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1
2025년 06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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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42136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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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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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시간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는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1860년에 발표된 이 소설을 지금 읽는다고 해서 구식이라고 느껴지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현재의 우리 모습이 핍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핍은 대장장이 조의 도제로 살아가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그의 인생이 180도 바뀐다. 가난한 시골 소년에서 런던의 신사가 되는 것이다. 이것만 보면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같지만, 디킨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핍이 계급 상승의 과정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지를 가차 없이 파헤친다.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은 인간의 욕망에 대한 냉철한 관찰에 있다. 핵심을 말하자면, 이것은 '성공'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꾼다.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나은 사람들과의 관계. 핍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가 원하던 모든 것을 손에 넣었을 때, 정작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왜일까?
디킨스는 이 질문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진정한 가치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핍이 경멸했던 조의 성실함, 비디의 순수함, 그리고 자신이 버린 고향의 소박함이야말로 진짜 보물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직면하는 실존적 문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계급에 대한 디킨스의 시선이다. 그는 19세기 영국의 엄격한 계급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계급 자체보다는 계급 의식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집중한다. 항이 신사가 되어가면서 점점 속물이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자각하고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어떤 자기계발서보다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에스텔라다. 아름답지만 차가운 그녀는 핍의 첫사랑이면서 동시에 그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인물이다. 에스텔라에게 매료된 핍은 자신의 출신을 부끄러워하게 되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결국 깨닫게 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은 계급이나 지위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이다.
디킨스의 또 다른 천재성은 이런 무거운 주제를 결코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해비샴 양의 기괴한 저택, 정확히 20분 전 9시에 멈춰선 시계들, 그리고 수십 년간 그대로 놓여진 웨딩케이크까지. 이런 고딕적 상상력은 소설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동시에 이 모든 상징들은 과거에 매여 현재를 살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메타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소설이라는 점이다. 성공을 향한 욕망,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 진정한 행복에 대한 고민. 이 모든 것들이 핍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번 번역본은 특히 현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세심하게 다듬어졌다. 19세기 영국의 사회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한 작품 해설이 포함되어 있어, 디킨스 초심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무엇보다 디킨스 특유의 유머와 풍자, 생생한 인물 묘사가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잘 살려져 있어 원작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위대한 유산』은 단순히 한 소년의 성장담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정작 무엇이 '더 나은' 것인지 모르는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초상이다. 핍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풍요로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문학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이런 성찰의 기회다. 『위대한 유산』은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선물이다. 재미있으면서도 깊이가 있고, 감동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이보다 더 좋은 소설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이 책은 수익금의 일부를 어린이재단에 기부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위대한 유산
작가 소개
작가 연보
책 속의 역사 문화 산책
작품 해설
판권
작품 요약
당신의 ‘위대한 유산’은 무엇인가?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1』
누구나 한 번쯤 인생 역전을 꿈꾼다. 갑자기 막대한 유산이 굴러들어오거나, 숨겨진 잠재력이 폭발해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되는 상상 말이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바로 그런 ‘기대’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달콤한 기대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뒤흔들고, 무엇을 남기는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주인공 핍은 안개 자욱한 습지대 대장간에서 누나의 손에 ‘길러지는’ 고아 소년이다. 그의 본명은 필립 피립. 그러나 어린 혀는 그 이상을 발음하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를 핍이라 불렀고, 세상도 그를 그렇게 불렀다. 그의 삶은 음울하고, 미래는 대장간의 검댕처럼 뻔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묘지에서 탈옥수와 마주친다. 이 기묘하고도 찌릿한 만남은 핍의 운명에 드리워진 첫 번째 거대한 그림자다. 핍은 공포에 질려 탈옥수에게 먹을 것과 줄칼을 가져다주지만, 이 사건은 그의 양심에 깊은 죄책감을 남긴다.
또 다른 그림자는 해비샴이라는 기괴한 노부인의 저택, ‘새티스 하우스’에서 드리워진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 저택은 결혼식 날 버림받은 해비샴 양의 상처 입은 자아가 투영된 공간이다. 모든 시계는 그녀가 배신당한 순간에 멈춰 있고, 그녀 자신도 빛바랜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과거에 갇혀 살아간다. 여기서 핍은 에스텔라를 만난다. 오만하고 아름다운 소녀. 그녀의 경멸 어린 시선은 핍의 가슴에 ‘신사’가 되고 싶다는 뜨거운 욕망의 불씨를 지핀다. "얘는 그냥 평범한 일하는 소년인걸요!" 에스텔라의 한마디는 핍의 자존심을 산산조각 내고, 그의 인생 항로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단순했던 대장간 소년의 삶은 이제 ‘평범함’에 대한 수치심과 ‘비범함’에 대한 갈망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몇 년. 대장간 도제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에스텔라를 향한 열망만 키워가던 핍에게, 어느 날 변호사 재거스가 찾아와 ‘위대한 유산’의 상속자가 되었음을 알린다. 익명의 후원자가 막대한 재산을 물려주기로 했으며, 당장 런던으로 가 신사 교육을 받으라는 것이다. 단, 후원자의 정체는 철저히 비밀. 핍은 이제 ‘신사’가 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오랜 친구이자 진정한 보호자였던 매형 조와의 가슴 아픈 이별. 그리고 마주한 런던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초라하다.
런던에서 핍은 재거스, 그의 괴짜 서기 웸믹, 그리고 해비샴 양의 친척이자 자신의 가정교사가 될 매튜 포켓의 아들 허버트 포켓(과거 새티스 하우스에서 핍과 주먹다짐을 했던 ‘창백한 젊은 신사’!) 등 새로운 인물들과 만난다.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핍은 신사의 삶을 배우기 시작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순박하고 정직한 조의 세계는 그에게 점점 더 부끄러운 과거가 되어가고, 에스텔라를 향한 사랑은 더욱 깊어지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안개처럼 잡히지 않는다.
『위대한 유산 1』(1~29장)은 핍이 자신의 뿌리를 부정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갈망하며 겪는 혼란과 성장의 서막이다. 디킨스는 핍의 여정을 통해 묻는다. 진정한 ‘위대함’이란 무엇인가? 돈과 지위가 인간을 신사로 만드는가? 아니면 그 과정에서 더 소중한 것을 잃게 되는가? 핍은 유산을 통해 계급 상승의 기회를 얻지만, 그 대가로 순수했던 마음과 진실한 관계들을 저버릴 위험에 처한다.
이 소설의 매력은 단순히 흥미진진한 줄거리에만 있지 않다. 디킨스 특유의 생생한 캐릭터 묘사, 사회 부조리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이 어우러져 시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19세기 영국 사회의 계급 문제, 도시화의 명암, 교육 제도의 허점 등을 핍의 시선을 통해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계급 상승의 욕망, 사랑과 인정에 대한 갈증, 정체성의 혼란은 시대를 넘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다. 이 소설은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질문의 무게는 지금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핍이 마주한 선택과 갈등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을지 모른다.
핍의 ‘위대한 유산’은 과연 축복일까, 저주일까? 그의 욕망은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갈까? 1부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멈출 수 없는 궁금증에 휩싸여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찰스 디킨스가 파헤친 인간 욕망의 맨얼굴, 그 거대한 드라마의 첫 번째 막이 지금 당신 앞에 펼쳐진다. 핍과 함께 그의 불안하고도 매혹적인 여정을 따라가 보라. 어쩌면 당신 자신도 몰랐던 당신 안의 ‘위대한 유산’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서평
욕망이라는 이름의 유산, 그 거대한 그림자의 시작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1』을 펼치며
우리는 왜 백수십 년 전 영국 작가의 소설을 지금, 여기에서 읽어야 하는가? 찰스 디킨스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의 작품이 담고 있는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은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위대한 유산』은 한 소년의 성장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허상과 진정한 가치의 의미를 묻는 디킨스의 대표작이다. 이번에 새롭게 번역된 『위대한 유산 1』(1~29장)은 원작의 묵직한 주제의식과 디킨스 특유의 입담을 생생하게 되살려내, 마치 우리가 19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직접 걷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핍이 스스로를 ‘핍’이라고 부르게 된 사연으로부터 시작한다. 그의 본명은 필립 피립. 그러나 어린 혀는 그 이상을 발음하지 못했다. 고아로 태어나 성마른 누나와 무던한 대장장이 매형 조 가저리 밑에서 자란 핍의 유년은 어둡고 불안하다. 디킨스는 핍의 눈을 통해 당대 영국의 비참한 현실, 특히 소외된 아동의 삶을 냉정하게 그려낸다. 이 번역본은 디킨스의 이러한 시선을 한국 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다듬어져 있다. 가령, 1장에서 핍이 묘지에서 탈옥수와 맞닥뜨리는 장면을 보자.
"시끄럽게 굴지 마!"
교회 현관 옆 무덤들 사이에서 갑자기 일어선 남자가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조용히 해, 이 녀석아, 안 그러면 목을 따버릴 테다!"
공포 그 자체였다. 남자는 온통 거친 회색 옷을 입고 다리에는 무거운 쇠고랑을 차고 있었다. (…) 그는 절뚝거리며 떨고 있었고, 눈은 사납게 번득이며 으르렁거렸다. 내 턱을 잡아챌 때, 그의 이가 공포에 떨리는 소리가 들렸다.
번역문은 짧고 긴박한 문장으로 원작의 긴장감을 살리면서도, 묘사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아 마치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 장면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자의 절박함과 어린 핍이 감당해야 했던 세상의 무게를 동시에 보여준다. 디킨스는 이러한 극적인 설정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사회 구조의 폭력성과 개인의 취약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핍의 삶은 두 번의 결정적인 만남을 통해 전환점을 맞는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탈옥수와의 만남이고, 다른 하나는 기괴한 노부인 해비샴 양과 그녀의 아름다운 양녀 에스텔라와의 만남이다. 해비샴 양의 '사티스 하우스(Satis House)'는 시간이 멈춘 공간이다. 결혼식 날 버림받은 후, 평생 웨딩드레스를 입고 폐허가 된 저택에 갇혀 사는 해비샴 양의 모습은 그 자체로 빅토리아 시대의 억압된 여성성과 병든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읽힌다. 번역가는 이 기괴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이후에 놓여진 것이었다. 나는 그날부터 해비샴 양을 이 의자에 태우고 밀어드리는 일을 정기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녀가 내 어깨에 손을 얹고 걷는 것에 지칠 때면, 그녀의 방 안을 빙빙 돌고, 계단참을 건너, 다른 방을 한 바퀴 도는 식이었다. 우리는 이런 여정을 끝없이 반복했고, 때로는 한 번에 세 시간씩 계속되기도 했다.
핍은 이 멈춰버린 공간에서 아름답지만 차가운 에스텔라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에스텔라의 경멸 어린 한마디, "얘는 그냥 평범한 일하는 소년인걸요!"는 핍의 가슴에 깊은 상처와 함께 ‘신사’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심는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유산’을 향한 핍의 첫걸음이자, 순수했던 세계와의 단절을 예고하는 복선이다. 그는 자신의 거친 손과 투박한 장화를 부끄러워하며, 자신을 사랑으로 돌봐준 조 가저리의 세계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한다. 디킨스는 핍의 이러한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추적하며, 계급 상승 욕망이 인간의 가치관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내가 정착할 수만 있었다면," 나는 비디에게 말했다. 마치 한때 머리카락에서 감정을 뽑아 양조장 벽에 차던 것처럼, 손이 닿는 짧은 풀을 뽑으며. "내가 정착해서 어렸을 때처럼 대장간을 조금이라도 좋아할 수 있었더라면, 그게 나에게 훨씬 더 좋았을 거라는 걸 알아. (…) 그 대신에," 내가 더 많은 풀을 뽑아 한두 개의 풀잎을 씹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봐. 불만족스럽고, 불편하고, 그리고—누군가가 내게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내가 천박하고 저속하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핍의 내적 갈등은 비디와의 대화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비디는 핍의 허영심을 꿰뚫어 보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지만, 이미 에스텔라와 ‘신사’의 삶에 매혹된 핍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이 번역본은 인물 간의 대화 속에 숨겨진 미묘한 감정선과 심리적 긴장감을 잘 포착하여, 독자들이 핍의 선택과 그 결과를 더욱 깊이 있게 고민하도록 이끈다.
『위대한 유산』의 매력은 개성 넘치는 조연 캐릭터들에게서도 빛을 발한다. 순박하고 우직한 대장장이 조 가저리는 핍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내는 인물이다. 그의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말들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인간적인 온기를 느끼게 한다.
"핍, 사랑하는 옛 친구야, 인생은 내가 말하자면 수많은 이별로 엮인 결과물이야. 한 사람은 대장장이고, 한 사람은 백장장이고, 한 사람은 금장장이고, 또 한 사람은 구리장장이지. 그런 사람들 사이에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생기면 맞서야 해. (…) 자네는 다시는 나를 이런 옷을 입은 모습으로 보지 못할 거야. 나는 이 옷이 맞지 않아. 대장간과 부엌, 또는 갯벌에서 벗어난 내 모습은 어울리지 않지. 내가 대장간 작업복을 입고, 망치를 든 모습, 또는 파이프를 든 모습을 생각한다면 내 잘못을 반도 못 찾을 거야."
조가 런던의 핍을 방문했다가 떠나면서 남기는 이 말은, 신분 상승에 대한 헛된 꿈을 꾸는 핍에게, 그리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노동의 가치와 분수에 맞는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번역가는 조의 어눌하면서도 진솔한 말투를 살려 그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반면, 허풍쟁이 펌블추크는 핍이 '위대한 유산'을 받게 되자 태도를 180도 바꾸며 아첨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속물근성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이러한 풍자와 유머는 디킨스 소설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며, 이 번역본에서도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부의 말미에서 핍은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런던으로 떠나 신사 교육을 받게 된다. 그의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지만, 독자들은 이것이 과연 진정한 ‘위대한 유산’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핍이 얻은 것은 물질적 풍요일지 모르나, 그 과정에서 그는 소중한 가치들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에서 만난 변호사 재거스와 그의 괴팍한 서기 웸믹, 그리고 새로운 친구 허버트 포켓 등 또 다른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단순한 성장 소설을 넘어, 산업혁명기 영국 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 그리고 진정한 행복의 조건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 번역본은 디킨스 특유의 생생한 묘사와 박진감 넘치는 서사, 다층적인 인물들의 매력을 한국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문장은 유려하면서도 힘이 있고, 각주를 통해 당시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특히 1부는 핍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열망과 그 과정에서 겪는 혼란,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앞으로 펼쳐질 2부의 이야기에 대한 강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핍과 함께 웃고 울며, 그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다. 과연 핍이 꿈꾸던 ‘신사’의 삶은 그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그의 ‘위대한 유산’은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고전이 주는 묵직한 감동과 함께,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 수 있다.
인물정보
저자(글) 찰스 디킨스
작가 소개
찰스 디킨스: 시대의 격랑을 꿰뚫어 본 영원한 이야기꾼
찰스 디킨스. 이 이름만으로도 우리는 19세기 영국, 안개 자욱한 런던의 뒷골목과 화려한 귀족들의 살롱,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대를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단순한 소설가를 넘어, 한 시대의 양심이자 목격자였으며, 그의 펜은 때로는 예리한 칼처럼 사회의 부조리를 해부했고, 때로는 따뜻한 위로처럼 상처받은 영혼들을 어루만졌다.
디킨스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유복하지 못한 어린 시절,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구두약 공장에서 일해야 했던 굴욕적인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는 가난과 소외, 불의와 위선이 넘쳐나는 사회의 밑바닥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이를 작품 속에 생생하게 녹여냈다. 『올리버 트위스트』의 고아 소년,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성장 과정, 『위대한 유산』의 헛된 욕망 등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강렬한 생명력을 지니고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디킨스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그의 소설들은 복잡하게 얽힌 사건들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독자들을 쥐락펴락하는 극적인 반전으로 가득 차 있다. 당시 그의 소설들은 대부분 잡지에 연재되는 형식이었는데, 매회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그의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러한 연재 방식은 그의 작품에 특유의 리듬감과 긴장감을 불어넣었으며, 이는 오늘날 우리가 그의 소설을 읽을 때도 여전히 강력한 흡인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디킨스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언제나 사회적 약자를 향해 있었고, 산업혁명 이후 급변하는 영국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빈민구제법의 허점, 사법 제도의 불합리함, 교육 현장의 폭력 등 그의 작품들은 당대 사회 문제에 대한 고발장이자 개혁을 촉셔구하는 외침이었다. 그는 풍자와 유머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위선적인 권력자들을 조롱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사회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두 도시 이야기』는 이러한 디킨스의 문학적 역량이 집약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그는 런던과 파리라는 두 도시를 오가며 개인의 삶과 운명이 어떻게 시대의 격랑에 휩쓸리는지를 극적으로 그려낸다. 혁명의 광기와 폭력, 그 속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사랑과 희생의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디킨스의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가 그려낸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소설 속에는 탐욕스러운 수전노도 있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어린이도 있으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강인한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인간 본성의 스펙트럼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나아가 더 나은 사회와 인간적인 삶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게 된다. 찰스 디킨스는 그렇게, 시간을 넘어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영원한 이야기꾼으로 남아 있다.
작가 프로필: 찰스 디킨스 (Charles Dickens, 1812~1870)
출생 및 성장: 1812년 영국 포츠머스에서 해군 경리국의 하급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비교적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으나, 아버지의 빚보증 문제로 가세가 기울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특히 12살 때 구두약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문학 활동의 시작: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문학적 소양을 쌓았다. 법률 사무소 사환, 속기사, 신문 기자 등을 거치며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1836년 첫 소설 『피크위크 페이퍼스』를 발표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주요 작품 및 문학적 특징: 이후 『올리버 트위스트』, 『니콜라스 니클비』, 『데이비드 코퍼필드』, 『황폐한 집』, 『어려운 시절』,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등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그의 작품들은 생생한 캐릭터 묘사, 흥미진진한 플롯, 사회 비판적인 시각, 풍자와 유머, 그리고 감동적인 휴머니즘으로 특징지어진다. 특히 19세기 영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여 당대 독자들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사회 활동 및 강연: 문학 활동 외에도 사회 개혁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빈곤, 교육, 아동 노동 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또한,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는 대중 강연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는 그의 작품이 더욱 폭넓게 읽히는 계기가 되었다.
말년 및 평가: 왕성한 창작 활동과 사회 활동을 이어가던 중 1870년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그는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재창조되고 있다. 그의 묘비에는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고 억압받는 모든 이들의 편이었으며, 그의 죽음으로 세상은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중 한 명을 잃었다"고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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