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푸른 돌
2025년 07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6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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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30.88MB)
- ISBN 9791192638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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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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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은 대화 상대가 필요하면 언제든 자기한테 연락하라고 말했지만 취기에 던진 말을 덥석 붙잡는 것은 뻔뻔한 일 같았다. 그러나 한 주가 다 지나가도록 달리 아빠에 관해 얘기해볼 만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으므로 루미는 그 주 토요일 낮 퇴근길에 현에게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 뭐하느냐고 썼다가 지우고 어디에 있느냐고 썼다가 다시 지운 뒤에 바쁘냐고 물었다. 조금이라도 망설임을 내비치는 답이 오면 선선히 물러날 생각이었다. 다행히 메시지를 읽자마자 현이 곧장 보내온 답에는 바쁠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고 적혀 있었다.
전혀.
하나도 안 바쁘고, 그냥 속상하고 쓸쓸해.
루미야, 사람이 이렇게 쓸쓸할 수가 있을까 _본문에서
2부
3부
4부
작가의 말
반희는 그날 속으로 삼켰던 질문을 이후에도 차마 묻지 못했다. 그런 채로 변함없이 루미와 함께 수학을 공부하고, 입시를 치르고, 성인이 되었다. 각자 다른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이따금 먼저 연락을 하는 쪽은 반희였다. 안부를 묻지 않은 채 몇 달이 지나면 엄마가 먼저 챙기기도 했으므로 루미에게 못해도 한 계절에 한 번쯤은 잘 지내느냐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반희는 늘 너희 아버지는 여전히 전과 같은 상태냐고 적고 싶은 것을 참느라 한숨을 삼켰다. 그렇게 한숨이 더해지는 동안 반희는 난생처음으로 누군가를 마음 깊이 미워하는 일에, 그럴 때 느끼는 감정에 눈뜨게 되었다. (41쪽)
잔치 국수 그릇마저 말끔히 비운 후에 몇 번이고 맛을 칭찬하는 아빠의 모습은 국숫집 주인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까. 루미는 패딩 점퍼에 팔을 꿰며 생각했다. 만일 아빠가 외투라면 여기 벗어둔 채로 가련만. 가방이라면 의자 아래 밀어둔 채 문밖으로 달려 나가련만.
때마침 메시지를 보낸 현이 오늘 저녁에 바쁘냐고 물었으므로 루미는 곧장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어디든 좋으니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82쪽)
이별을 미루고 미루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몇 살까지 지금처럼 기약 없는 꿈을 갈망하며 살 수 있을까.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싶었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의 견해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리 없었고, 사정을 알 만한 사람에게 고하기에는 지독하게 초라한 고민이었으므로 현은 홀로 처박혀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이따금 루미가 안부를 물으면 다만 다소 일이 바쁜 양 답하며, 그러고 나면 헛헛한 마음에 반희에게 전화를 걸어서 착신이 정지된 번호라는 안내 문구를 들은 뒤 더욱 헛헛해진 채로 어두운 거실을 서성이며 끝없이 생각했다. 이제 그만두어야 할까. 결국 이 꼴로 그만두게 되는 것일까. (135~136쪽)
성지는 현에게 바짝 다가와 팔짱을 끼며 정말 생각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다. 지극히 미니멀한 연극 무대 위에 서면 모든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필요한 것은 아주 작은 무대와 배우의 집중력뿐이라고 강조하며 무대 안팎에서 벌일 수 있는 일들에 관해 신이 나서 떠들었다. 어떠한 제한도 없는 무대라는 말은 사랑을 약속하는 속삭임처럼 달콤하게 들렸다. 덥석 성지의 손을 잡으면 연기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가 열릴 것도 같았다. 그러나 당장은 새로운 꿈을 꾸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갈 여력이 없어서 대답을 미루게 되었다. (141쪽)
반희가 챙겨 온 입욕제를 넣자 욕조 안의 물이 삽시간에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어느 깊은 산속에 자리한 호수의 빛깔 같다고 루미는 생각했다. 한쪽 팔을 담그자 살갗이 따끔거리도록 뜨거웠으므로 욕조에 들어서기 전에 찬물을 조금씩 섞어서 세심하게 온도를 조절했다.
이윽고 훈김이 피어오르는 탕 안에 들어가 두 다리를 곧게 뻗고 앉았을 때, 루미는 자기 몸에 맞추기라도 한 듯 딱 맞는 욕조의 크기에 감탄했다. 한쪽 면에는 엉덩이와 등이 닿고 반대편에서는 발바닥이 닿았던 것이다. (276~277쪽)
고생과 고통으로 자기 증명을 하지 않는 이야기를 만날 가능성
-속박의 이야기를 새로 쓰는 일에 대하여
‘옛날 옛적에 어떤 여자아이가 갖은 고생을 하며 고통받은 이야기.’ 누구를 원망할 수 없이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이야기를 만날 때의 씁쓸함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 은모든 작가는 그럴 때마다, 한 번쯤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새로 쓰는 일에 매달려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왔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접할수록, 그중에 여성이 주인공이면서 고생과 고통으로 자기 증명을 하지 않는 이야기를 만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그런 소망을 가져서 무엇할지 회의를 품게 되었다. 그러다. 강릉 단오제를 찾은 어느 날 남대천 무대에서 상영 중이던 제주의 무속 신화 〈가믄장애기〉를 만난 순간 안에서 꿈틀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ᅌᅥᆻ다.
거지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은 실은 운명의 신이라는 정체를 가지고 있었다. 이 인물은 얄팍한 효성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지만 기죽지 않고, 반성의 기색도 없다. 외려 매몰찬 부모와 동조한 언니들에게 저주를 내려 언니들을 버섯과 지네로 변하고 부모는 나란히 장님이 된다. 과감한 전개는 가문장애기가 연 잔치에 부모가 나타나 시력을 되찾으며 뜻밖에 심청전과 겹치게 된다. 그러나 애달프게 아버지를 반기던 청이와 달리 가믄장애기는 마지막까지 아는 체하지 않으며 부모에게 시련을 준다. 간단히 용서할 마음이 없으며 끝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는 듯이. 이렇게 극명하게 다른 두 인물이 함께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궁금증이 이 소설의 출발점이 되었다. 심청의 속내를 소환해 들어보되, 누구보다 자기중심적이고 독립적인 가믄장애기와 함께하도록 하면서. 그리하여 일찍 엄마를 여의고 상실한 채 칩거하는 아버지를 보살피며 자기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루미와 부모의 욕망에 어린 시절을 빼앗겨야 했던 현은 서로 친구를 사귈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갖지 못한 채 ‘동창’이라는 느슨한 연결고리만 갖고 있다가, 졸업 후 한참 시간이 흘러서야 다시 만난다. 이들의 예상치 못한 만남은 서로의 삶에 모종의 변화를 가져다주게 된다. 그렇게 작가가 오래 꿈꾸던 가능성은 각자의 삶에서 감당해야 할 몫을 나눌 수는 없을지라도 멀지 않은 곳에 서로가 있다는 사실 자체로 든든한 연대와 신의를 전해주며 따뜻하고 든든한 이야기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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