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 승객들

김민아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06월 2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서울 지하철 3호선 새벽 첫차,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잠드는 사람들이 있다. 43세 프린트샵 사장 민수, 밤새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하철에서 쪽잠을 자는 미술대생 지현,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65세 순옥 할머니, 그리고 꿈을 포기한 채 야근에 지친 직장인 우석. 서로 모르는 이들이 꿈속에서 만났다. 지하철의 진동과 소음, 수많은 사람들의 집합 무의식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에너지가 개인의 꿈 경계를 허물어뜨린 것이다. 지현은 가본 적 없는 프린트샵을 꿈에서 보고 정확히 그려냈고, 민수는 모르는 여학생이 그림 그리는 모습을 무의식중에 끄적였다. 꿈은 더 이상 개인의 것이 아니었다.

우연히 지현이 민수의 프린트샵을 찾아온 순간,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꿈속에서 나눈 감정들이 현실에서 따뜻한 인연으로 꽃피기 시작했다. 순옥 할머니와 우석도 하나둘 프린트샵에 모여들었고, 네 사람은 자신들이 같은 꿈을 공유해왔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순옥이 40년 전 입양 보낸 딸의 딸이 바로 지현이었고, 우석은 민수의 대학 후배로서 그의 그림에 영감을 받아 꿈을 키웠던 사람이었다. 꿈이 이끈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각자의 상처와 그리움이 무의식의 끈으로 이어져 서로를 찾아낸 기적이었다.

작은 프린트샵은 이제 네 사람만의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민수는 가게 한편을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지현과 우석의 작품을 걸었고, 순옥은 시장에서 만든 따뜻한 음식을 가져와 나눴다. 충무로 골목 상인들도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받아 작은 후원을 시작했다. 분식집에서는 전시 개막일에 떡볶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문구점에서는 미술용품을 할인해줬다. 개인적 만남이 지역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로 번져나갔다. 지현은 할머니를 만나 오랜 외로움을 달랬고, 민수와 우석은 포기했던 예술 열정을 되찾았다. 꿈에서 시작된 인연이 현실에서 서로를 치유하고 지지하는 아름다운 관계로 꽃피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네 사람은 다시 같은 지하철에 몸을 맡긴다. 하지만 이번에는 잠들지 않는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창밖으로 스쳐가는 도시 풍경을 함께 바라본다. 각자의 꿈이 더 이상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키워나갈 희망이 되었음을 느낀다. 프린트샵은 단순한 인쇄소를 넘어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공간이 되었고, 네 사람의 우정은 충무로 골목길을 밝히는 따뜻한 등불이 되었다. 김민아 작가는 도시 속 외로운 영혼들이 무의식의 끈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치유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냈다. 꿈과 현실, 우연과 필연 사이에서 피어나는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이 가슴 깊이 울려온다.

목차

1. 새벽 5시 30분의 의식
2. 7시 10분의 쪽잠
3. 새벽 6시의 그리움
4. 야근 후의 절망감
5. 무의식의 스케치
6. 첫 번째 만남의 전조
7. 스케치북 속의 비밀
8. 전단지와 운명적 만남
9. 홍보자료와 재회
10. 네 개의 꿈이 만나는 순간
11. 작은 갤러리의 탄생
12. 충무로의 새로운 명소
13. 유품 상자 속의 진실
14. 40년 만의 재회
15. 선배와 후배의 재발견
16. 치유의 앨범
17. 새로운 시작의 용기
18. 꿈이 현실이 되는 지하철

작가정보

저자(글) 김민아

김민아. 한국 출생.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