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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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2969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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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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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발표한 이듬해인 1958년 파스테르나크는 〈동시대 서정시와 러시아 서사 문학의 위대한 전통의 계승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으며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되었고, 전년도 수상자인 알베르 카뮈는 이 작품에 대해 〈사랑의 책〉이라고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데이비드 린이 감독하고 오마 샤리프와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세계적인 흥행 성적을 올리며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상을 석권하는 등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제2부 다른 세계에서 온 소녀
제3부 스벤티츠키 집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
제4부 무르익은 숙명
제5부 옛일과의 결별
제6부 모스크바 임시 숙영지
제7부 여로
음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10월 혁명 이후 혁명의 양상이 내전으로 치닫고, 이데올로기를 위해 그 어떠한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마저도 부정되고 파괴되는 현실을 보면서 그의 생각은 변하게 된다.
왜곡된 혁명은 모든 평범한 일상의 삶을 멈추게 만든다. 혁명의 이름으로 배신과 고발, 잔인한 학살이 자행되고, 권력은 자신들의 〈옳은 목표〉의 실현을 위해 그러한 희생쯤은 하찮은 것으로 여긴다. 〈구호〉가 삶을 대신할 수 없는데도 모두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삶을 그 구호에 복종시키려 한다. 가장 기본적인 땔 것,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이 사라지고, 〈아이들이 아이들이기를 멈추고〉, 블로크의 시구 그대로 〈무서운 시대의 러시아의 아이들〉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게 자유롭지 않은 세상에서 자유를 꿈꾸는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유리 지바고는 인간의 존엄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그 가치를 되새기려고 시를 쓰기 시작한다. 이 책 17부에 실린 25편의 시가 그것이다. 〈지바고〉라는 성은 〈살아 있는 자〉라는 뜻이다. 유리 지바고의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되는 소설의 첫 장면은 〈살아 있는 자〉의 죽음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한다. 또 작품 말미의 유리 지바고의 죽음은, 구호의 조각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개인으로, 자유로운 예술가로 남고자 몸부림쳤던 〈살아 있는 자〉의 죽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가 남긴 시는 그의 정신과 자유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글을 통해 후대에 전해짐을 암시한다.
이처럼 파스테르나크는 이 작품에서 공허한 구호와 과도한 교조주의로 개인의 삶이 파괴되는 시대를 고발한다. 인간다움을 유지하게 하는 최후의 보루인 〈양심〉을 이데올로기로 무디게 만들 경우 저질러질 수 있는 비극을 조명한다. 도스토옙스키는 그 〈양심〉을 인식하게끔 인본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을 경계했는데, 「닥터 지바고」 역시 그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삶은 〈개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삶 자체는 숲처럼 보이지 않게 서로 얼기설기 연결되어 거대한 대양처럼 바다처럼 밀리고 밀려나며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파스테르나크는 말한다.
러시아 서사 문학의 위대한 전통을 계승한 작가
파스테르나크는 1955년 10년의 직필 작업 끝에 완성한 『닥터 지바고』를 소련의 문학 잡지 「깃발(즈나먀)」과 「새 시대(노비 미르)」에서 출간하
작가정보
저자(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저자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Boris Pasternak
1890년 2월 10일 모스크바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뛰어난 화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음악과 미술에 재능을 보였다. 모스크바 대학교 법률학부에 입학한 후 이듬해 철학과로 전과했고, 신칸트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의 헤르만 코엔에게서 사사하기도 했다. 1914년 초 마야콥스키와의 만남으로 인해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되며, 온건한 미래주의 시단체인 첸트리푸가에 들어가 첫 시집 「구름 속의 쌍둥이」를 발표했다. 이후 1930년대까지 많은 시를 발표하며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칭송받았다. 예술 좌익 전선(LEF)에도 발을 들이지만 정치성이 강한 문학 노선에 공감할 수 없어 그들과 결별하고, 그 후 프롤레타리아트 비평가들에게 부르주아성, 개인주의, 난해함 등의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닥터 지바고」는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195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으나 사회주의 혁명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반(反)파스테르나크 운동이 벌어지면서 그가 수상을 거부한 작품이다(그 후 1989년에 아들이 대리 수상한다). 1905년 제1차 러시아 혁명과 1917년 2월 혁명 및 10월 혁명을 배경으로, 차리즘의 러시아가 붕괴되는 사회적 혼란 속에서 작가 자신의 분신인 유리 지바고를 통해 지식인이 겪는 비참한 운명과 인간 비극을 묘사했다. 서정적인 시적 표현과 다양한 서술기법으로 쓰인 이 작품은 장대한 서사시이며 작가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장엄한 증언이다.
파스테르나크는 1960년 5월 30일 저녁, 러시아 페레델키노에서 폐암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다른 작품으로는 「삶은 나의 누이」, 「장벽을 넘어서」, 「주제와 변주」, 「제2의 탄생」 등이 있다.
역자 : 홍대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 전임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경남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다. 논문으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의 구성과 상징체계」,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에 드러난 인간의 죄의 문제」 등이 있으며, 저서로 「혼자 배우는 러시아어」, 「도스또예프스끼」, 역서로 「러시아 희곡 1」(공역),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따」(전2권),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 「리곱스카야 공작부인」,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전2권), 「까라마조프 형제들」(전3권) 등이 있다.
번역 홍대화
작가의 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삶은 〈개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삶 자체는 숲처럼 보이지 않게 서로 얼기설기 연결되어 거대한 대양처럼 바다처럼 밀리고 밀려나며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역자 홍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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