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게무의 여름
2025년 07월 1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7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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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76.51MB)
- ISBN 9791130668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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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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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게무의 여름 … 55
3. 요괴 칠엽수 … 83
만담가가 꿈인 가쓰는 책과 비디오를 보면서 열심히 만담 공부를 했다. 특히 가쓰가 가장 많이 연습한 〈주게무〉라는 이야기는 우리도 수백 번 넘게 들었다. 덕분에 거기에 나오는 ‘세상에서 제일 긴 이름’은 나뿐만 아니라 슈와 야마도 언제든지 입에서 줄줄 나올 정도였다. (p.17)
하지만 일부러 느릿느릿 걷는 게 아니었다. 가쓰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아무도 가쓰를 이상하게 여기거나 걸음이 늦다고 구박하지 않았다. 가쓰가 뒤처질 때마다 서로 바보 같은 장난을 치면서 기다릴 뿐이었다. 가쓰 역시 우리에게 미안해하는 기색 따위는 전혀 없었다. 가쓰에게 보통인 것은 우리 셋에게도 보통이었다. (p.28)
가쓰가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곰이랑 싸워서 이겼을 때, 어땠어요?” “흐음, 어떻고 말고가 어디 있겠냐.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죽기 살기로 싸웠지. 너희도 온 힘을 다해 살아라.” “온 힘을 다하라고요?” “그래. 무슨 일이든 온 힘을 다하면 말이야, 그러니까 죽기 살기로 하면 반드시 길은 열리게 되어 있어.” “그럴게요.” 가쓰의 얼굴이 사뭇 진지했다. (p.50)
곰잡이 할아버지는 그런 우리를 뿌듯한 얼굴로 보고는 벌컥벌컥 사이다를 마셨다. 곧이어 요란한 트림 소리가 났다. “얘들아, 나는 모험이 뭔지 잘 모르겠다만 지금처럼 신나게 실컷 놀아라. 넷이서 함께 다니면 뭔들 재미없으려고.” (p.53)
나와 야마는 주변에 있던 돌멩이와 풀을 주워 강물에 던져 보았다. “가쓰 말이야, 마음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겠지?” 나는 은근히 걱정되었다. 아니, 사실은 무척이나. “아마도?” 야마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괜찮겠지?” “아마 괜찮을 거야. 괜찮지 않을 때도 괜찮을 거고.” 야마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우리는 강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강물이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났다. (p.59)
“나도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싶단 말이야. 내년에는 못 할지도 모르잖아. 올해가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고. 그러니까 제발. 응?” 가쓰는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금세 방귀를 뿌웅 뀌었다. (p.67)
요괴 칠엽수는 우리 넷이서 손에 손을 잡아도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컸다. 문득 밑동 부분에 난 커다란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가 썩으면서 동굴이 생긴 모양이었다. 우리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안은 열 명도 거뜬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널찍했다. 동굴은 하늘에 닿을 듯 높게 뚫려 있었고, 중간중간에 난 구멍으로는 파르스름한 빛줄기가 새어 들어왔다. 이렇게 커다란 동굴이 생겼는데도 칠엽수는 살아 있다. 그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놀랍고 신기했다. 우리는 줄기 안쪽을 만져 보았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오랜 세월이 느껴졌다. (p.117)
“얘들아, 기념으로 우리 이름을 적어서 여기에 묻어 두고 가자.” “좋아, 좋아!” 곧바로 야마가 대답하자 다른 애들도 기다렸다는 듯 찬성했다. “너희들은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장래의 꿈 말이야. 그것도 적어 두자.” “장래의 꿈 같은 거, 아직 생각 안 해 봤어.” 내가 조심스레 말했다. “생각 안 했어도 괜찮아. 오늘의 꿈을 적으면 돼.” (p.122)
“우리, 4학년 여름방학을 최고의 방학으로 만들면 어때?”
한여름 태양처럼 밝고 눈부신 네 소년의 특별한 모험
‘여름’이란 계절이 주는 고유한 느낌이 있다. 눈부신 태양, 일렁이는 강물, 짙푸른 나무들. 《주게무의 여름》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여름이 그 배경이다. 천신 마을에 사는 가쓰, 야마, 슈, 아킨은 4학년 여름방학을 맞아 ‘지금’만 할 수 있는 특별한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가쓰는 누구보다 이번 여름을 손꼽아 기다렸다. 갈수록 걷기가 힘들어지는 자신의 상황을 눈치채고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곳보다 여름이 빨리 찾아오는 산골 마을의 자연을 누비며 네 명의 소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열한 살 여름을 만끽한다.
무시무시한 곰을 무찔러 ‘곰잡이’라는 별명이 붙은 정체불명의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고(〈병아리와 파인애플 맛 사이다〉), 마을 다리에서 강물로 다이빙할 계획을 세우고(〈주게무의 여름〉), 천 년 넘게 산 칠엽수를 보러 떠나면서(〈요괴 칠엽수〉) 아이들은 힘차게 가지를 뻗어 내는 여름의 나무들처럼 무럭무럭 자라난다. 세 번의 모험이 판타지에 기대지 않고 굳건히 현실에 뿌리를 내린 채 아이들의 의지만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도 더욱 특별하다. 현실을 마법처럼 신나게 만드는 힘이 어린이에게 있음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주게무의 여름》은 아이들의 모험을 통해 독자를 여름의 한가운데로 성큼 데려간다. 물놀이를 마치고 햇볕에 데워진 바위에 누웠을 때처럼,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여름의 감각이 온몸에 스며드는 이번 작품은 올해를 시작으로 여름마다 읽고 싶어지는 ‘여름 동화’가 될 것이다.
“주게무 주게무 우주의 먼지처럼 오래오래.”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만담가가 꿈인 가쓰는 항상 〈주게무〉 만담의 한 소절을 즐겨 부른다. 바로 ‘주게무 주게무’로 시작하는 기나긴 이름이 나오는 대목이다. 〈주게무〉는 한국어로 직역하면 ‘수명이 끝이 없다’는 뜻으로, 장수와 관련된 여러 단어를 이어 붙이는 바람에 아주 길어진 이름이 나온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가쓰가 가장 좋아하는 이 이름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 싶은 가쓰의 소망이 담겨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가쓰가 다름 아닌 ‘만담’을 읊는다는 것이다. 재밌고 익살스러운 얘기를 들려주는 만담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가쓰의 긍정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친구들 역시 가쓰의 병이 점점 악화된다는 사실을 알지만, 함께 만담을 부르며 지금을 즐겁게 보낼 방법을 궁리한다. 덕분에 《주게무의 여름》은 우울하고 슬픈 이별 이야기가 아닌, 밝고 명랑한 모험 이야기로 나아간다.
가쓰와 세 친구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긴다. 아프지 않던 과거를 아쉬워하거나 증상이 나빠질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렇기에 여름 모험이 이어지는 내내, 네 명의 아이들이 힘껏 살아가는 힘이 페이지마다 가득 전해져 온다. 4학년 여름방학은 평생에 단 한 번뿐이지만, 아이들이 보여 준 생명력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 IBBY 배리어프리 아동도서 일본 추천 도서, 아동복지문화상 출판 부문 선정
“가쓰에게 보통인 것은 우리 셋에게도 보통이었다.”
《주게무의 여름》은 가쓰가 가진 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만담가가 꿈인 가쓰, 엉뚱한 제안을 하는 가쓰처럼 가쓰의 다양한 특징을 보여 주는 데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는 그 인물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가쓰이기에 자신을 장애라는 울타리에 가두는 대신, 재치 있는 입담과 반짝이는 생각을 마음껏 펼친다. 세 명의 친구들도 지나친 배려와 무관심 중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채 가쓰를 ‘친구’로 솔직하게 대한다. 아이들은 걸음이 느린 가쓰를 부축하기보다 가쓰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들을 따라잡을 때까지 기다린다. 이러한 태도는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가쓰를 아끼고 지지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가쓰의 병을 숨기거나 나아질 거라 섣부르게 예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내년에는 못 할지도 모르잖아.’라며 주어진 현실을 그대로 바라본다. 외면하는 것 혹은 과한 친절을 베푸는 것, 둘 중 어떤 방식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작품은 진정으로 장애를 소외시키지 않는 방법을 발견해 낸다. 이러한 사려 깊음이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에 《주게무의 여름》은 놀라운 작품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줄거리
“우리, 이번 여름방학을 최고로 만들어 보면 어때?” 가쓰의 기발한 제안에 야마, 슈, 아킨은 특별한 여름 모험을 시작한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가쓰가 가장 기다리는 모험은 바로 다이빙을 하는 것! 마을 아이들은 늦어도 3학년이면 천신 다리에서 강물로 뛰어드는 특별한 의식을 치른다. 그 의식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꼬맹이를 졸업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 친구 모두 일찍이 다이빙에 성공했지만, 가쓰만은 아직이었다. 말리는 친구들을 향해 가쓰는 올해가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고 말하고, 친구들은 결국 가쓰를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과연 네 명의 아이들은 원하는 대로 최고의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을까? 한여름 태양처럼 밝고 눈부신 네 소년의 모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정보
대학과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나고야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공부했습니다. 《러브레터야, 부탁해》로 2016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아너리스트 번역 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 옮긴 책으로 《이게 정말 천국일까?》, 《유령 고양이 후쿠코》 등이 있습니다.
1992년에 시마네현에서 태어났습니다. 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린 작품으로는 《배가 고파》, 《도시락과 풍경》, 《도시락에 무얼 넣을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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