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구조 개헌론 - 87년 헌법의 한계 극복을 위한 헌법개정의 방향

• 영문명: Theory of Constitutional Reform of South Korea's Power Structure : Constitutional Reform Directions to Overcome Limitations of the 1987 Constitution
• 발행기관: 한국헌법학회
• 저자명: 정만희(Man-hee Jeong)
• 간행물 정보: 『헌법학연구』第31卷 第2號, 1~33쪽, 전체 33쪽
• 주제분류: 법학 > 법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5.06.30

국문 초록

12·3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라는 극심한 헌정의 혼란을 겪으면서 정치권과 학계, 언론계 등에서는 이른바 87년 체제의 한계 극복을 위한 개헌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개헌의 대상과 내용의 핵심은 현행 헌법의 권력구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승자독식에 의한 대통령에의 권력 집중과 제왕적 대통령제의 위험성을 비롯한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심각한 국정의 마비와 교착상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권력구조가 근본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설계된 1987년 헌법이 그 수명을 다했다고 보는 것이며, 권력의 분점과 협치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따라 현행 대통령제 정부형태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대통령제의 현실은 직선제 개헌 이후에도 구 헌법 시대의 권위주의 통치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로 운용되는 폐단을 드러냈으며.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권력 행사에 의한 부작용이 국정의 실패를 가져오는 오류를 반복해 왔다. 헌법상의 권력분립원리에 의해 대통령의 권력 행사에 대한 통제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국정운영의 현실에 있어 대통령은 광범위한 권한을 국회와 행정부 내부의 절차적 통제에 기속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행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권력구조의 개헌 방향에 관한 최근의 논의를 요약하면 대통령 권력을 분산·분점하는 이원정부제로 개헌할 것이냐, 아니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이냐의 양자 중 택일의 문제로 압축된다고 할 수 있다. 개헌의 기본방향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국민적 공감대를 확인하면서 정치권의 대타협으로 결정되어야 하겠지만, 필자는 이미 여러 차례 정부형태 개헌논의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현행 대통령제의 기본 형태를 유지하면서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보완해 나가는 부분적·단계적 개헌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권력의 분점과 의원내각제 원리를 바탕으로 하는 이원정부제는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행정부의 2원화와 양두체제는 그 자체로 새로운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한국적 정치문화에 적응하여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구체적인 개헌의 방안으로는 첫째, 대통령제 원리의 체계적 정당성 확보와 국정운영의 책임성과 효율성의 관점에서 대통령 임기 4년 중임제 채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이 국민 다수의 의사이기도 하며, 4년 중임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와 선거주기를 일치시킴으로써 여소야대 출현의 빈도를 낮출 수 있다. 부통령제를 도입하여 대통령권한대행의 민주적 정당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통령에의 권력 집중과 제왕적 대통령제로의 운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분산·축소하고 대통령 권한 행사에 대한 통제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행정부의 구성에 있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 대해 대통령의 보좌기관의 지위에 그치지 않고 일정한 범위에서 자율적 행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대통령의 권한 중에서 행정부 구성에 관한 광범위한 인사권을 일정 부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게 위임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둘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행정각부의 장관 임명과 검찰총장·경찰청장·국세청장 등 권력기관장 임명의 경우에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함으로써 대통령과 국회의 실질적 협치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인사권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통령제 하에서 국회 절대 의석을 점한 다수당의 입법 독재와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양원제 도입으로 입법부 내에 권력분립원리를 적용하여 상원과 하원 간의 상호 견제가 필요하다. 양원제 도입으로 상원은 하원의 독주를 견제하여 입법의 졸속을 방지할 수 있고, 하원과 정부 사이에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넷째, 현행의 대통령 선거제도에 있어 상대다수대표제가 민주적 정당성의 취약성과 소수파 대통령의 출현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므로 그 개선 방안으로 절대다수대표 선거제와 결선투표제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 향후 개헌의 실현 여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개헌 방향에 있어서 대통령 4년 중임제든지 아니면 분권형 이원정부제든지 어느 하나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성공의 조건으로서 정당제도와 선거제도를 비롯한 정치제도 전반의 개혁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번의 권력구조 개헌의 실현으로 권력 집중이 가져오는 헌정 운영상의 폐해를 극복하고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국정의 합리적 운영 능력을 향상시키고 공동체의 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헌법제도 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기존의 낡은 정치문화와 풍토를 과감하게 청산하는 정치권과 모든 국민의 의식개혁 운동을 병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영문 초록

Amid severe constitutional crises such as the December 3rd Martial Law Declaration and impeachment proceedings, political circles, academia, and media have strongly advocated constitutional reform to overcome the limitations of the 1987 constitutional framework. The core focus of reform lies in addressing systemic flaws, including the concentration of presidential power through winner-takes-all dynamics, the risks of imperial presidency, and governance paralysis under divided governments. These issues necessitate fundamental restructuring of the current presidential power structure to resolve chronic governmental gridlock and administrative breakdowns. This perspective asserts that the 1987 Constitution, originally designed to prevent prolonged presidential dominance, has exhausted its functional utility, thereby necessitating structural reforms to the current presidential system under the emergent paradigm of power dispersion and collaborative governance. The reality of South Korea's presidential system reveals persistent flaws of imperial presidency that remain entrenched in authoritarian governance patterns from previous constitutional eras, even after the adoption of direct elections through constitutional amendment. The concentration of power in a single executive has repeatedly led to governance failures, as presidents exercise expansive authority without adequate procedural constraints from the National Assembly or internal executive branch mechanisms. Despite constitutional safeguards rooted in the separation of powers principle, presidential overreach frequently bypasses legislative oversight and administrative checks in practice. Recent debates on constitutional reform directions for South Korea's power structure have crystallized into a binary choice: adopting a dual executive system to disperse presidential authority or implementing a four-year renewable presidential term with reduced executive powers. While the fundamental reform trajectory should ultimately be determined through political consensus informed by public opinion, I maintain as previously articulated in governmental reform discussions that a partial, phased amendment approach preserving the current presidential framework while addressing institutional flaws remains preferable. Though the dual executive system, grounded in power diffusion principles and parliamentary elements, appears theoretically ideal, its inherent dual-headed governance structure risks generating new political conflicts. Serious doubts persist regarding its capacity to adapt to Korea's unique political culture and yield positive outcomes. As a concrete constitutional reform measure, first, the adoption of a four-year renewable presidential term is deemed imperative to ensure systemic legitimacy of the presidential system while enhancing administrative accountability and efficiency. This proposal aligns with the majority will of the people and would reduce divided government frequency by synchronizing presidential and National Assembly election cycles. Concurrently, establishing a vice presidency is essential to bolster democratic legitimacy during interim presidential authority delegation. Second, to dispel concerns over presidential power concentration and the operation of an imperial presidency, it is imperative to disperse and reduce constitutional presidential authority while strengthening oversight mechanisms over executive power. This necessitates redefining the roles of the Prime Minister and State Council members beyond mere advisory capacities, granting them autonomous administrative authority within defined parameters.

목차

Ⅰ.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과 헌정의 위기 상황

Ⅱ. 1987년 헌법의 한계 극복을 위한 권력구조 개헌론

Ⅲ.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개정의 방향

Ⅳ. 개헌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의 대안 검토

Ⅴ. 맺음말

참고문헌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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