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양치기 소년

조회수의 늑대

정민규 지음

또또규리 2025년 11월 0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옛날이야기 속 양치기 소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무대는 들판이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과 유튜브 채널입니다.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외침은 이제 경고가 아니라 조회 수를 위한 콘텐츠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공포 대신 웃고, 두려움 대신 ‘좋아요’를 누릅니다. 진짜 늑대가 나타난 순간조차, 모두들 화면만 바라보며 댓글을 달 뿐이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옛이야기의 반복이 아닙니다.
가짜 뉴스, 클릭 장사, 자극적 콘텐츠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현대판 풍자 동화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거짓의 위험을 알려주고, 어른들에게는 ‘왜 우리는 거짓에 끌리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목차

1장 소년과 첫 영상
2장 늑대 콘텐츠의 성공
3장 마을의 변화
4장 진짜 늑대의 등장
5장 무너진 마을

작가의 말
독자에게 드리는 제안

책 속으로

소년은 늑대 가면을 더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가면의 눈동자에 작은 유리알을 끼워 빛나게 했고, 귀에는 철사로 윤곽을 세웠습니다. 달릴 때 흙이 튀도록 발밑에 마른풀을 깔았습니다. 영상의 첫 3초 안에 놀라운 장면을 끼워 넣었습니다. 사람들은 첫 3초를 지나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다는 걸 소년은 금방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늑대는 우물 속에서 튀어나옵니다.”
소년은 스스로에게 말하며 기획 노트를 적었습니다.
“배경음은 심장을 두드리는 둔탁한 북소리.”
“화면 흔들림은 너무 과하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불안하게.”
영상을 올리자, 스마트폰 화면의 숫자들이 물고기 떼처럼 움직였습니다.
- <늑대 콘텐츠의 성공> 중에서

마을 젊은이들은 짧은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늑대가 나타나기 직전의 표정, 늑대가 사라진 뒤의 허탈한 웃음, 늑대가 나오기 전 광고를 빨리 넘기는 방법. 그 짧은 영상에도 숫자가 붙었습니다. 짧을수록 숫자는 더 빠르게 늘었습니다.
누군가가 속삭였습니다.
“길게 설명하는 건 지루해. 짧게 놀래켜야 해.”
- <마을의 변화> 중에서

소년은 가끔 옛 영상을 보았습니다. 빨간 썸네일, 벌어진 입, 번쩍이는 글씨. 소년은 그 영상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그때 나는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기록용)”
그리고 설명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빨간색은 클릭을 불렀고, 과장은 분노를 불렀습니다. 그 분노는 오래 남지 않았고, 진실은 더 늦게 도착했습니다.”
- <무너진 마을> 중에서

출판사 서평

“진짜 위기조차, 콘텐츠로만 소비되는 사회.”
이 한 줄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현대판 양치기 소년 – 조회수의 늑대』는 단순히 옛날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바꾼 것이 아닙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가짜 뉴스, 클릭을 부르는 자극적 제목, 조회 수로만 평가되는 허상.
그 속에서 우리는 진실을 놓치고, 결국 늑대가 눈앞에 와도 믿지 않는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이 동화는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집니다.
어른들에게는 사회 풍자의 거울이, 아이들에게는 정직과 신뢰의 교훈이 됩니다.
동화의 옷을 입은 이 책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진실을 묻습니다.

인물정보

저자(글) 정민규

작가, 편집자, 번역가, 또또규리 출판사 대표.
현실의 문제를 동화적 언어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저서로 『어른이라 말할 수 있도록』, 『너의 손을 잡으며』, 『사는 게 낯설 때』 등이 있다.
『현대판 양치기 소년 – 조회수의 늑대』에서는 ‘양치기 소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거짓과 자극이 지배하는 미디어 현실을 풍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