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나는 여시였다
2025년 07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3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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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091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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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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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운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과 철학을 담아 한층 더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작가는 여우, 고양이, 그리고 인간의 관계를 통해 인연과 운명의 의미를 조명한다. 동물과 인간이 교감하는 순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깊은 연대감을 섬세한 문체로 풀어내어 독자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소설의 주요 장면에서는 여우 호가 법정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주인공 소녀인 아리와의 관계를 통해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또한, 인간과 동물이 얽힌 인연 속에서 각자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묘사된다.
『전생에 나는 여시였다』는 단순한 환생 이야기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는 운명적인 연결 고리이며, 이는 삶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환생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삶과 인연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독자는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주변의 모든 이들이 어떤 인연으로 자신에게 와있는지를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결과 우리가 맺는 관계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게 자명하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자 한다.
책을 펼친 순간부터 독자는 이미 이야기에 함께 엮여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269
소녀는 겁도 없이 가만히 서서 나를 응시했다. 나도 뒷다리 사이로 꼬리를 말고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뺀 채 그 애의 눈을 잔뜩 노려보았다. 여차하면 물어뜯을 계획이었다. 일고여덟 살이나 됐을까? 세로로 길게 찢어진 내 동공과 아이의 동그란 눈동자 사이로 희붐한 새벽 기운이 서렸다.
“어디 아프니?”
순간, 그 애의 진지한 눈빛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 사이가 아주 싱거워지고 말았다.
아프냐고? 어디 다친 데라도 있어서 자기 집 헛간으로 몸을 숨긴 줄 알았던 모양이다. 간밤에 멀리, 개마고원 쪽으로 돌아가셨을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아픈 곳은 없어도 나는 아프다.
“알았어. 아프지 않으면 됐어.”(29쪽)
우리 동물들이나 저 인간들이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좋아하고 탐닉하는 것들 때문에 끝내 병을 얻고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자기가 싫어하는 것들이 자신을 해치는 경우는 아주 드문 법이다.
곰만 해도 그렇다. 곰 아저씨는 꿀만 보면 사족을 못 쓴다. 그래서 인가까지 거침없이 내려가 꿀을 훔치다가 죽임을 당하고 만다. 우리 옆 동네 곰 아저씨가 작년에 당한 일이어서 잘 안다. 꿀에 목숨을 걸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모든 집착의 뿌리는 과욕이고, 과욕은 죽음의 자양분이다. 이건 내가 엄마에게 들었던 진리 중에 하나다.(41~42쪽)
소녀의 이름이 아리라는 걸 처음 알았다. 아리! 내가 그 이름을 입안에 넣고 구슬인 양 굴려보는데, 그 애가 다시 입을 연다.
“그래, 내 이름은 아리야. 송아리! 넌 나한테 언니라고 부르지 않아도 돼. 그 대신 다른 아이들처럼 송아지나 송사리라고 놀리면 안 돼, 알았지? 근데 네 이름은?”
히죽,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웃어 보이려는 찰라, 목구멍에서 저절로 새어 나온 호흡 소리는 나 스스로도 정말이지 놀라웠다. 호! 그랬으니까. 그리고 그 애는 놓치지 않고 내 대답을 제대로 들었다.
“아, 호라고!”(52쪽)
아리가 처음으로 내 앞발을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은 게 그날이었다. 그 애가 나를 아낀다는 뜻이지만, 그 일은 단순히 어쩌다가 벌어진 게 아니라, 내가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다. 인간이 나를 만진 것도 그게 처음이었다.
내가 길들여진 걸까?(71~72쪽)
“새벽 예불마다 들리는 북소리에 네 얼굴이 떠오르더구나. 운판을 치는 소리에 내가 어린 시절 잡아먹어야 했던 멧비둘기를 떠올렸던 것처럼… 너도, 멧비둘기도 다음 세상에서는 인간으로 환생하기를 그때마다 축원했다. 아 참, 이제는 인간인 것이 마냥 부끄럽지만은 않다. 인간이어서 인간들에게, 인간이어서 짐승들에게도 돌려줄 게 많다는 걸 알았다.”(106~107쪽)
“나는 산에서 법정法頂이라는 이름을 새로 얻었으니, 앞으로는 그렇게 불러도 된다. 이름까지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만 이름 없이 어떻게 만물의 형상을 세울 수 있는지 아직 그것까지 알지는 못하겠구나. 네 이름은 무엇이지?”(106~107쪽)
내가 아리에게 꿩은 콩콩 울고 싶어도 꿩꿩 운다는 얘기를 했던가? 전혀 그런 적이 없는데도 내가 들었던 대로 아리 역시 꿩 울음소리를 똑같이 들었다니! 가까운 이들끼리는 서로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183쪽)
랑이 동물원으로 갔다…! 우리가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나를 자극했다. 아직은 서럽다거나 슬픈 감정까지 나에게 이르지는 않는다. 죽어서만 헤어지는 줄 알았는데 살아서도 만날 수 없다니! 도대체 이런 일들을 누가 왜 꾸미는 걸까?(197쪽)
암자에 남아서 스님을 호위하는 사천왕 휘하의 하급 무사라도 되고 싶었다. 그러나 사흘째가 되자 스님은 내 등을 떠밀었다. 그리고 나를 앞세운 스님은 산문을 지나 산책길이 끝나는 멀리까지 나를 배웅해 주셨다.
“지금까지 참으로 먼 길을 오셨네. 이제 길이 끝나는 게 보이시는가?”
법정 스님은 웃지도 않고 말씀하셨다. 세 번의 만남, 그 인연 끝에 스님이 내게 들려주신 마지막 선문답이었다.(239쪽)
돌이켜보면 내 한 생애는 노래와 함께 했다고도 할 수 있다. 랑만 해도 진정한 가수였고, 아리와 유리 그리고 그 애들 엄마를 통해서도 나는 노래 가까이에서 살았다. 이건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인연일까? 내가 이따금 궁구해 보는 것처럼 내 친엄마로부터 받은 유전자 같은 것일까? 모르겠다. 나는 끝내 그걸 풀지는 못했다. 아니, 이제는 내 생모가 누군지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나이가 되었다.(247쪽)
“우리 아들이란다. 너를 만나게 해주려고 같이 왔지.”
어머니가 나를 소개했다. 바로 그 순간이 내 생애 첫 기억으로 저장되었다. 처음에는 그 여우가 그냥 심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나와 눈이 마주치던 순간, 그 애 눈이 반짝 빛났다. 그리고 이내 눈물방울이 떨어져 뾰족한 콧등을 적셨다.
여우가 천천히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한쪽 발을 절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운 걸음이었다. 가까이 다가온 여우는 어머니와 내 앞에 이르자 불편한 앞발을 들어 보였다. 나는 아무런 두려움도 느끼지 않은 채 여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머니도 특별히 걱정은 하지 않으셨던 것같다. 여우가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내 손바닥을 오래도록 핥았다. 그 혀의 느낌, 까끌까끌하면서도 축축하던 느낌은 아직 나에게 온전하게 남아 있다.(260쪽)
윤회론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감동적 서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관계와 사건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은유적 화법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는 독자에게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사유할 거리를 제공하며, 삶과 인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1. 여우의 시선으로 본 인간 세계
주인공인 여우 ‘호(狐)’는 헛간에 몸을 숨기던 중, 건넛방에서 티격태격하는 자매의 대화를 듣게 된다. 특히 동생인 ‘백여시’와 ‘송여시’라는 이름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인간들의 대화 속에서 자신이 여우로 불리는 것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호의 모습은 장차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독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2. 여우 호와 소녀 아리의 특별한 만남
여우 호는 우연히 인간 소녀 아리를 만나게 된다. 겁도 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아리를 경계하지만, 그녀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긴장을 푼다. “어디 아프니?”라는 걱정 어린 질문을 받은 호는 마음이 아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리는 호를 처음으로 쓰다듬으며 교감을 나누고, 호는 인간의 손길을 처음으로 받아들인다. 여우와 인간 사이의 정서적 교감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장면이다.
3. 운명을 넘어선 성장과 깨달음
이야기 후반부에서는 인간 청년이 출가하여 ‘법정’이라는 새 이름을 얻고, 자신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과 돌려줄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여우 호에게도 이름을 묻지만, 호는 인간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장면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깨달음을 얻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감성적인 문체와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남녀노소 누구나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며, 권영임 작가가 전하는 깊은 공감과 여운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임실에서 자랐다.
숭의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평화문학』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벌거벗은 공주님』, 『키스하러 가자』와 장편소설 『파가니니의 푸른 일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15인 공동소설집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여성 성차별을 다룬 『미스 김, 시집이나 가지!?』, 한국잡지교육원 기자 만들기 시리즈인 『마침표를 찍었다고 글이 완성된 건 아니다』가 있다.
현재 《도서출판 바람꽃》 대표이며, 《한국잡지교육원》 전임교수로 교정ㆍ교열 문장 다루기 강의를 한다.
작가의 말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고백을 해야겠어요. 어느 때부턴가 녀석들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사뿐히 내려앉는 동작이라든가 게으를만치 허리를 쭈욱 펴면서 하품하는 모습, 내 의도를 살피려고 평온하게 응시하는 시선 같은 게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누군가가 보지 않아도 자기 배설물을 땅에 묻는 우아한 청결의식도, 물론 천적에게 자취를 남기지 않으려는 본능이라고 들었지만, 내 관심을 이끌었어요.
아마 윤설이가 세상을 하직한 이후 생겨난 일인 듯합니다. 내가 참 좋아했던 후배… 나는 윤설이의 시와 문장, 타인들에게 좀처럼 자기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 까칠한 성격까지 좋아하고 또 응원해 주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선택해 준 이들에게는 늘 한없이 너그러웠던 외우畏友. 말하자면 고양이를 좀 닮은 편이었죠.
그 애가 가고 한 달쯤이나 지났을까요? 산책을 나섰다가 어느 집 열린 대문 틈으로 고양이 가족이 마당 한구석에서 꼬물거리는 정경이 우연히 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미 고양이 주위에는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새끼 고양이 몇 마리가 걸음마를 연습하고 있었죠.
내가 문틈으로 그걸 훔쳐보자 새끼 한 마리가 비틀비틀 내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어미는 날카롭게 울면서 자기 새끼와 나에게 경고음을 보냈지만 내 주먹 크기만 한 새끼 고양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 무릎 밑까지 다가오는 것이었어요.
아, 그 순간 이 아이는 혹시 윤설이가 환생한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어요. 나를 잘 따르던 개나 고양이를 대하면서도 이따금 그런 느낌에 사로잡히곤 했었죠.
인연은 운명이고, 운명은 또 다른 인연으로 연결되리라는 신념도 그 어린 날들 이후로 내 맘에 싹을 틔웠을 것입니다.
그러다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여우를 보았습니다. 새끼 여우는 고양이와 무척 닮아서 구분이 되지 않더군요.
나는 일부러 전주동물원을 찾아갔습니다. 여우를 다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그러고는 그날 이후, 이 소설에 착수했습니다. 윤설이를 얘기하려는 마음이 커갈수록 윤설이가 등 뒤에서 내 발걸음을 안내하는 목소리를 더욱 크게 외치던 환청, 그게 한동안 들려왔습니다.
그리하여 소설은 단순한 윤회 혹은 환생을 넘어 인연 얘기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인연을 운명으로까지 이끌어 준 사람들이 어찌 윤설이뿐이겠어요?
따뜻하기 이를 데 없는 그 모든 분의 이름과 얼굴이 폭풍처럼 이 순간에도 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요. 지금 제 책을 펼친 독자 여러분과 저도 벌써 질긴 인연의 끈으로 엮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틀림없는 일이에요. 그게 어떤 인연일지는 좀 더 두고 보면 알 수 있을 테죠.
제 소설이 바로 그런 얘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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