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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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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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관계, 그리고 그에 얽힌 고통과 이해의 문제를 깊고 섬세하게 그리는 매력적인 서술자 이주혜는 「유월이니까」에서, 아내와 최근 헤어진 젊은 주인공이 동네 공원에 자리한 운동장 트랙을 나간 지 사흘 만에 발견한 어느 여성뿐 아니라 급하게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며 자기 아내를 맡아 달라는 한 남자와의 만남을 담고 있다. 그 남자가 부탁한 그의 아내는 어떤 모습인 걸까, 그리고 나의 아내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 걸까. 한편,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제목의 『유령 개 산책하기』는 고요하고도 능청스러운 환상을 자연스럽게 일상에 부려 놓는 임선우 특유의 매력이 돋보이는 단편이다. 언니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와 다시 〈나〉에게 유기한 열세 살의 영국코커스패니얼 〈하지〉는 내게 오자마자 석 달 만에 심근증으로 돌연사했다. 그런 하지가 죽은 지 한 달 만에 돌아왔고, 나는 희뿌연 유령 개가 된 하지를 데리고 하지가 좋아하던 곳으로 산책을 나선다. 『걷다』의 마지막을 장식한 임현은 절제된 문장으로 인간의 모순이나 결점을 섬세하게 건드려 읽는 사람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느리게 흩어지기』는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다 보내는 〈명길〉이 글쓰기 강좌에서 만난 〈성희〉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오래전 〈그〉에 대해, 걸으면서도 머릿속에 가득한 여러 생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후보(後步) 성해나
유월이니까 이주혜
유령 개 산책하기 임선우
느리게 흩어지기 임현
오르막길 다음에는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내리막을 딛는 동안 발바닥과 종아리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발바닥이 쓰라렸다. 그보다 더 쓰라린 건 마음인지도 몰랐다. ㅡ 김유담, 「없는 셈 치고」
근성은 천천히 몸을 틀어 앞으로 걷는다. 처음에는 주춤대다 조금 속도를 낸다. 오랜 벗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ㅡ 성해나, 「후보(後步)」
다. 살려고. 기를 쓰고. 걷고. 뛰는 거예요. 죽으려고. 아니고. 살려고. 죽겠으니까. 살려고. ㅡ 이주혜, 「유월이니까」
하지와 느릿느릿 걷다가 때때로 멈춰 서기. 눈앞의 풍경을 조금씩 바꿔 가며 목적지 없이 동네를 돌아다니기. 오랜만에 하는 산책은 예상외로 무척 좋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ㅡ 임선우, 「유령 개 산책하기」
명길은 산책은 그냥 산책이지 다른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듣고 보니 이상했다. 산책이라는 게 흩어지는 거구나. 꾀를 내어 흩어지는 일. 흩어지기 위해 꾀를 내는 일. ㅡ 임현, 「느리게 흩어지기」
김유담, 「없는 셈 치고」
〈걷기〉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이 맨발 걷기를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었다. 요즘 집 근처 공원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분들을 여럿 마주치곤 했는데, 장년이나 노년에 접어든 여성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공원을 산책할 때마다 (나는 맨발 걷기를 하지 않지만)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몰래 관찰하며 맨발 걷기의 효능에 대해 찾아보기도 했다. 초고 제목은 〈맨발 걷기〉였고, 맨발 걷기에 대한 묘사가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은 형태로 초고가 나왔는데, 원고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맨발 걷기라는 행위보다는 소설 속 인물이 맨발 걷기에 집착하는 이유에 관한 이야기가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정을 거쳤다. 우리 모두 각자의 마음속에서 〈없는 셈 치고〉 지우고 싶은 존재가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완성한 소설이다.
성해나, 「후보(後步)」
인생의 뒤안길로 물러난 이들을 흔히 퇴보했다고 말하곤 한다. 나는 이들이 퇴보가 아닌 후보(後步)하고 있다고 고쳐 말하고 싶다. 앞이 아닌 뒤로, 다음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라고. 뒤를 돌아보며 삶을 새로이 정리하고 받아들이는, 후보하는 이를 소설에 담고 싶었다. 주인공 안드레아가 사랑하는 재즈 역시 〈쇠락한 장르〉로 불리지만 재즈 역시 쇠락이 아닌, 계승의 길을 걷는 것 같다. 그래서 스탠다드 재즈를 새롭게 변주한 곡을 들으면 옛 세대와 현세대가 함께 산책하는 광경이 떠오른다. 뒤로 걷는 산책. 낭만적이지 않은가.
이주혜, 「유월이니까」
지난겨울 많이 아팠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이 나를 송두리째 집어삼킬까 두려워 무조건 몸을 움직였다. 동네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공원을 찾아갔다. 이사한 지 2년이 넘었는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공원이었다. 우려와 달리 한밤의 공원은 몹시 붐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걷고 뛰고 있었다. 나도 그 사람들 틈에 슬며시 끼어들어 함께 걸었다. 늘 혼자 걸었다. 걷는 동안 겨울이 봄으로 이어졌다. 밤인데도 나무에 피어나는 꽃들이 등불처럼 환했다. 내 옆을 스쳐 달리던 여자가 친구에게 말했다. 아유, 숨차 죽겠네. 친구가 말했다. 살려고 달리는데 죽으면 어떡해! 두 여자가 까르르 웃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건너가는 시공에서 많은 이가 죽겠으니 살려고 걷고 뛰고 있었다. 봄이 무르익어 갈 때 친구가 연락을 주었다. 집 근처 왕릉에 보리수가 꽃을 피웠다고. 그 향이 기가 막힌다고. 당장 그곳으로 갔다. 함께 무덤가를 서성이며 보리수꽃을 보고 향을 맡았다. 죽음 곁에 피어난 삶이 너무 화사해 나는 어쩐지 부끄러워졌으나, 그만큼 살고 싶어졌다.
임선우, 「유령 개 산책하기」
걷기를 주제로 한 소설을 써야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싶었다. 걷기를 환희로 느끼는 소설을 쓰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개보다 더 적합한 존재는 없을 테니까.
임현, 「느리게 흩어지기」
흔히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지만, 나의 여생은 여행보다는 산책 같기를 바란다. 예상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조롭고 일정하게, 익숙하면서도 무심하게 매일매일을 살고 싶다. 그게 꽤나 이루기 어려운 계획이라는 것도 잘 안다. 대신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써볼 수는 있지 않을까. 동네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모르지만 눈에 익은 사람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할 수 없는 사람들. 누군가에게는 이 소설이 그렇게 읽히기를 바란다.
인물정보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누의 자리』, 장편소설 『자두』, 『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여름철 대삼각형』 등이 있다. 2023년 신동엽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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