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정거장

김진수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06월 0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서울 지하철 3호선 청담역 역무원실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서민우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모니터를 통해 현재뿐만 아니라 몇 시간, 때로는 며칠 앞의 장면들을 엿볼 수 있는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 '시간을 읽는 사람'이라 불린다. 하지만 그의 예지 능력은 거창한 사건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에만 작동한다. 30년 만에 첫사랑과 재회하게 될 박정숙 할머니, 지각으로 인해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될 신입사원 김은채, 작은 꽃집으로 새 삶을 일궈가는 이강수까지, 민우는 이들의 미래를 미리 보며 조용히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어느 날 민우는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7세 소녀 정현이를 만나게 된다. 정현이는 민우에게 지하철역이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도시의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특별한 지점이며, 역무원실이 그 흐름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수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이별, 기쁨과 슬픔이 층층이 쌓인 역 안에서 민우의 일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진정한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의미 있는 개입이었던 것이다. 새로운 동료 정미란과 함께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더욱 정교한 시공간 관제가 시작된다.

김진수 작가는 평범한 지하철 역무원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기적 같은 순간들을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거대한 판타지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작은 기적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특히 시간을 볼 수 있는 능력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현실적이고 따뜻한 방식으로 풀어내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각 인물들의 사연이 서로 얽히며 하나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구성력 또한 뛰어나다.

이 소설의 진정한 매력은 결말에서 드러난다. 이강수의 작은 꽃축제에서 모든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순간, 독자는 삶의 모든 만남과 인연이 우연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민우가 약수터정자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느끼는 잔잔한 만족감은 독자의 마음에도 그대로 전해져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거창한 해피엔딩이 아닌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기쁨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시간의 정거장에서 잠시 멈춰 서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작품이다.

목차

1. 화요일 오후 여섯 시의 벤치
2. 신입사원의 첫 번째 길찾기
3. 지하 이층의 꽃향기
4. 두 번째 기다림의 무게
5. 계단에서의 작은 사고
6.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동반자
7. 세 번째 날의 기적
8. 꽃들이 전하는 작은 위로들
9. 목요일 저녁의 특별한 화면
10. 약수터정자에서의 첫 만남
11. 시공간 관제의 비밀
12. 새로운 동료의 등장
13. 겨울 소식과 특별한 선물
14. 새해의 변화들
15. 정현이의 마지막 인사
16. 꽃축제의 준비
17. 모든 이야기가 만나는 오후
18. 시간의 씨앗이 전하는 메시지
19. 약수터정자의 저녁 풍경

작가정보

저자(글) 김진수

김진수. 한국 출생.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