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회진

이지수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06월 2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청량시장 골목 깊숙한 곳, 새벽 2시부터 5시까지만 문을 여는 작은 해장국집이 있다. 사십여 년간 이 자리를 지켜온 김순덕은 매일 밤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야간 경비원, 응급실 간호사, 택시기사, 편의점 알바생, 대리운전기사, 야간 청소부까지. 각자 다른 시간에 찾아와 뜨거운 국물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거나 시작하는 이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상처받은 영혼들이 치유받는 특별한 공간이다.

어느 날 첫 번째 손님인 박민호가 나타나지 않는다. 당뇨 합병증으로 쓰러진 그를 위해 해장국집 식구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들이 차례로 밝혀진다. 간호사 지연은 3년 전 택시기사 태수의 아들을 치료했던 그 간호사였고, 편의점 알바생 유진은 그 교통사고의 생존자였다. 대리운전기사 석민은 민호의 옛 직장 사장이었고, 야간 청소부 영숙은 민호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서로 모르던 사람들 사이에 얽힌 운명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가장 충격적인 진실은 해장국집 주인 순덕에게 숨겨져 있었다. 30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그녀가 간호사를 그만두고 이 해장국집을 시작한 이유, 그리고 그 사고와 얽힌 또 다른 인물의 정체까지. 우연처럼 보였던 만남들이 사실은 깊은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각자의 상처와 죄책감, 그리고 용서와 화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30년간 각자 품고 살아온 아픔들이 이 작은 해장국집에서 만나 서로를 치유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새벽마다 찾아오던 외로운 영혼들이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우리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혈연이 아닌 마음으로 만나는 진짜 가족의 의미,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어루만지며 치유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독자의 마음 깊은 곳까지 전해진다. 새벽 해장국집의 회진 시간은 이제 치료가 아닌 사랑의 시간이 되었고, 청량시장 골목에는 따뜻한 빛이 스며든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새벽의 쓸쓸함과 외로움이 결국 서로를 만나게 하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희망적 메시지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목차

1. 새벽 두 시의 첫 번째 벨
2. 하얀 가운의 그림자
3. 오래된 핸들의 무게
4. 빈 자리의 메아리
5. 젊은 미소 뒤의 상처
6. 이중 근무의 피로
7. 마지막 손님의 발견
8. 응급실에서 온 소식
9. 중환자실의 고독
10. 함께하는 마음들
11. 숨겨진 가족
12. 분담된 사랑
13. 기억 속의 연결고리
14. 젊은 죄책감의 무게
15. 과거의 빚
16. 30년 전의 진실
17. 용서의 기적
18. 새로운 아침의 회진

작가정보

저자(글) 이지수

이지수. 한국 출생.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