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눌프
2025년 10월 22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0.32MB)
- ISBN 9791139828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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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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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봄
나의 기억
끝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9.3 만자 (종이책 기준 약 157 쪽)
1890년대 초, 스산한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던 그해, 크눌프는 병상에 꼼짝없이 묶인 채 몇 주라는 길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마침내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병원 문을 나섰을 때는, 2월의 칼날 같은 바람이 살을 에는 듯한 혹독한 계절의 한가운데였다. 잿빛 하늘은 금방이라도 차가운 비를 쏟아낼 듯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고, 세상은 온통 음울한 기운에 잠겨 있었다. 고작 며칠 남짓 거리를 헤맸을 뿐인데도, 병마의 잔재가 채 가시지 않은 그의 몸은 차가운 공기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불덩이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는 이 차가운 밤이슬을 피할 아늑한 안식처를 절실히 찾아야만 했다. 물론 그가 기댈 곳 없는 외톨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의 발길이 닿았던 이 지역의 어느 도시, 어느 마을을 가더라도, 따스한 온기와 함께 그를 반겨줄 친구의 집 한두 곳쯤은 능히 찾아낼 수 있었으리라. 방랑하는 그의 삶 속에서 사람들과 맺은 인연은 그에게 더없이 소중한 자산이었다. 그 점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실로 각별하여, 만일 누군가가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호의를 베푼다면, 그것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자유로운 영혼과의 조우를 허락받는 귀한 영예로 여겨져야 마땅하다는, 그만의 고고한 자부심이 있었다.
이번에 그의 지친 기억 속에서 희미한 등불처럼 떠오른 사람은 바로 레히슈테텐에 거주하는 무두장이, 에밀 로트푸스였다. 매서운 서풍이 젖은 외투 자락을 사납게 후려치고, 빗줄기가 뺨을 때리는 어느 궂은 저녁,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길에 다다른 크눌프는 이미 굳게 잠겨 있는 친구의 집 문을 힘겹게 두드렸다. 잠시 후,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2층 창문의 덧문이 한 뼘쯤 열리더니, 무두장이가 의심 가득한 목소리로 어둠이 삼킨 골목을 향해 내쏘았다.
"이 밤중에 뉘시오? 날이 훤히 밝은 뒤에 다시 찾아오는 것이 어떻겠소?"
크눌프는 온몸이 고단함에 젖어 있었지만, 몇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들려오는 옛 친구의 투박한 목소리는 그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활기를 순식간에 일깨웠다. 문득, 몇 해 전 에밀 로트푸스와 함께 정처 없는 방랑길에 올라 한 달여의 시간을 보낼 때, 함께 흥얼거리던 시 한 구절이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지친 숨을 가다듬고, 집 앞에서 온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피곤에 지친 나그네, 주막의 문턱에 앉아 있네. 그는 누구인가, 바로 집 떠나 길 잃은 아들이라네."
그 노랫소리에 무두장이는 급히 덧문을 활짝 열어젖히고는, 창밖으로 상체를 거의 내던지다시피 하며 외쳤다.
"크눌프! 정말로 자네인가, 아니면 내 눈앞에 나타난 허깨비인가?"
"바로 나일세, 친구!"
크눌프가 힘주어 외쳤다.
"그런데 이보게, 자네 설마 지금 창문으로 뛰어내릴 기세로군. 계단으로 내려오는 편이 훨씬 안전할 텐데 말이야!"
<추천평>
"나는 이것을 그렇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것을 주저하지만, 벌써 다섯 번이나 읽었으며, 그때마다 나에게 영감을 주고, 감동시키고, 울게 만든다. 너무 단순하고, 절제되어 있고, 너무 쉽게 감상적일 수 있지만 진심 어린 소설이다."
- Beninshe, Goodreads 독자
"나는 비슈누가 브라흐마의 눈 깜빡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세상과 그 무수한 생물이 존재하는 꿈을 꾸는 것을 본다. 신비주의자는 아마도 꿈 속에서 명료해지고 자신이 꿈뿐만 아니라 꿈꾸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는 사람일 것이다."
- Sujan, Goodreads 독자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꿈꾸는 느낌보다 더 그리워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당신은 그것으로 살 수 있다. 크눌프가 자신의 삶에 대해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그의 친구가 그리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 외에도... 나는 그가 개인적으로 혼자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친구가 어떻게 느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결핍과 필요의 이면에 있는 어떤 것이다."
- Marie, Goodreads 독자
인물정보
저자(글)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1962), 194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독일계 스위스 작가이다. 그는 인간의 내면세계와 자아 성찰, 개인과 사회의 갈등, 동양 사상에 대한 깊은 탐구를 통해 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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