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

안리타 지음

홀로씨의 테이블 2023년 03월 2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는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기 이전에, 우리는 먼저 이별을 배워야 한다고 믿었던 한 사람이 써 내려간 고백입니다. 작가는 지난 시간을 되감으며 마음속 깊이 숨겨둔 상처들을 하나둘 꺼내어 바라봅니다. 사랑이 온전히 극복되기 위해서는 그 아픔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해야 했고, 자신이 지닌 칼날의 모양과 그것이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를 끝내 응시해야 했습니다. 이 책은 사랑 이전의 이별과 고통, 그로 인해 피어난 감정들의 기록입니다.

이별의 시간을 되짚으며 작가는 불안과 고독의 심연 속으로 들어갑니다. 누군가와 나누던 밤, 그 어둠의 결을 말없이 감내하던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본질에 다가가는 길이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서로의 밤을, 어둠을, 말없이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영혼의 무한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 믿음은 누구도 보지 못한 밤의 어깨를 조용히 지탱하는 단단한 세계에서 비롯됩니다. 모음과 자음을 정성스레 자수 놓듯 써내려간 서신은 결국 독자의 마음 깊은 곳에 고요히 내려앉기를 바라는 바람으로 이어집니다.

『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는 끝난 사랑의 뒷모습이 아닌, 그 사랑에 도달하기까지 우리가 겪어야 했던 감정의 층위, 외롭고도 침묵하는 시간의 결을 따라갑니다. 단순한 연애의 이야기를 넘어,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응시이자, 마침내 다시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사려 깊은 안내서입니다.

책 속으로

우리의 만남은 끝이 났다, 고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모든 빛을 다 소진하고 나서야 재처럼, 우리는 어둡게 내려앉은 서로를 마주하게 되었다.
우리의 마음이 이제 더는 타오르지 않음을, 서로가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사라져 가고 있음을 느꼈다. 당신은 나에게서, 나는 당신에게서,
다시는 피우지 못할 불꽃처럼 까마득하게 사그라져 갔다.
< 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 도입부분 >

사랑을 말하며 사는 이곳이, 왠지 슬프기도 하지만, 사랑이 필요 없는 완전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일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별에 대한 유예 없이 무한을 살아가야 한다면, 마음도 없이 긴긴 생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세계가 있다면, 나에게는 그곳이 더 지옥 같기 때문에,

삶의 숙제: 사랑이라는 이 불가능으로부터 시작된 불안을 어떻게 사랑할까, 하는 의문의 해답을 각자 풀어야 할 것. <119p>

사랑은 상대방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내 심장을 앓는 일이다.
<128p

작가정보

저자(글) 안리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