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애 단편선 01
2024년 10월 3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87MB)
- ISBN 9791172128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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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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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애는 사실주의적 서술 기법을 통해 당시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 특히 여성의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사회적 억압과 고통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며, 한국 문학에서 독자적인 여성 문학의 위치를 구축함으로써 근대 문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대문학의 역사를 잊은 이에게는 문학적 통찰력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현대문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어느 전원의 풍경
호도
정거장 4제
정조원
광인수기
복선이
금계납
말갛게 깍은 머리 위에 탕건만 눌러 쓰고 활짝 돋운 남포불을 바라보며 김상렬(金相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건넌방에서는 아이들의 장난하는 소리가 부산하였다.
‘오늘밤만 새면 내일부터는 또 한 해가 시작된다’하고 그는 빨뿌리에 마꼬 한 개를 끼워 들고 생각에 잠기었다.
"좌우간 오늘밤 안에 작정을 단단히 해 가지고 내일부터는 근심이 없도록 해 버려야지, 차일피일 하다는 큰일이다."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남들은 부자집이라고 모두 부러워하나 실상 김상렬 자신은 기막힐 딱한 걱정이 두 가지 있었다. 그는 이 걱정거리를 없애기 위하여 오래 고민하여 왔으나 좌우 판단을 내기에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잘 깨달았던 것이다.
--- “어느 전원의 풍경” 중에서
1. 기차
나는 시골뜨기라 그런지 연전에 한번 택시에 치여서 백주대도(白晝大道) 위에 쭉 뻗고 하마터면 영 잠을 자고 말 뻔했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나 죄우간 자동차라면 맘에 그리 탐탐치 않다.
더구나 대구처럼 ‘아스팔트’를 깔지 않은 길을 걸을 때 마구 먼지를 휘날려 사람들 숨통을 막히게 해놓고도 한 마디 사과도 없이 태연히 달려가 버리는 밉살스런 자동차의 번들거리는 궁둥이란 못 참을 것의 하나이다. 그뿐 아니라 설령 내가 턱 버티는 때라도 맘이 펀치 못하기는 끝이 없다.
비록 체면 유지하느라고 젖히고 앉았기는 하지마는 나의 고통을 참는 마음(苦勞性)은 그저 사람을 칭구워 넘길 것 같고 곱게 차려둔 상점 같은 데 쫓아들어 갈 것 같아 그저 가슴이 조마조마한데다가 길 걷던 사람들이 먼지를 덮어쓰고 내가 탄 자동차 궁둥이를 눈을 흘기고 원망할 것을 생각하면 영영 자동차 탈 마음이 없다.
--- “정거장 4제”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백신애
소설가.
주로 민중의 생활상을 다루었다.
1929년 「나의 어머니」로 등단하였다.
그의 작품으로는 「꺼래이」, 「채색교」, 「악부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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