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AI 시대를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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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2132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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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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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AI 시대를 산다면》은 인공지능 시대가 던지는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논어 속 공자의 가르침으로부터 찾고자 하는 책이다. 지금, 왜 하필 공자인가? 2500년 전 ‘공자님 말씀’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저자는 공자가 평생에 걸쳐 마주했던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공자가 가장 중시했던 “사람다움의 회복”이라는 가치에 주목한다. 《논어》는 인류 문명이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격동의 시기로부터 탄생했다. 철기 사용으로 인간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지만, 당시 사회 지도층은 백성의 삶은 나 몰라라 한 채 권력 투쟁에만 몰두했다. 평범한 이들이 지켜 온 사람 사이의 도리와 그들의 평화로운 일상은 점차 파괴되어 갔다. 공자는 바로 이 시기에,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사람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거대한 문명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2500년 전에 공자가 마주했던 질문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결국 “그래서 AI와 인간은 무엇이 다른가”, 즉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하나의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논어》를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였다. 《논어》의 구절들을 인(仁), 의(義), 예(禮), 지(智)의 순서에 따라 ‘사람’ ‘올바름’ ‘관계’ ‘배움’이라는 주제 아래 나누었고, 인의예지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인생의 다양한 시기에서 곱씹을 만한 구절들은 ‘삶’이라는 주제로 한데 모았다. 책에 소개된 모든 구절에는 AI 시대에 걸맞은 생각의 틀로 《논어》를 새롭게 바라본 저자만의 해석과 의견이 덧붙었다. 저자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2500년 전 ‘공자님 말씀’은 결코 낡고 고루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예리하게 통찰한 공자의 가르침은, 논리적 사고와 구조적 언어에 익숙한 이공계 대학생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고 수업은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비단 이공계 학생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AI가 일상 깊숙이 스며든 지금, 인간다움에 대한 성찰은 우리 모두의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공자가 AI 시대를 산다면》은 그 성찰의 여정에 함께할 든든한 길잡이다.
1부 | 사람 : AI 시대, 더더욱 사람이 먼저다
사람다움이 우리의 목적지라면
사람답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AI는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태도
AI가 구현하지 못하는 인간의 능력
사람,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도전하는 존재
그물을 던지기 전에, 활을 겨누기 전에
공감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다정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흔들리지 않도록, 잃어버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극복하는 일
2부 | 올바름 : AI 시대, 사람다움을 지키는 기준
기본, 본질, 근본
나아갈 것인가, 물러날 것인가
의로운 이익을 좇는다
서두르지 말고 한 걸음씩 차분하게
공자가 거듭 당부했던 것
책임질 수 없는 일에 개입하지 마라
미워하는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면
‘다수’라는 함정
단속해야 잃어버리지 않는다
두려워할 줄 아는 태도
지금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멀리 내다보기
침묵하지 않는 용기
올바른 경쟁의 필요조건
바른 것이 바른 이름을 갖도록
착한 거짓말은 없다
3부 | 관계 : AI 시대,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
사랑한다면 수고롭게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내가 하기에 달렸다
그는 무엇을 편안하게 생각하는가
상대가 원하기 전에 먼저 살피는 마음
유익한 친구, 해로운 친구
말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
말해야 할 사람과 하지 말아야 할 사람
방향이 다르면 함께 걸을 수 없다
타인은 내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
신뢰하고 신뢰받는 일
핑계는 옅어진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장점과 단점, 양날의 검
윗사람이 버려야 할 태도
잊지 말아야 할 사랑
지금 어디냐는 말, 밥은 먹었냐는 말
4부 | 배움 : AI 시대, 무엇을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가
내가 정말 알고 있는가?
물이 100도씨에서만 끓는 것은 아니다
배움 없는 믿음은 해롭다
삶은 끝없는 배움의 여정
밥 먹는 것조차 잊을 만큼
알아야 좋아할 수 있다
배움과 생각은 떨어질 수 없다
‘하나’로써 관통하려는 사람
활용하기 위해 배운다
훔치기 쉬운 세상일지라도
모두가 나의 스승이다
나를 위해 공부하면 끝없이 배운다
‘하등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잊지 않는 유일한 방법
잘못으로부터 배운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한계선이 출발선으로 바뀔 때까지
스승을 갖는 또 다른 방법
5부 | 그리고, 삶 : 우리가 AI 시대를 살아가는 법
최적의 지점을 찾기 위한 정성
지나침은 부족함과 마찬가지
술을 마시되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쓰임이 무한한 인간이다
평가할 겨를 따윈 없다
주나라에서 밤나무로 신주를 만든 이유
나를 책임져야 할 나이
참모습은 어려울 때 드러난다
설명할 수 없는 일에 관심 두지 않는다
가짜 뉴스를 대하는 자세
직장 생활의 지혜
사람과의 협업, AI와의 협업
내용과 꾸밈의 조화
이제껏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보편적 가치 외에도 인간이 속한 공동체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 즉 시대 또는 사회마다 달라지는 상대적인 가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은 새로운 세기나 문명의 전환기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재해석해 왔죠.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였고 어떤 존재를 꿈꿨는지, 현재는 어떤 존재이고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요. 지금의 인간에게도 이러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_24~25쪽
인간과 포스트휴먼의 연결고리인 ‘트랜스휴먼(Transhuman)’이 가시화되면서, 이 존재를 어느 지점까지 인간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만약 어떤 이가 신체의 한 부분을 하나씩 기계로 교체하다가 끝내 모두를 대체했다고 합시다. 이 존재를 과연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의체(義體, artificial body)가 몇 퍼센트 이하여야 사람이고, 몇 퍼센트를 넘기면 사이보그입니까? 그 기준은 누가 정하나요? _32~33쪽
저는 공자가 제시한 공손함, 관대함, 미더움, 은혜로움의 네 가지 가치가 곧 브라이언 헤어가 말한 ‘다정함’이라 생각합니다. 네 가지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갈등을 줄이고, 협력과 소통을 끌어내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들이죠. 지금의 호모 사피엔스를 만들어 냈고 앞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한 ‘인간’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들이고요. 어떻습니까? 지금 여러분 주위엔 공손함과 관대함과 미더움과 은혜로움이 남아 있습니까? _54쪽
우리 사회는 솔직한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과 다른 의견을 표하면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침묵을 선택합니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감고 귀를 닫고 몸을 웅크립니다. 공자는 이러한 태도를 “의로움을 보고도 행동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라며 꾸짖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안다면 가만히 있지 말라는 겁니다. 이는 객관 지식을 탐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지식인이나 과학자에게 더욱 요구되는 자세입니다. _108~109쪽
‘이름을 바로잡는 것’은 명분을 바르게 세우는 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다음 글을 보겠습니다. “이번 비상조치는 결코 한낱 정권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권을 수호하고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성실한 대화를 통해 전쟁 재발의 위험을 미연에 막고, 나아가서는 5000만 민족의 영광스러운 통일과 중흥을 이룩하려는 실로 우리 민족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확신합니다.” 1972년 10월 17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10월 유신’을 시행하며 발표한 특별 선언의 일부입니다. (중략) ‘유신(維新)’이란 이름은 《시경(詩經)》 〈대아(大雅)〉 편에서 유래했습니다. 나라를 새롭게 혁신하고 개혁한다는 의미입니다. 1972년의 ‘유신’이 과연 그 이름에 부합했나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억지로 붙인 게 아니었나요? _114쪽
오늘날 인간이 관계 맺는 것은 인간뿐이 아닙니다. 인간은 기술, 기계, 정책과 같은 비인간적 요소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인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을 제약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강제하기도 하죠. 스마트폰을 떠올려 보십시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이제는 우리 몸의 일부처럼 되어 버린 스마트폰은 인간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인간’ 역시 관계의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상대입니다. 공자는 현대의 과학 기술을 몰랐는데, 어떻게 비인간과의 관계에도 공자의 당부를 적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드실 수도 있지만, 우리가 비인간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면서 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공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_122쪽
AI 앞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야 했던 내용’들은 상당수가 효용을 잃었습니다. 이제 배워야 할 것은 인터넷과 AI가 제공해 주는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를 분석하여 그것이 올바른 것인지, 중요한 것인지를 가려내는 안목입니다. 새로운 시각과 관점에서 그 정보를 활용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 지식을 토대로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법도 학습해야죠. 특히,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AI에게 정확하고 적합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양질의 대답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_179쪽
내가 왜 틀렸는지를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면 그건 안 것 같아도 안 게 아닙니다.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분명 또 틀릴 겁니다. 이건 모르는 거예요. 모르는데 안다고 스스로 속이고 있는 거죠. 이러한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나는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자가 제자 자로에게 당부한 말처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줄 알아야 합니다.” 공자는 〈자로〉 편에서도 “군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곧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는 길이고, 진정한 앎으로 가는 출발점입니다. _181~183쪽
무엇보다 ‘배우기’와 ‘생각하기’를 함께해야 합니다. 무릇 배움이란 내 밖에 있는 것을 안으로 가져오는 행위입니다. 선생님이든 책이든 논문이든 AI든 외부의 어떤 대상으로부터 지식을 습득하여 나의 기억에 저장하는 일이죠. 반면 생각은 내면에서 이루어집니다. ‘나’라는 주체 안에서 벌어지는 정신 활동입니다. 이 둘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배우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배우는 ‘학이사(學而思)’ ‘사이학(思而學)’의 자세가 필요한 겁니다. _205쪽
AI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기술이 발전할수록 AI의 판단 또한 흔들리거나 오염되지 않을 테니 요즘 세상에 ‘중을 잡는’ 일은 AI에 맡기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중’이 성과나 이익이 최대화되는 지점을 의미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최적의 지점’이라는 것은 공동체가 지향하는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설령 물질적인 손해를 볼지라도요. 그러니 만약 AI를 통해 ‘중’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닉 보스트롬 같은 학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초기 단계부터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를 AI에 학습시켜야 합니다. AI가 스스로 그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최적의 지점이라고 판단하게 해야죠. 그래야 설령 초지능이 출현하더라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인간을 위한 ‘중’을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_243~244쪽
공자는 ‘군자불기(君子不器)’, 즉 군자는 그릇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략) 어떤 사람들은 이 말을 공자가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말고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하는데, 적절치 않습니다. 전문성은 당연히 쌓아야죠. 공자도 ‘예’ 전문가잖아요. 다만 전문성을 쌓되 거기에 그쳐선 안 된다는 겁니다. 자기 분야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지 말고, 다른 분야에도 열린 태도를 가지라는 거예요. _253쪽
급변하는 시대, 방향을 잡아 줄 나침반은
결국 ‘사람다운 태도’다
트랜스휴먼이나 포스트휴먼의 등장까지 논의되고 있는 지금, 앞으로 그 어떤 세상이 와도 AI와 사람을 구별하게 해 줄 사람의 고유함이 과연 존재할까? 공자는 사람다움을 속성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사람의 본성을 먼저 정의하고 그로부터 사람다움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지녀야 할 태도로부터 사람다움을 설명하는 것이다.”(26쪽) 1부에서는 “도덕과 신념 때문에 자기 이익을 희생하는 태도”(36쪽), “나를 위하듯 타인을 위하고 나를 소중히 여기듯 타인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49쪽),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자세”(42쪽) 등, 사람 고유의 속성들을 《논어》 속 여러 구절과 함께 살핀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다움을 질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필요하다. 2부에서는 공자의 ‘의(義)’ 개념을 담고 있는 《논어》의 구절들을 살펴본다. 공자는 “군자는 천하의 일을 대함에 무조건 ‘이것이다’, ‘저것이 아니다’ 하지 않는다. 오직 매사를 ‘의(義)’에 견줄 따름이다”(62쪽)라고 말한다. 이 ‘의’에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 스스로 가장 옳다고 판단되는 길을 성찰하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의’이고 ‘올바름’이다.
특히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전할수록 윤리적 문제의 층위가 복잡해지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쉽게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그럴수록 우리는 끊임없이 무엇이 옳은지, 내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는지를 묻고 성찰해야 한다. 물론 옳고 그름의 기준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의롭지 못한 세상에 타협하는 것, 도리를 지키지 못하는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73쪽) “작은 이익을 탐하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82쪽) “여러 사람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여러 사람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93쪽) “책임질 수 없는 일에는 개입하지 마라”(96쪽)와 같은 《논어》의 구체적 가르침들은, 어느 쪽이 맞는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선택의 순간마다 마음의 중심추로 삼기 충분하다.
시대를 가로지르는 관계의 윤리,
기술을 초월하는 배움의 태도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그건 AI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공자는 “예(禮)를 모르면 온전한 인간으로서 홀로 설 수 없다”(120쪽)며 ‘예’를 인간관계의 기본 뿌리로서 강조했다. 공자가 말한 ‘예’는 단순히 도덕적 관행이나 종교적 의례 같은 절차나 형식만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다. 나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타인을 존중하고, 그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태도를 뜻한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자애로움,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효도, 임금과 신하 사이의 의리, 친구 간의 믿음”은 모두 “하늘의 이치가 인간사에 투영된 것”(121쪽)이며, 곧 사람이라면 지켜야 할 윤리의 핵심이었다.
《논어》에는 인간이 맺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자의 여러 조언이 담겨 있다. 물론 그 가르침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부모 자식의 관계는 세부적인 양상은 변했을지언정, 그 본질은 같다”(122쪽)는 저자의 말처럼, 그동안 인류가 여러 시대를 거쳐 온 동안에도 부모와 자식 사이, 스승과 제자 사이, 친구 사이, 연인 사이 등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3부에서는 공자가 말한 ‘예’의 개념을 중심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며 관계를 구축하는”(123쪽) 방식을 생각해 본다. 저자는 특히 기계, 트랜스휴먼, 포스트휴먼 등 비인간 존재와의 관계 맺음까지 고려해야 할 미래 사회일수록, 공자의 ‘예’가 주는 의미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4부에서는 공자의 ‘지(智)’를 중심으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과 직장인, 그리고 배움을 멈추지 않으려는 모든 이에게 특히 중요한 논어의 구절들을 살핀다. 《논어》의 첫 문장은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할 정도로, 공자는 ‘배움’을 무척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AI의 압도적인 능력 앞에서 과거 우리가 외우고 배워야 했던 내용은 점차 효용을 잃고 있다. 그 어떤 것에 관해서든 AI에 질문하면 1초 만에 답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제 배워야 할 것은 인터넷과 AI가 제공하는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를 분석하여 그것이 올바른 것인지, 중요한 것인지를 가려내는 안목”(179쪽)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지식과 정보에 대한 나의 태도가 중요해졌고, 또 무엇을 공부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공부하느냐”(179쪽)야말로 지금 우리가 직면한 핵심 과제인 것이다. 공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식 자체보다 배우는 자세와 앎의 본질을 성찰해 왔다. 그 가르침은 ‘AI 시대의 배움’에 대해서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AI 시대에도 여전히 통하는
공자의 소박한 격려, 논어
AI 시대라는 새로운 문명의 전환기 앞에서 ‘사람’ ‘올바름’ ‘관계’ ‘배움’을 고민하는 이유는,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하나의 물음으로 수렴될 것이다. 5부에서는 여전히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논어》의 여러 구절을 짚어 본다.
인생에 대한 2500년 전의 조언이 지금도 유효할까? 공자는 “치우치거나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최적의 지점”(242쪽)을 뜻하는 ‘중(中)’을 잘 잡아야 한다” “술을 비롯해 절제가 필요한 모든 일에 대해서는 적절한 순간에 잘 멈추는 일을 ‘습관’으로 만들어 몸에 깊이 새겨 놓아야 한다”(251쪽) “쓸모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하지만 그 쓰임에 자신을 가둬 놓지 말라”(253쪽) 등 여러 가르침을 주었다. 이 조언들은 전혀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이처럼 평범한 사람의 일상과 긴밀히 닿아 있는 공자의 소박한 가르침들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강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자가 죽은 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공자의 말은 생활의 지침이 될 수 있고, 하루하루의 격려와 위로가 될 수 있다.”(240쪽)
작가정보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철학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같은 대학교 유학동양학과 초빙교수로 있다. 《이코노미스트》와 《경기일보》의 필진으로 활동했으며,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KMOOC, 현대경제연구원 CreativeTV, 전통문화연구회 사이버서원 등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왕의 경영》 《탁월한 조정자들》 《다시는 신을 부르지 마옵소서》 《마흔, 역사와 만날 시간》 《왕의 공부》 《조선의 위기 대응 노트》 《조선의 부자들》 《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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