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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킥

지금 세계 맛집으로 순간이동
민가원 지음
그롱시

2025년 07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5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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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1.77MB)
ISBN 9791198376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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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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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다른 나라에서 먹을 수 있다면?
내게 그런 초능력이 있다면…?
상상이 현실이 되는, 초능력 어플리케이션

[야미킥]

지금, 세계 맛집으로 순간이동!

아무도 모르게 존재하는, 마법의 앱이 지금, 당신을 전 세계 맛집으로 데려갑니다.
[메뉴판]
- 기본에 충실한 마르게리따
- 본질을 잃지 않은 스시
- 서사가 좋은 푸아그라
- 울림이 있는 햄버거

맛집 추천, 맛집 웨이팅, 배달 앱까지, 유명한 것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맛만 있다면 뭐, 배달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그런데 ‘배달해 만족’, ‘쪼기요’, ‘쿠폰 잇찌’ 사이에 끼어 있는 한 앱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다.

“야미…… 킥?”

자신도 모르게 앱의 이름을 따라 읽었다.
으잉, 처음 들어보는 앱인데?
--- p.25

“우리가 왜 똥통 안에…… 있냐?”
좌식 변기에 궁둥이를 붙인 형이 형산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말했잖아. 여기가 바로 이태리라구.”
“이태리제 변기?”
“아 놔, 이탈리아 현지라고! 젠장!”

형은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리고 눈이 해롱거렸다. 하는 수 없이 형산은 형의 겨드랑이에 팔을 걸어 일으켜 세웠다. 변기 칸 문을 열고 나오자, 소변을 보던 중년의 이탈리아 남자가 있었다. 두 남자가 변기 칸에서 함께 나오는 모습을 본 그는 움찔하며 소변기에 바짝 붙어 섰다. 형산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본 조르노”라고 이탈리아어로 인사했다.

형제는 홍어처럼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나는 화장실을 벗어나 홀로 걸어 나왔다. 그곳을 보는 순간, 형의 아래턱이 고장 난 것처럼 툭 떨어졌다.
--- p.38

입속에 들어가는 순간, 두 사람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놀라움에 숨이 멎는 듯했고, 입을 가린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멸치와 고등어 사이를 오가는 듯한 고소하고 기름진 생선 살의 풍미는 새콤달콤하며 쫀득한 샤리와 만나 황홀한 하모니를 빚어냈다. 그리고 천연 와사비의 알싸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자연스러운 매운맛이 기름진 살을 깔끔하게 감싸안았다. 생선 살을 다 씹고 나니, 입안에 남은 네다섯 알의 샤리가 혀끝에서 춤을 추듯 맴돌았다. 수분을 머금은 새콤달콤한 밥알은 뭉치거나 부서짐 없이, 그 자체로 완벽한 한 편의 시와 같았다.
--- p.137

제롬 페레는 팔에서 뻗어 나온 북슬북슬한 털이 손등까지 자라 있었는데, 그 손으로 사람 키만 한 장총을 불쑥 내밀었다. 그제야 폰을 내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떨결에 장총을 건네받은 그녀는 멀뚱멀뚱 그를 쳐다보았다.

“한번 죽여 볼까요?”

제롬 페레가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어, 무얼……요?”
“푸아그라 먹고 싶댔잖아요.”
“……예에?”
“사냥해서 먹을 거예요. 그게 미션입니다.”
“…….”

순간 머리가 띵했다.

“죽여요. 저기 노니는 거위를~”
--- p.181

딸을 떠나보낸 지도 여러 달이 흘렀지만, 부부는 좀처럼 일상을 되찾지 못했다. 종구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택시 운전을 뛰었고, 정임 역시 프레시 매니저 일을 나가 보았지만, 채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멈추었다.

마치 두 사람의 시간은 완전히 멎어버린 듯했다. 멍하니 앉아 있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는가 하면, 먹은 것을 삼키지 못한 채 게워 내는 일도 많았으며, 밤이면 악몽에 시달려 얕은 잠만 자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생계의 문제에 부딪히면 마지못해 다시 일터로 나갔다. 하지만 생업에 치여 슬퍼할 시간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들 때면, 딸에게 한없이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 일을 멈추곤 했다.
--- p.240

이 소설은 『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같은 요리 장르물의 온기를 품고 있으면서도,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설정 속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요리 미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그리고 읽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이는 생생한 요리 묘사가 더해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쿠킹 판타지다.

당연한 것에 마음을 담는 일,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책 속 주인공들이 정성 담긴 요리를 통해 위안을 받는 모습이, 어찌 된 일인지 나에게도 큰 위안이었다. 작은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나카무라 코우지 (셰프)

작가정보

저자(글) 민가원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세 차례 수상하고, 상업영화 각색에 참여했으며, 두 편의 독립영화에서는 각본과 연출, 제작까지 맡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이야기는 결국 단어에서 시작된다는 단순하고도 중요한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더 빠르게, 더 깊숙이 독자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매체가 ‘소설’이라 믿었고, 그렇게 제 첫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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