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형작가 문학과 기록사이, 제주어를 통섭하다

송미아 지음

유페이퍼 2025년 08월 0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제주어는 내 말의 뿌리였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점차 표준어가 중심을 이루게 되었고 제주어는 서서히 생활 언어에서 멀어졌다. 가정에서나 문학작품을 통해 간헐적으로 접하기는 했지만, 이를 문자로 옮기고 기록하는 일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탓에 결과물을 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제주어 시조집을 분석하는 독서평론을 쓰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잊고 있던 언어의 기억이 서서히 깨어났다. 동시 에 문자로 마주한 제주어는 익숙한 얼굴이었지만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母語(모어)이면서도 사전을 찾아야 이해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랄까. 자신의 언어이면서도 외국어인 듯한 거리 감은 제주어가 처한 위태로운 현실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아래아(ㆍ) 표기와 같은 고유의 문자 체계는 제주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지만, 때로는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되기 어렵고 낯설고 어색 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 낯섦 앞에서 제주인으로서의 부끄러움이 문득 스며들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언어 접근의 문제를 넘어 하나의 언어가 소멸의 기로에 놓일 때 그것이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성찰하게 했다. 제주어 없이도 살아가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필자 역시 그 무심한 흐름 위에 놓여 있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서서히 제주어 문학작품과 제주어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양전형 작가의 제주어 시집과 소설 그리고 『제주어 용례사전』을 비롯한 제주어 문학에 자연스레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중에서도 『제주어 용례사전』은 필자의 습작 활동에 있어 문학과 언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 결정적 계기였다.
『제주어 용례사전』은 사전인 동시에 하나의 문학 작품이며, 기록이자 창작의 텃밭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사전이 통상적 어휘 수록을 넘어서 양전형 작가가 직접 창작한 소설의 대목과 시편, 수필 등 창작 문장을 용례로 삼았다는 점이다. 필자는 그 인용된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문학적 감각과 서사적 밀.....

목차

1. 창발적 언어 미학_입말과 문학의 접점 『제주어 용례사전』
2. 지역문학의 회복 가능성 양전형의 제주어 장편소설 『목심』
3. 제주어로 빚은 양전형 작가의 제주어 시학
맺으며 - 양전형 작가가 남긴 제주어 문학의 미래

인물정보

저자(글) 송미아

제주에서 태어나 생명력 넘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자랐다.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30여 년간 한우리 제주지부를 이끌며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시민 독서 캠페인을 주도하고 독서지도 연구에 힘써 왔다. 『소년문학』을 통해 아동문학 평론으로 등단했다. 서귀포신문사 제주어문학상, 한국아동문학회 오늘의 작가상(평론), 제주시조 시인협회 시조백일장 차상 등을 수상했다. 詩가 있는 관찰일기『꼬마철학자』, 공저『그리운 표선 백사장 길 따라』 등의 전자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