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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속삭임

조은영 지음
행복에너지

2023년 11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5월 15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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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34MB)
ISBN 9791193607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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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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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영문학과에서 오랫동안 희곡을 강의했고, 현재는 명예교수로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조은영 전주대학교 명예교수와 함께 떠나는 영화 속 인문과 삶으로의 여행이다. 80년대 중반 하와이대학교에서의 체험을 통해 문학과는 또 다른 영화만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는 저자는 서울문예마당에서 주관하는 ‘씨네 토크’를 통해 많은 이들과 나누었던 영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풀어놓는다.

특히 이 책은 영화의 촬영 기법 등의 기술적 요소보다는 영화의 플롯이 담고 있는 이야기 그 자체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현실’이 어떻게 스크린 위에서 재구성되는지를 분석하며, 독자들이 영화를 통해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10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각각의 주제에 어울리는 영화를 소재로 삼아 우리들에게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고 있다. 1장 ‘부부 이야기’에서 4장 ‘메멘토 모리’까지는 결혼, 인생, 노후, 죽음으로 이어지는 인간 생의 4가지 단계에 따라 선정된 영화들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주목하지 않았거나, 외면해 오고 있었던 인생의 화두를 이야기한다.

또한 5장 ‘차별과 위선’에서부터 9장 ‘세상의 끝에서 희망을 말하다’까지는 사회적 차별, 소수자의 연대, 자본주의와 기술발전의 명암, ‘인류 멸망’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 깨달음 등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이야기하는 영화들을 선정하고,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각자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 10장 ‘삶과 예술’은 ‘미술’을 소재로 삼은 영화, ‘영화’를 소재로 삼은 영화를 통해 현실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개념으로서의 예술과 미디어의 가치에 대해 탐구한다.
저자의 말ㆍ4

/ 부부의 세계/

결혼 이야기ㆍ14
: 행복한 결혼? 꿈 깨세요

카페 벨 에포크ㆍ26
: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주세요

/ 미혹과 불혹의 사이 /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ㆍ36
: 이건 내가 생각했던 내 모습이 아니야!

위아영ㆍ48
: 언젠가 한 번 화려했던 것들은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 노년과 고독 /

바운티풀 가는 길ㆍ62
: 길은 때때로 통하다가 막히고, 강산은 날마다 적막하고 쓸쓸하네

밤에 우리 영혼은ㆍ73
: 하나님, 저 외로워요

어바웃 슈미트ㆍ84
: 이제 인생을 묻지 않는다. 다만 여기에 있는 기적뿐!

/ 메멘토 모리/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ㆍ94
: 괜찮은 인생이었어, 죽음만 완벽하다면!

원더풀 라이프ㆍ105
: 내가 살아있었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요

/ 차별과 위선/

헬프ㆍ116
: 흑인여성 차별의 미시사

모나리자 스마일ㆍ128
: 미소 짓고 있는 그녀는 행복했을까?

파워 오브 도그ㆍ136
: 파멸을 부르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무게.

/ 연대의 아름다움 /

바그다드 카페ㆍ152
: 땀에 젖은 여자와 눈물 훔치는 여자가 피워낸 사막의 꽃
원스ㆍ165
: 당신의 멜로디를 내가 따라 부릍게요

/ 자본주의의 꿈과 꿈꾸는 자본주의의 세계 /

모래와 안개의 집ㆍ174
: 우유는 상했고 꿀은 도둑 맞은 후였어

글렌가리 글렌 로스ㆍ185
: 탐욕은 좋은 것이다

하워즈 엔드ㆍ195
: 단지 연결하라!

/ 테크놀로지 디스토피아 /

트루먼 쇼ㆍ206
: 이 쇼는 우리 모두 함께 하는 쇼야

마이너리티 리포트ㆍ220
: 살인으로 이룬 살인 없는 세상

/ 세상의 끝에서 희망을 말하다 /

칠드런 오브 맨ㆍ232
: 놀이터에서 아이들 소리가 사라졌어요

더 기버ㆍ244
: 따뜻한 햇살을 받는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말로 전할 수 있을까?

/ 삶과 예술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ㆍ256
: 푸른 터번의 소녀와 북구의 모나리자

카이로의 붉은 장미ㆍ268
: 난 천국에 있는 것 같아요

저자의 말

영화는 오늘날 대중들의 대표적인 오락매체가 되었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영화는 일회성 소비에 그칩니다. 같은 영화를 2-3번 보기, 영화평론 쓰기, 그리고 직접 영화제작 하기. 트뤼포 감독이 말하는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영화가 무수한 다른 오락거리와 경쟁을 하는 시대이기도 하고 OTT 서비스 등 영화보기가 쉬워지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오히려 같은 영화를 다시 보기 어렵게 하는 이유인 듯합니다. 또한 영화를 보려면 시각과 청각을 온전히 스크린에 고정하고 대부분의 경우 2시간 정도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합니다. 이어폰 꽂고 음악 들으며 동시에 햄버거 먹으며 채팅 하는 것하고는 다르지요.

영화와 소설은 사실이 아닌 허구를 다룹니다. 펠리니 감독은 “허구 속에는 일상적으로 보이는 현실보다 훨씬 깊은 진실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신문이나 역사책에도 사람 사는 일의 현재와 과거가 가득하지요. 이들 매체는 주로 숫자와 정보로 무장한 ‘사실’들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이들 ‘사실’이 가슴에 와닿기는 어렵습니다. 앙상한 사실에는 삶이 지닌 깊고 풍부하고 다양한 무늬, 삶의 디테일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디테일이 한 번에 머리에, 가슴에 와닿기는 힘듭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평론을 하거나 더욱이 영화 만들기에 도전하는 것도 쉽지 않지요. 만만찮은 기억과 해석의 부담, 나아가 현실적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지요. ‘재회, 재발견, 회상이야말로 거의 모든 즐거움과 기쁨의 원천’(막스 밀러)이라는 말은 영화에도 적용되지요. 자세히 여러 번, 함께 생각과 느낌을 나누며 보면 영화가 훨씬 더 사랑스러워지리라는 생각입니다.

영화는 문학과 음악, 무엇보다도 온갖 종류의 시각예술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장르입니다. 음악과 더불어 색채와 빛의 사용이 전반적 분위기와 인물들에 대한 정보와 주제를 암시하기도 하지요. 의상과 세트, 영화 속 공간도 중요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특정 공간이나 의상이 등장인물의 고통과 절망, 고독을 혹은 그 반대의 감정을 증폭시키기도 합니다. 영화 속 다양한 요소에 눈썰미가 밝아지면 읽어내는 의미의 스펙트럼도 넓어지겠지요.

영화에서 배우들은 그야말로 스타입니다. 그들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지요. 사람의 얼굴은 6000개 표정의 오케스트라라고 합니다. 섬세한 눈떨림, 자글자글한 주름이 눈꼬리를 따라 펼쳐지는 우아한 미소, 혹은 불안하게 흔들리는 시선이 클로즈업되며 영원 같은 순간을 선사해주기도 하지요. 무심한 듯한 작은 제스처가 영혼에 흔적을 남기기도 합니다. 아무런 말없이 남녀가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표현될 때는 또 어떤가요? 찰나가 영원으로 확장되며 애틋함의 극치를 보여주지 않나요?

얀 마텔은 “소설의 운명의 반은 작가의 몫이고 반은 독자의 몫이다. 독자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작품은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된다”고 하였지요. 소설은 한 문장을 몇 번이고 되읽기도 하고, 잠시 접어 두었다 다시 읽기도 하지요. 그 사이 생각이 숙성되기도 하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복선과 숨겨진 감정을 살피며 읽는 재미가 더해지지요. 이러한 읽기에서 소설은 독자와 교감을 나누며 다양한 해석과 감동을 주고받는 인격체의 경지로 이어지기도 하겠지요.

이 책 속에서 불안한 편린으로 제시되는 영화 이야기에서 받는 느낌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글을 읽고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보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소설을 곱씹으며 읽는 것과 비슷하리라는 생각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대부분의 영화는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거나 감독 자신이 뛰어난 작가입니다. 영화를 만들 수는 없지만 책을 읽듯 영화와 재회하며 재발견으로 이어진다면 트뤼포가 말한 영화사랑으로 이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도 매 순간이 하나의 컷인 영화이고, 우리는 세상이라는 무대 위의 배우입니다. 스스로 각본을 쓰고 연출하며 알아서 ‘컷’을 외치기도 해야 하는 일인 다역의 배우이지요. 다만 리허설이 없다는 점이 다르지요. NG 컷도 OK 컷도 인생의 한 부분이고, 실은 어느 컷이 OK 컷인지는 어느 정도 시간의 몫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내가 잘못 살아온 것은 아닐까 하고 잠시 생각해볼 수도 있지요. 매일의 삶에 열심이었지만 그 삶이 가짜인 걸 깨닫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삶도 얼마나 많은 미망에 과부하가 걸려 있는지 마음의 환기를 할 수도 있지요. 운이 좋다면 번쩍 깨달음의 순간이 오고 그림자에 속아 절절매었다는 걸 알게 되면 얼마나 속이 후련할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온갖 부패와 타락의 모습을 보며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세상이 나를 바꿀 수는 없도록 마음의 다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콧날이 시큰해지는 감동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삶을 겸허하고 찬란하게 해주는 한 줌의 지혜를 길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이 책은 서울문예마당에서 함께 보고 토론했던 영화 중 몇 편을 추려 엮은 것입니다. 이 책이 기억에서 멀어져 가는 영화와의 재회, 나아가 재발견의 자그마한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함께 동참했던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기꺼이 매달 씨네 토크에 참석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함께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이 모임을 이어가는 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공지를 올리고 연락을 맡으며 번거로운 치다꺼리를 불평 없이 맡아준 마당지기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조은영

스크린 위에 펼쳐진 삶의 이야기를 읽다

1895년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사진 기술자였던 오귀스트 뤼미에르, 루이 뤼미에르 형제는 신기한 장치를 하나 선보인다. 장치의 이름은 ‘시네마토그래프’. 정지된 장면만을 담아낼 수 있는 사진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움직이는 영상을 담아 스크린에 재생할 수 있는 장치였다. 시네마토그래프를 통해 상영된 영상은 열차가 역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50초가량 담아낸 영상으로 특별한 플롯이나 연출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된 이 영상물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영화’라는 장르를 만들었고, 세계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게 된다.
시네마토그래프의 발명으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현재, 영화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100여 년 전의 시네마토그래프에서 지금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영화는 현실을 재구성하는 장치’라는 점일 것이다. 심지어 컴퓨터그래픽과 각종 기술을 활용해 실존하지 않는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 영화임에도, 그 안에는 현존하는 인간의 삶과 사상이 반드시 담겨 있다.

이 책 『빛의 속삭임』은 전주대학교 영문학과에서 오랫동안 희곡을 강의했고, 현재는 명예교수로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조은영 전주대학교 명예교수와 함께 떠나는 영화 속 인문과 삶으로의 여행이다. 80년대 중반 하와이대학교에서의 체험을 통해 문학과는 또 다른 영화만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는 저자는 서울문예마당에서 주관하는 ‘씨네 토크’를 통해 많은 이들과 나누었던 영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풀어놓는다. 특히 이 책은 영화의 촬영 기법 등의 기술적 요소보다는 영화의 플롯이 담고 있는 이야기 그 자체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현실’이 어떻게 스크린 위에서 재구성되는지를 분석하며, 독자들이 영화를 통해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10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각각의 주제에 어울리는 영화를 소재로 삼아 우리들에게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고 있다. 1장 ‘부부 이야기’에서 4장 ‘메멘토 모리’까지는 결혼, 인생, 노후, 죽음으로 이어지는 인간 생의 4가지 단계에 따라 선정된 영화들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주목하지 않았거나, 외면해 오고 있었던 인생의 화두를 이야기한다. 또한 5장 ‘차별과 위선’에서부터 9장 ‘세상의 끝에서 희망을 말하다’까지는 사회적 차별, 소수자의 연대, 자본주의와 기술발전의 명암, ‘인류 멸망’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 깨달음 등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이야기하는 영화들을 선정하고,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각자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 10장 ‘삶과 예술’은 ‘미술’을 소재로 삼은 영화, ‘영화’를 소재로 삼은 영화를 통해 현실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개념으로서의 예술과 미디어의 가치에 대해 탐구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은영

전주대학교 명예교수

1981년부터 전주대학교 영문학과에서 현대드라마를 주로 강의했다. 희곡을 공부하고 강의하다 유학을 떠났다. 한국과 달리 영화가 종종 교재로 사용되는 점이 의아하기도 새롭기도 했다. 캠퍼스에 고전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곳과 아트 포르노라는 장르의 영화를 상영하는 별개의 극장도 있었다. 게다가 그곳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읽어야 할 책 목록과 나란히 올라와 있는 점이 수상하고 놀라웠다. 지난 세기 80년대 중반 하와이 대학에서의 일이다.
책에서 읽던 삶과 세상을 스크린에서 보며 영화에 빠졌다. 영화학도로서 전문성을 갖춘 영화보기가 아니라 문학작품으로서 드라마를 분석하듯 영화의 텍스트에 치우친 영화보기였다. 영화 속에서도 세상과 인생이, 삶의 메타포가 생생했다. 이때 곁눈질을 했던 결과물이 『영화읽기』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영화읽기’에 빠져있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다시 보며 그때와 전혀 다른 해석과 느낌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새 영화를 보며 옛 영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2시간 남짓 응축된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 삶을 반추하기도, 사소한 지혜를 새삼 떠올리며 겸허해지기도 한다. 가끔씩은 스크린 바깥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확장되기도, 깊어지기도 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영화를 보며 비평가의 환호를 받은 영화도 그저 그렇다는 평을 받은 영화도 나름대로 담아내고 싶은 메시지로 가득함을 알게 되었다.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고백이다. 뻔하게 드러내 보였든 꼭꼭 숨겨놓았든 사랑스러운 눈길로 품으면 삶을 향한 귀한 깨우침이 보이고 세상을 향한 외침이 들린다. 영화 속 삶의 미덕, 빗나간 열정과 욕심, 일그러진 세상을 보며 마음의 자세를 고쳐, 더 많은 사람과 더 넓은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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