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번리의 앤
- 오디오북 상품 정보
- 듣기 가능 오디오
- 제공 언어 한국어
- 파일 정보 mp3 (1650.00MB)
- ISBN 9791139716290
26분 61.00MB
16분 37.00MB
20분 45.00MB
12분 28.00MB
20분 46.00MB
29분 66.00MB
14분 33.00MB
25분 57.00MB
17분 40.00MB
29분 66.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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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은 서울대와 『타임』을 비롯한 주요 기관의 필독서 목록에 어김없이 들어 있으며,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발표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워낙 친근한 이야기다 보니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봤다고 착각하지만, 앤의 팬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아동용으로 축약한 동화를 접했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본 인상적인 장면을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수로 중년 남매의 집에 입양된 고아 소녀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전체 내용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앤의 생애가 8권에 걸쳐 대하소설처럼 펼쳐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지성의 『빨간 머리 앤 전집』은 천진난만한 소녀 시절부터 꿈을 키워가는 대학 생활, 낭만적인 결혼과 출산의 기쁨, 세계대전의 포화 속으로 아들을 보내고 눈물 흘렸던 순간 등 원작의 모든 내용을 충실하게 담았다. 특히 제8권 『잉글사이드의 릴라』는 미국 출판사들이 편집 과정에서 삭제한 문단까지 찾아내어 초판의 본디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독자들은 어린아이에서 매력적인 아가씨로, 어엿한 직업인으로, 현숙한 아내로, 지혜로운 어머니로 성장해가는 앤을 지켜보면서 단순한 재미와 감동을 넘어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자각하며 삶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앤 시리즈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도 어느덧 60년이 훌쩍 지났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내용을 한데 모아 완성도 높게 구성하고, 우리 시대에 맞게 세련된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영미 현대문학에 정통한 역자가 원작의 감동과 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서 단어를 고르고 표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다듬었으며,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끔 각주를 꼼꼼하게 달았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일러스트는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설렘과 감동을 전해주며, 당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희귀본을 포함한 사진 자료는 작품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도와준다. 권말에는 작품의 문학적 가치뿐 아니라 관련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폭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저자 소개, 해제, 시대적·공간적 배경 등 다양한 주제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 11편을 수록했다. 앤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 심미성이 탁월한 금박 후가공,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마음이 드는 양장 제본과 고급 북케이스는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2장 성급히 소를 팔고 뒤늦게 후회하다
3장 해리슨 씨 집에서
4장 서로 다른 의견
5장 어엿한 교사
6장 각양각색의 사람들
7장 의무
8장 마릴라, 쌍둥이를 입양하다
9장 페인트 색깔이 불러온 재앙
10장 말썽거리를 찾아다니는 데이비
11장 이상과 현실
12장 요나의 날
13장 특별한 소풍
14장 위기를 모면하다
15장 방학이 시작되다
16장 바라는 것들의 실상
17장 사고는 잇따라 일어나고
18장 토리 도로에서 겪은 모험
19장 행복한 하루
20장 이런 날도 있는 법이다
21장 상냥한 라벤더 아주머니
22장 이런저런 일들
23장 라벤더의 로맨스
24장 우리 마을 예언자
25장 에이번리 스캔들
26장 길모퉁이에서
27장 돌집에서 보낸 오후
28장 마법의 궁전으로 돌아온 왕자님
29장 시와 산문
30장 돌집에서 열린 결혼식
작품 속 생활문화
사진 출처
“난 아이들을 절대 때리지 않을 거야. 말도 안 돼. 스테이시 선생님은 한 번도 매를 들지 않으셨지만 다들 잘 따랐잖아. 그런데 필립스 선생님은 늘 회초리를 휘둘렀는데도 아이들이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어. 회초리가 꼭 필요하다면 차라리 난 가르치는 일을 그만둘 거야. 아이들을 다루는 더 좋은 방법이 분명 있겠지. 난 아이들이 날 사랑하게 만들려고 노력할 거야. 그러면 자진해서 내 말에 따를 거라고 봐.”
-4장. 서로 다른 의견, 48쪽
“사람들이 지식을 쌓도록 도와주는 건 정말 고귀한 목적이야. 하지만 난 그것보다는 그들의 삶에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싶어. 나 때문에 사람들이 더 즐거워졌으면 좋겠어.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어.”
“내 생각에 넌 그 꿈을 날마다 이루며 사는 것 같아.”
길버트가 감탄했다. 사실 그의 말이 옳았다. 앤은 태어날 때부터 빛을 머금은 존재였다.
-7장. 의무, 84쪽
“사람의 영혼은 어떻게 생겼을까?”
앤은 자작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을 가리켰다.
“아마 저렇게 생겼을 거야. 물론 모양과 형태만 그렇다는 거지. 난 영혼이 빛으로 이루어졌다고 상상하곤 했어. 온통 장밋빛 얼룩과 떨림이 새겨진 영혼도 있고, 바다 위에서 달빛처럼 부드럽게 빛나는 영혼도 있고, 새벽안개처럼 창백하고 투명한 영혼도 있을 거야.”
-13장. 특별한 소풍, 168쪽
“저는 우정을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인생을 참 아름답게 해주니까요.”
“진정한 우정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지. 우리는 우정에 대해 아주 높은 이상을 가져야 하고, 진심을 잃거나 성실하지 못한 행동으로 이상을 훼손해서는 안 돼. 난 우정이라는 말이 종종 진정한 우정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친밀감 같은 것으로 전락하는 게 안타까워.”
-15장. 방학이 시작되다, 196-197쪽
“가장 멋지고 즐거운 날이란 아주 인상적이거나 놀랍거나 신나는 일이 일어난 하루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진주를 한 알씩 실에 꿰듯 단순하고 평범하면서도 작은 기쁨이 하나씩 부드럽게 이어진 날이죠.”
-19장. 행복한 하루, 238쪽
길버트는 드라이어드 거품 옆에 있는 고사리 위로 몸을 뻗어 기대고 앤을 흡족한 듯 바라보았다. 만약 누군가 길버트에게 이상형을 말해달라고 요청한다면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앤의 모습 그대로를 묘사했을 것이다. 앤에게는 골칫덩이나 다름없는 작은 주근깨 일곱 개까지 포함할 게 뻔하다. 길버트는 이제 소년티를 벗어나고 있었지만 누구 못지않게 꿈을 품고 있었다. 길버트의 미래에는 크고 맑은 회색 눈동자와 꽃처럼 아름답고 섬세한 얼굴의 소녀가 있었다.
-19장. 행복한 하루, 249쪽
어느 날 밤, 앤과 마릴라는 현관 앞 계단에 앉아 개구리들의 감미로운 은빛 합창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앤이 마릴라에게 말했다.
“추수감사절은 봄에 지내야 해요. 모든 것이 죽거나 잠든 11월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아요. 11월에는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5월에는 저절로 감사하게 되죠. 모든 게 살아 있으니까요.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먹기 전에 가졌을 법한 기분을 저도 똑같이 느끼고 있어요. 저기 골짜기에 있는 풀은 초록색일까요 아니면 황금색일까요? 꽃이 활짝 피고 바람도 너무나 들떠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아요. 참 아름답죠? 이렇게 진주처럼 빛나는 날은 천국에
못지않을 거예요.”
-24장. 우리 마을 예언자, 304쪽
앤은 갑자기 움찔하며 그 자리에 서버렸다. 다이애나 배리와 프레드 라이트가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에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뺨이 빨갛게 물든 채로 눈을 내리뜨고 회색 나무줄기에 기대어 서 있는 다이애나의 한 손을 프레드가 잡고 있었다. 프레드는 다이애나 쪽으로 고개를 숙인 채 간절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이 마법의 순간, 세상에는 오직 두 사람밖에 없었다. (…) 자기 다락방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앤은 가쁜 숨을 고르며 창가에 앉아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다이애나와 프레드가 사랑에 빠지다니! 아, 우린 벌써…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버린 거야.”
-29장. 시와 산문, 386-387쪽
한동안 앤은 가슴이 묘하게 두근거렸다. 길버트의 시선을 받자 눈동자가 흔들렸으며 창백한 얼굴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마치 내면의 의식을 가리고 있던 베일을 걷어 올리며 예상치 못했던 감정과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어쩌면 로맨스는 말에 올라탄 멋진 기사가 요란한 나팔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인생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친구가 그러하듯 조용히 곁으로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30장. 돌집에서 열린 결혼식, 403쪽
우리 가슴에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이야기를
따뜻한 일러스트와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다
‘빨간 머리 앤’ 하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뛰어가는 소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이처럼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단지 활자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으로 함께 느끼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의 일러스트는 장식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이해하는 필수 요소이자 여운을 남기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일러스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엔딩 컷과 LG전자 홍보물을 작업한 인기 작가 유보라의 작품이다. 다채로운 풍경과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물, 실감 나는 상황 묘사는 마치 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전집을 순서대로 읽으면서 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40~50대들은 유산의 아픔을 겪고, 뜻밖의 시집살이를 하고, 남편의 사랑이 식었을까 봐 걱정하고, 자녀 교육으로 골머리를 앓는 등 자기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앤을 바라보면서 동년배끼리만 가능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앤을 처음 만났던 어린 시절에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동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일러스트 외에도 저자인 몽고메리의 나이대별 모습과 관련 유적지, 앤이 살았던 에이번리 마을 상상도,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주요 장면과 앤 초판본 표지, 초록지붕집을 그대로 재현한 유적의 내외부 구조, 사건의 주 무대인 프린스에드워드섬 지도, 내용과 관련된 역사적·문화적 현상을 보여주는 장면 등 풍성한 시각 자료를 수록해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넓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11편의 필수 배경지식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20세기 초에 쓰인 작품이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무리 친숙한 이야기라고 해도 꼼꼼히 들여다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정서나 문화가 사뭇 다르다. 문학작품은 시대의 산물이기에, 당시의 사회적·문화적·역사적·지리적 배경과 작가의 삶을 알면 훨씬 깊게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권마다 다양한 주제의 배경지식을 씨실과 날실로 촘촘히 엮어서 수록했다. 몽고메리의 일대기를 다룬 저자 소개, 작품을 상세히 분석하고 번역에 얽힌 이야기와 원작에 기반한 영상물까지 소개한 해제, 당대의 사회상과 생활문화 등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들이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저자 소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과 작품(제1권)
2. 해제: 빨간 머리 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소녀(제1권)
3. 초판본 일러스트: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작품 속 주요 장면(제1권)
4. 작품의 공간적 배경: 빨간 머리 앤의 숨결이 깃든 곳(제1권)
5. 작품 속 생활문화: 앤이 좋아했던 음식과 옷 그리고 집(제2권)
6. 작품 속 주요 식물: 빨간 머리 앤의 식물도감(제3권)
7. 작품 속 문학 여행: 앤의 감성을 길러준 문학작품(제4권)
8. 작품 속 근대 문물: 과학기술의 발전과 생활의 변화(제5권)
9. 작품 속 사회상: 앤이 살던 시대의 관습과 문화(제6권)
10. 작품 속 아동문화: 어린 시절의 추억(제7권)
11. 작품의 시대적 배경: 최초의 대규모 국제분쟁, 제1차 세계대전(제8권)
원작의 감성과 말맛을 그대로 전하는 번역,
독서에 오롯이 집중하게 해주는 친절한 주석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우리말로 옮기기에 꽤 까다로운 텍스트다. 원서를 읽어본 독자들은 제1권 『초록지붕집의 앤』의 제1장부터 거대한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영미 현대문학에 조예가 깊은 오수원 역자는 작품 전반에 등장하는 몽고메리의 감성적인 문장과 아름다운 풍경 묘사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풀어냈다. 특히 정감 있는 토박이말을 적절히 사용해서 원작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을 뿐 아니라 우리말 특유의 감동과 여운을 더했다.
몽고메리의 작품에는 성경 구절을 비롯해 그녀가 사랑했던 문학작품에서 인용한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영미권에서는 익숙하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한 시구절이 장 제목인 경우도 많다. 『빨간 머리 앤』 전집에서는 원문에 함축된 창작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인용문의 출처를 일일이 찾아서 각주를 달았다. 심지어 (저자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원문에서 출처를 잘못 제시한 부분까지 찾아내어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 외에도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의 언어유희, 영어와 우리말 어법이 달라서 오해할 수 있는 내용, 특정 단어가 암시하는 역사적 사건 등을 각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어엿한 숙녀로, 열정적인 교사로
제2권 에이번리의 앤(앤 16~18세)
“가장 멋지고 즐거운 날이란 진주를 한 알씩 꿰듯 작은 기쁨이 이어진 날이에요.”
퀸스 전문학교를 졸업한 앤은 마릴라를 돌보기 위해 대학 진학을 잠시 미루고 에이번리 학교의 교사로 일한다. 풋내기 시절의 열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지만 곧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념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한편 마릴라의 먼 친척이 낳은 여섯 살배기 쌍둥이가 초록지붕집에 와서 살게 되면서 온갖 소동이 벌어지는데….
작가정보
저자(글) 루시 모드 몽고메리
(Lucy Maud Montgomery, 1874-1942)
“내 기억으론 하루도 글을 쓰지 않고 지낸 적이 없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쉴 새 없이 뭔가를 끄적거렸다.”
장편소설 21권, 단편소설 530편, 시 500편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몽고메리가 자전적 에세이에서 남긴 말이다. 그녀는 진지하고 성실한 습작으로 자기 안에 가득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가상의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표작인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에게 인생의 고귀한 가치, 용기와 희망, 순수한 기쁨을 전하고 있다.
몽고메리는 1874년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조부모의 손에서 자랐다. 틈만 있으면 자연에서 뛰놀고 상상 속 친구와 대화하면서 감수성을 길러갔으며, 열여섯 살 때 신문에 시를 기고할 만큼 일찍부터 작가의 자질을 보였다. 프린스오브웨일스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 일하다가 당시 여성으로는 드물게 댈하우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우체국에서 일하며 글을 썼는데, 이때 『초록지붕집의 앤』을 집필하고 여러 출판사에 투고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1908년 출판되었다. 이 책이 큰 인기를 얻자 연이어 후속작을 펴냈고, 『초승달 에밀리』 등 다른 작품들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문학적 성취와는 달리 가정생활은 순탄하지 않았고, 출판사와 저작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두려움, 집안의 우환, 점점 심해지는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몽고메리는 1942년 향년 68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살아생전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지만, 당시 문학계 반응은 냉담했다. 1970년대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으며, 오늘날 몽고메리의 작품은 단지 상업적으로 성공한 변방의 아동문학 차원이 아닌 문학사에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현재 파주 출판도시에서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작업실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철학, 역사, 예술, 문화 관련 양서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옮기는 것이 꿈이다. 총 8권에 이르는 빨간 머리 앤 전집을 번역하면서 작가 몽고메리가 펼쳐놓은 인간의 우정과 신의, 자연과 영성에 대한 섬세한 감성, 상실에 대한 쓰라린 통찰을 독자에게 전하려 했다. 옮긴 책으로는 『문장의 일』,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프랑켄슈타인』, 『저스트. 킵. 바잉.』, 『데이비드 흄』, 『보이지 않는 국가들』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앤을 상상 속 인물이라고 밝힐 때마다 마치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다. 나에게 앤은 실제 인물이며, 언젠가는 꼭 만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 연인의 오솔길에서 상상에 잠길 때, 달빛 내리는 자작나무 길을 거닐 때 내 곁에 서 있는 앤을 발견할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아이와 마주쳐도 전혀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 어딘가에 늘 있었던 사람을 만난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는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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