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
2020년 03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0년 03월 16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2.18MB)
- ISBN 9791130629407
- 쪽수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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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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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의 작가 최문희가 들려주는 엄마와 딸, 그리고 나답게 사는 법
1장 여자로 엄마로 살아온 시간
엄마와 딸, 그 영원한 숙명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를 보듬지 않았던 세월
차창에 비친 다른 얼굴, 닮은 표정
맞잡은 손의 온기
성긴 잠
너무 이른 깨우침
오후의 외출
강아지 루비
철이 들면
해거름
2장 지금이 좋아
창가에 와 서성이는 인수봉
홍차 한 잔, 영혼의 맛
내 작은 울타리
겨울의 맛
절제의 미학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느슨한 식탁
대봉의 떫은 맛
늙음이 무슨 자랑이냐고
내리막길
참새 방앗간
한량운
3장 나를 키운 영혼의 거름
오간지 너울 같은 11월 햇살
남사마을 이야기
하얀 신작로
좁쌀 알갱이보다 작은 것들
구구단 외우기
기억을 소환한 장소
불편한 속삭임
아웃사이더의 운명
경모제敬慕濟
부스러지는 시간
그녀의 온기
4장 기대를 접으면 홀가분해
머뭇거리는 비루함
풀꽃 향기
보내줄게
차와 동정
만날 사람은 만나게 돼 있어
손님 대하듯이
졸혼
죽음이 삶을 키우다
촘촘한 거름망
꽃샘미소
5장 내 이름으로 불리는 삶
지금 이대로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인생
여행 영원한 매혹, 가방을 꾸릴 때
거기 바다가 있어
말의 무덤
바닥으로 납작 엎드려
나를 키워준 영혼의 거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
나의 글방 스승들
해마다 반복하는 다짐
에필로그 여자로 산다는 것
작가의 말
느지막이 다짐한 것이 있다면, 내 밥상에 오를 반찬을 차릴 땐 내 맨손으로 정성껏 버무리자는 것이다. 나무젓가락으로 휘저은 김치 국물이나 썰지 않은 오이지를 입으로 베어 먹는 짓거리는 안 하고 살고 싶다. 내가 나를 보듬지 않은 세월을 살았다. 바람그늘 나무처럼 휘어지고 구부러지면서 살아내려고 안간힘 썼던 자국을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_p.26, 「나를 보듬지 않았던 세월」
‘길들이다.’ 나는 나를 길들이면서 살았다. 세상과 불화하면서도 나는 나의 감정을 숨기거나 위장하지 않는다. 나를 지탱하고 연명해주는 핵은 나 자신뿐이니까. 진솔한 언어, 정직이라는 지팡이를 짚고 먼 길을 걸어 여기에 이르렀다. 어떤 배신이나 비난, 몰아치는 돌팔매질도 나는 수굿하니 받아냈다. _p.42, 「너무 이른 깨우침」
기실 노인들의 가슴이 잿빛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분명 색맹이거나 극심한 난시가 분명하다. 노인들은 저마다 채도와 밀도가 다른 붉음을 담고 있다. 허리 굽고 허연 갈대 머리를 이고 미간 골 주름을 모자챙에 가렸지만 그 심장은 흑장미보다 더 붉다. 사랑이냐 배신이냐 그 지난한 질곡을 수십만 번 반복하는 동안 터득한 지혜랄까. 서산 넘기 전 작열하는 노을의 현란한 빛의 분사가 바로 노년의 피 흘림이다. _p.68~69, 「창가에 와 서성이는 인수봉」
맏물에 딴 찻잎을 찌고 말리고 볶아서 우려낸 물이 홍차다. 가구로 변형된 향나무에서 향이 나듯, 명줄이 있을 때 숨 안에 가두었던 저만의 향을 죽어서야 피워내는 영혼의 맛이라니. 인간이 몇억 년을 진화한대도 죽어 향을 아우르는 존재로 거듭날 수나 있을까? _p.73, 「홍차 한 잔, 영혼의 맛」
너무 오그리고 산 것 같다. 이래도 참고 저래도 참는 동안 미간에 가로질린 주름살 골이 깊어졌다. 하지만 누군들 그만한 굽이가 없었을까? 집집마다 방문 열어보면 숨겨둔 한숨 보따리 한두 개는 있지 않을까?
“너무 탓하지 말고 너무 속앓이하지 말고 주어진 만큼 살면 될 것 같아.” 누가 누구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 아니다. 내가 나를 타이르고 나를 부추기고 나를 평정하는 말이다. 그래서 평온의 나날이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_p.99, 「대봉의 떫은 맛」
망창에 기어오른 날벌레 이야기에서 너무 확장되었다. 이렇게 말에 말이 더해지면 처음 시도했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곁가지 이야기로 비화하게 마련이다. 마치 소설 쓰기처럼. 처음 구상했던 소설이 쓰는 중간에 수십 가닥의 지류를 만들면서 곁가지 스토리로 전개되기도 한다. 삶의 무늬가 그러하듯, 세상의 어떤 것도 영원불변한 부동의 형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매사가 껄끄럽다. 늘 자책감으로 울퉁불퉁한 심사다. 그나마 사람 복이 있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손을 잡아준다.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숙맥인데도 관심을 나누어주는 사람들 덕에 나의 노년은 그다지 아프지 않다. _p.227~228, 「촘촘한 거름망」
“난 이제 말랑말랑한 말로 나 자신을 너무 구부리지 않을 생각이에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좋은 자리를 양보하고, 착한 체, 겸손한 체, 순한 양의 얼굴을 하고 돌아서서 입술을 깨무는 따위는 이제 안 하고 싶어요. 그냥 생긴 대로 살래요. 마구잡이로 살자는 건 아니고, 내 방식대로, 80년 동안 눈치코치 보면서 길들여온 그 양보와 겸손이라는 허물을 벗어던질 거예요.” _p.239~240, 「지금 이대로」
고단한 세월의 터널을 지나 이제야 제 이름으로 선
한 여자의 이야기
“지금이 편안해요.
내 시간 속에 내가 안주한다는 만족감이 나를 자족하게 해줘요.
나이 들면서 터득한 건, ‘조금 사이를 두자’에 방점을 찍자는 거예요.
자녀, 친지, 친구까지도 내 곁에서 얼마쯤 밀어냈어요.
거기 있겠거니 하면서 그들의 기척을 느껴요.
먼발치에서도 그들이 뿜어내는 고른 숨결을,
은은하게 스미는 체취를 감지할 수 있어요.
듣고, 보고, 만지지 않아도 서로 속내의 문양을 기척으로 알아요.
자의든 타의든 내 나이가 되면
무관심, 무간섭이라는 세계 밖으로 나가는 문이 열리나 봐요.”
이 땅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여기, 거친 세월을 온몸 온 마음으로 다 받아내고 이제야 오롯한 ‘나’로 서게 된 한 여자가 있다. 바로 예순한 살의 나이에 『서로가 침묵할 때』를 발표하며 등단하여 2011년 『난설헌』으로 제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최문희다.
생애 첫 에세이이기도 한 『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에는 관계와 행복에 관한 지혜의 글들이 실려 있다. 이 책의 중심 서사는 ‘관계’다. 특히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부모 자식 사이, ‘미움과 사랑이 버무려진’ 복잡 미묘한 관계의 양상을 가식 없이 진솔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저자가 자신이 쓴 소설에서 보여준 특유의 세밀화 같은 촘촘한 묘사는 에세이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스쳐가는 삶의 순간, 그때 느껴지는 감정, 생각들을 놀랍도록 진솔하고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 에세이를 읽다 보면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흠칫흠칫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게 될 것이다. 바로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라는 깨달음에서 오는 안도감이다.
무턱대고 인생이 아름답다 말하지 않는 글
그럼에도 도리어 눈부시게 빛난다!
삶에 지워진 여러 역할을 감당하느라 오롯하게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인생’은 생각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저자의 인생 이야기는 잠시 자신을 둘러싼 관계들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그대로 자기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말한다. 나도 그대들처럼 고단하고 아팠지만, 인생을 살고 보니 행복한 관계의 비결이 다름 아닌 ‘거리’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너무 치대지 말고 거리를 두고 흘러가게 하라고.
누구도 내 일과에 걸림돌이 되는 건 편하지 않다. 아무리 귀여운 손자라고 해도 세 시간 지나면 힘들어진다. 나만 힘든 게 아니다. 어린아이도 자기 방식이 있게 마련이다. (…) 내가 애들에게 엉성한 건 아니다. 서로 편안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고 존중이라 적절한 사이를 만드는 배려다. _「성긴 잠」 중에서
딸로, 혹은 아내로, 엄마로 살면서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될까’ 싶은 순간이 있다. 부모 자식이라는 이유로, 가까운 친구란 이유로 무작정 좋아할 수도, 모든 걸 받아들여줄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가족과 친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란 감정은 도통 좋은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가까운 이를 미워하는 순간, 스스로 사랑이 얕거나 적다고 자책하고 한탄한다. 그러나 한 여자로 태어나 딸로, 아내로, 엄마로 얽히고설키며 살아온 저자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내용은 지어낸 것이고, 실은 인간사 깊은 속내에는 순수 무결하지 않은 감정, 슬픔, 노여움, 미움, 원망, 아쉬움이 있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심지어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일컬어지는 모성애, 부성애에서조차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사정없이 들추어낸 관계의 민낯과 고단했던 인생 이야기가 어둡거나 우울하지 않고 오히려 한 편의 소설처럼 애잔하고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비바람 맞고 울퉁불퉁한 삶의 질곡, 불완전한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뇌와 번민, 바로 거기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 도망치지 않고 어떻게든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우직하게 살아낸 사람만 지닐 수 있는 아름다움. 긴 세월 동안 자기 몫의 운명을 묵묵히 살아내며 깨달은 것들을 저자는 이 에세이에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혼자이면서 함께,
행복하게 살기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사람 사이에 살짝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그녀의 철학이 조금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은 거리를 두려는 노력 또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기 위한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연근의 숭숭 뚫린 구멍처럼 가난한 내 영혼, 다듬고 가꾸려는 직진 행보를 이젠 멈춰야 할 때인 것 같다. 살짝 밀어냈던 나의 사람들, 혼자라도 좋다는 그 오만한 행보는 올곧지 않았다. 내가 아닌 우리, 그 작은 공동체가 서로에게 빛이 되었으면. _「너무 이른 깨우침」 중에서
세상 물정에 어둡고 관계에 서툰 내게 늘 하나의 축복이 있다면 만남이었다. 내 투박한 손을 잡아준 동료. 아직도 내 손마디에 그녀의 온기가 맥맥이 흐르고 있다. _「그녀의 온기」 중에서
이 땅에서 여자로 태어나 딸, 엄마, 아내, 며느리의 자리를 감당하고 사는 일은 분명 녹록하지 않다. 어디 여자뿐이랴. 사람은 누구나 자기 몫의 등짐을 지고 걸어간다. 힘겹지만 그 등짐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도 없다. 어떻게든 웃고, 울며, 싸웠다가도 다시 부둥켜안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저자의 이야기는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다른 이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살아온 세월이 지혜가 된 노작가의 글들이, 너와 나 사이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두 발로 인생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도록 현명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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