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을 꿈꾼 사람들
2013년 03월 18일 출간
국내도서 : 2010년 0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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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3.04MB)
- ISBN 9788936821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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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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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조선의 서얼들 - 내가 세상을 바꾸겠다
유자광 - 서얼들의 다크히어로
최서 - 장원급제를 해도 결국 서얼이구나
양사언 - 죽어도 좋다, 신분을 위조할 수 있다면
정난정 -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악녀의 신화
송익필 -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유극량 - 정직한 사람이 손해 보는 세상
송유진, 이몽학의 난 - 무너뜨리려는 자, 지키려는 자, 희생당한 자
박응서 - 하찮은 좀도둑으로 죽느니 역적으로 죽겠다
이덕무 - 가난한 책벌레의 노래
윤치호 - 힘은 곧 정의다
3장. 서얼 허통의 노력 - 서얼의 두 얼굴
<부록> 서얼의 기록- 삼국, 고려, 조선 시대 서얼들
서자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무엇을 서자라 부르는가? 본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서 태어난 자식이라는 뜻이다. 아버지가 같더라도 어머니 신분이 낮거나, 정식 결혼 관계가 아닌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이다.
좀 더 자세하게 구분을 하면 양반 아버지와 양민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庶子가 있고, 노비를 비롯한 천민 어머니에게서 태어나는 얼자?子가 있어 이들을 아울러 서얼이라고 부른다. 이른바 태어나면서부터 하자가 있는 결격품인 이들로, 여러 가지 사회적인 편견과 함께 많은 제약이 주어졌다.
가장 먼저 반쪽짜리 신분 때문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부조리한 상황이 있었다. 신분제도가 이제 사라진 현재의 상식으로는 일부다처제, 그리고 신분 때문에 자식이 제약받는 것이 너무나도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이런 상식이 뿌리내린 데엔 한국인들에게 기본 교양이 된 소설 《홍길동전》의 내용도 한몫을 한다. 형 홍인형보다, 아니 조선 내의 어떤 적자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던 홍길동이건만 출세는커녕 과거도 보지 못하고 활빈당을 만들어 도적이 되어야 했으니까!
이런 신분제도 따위를 만들어낸 옛사람들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쉽지만, 이런 생각을 그들은 하지 못했던 것일까? 왜 그렇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자.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서얼은 자식이자 형제이며 친척이었다. 당연히 서얼들의 재능을 아까워한 합리적인 사람들도 있었다. 당시 사람들도 서얼들의 억울한 심정과 신분제도의 문제점을 충분히 알았다. 그럼 왜 이런 제도가 생겨났을까. 그리고 왜 고쳐지지 못한 것일까. 이 문제를 따지려면 어쩌다가 서얼제도가 생겼는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이다.
서얼제도의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까지 가게 된다. 조선 시대에 ‘천한’ 서얼들은 차별받아 마땅하다고 부르짖었던 얼간이 유생들의 근거는 《춘추》라는 먼 옛날의 중국 역사서였다. 그들의 논리란 《춘추》에 나와 있으니 세상의 진리라는 소리이다. 그런데 여기에 실린 서얼 차별이 없는 세상의 문란한 모습은 대체로 이렇다.
- 서얼의 탄생 - 누군가의 탓이거나, 혹은 모두의 탓이거나
유자광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신분질서를 파괴한 범죄자, 모함의 귀재, 공신들을 노리는 저격수, 교활한 기회주의자, 철새……, 그리고 어쩌면 서얼들의 희망. 혹은 다크(dark) 홍길동. 유자광을 두고 희망이라고 말한다면, 가당키나 하냐는 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조선 500년 역사를 톡톡 털어서 그처럼 마지막까지 성공한 인생을 살았던 서얼이 있던가? 물론 부관참시 되었다는 소문이 있기는 했지만, 그건 죽은 다음의 일이다. 살아 있는 동안은 약간 굴곡을 겪긴 했지만, 유자광은 어느 서얼보다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냥 성공도 아니고, 세상과 수많은 적자들에게 한 방씩 먹이기까지 했다.
게다가 유자광은 조선 시대 모든 서얼 중에서 가장 많은 사료가 남아 있는 인물이다. 정치적으로 (나쁜 쪽으로) 크게 활약했기에 많은 기록들이 남아 있으며, 여기에 그를 다룬 가지각색의 민담들까지 한 소쿠리다. 대부분의 서얼들은 생애의 대부분이 알려지지 않은 것투성이지만, 유자광은 이들과 판이하게 다른, 그러면서도 유일한 인물이다.
- 유자광, 서얼들의 다크히어로
서얼의 탄생, 누구의 탓인가?
그들은 세상과 싸우거나 혹은 세상에 무릎 꿇었다.
서얼은 시대의 개혁가인가 아니면 운명에 순응한 자인가?
태어나면서부터 하자가 있던 결격품. 서얼은 도대체 언제부터 있었을까? 무엇을 서얼이라 부르는가? 신분제도의 굴레에 갇힌 채 갖은 제약을 받았던 조선의 어두운 그늘 서얼. 그들은 항상 피해자였으며, 사회를 일그러뜨리는 비틀린 존재였다.
승자의 기록, 양반의 기록
조선 시대 역사의 대부분은 양반을 위한 것, 혹은 양반이 남긴 것이다. 당대의 위대한 역사적 위인들은 모두 양반이었으며, 우리는 이들의 기록을 보며 양반과 왕족의 잘잘못만을 보아 왔다. 그렇다면 역사는 항상 계급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들의 것일까? 양반이 아닌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일을 했으며, 어떤 것을 남겼을까?
뛰어나고 고귀한 이들에 대한 기록은 많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뛰어나고 고귀한 자들에게 열광하며, 그 관심을 곧 기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들과 반대에 서 있는 사람들, 서얼, 중인, 천민, 잡인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양반들이 남긴 문집이나 야담집, 민담집에 가끔 등장하지만, 글로 풀기에는 턱없이 사료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서얼들의 역사, 글과 일화들을 망라한 책이 있다. 바로 조선 철종 때 간행된 《규사(葵史)》이다. 《규사》의 첫 장에 실린, 서얼들이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에서 선조는 “해바라기가 해를 바라보는 것은 본가지든 곁가지든 가리지 않고, 신하가 충성을 다하는 것이 어찌 적자여야만 하겠는가”라는 답을 내린다. 여기에서 서얼의 역사를 ‘해바라기 역사’, 즉 규사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새로운 세상을 꿈꾼 사람들》의 저자 이한은 이 책을 비롯하여, 역사에서 소외된 이들의 아주 작은 조각들을 찾아내 ‘그들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이 책이 바로 그 결실이다.
서얼들의 이야기
여기에 실린 여러 서얼들의 이야기는 이제까지 잘 알지 못했던 그림자의 기록이다. 이 나라에는 많은 서얼들이 살았다. 한때 나라의 반을 차지할 정도였던 그들은 신분제도의 사슬에 얽매여 있었고, 차별과 천대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끈질기게 왕에게 끊임없이 청원하고 도전했다. 그들의 대부분이 좌절하고 사그라졌으며, 완전한 신분해방은 조선이 멸망하고 모두가 편견을 잊기 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얼들은 이루어지지 않을 꿈에 모든 것을 바쳤다. 앞 세대의 서얼이 지치고 죽으면, 새로운 서얼들이 이를 이어받았다.
그렇게 이어진 조선왕조 절반의 역사를 이제부터 만나보자. 서얼로서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라 여러 임금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갈아타기의 귀재 유자광, 자신의 처지를 학구열로 풀어낸 이덕무, 서얼의 세상을 만들고자 반란을 일으켰던 이들,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위조와 위증까지 일삼았던 사람들, 그리고 서얼녀로 유일하게 정경부인에까지 올라 유일하게 기록에 남은 정난정 등이 그 주인공이다.
조선 시대에 나름의 족적을 남긴 서얼들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비록 아픔과 좌절로 점철된 역사라도 조선의 절반을 이룬 그들이니까.
지금 이 세상에도 부유하고 고귀한 혈통의 영웅보다는 이 책에 실린 서자들처럼 흠이 있거나 평범한 사람들이 훨씬 많이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의 실패와 좌절, 혹은 희망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거나, 혹은 이미 그들과 같은 바람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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