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사라진 새들의 기록

최한수 지음

높은구름 2025년 07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아직 세상이 멈춘 듯 고요하던 어느 아침이었어요. 진짜, 해가 막 뜨려는 그 어스름한 시간. 바람은 나뭇잎 사이를 조심조심 건드리고, 어디선가 새 한 마리쯤은 ‘찌르르’하고 울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근데…. 지금은요? 그 새, 없어요. 소리도, 깃털도, 날갯짓도. 다 사라졌어요.
이 책은요, 이제 지구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서른 종의 새들에 관한 이야기예요.

목차

도도 (Dodo) _1
나그네비둘기 (Passenger Pigeon) _7
캐롤라이나앵무 (Carolina Parakeet) _13
하와이뜸부기 (Hawaiian Rail) _17
큰바다오리 (Great Auk) _21
래브라도오리 (Labrador Duck) _25
라이알굴뚝새 (Lyall's Wren) _29
모리셔스푸른비둘기 (Mauritius Blue Pigeon) _32
세이셸앵무새 (Seychelles Parrot) _35
레위니옹올빼미 (Reunion Owl) _39
마우이큰벌새 (Maui Nui Akialoa) _43
과달루페카라카라 (Guadalupe Caracara) _47
뉴턴앵무 (Newton's Parakeet) _51
아티틀란논병아리 (Atitlán Grebe) _54
하와이모오 (Hawaii Moho) _57
분홍머리오리 (Pink-headed Duck) _61
흰배중부리도요 (Slender-billed Curlew) _64
스피닉스마코앵무 (Spix's Macaw) _69

책 속으로

캐롤라이나앵무(Carolina Parakeet)

1930년,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 정부를 운영하고 있었고, 우루과이에서는 제1회 월드컵이 열리고 있었다.
같은 해, 미국에서는 ‘캐롤라이나앵무’가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이유는 단 하나. 너무너무 예뻐서였다.
사랑했던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다고 할 때,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까?
태고의 자연이 품고 있던 생명, 기이하고 매혹적인 색과 소리를 지녔던 캐롤라이나앵무는 이제 더 이상 우리 눈앞에서 살아 숨 쉬지 않는다.
이 앵무새는 과거 북미 대륙의 광활한 평야와 강가를 누비며 살았다. 독특한 외모는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면서도 사람들의 눈에 잘 띄었다.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았지만, 그들 역시 매일을 살아가는 존재였을 것이다.
길게 뻗은 꽁지깃과 푸르스름한 녹색 몸, 붉고 황금빛이 도는 얼굴과 목덜미는, 마치 긴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봄꽃처럼 경이로웠다. 날개를 펼친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마치 높은 하늘에서 피어오른 꽃잎처럼 화려했다. 무리 지어 하늘을 가로지르던 무리는, 형형색색의 깃털이 펼치는 하나의 살아 있는 카드섹션 같았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때문에, 그 찬란한 깃털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기쁠 때 읽는 슬픈 시처럼, 캐롤라이나앵무의 삶은 꺾이고 말았다.
길 잃듯 떠나는 여행, 나를 쉬게 하던 풍경, 나를 웃게 하던 바람…. 모두 캐롤라이나앵무와 함께 사라졌다.
유럽에서 온 탐험가들이 북미 대륙을 점령하면서, 캐롤라이나앵무의 서식지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자연이 만든 이토록 아름다운 생명을 밀렵꾼들은 예술품쯤으로 착각했고, 전 세계의 수집가들을 열광했다. 전 세계로 팔리기 위해 마구잡이로 포획되었다.
너무 예뻤기에, 더 비싸게 팔렸다. (중략)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단순히 “이 새는 멸종했어요” 이런 게 아니에요. 후회만 늘어놓는 연대기도 아니고요. 어쩌면…. 다짐의 시작일지도 몰라요. 지금 남아 있는 생명들을 위해, 더는 같은 실수 하지 않기 위해, 우리라도 뭐라도 해보자! 하는 그런 작은 외침이랄까요?
혹시라도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잊힌 이름 하나라도 마음속에 떠올리게 된다면… 그 순간, 그 새는요. 다시 한번 날아오른 거예요. 소리 없이, 조용히, 우리 기억 속에서.
진짜로요. 그 바람, 느껴지지 않나요?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조금만 더 관심 가졌더라면. 아마, 아니 분명히, 지켜낼 수 있었던 생명들이었을지도 몰라요. 그걸 뒤늦게 알고 나니까요, 속이 쓰린 거죠.

작가정보

저자(글) 최한수

생태학자 최한수
'펭수' 출연
한국조류보호협회 학술이사

저서
‘숲에서 생명을 만나다’
‘학교 가는 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
‘숲이 희망이다’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식물 백과’
‘지구를 떠난 동물들’
‘생태축제 Eco Fest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