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이 많은 요리점

사냥꾼이 찾아든 기묘한 요리점, 탐욕과 허영이 만들어낸 섬뜩한 풍자

미야자와 겐지 지음 | 마이너스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9월 1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미야자와 겐지가 1924년에 발표한 동화집의 표제작으로, 환상적이고 기묘한 분위기 속에서 인간의 탐욕과 문명 비판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야기의 무대는 깊은 산속이다. 사냥을 즐기던 두 신사가 사냥개를 데리고 숲을 헤매다가 길을 잃는다. 배가 고프고 지친 그들은 우연히 산속에 자리한 “서양 요리점”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그러나 그 요리점은 평범한 식당이 아니었다. 입구부터 이어지는 수많은 ‘주의 사항’과 ‘명령문’이 붙어 있고, 그들은 그 지시를 하나씩 따르며 안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상의와 무기를 벗으라는 요구에서 시작해, 얼굴에 기름을 바르고, 몸에 소금을 뿌리라는 명령이 이어진다. 그들은 그것이 손님을 위한 서비스라고 믿지만, 사실은 자신들이 요리 재료로 준비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 사냥개들이 난입해 그들을 구해내면서 이야기는 극적으로 전환된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기묘하고 섬뜩한 전개 속에 인간의 허영과 문명에 대한 풍자가 녹아 있는 동화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서구 문물이 빠르게 들어오던 메이지 이후 일본 사회의 현실이 은유적으로 투영되어 있으며, 인간이 가진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위험이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읽는 이는 긴장과 섬뜩함 속에서 웃음을 느끼기도 하고, 마지막에 다다르면 서늘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목차

주문이 많은 요리점

출판사 서평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기묘한 모험담 속에 인간 본성과 문명의 위험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두 신사는 문명과 사치의 상징으로 등장하며, 그들이 점점 더 ‘요리 재료’가 되어가는 과정은 인간 스스로가 탐욕과 허영의 희생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짧지만 강렬하게, 인간 사회에 대한 풍자와 경고를 전한다.

이번 출간본은 미야자와 겐지의 시적이고 환상적인 문체를 최대한 충실히 살리면서도, 현대 한국 독자들이 생생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번역과 편집을 다듬었다. 긴장감 있는 서술과 반복되는 명령문의 리듬을 그대로 재현해, 독자는 두 신사와 함께 서서히 다가오는 섬뜩한 결말을 체험하게 된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단순한 아동문학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풍자문학이다. 소비와 탐욕으로 가득한 현대 사회 속에서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선명하다. 인간은 과연 문명의 화려함 속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는가. 우리는 언제든 ‘요리 재료’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닌가.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웃음을 가장한 경고이자, 지금도 살아 있는 문학적 알레고리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미야자와 겐지

미야자와 겐지(1896~1933)는 일본 아동문학과 환상문학의 거장으로, 짧은 생애 동안 동화와 시, 농업 연구와 교육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는 생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사후에 작품들이 재평가되며 일본 문학의 상징적인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은하철도의 밤』, 『바람의 마타사부로』, 『주문이 많은 요리점』 등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랑받는다.

겐지의 문학은 환상과 과학, 자연과 종교적 사유가 결합된 독창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그는 농촌 교사이자 과학자, 그리고 불교 신앙인이었기에, 그의 작품은 현실적인 삶의 고통과 철학적 성찰, 시적인 언어가 함께 어우러진다. 특히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그의 초기 대표작으로,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인간 사회를 향한 비판과 풍자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지금도 세대를 넘어 독자들에게 영감과 위로를 전한다.

번역 마이너스

언어 장벽이라는 광대한 장애물 속 숨겨진 가장 빛나는 보석을 찾아내는 광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작업으로 끝내지 않고,
글에 담긴 영혼과 맥락,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의도를 찾아냅니다.

숙련된 광부가 원석을 꿰뚫어 보듯,
우리는 문장이 지닌 고유한 광채를 발견하고,
섬세하게 다듬어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일합니다.

영국 대학을 졸업한 팀장을 필두로,
열정적인 팀원들이 모여
장벽 속 보석을 열심히 캐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