있는 가마솥 뚜껑이 열려 밤새 뜬눈으로 지새운다. 아침 하늘을 북어 두들기듯 두들겨 패주고 물어뜯어도 시원찮을 마음뿐이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뜨고 지고 뜨고 지고를 반복하는 하늘이 일본 놈들보다 더 얄밉고 야속하다.
p. 183
북에서는 김일성이 9월 초 평양에 들어와 10월에 평양 시민환영대회에 얼굴을 드러냈고 남쪽에서는 이승만이 귀국해 국민에게 방송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백범 김구는 임시정부 인사들과 함께 11월 하순에 귀국했고 미군정은 이들의 귀국을 몹시 꺼려 개인 자격 입국이라는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해외에서 독립을 위해 활동하던 지사들은 귀국했지만, 조국은 미군이 통치하는 듯한 느낌이다.
p.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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