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단편선 14
2024년 11월 2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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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33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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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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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메밀꽃 필 무렵」, 「산」, 「들」 등이 있다. 특히, 「메밀꽃 필 무렵」은 강원도 봉평을 배경으로 한 서정적인 단편소설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아름답게 그려내며 한국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한국적 정서와 풍경을 생생히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한다.
이효석은 자연과 인간의 삶 속에 깃든 서정성과 감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감각적인 문체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한국 문학의 미적 깊이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를 탐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대문학의 역사를 잊은 이에게는 문학적 통찰력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현대문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설문
이등변삼각형의 경우
시 골
우거진 여름 나무 그림자가 아니라 잎이 떨어지고 가지만이 앙상하게 남은 겨울나무의 그림자라는 것을 사람들은 그다지 생각해 본 적이 없을 듯하다.
우거진 나무 그림자라는 것은 으슥한 낮잠의 터는 되어도 겨울나무 그림자의 외롭고 아름다움은 없다. 겨울나무가 푸른 그림자를 처녀설의 흰막 위에 던지고 있는 그림은 쓸쓸하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나는 겨울에 함경선을 지날 때에 가장 흔히 본다. 과수원이나 혹은 낙엽송림에 눈이 쌓여 아직 밟히지 않은 그 백지 위에 나뭇가지 혹은 수풀의 그림자가 푸른 목판화같이 또렷하게 박혀져 있는 풍경은 아무리 상주어도 오히려 부족하다. 차창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나가는 그 한 폭을 아깝게 여기며 다음 올 것을 기대하는 수 밖에는 없다.
조촐하면서도 쓸쓸한 나무 그림자를 볼 때 나는 시골의 생활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차가 한적한 역에 머물러 눈이 쌓인 마을을 바라보면서 고요한 길을 걷노라면 대체 마을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가 없는가 그 속에도 생활이 있나 없나 의심하게 된다.
--- “채롱” 중에서
사람이 평생에 몇 번이나 로맨스를 겪는지 만인의 경우를 알 바 없으나 비록 돈 환이 아니라도 로맨스. 적어도 로맨스다운 것은 누구나 일생에 무수히 경험하리라고 생각한다.
철모르는 보통학교 시절에 같은 급 소녀와 단짝으로 몰려 동무들에게 놀리우던 기억. 이것을 로맨스라고 부르긴 너무도 어리다고 하면, 자란 후 앞 집 각시와 마을 뒤편 헛간에서 만나 황급하게 입술을 서로 스치던 이야기, 이것은 확실히 한 장의 로맨스일 것이며, 청년회 발기의 소인연극을 한다고 뒤끓는 판에 보통학교 교실 한구석에서 교장의 딸과 은근히 몸을 맞대이게까지 된 곡절. 이것도 로맨스의 한 구절일 것이다. 이 정도의 것은 희미한 기억 속을 공들여 들치면 얼마든지(?) 나온다. 그러나 ‘피서지의’ 라는 제한이 있는 까닭에 여기서는 다음의 이야기쯤을 적을 수밖에 없다.
로맨스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서글픈 것일는지 모르나, 계절은 같은 계절의 기억을 부르는 탓인지 과제를 받고 문득 다음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다. 사년 전의 이맘때 첫 여름이었다.
미흡하고 어리석은 일신상의 실책으로 인하여 주위로부터의 오해 험구 욕설을 받아 우울의 절정에 있을 때였다. 답답한 심사를 견딜 수 없어 쇠약한 건강도 회복할 겸 한약을 한 제 이어가지고 혼자 주을온천(朱乙溫泉)을 찾았다. 물론 그 길이 스스로 피서차도 되었던 것이다.
--- “이등변삼각형의 경우”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효석
현대문학가이자 서정적 문학의 대표 작가이다.
그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묘사하며, 한국 문학의 서정적 깊이를 확립했다. 이효석은 1930년대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소설을 발표했으며, 그의 작품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 내면의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메밀꽃 필 무렵』, 『산』, 『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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