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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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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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시절의 우리를 닮은 그 많은 방에 대하여
〈우리 같은 방〉의 방문을 먼저 여는 사람은 최다정이다. 단 하루를 묵었든 몇 년을 살았든, 지금까지 머물렀던 각양각색의 방들은 모두 그에게 문장으로 각인되어 그의 삶 서사에 일부분 기여했다. 최다정은 여행하는 동안 머무르는 낯선 호텔 방에서도 혹은 공부를 위해 잠시 빌린 작은 방에서도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방처럼 방 안에 온기를 불어 준다. 그리고 그 방의 책상 앞에 앉아서 방과 관련한 것들을 사유한다. 의자, 화분, 창문, 하다못해 누군가에게 보내지 못한 엽서마저 떠올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자신의 미덥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깊게 와닿기에 우리는 각자 과거의 어느 방으로 소환되기도 한다. 말도 안 되게 작던 고시원 방 한편, 바로 옆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도시에서의 쓸쓸한 방이 떠오르면서 우리 역시 언젠가의 방을 잘 떠나왔음을, 그 방문을 열고 잘 닫고 왔음을 깨닫게 된다.
한편 서윤후의 〈방〉은 목적 없이 자유롭다. 그는 방문을 꼭 열어 둬야 하는 고양이 희동이를 바라보면서도 훌쩍 오래전 어느 방으로 넘어간다. 체리색 화장대가 있는 엄마의 방으로, 친구가 편의점 커피를 꼭 두 개 사 들고 놀러 오던 옥탑의 방으로, 통돌이 세탁기 옆에서 시를 쓰는 어느 수강생의 공간으로, 그리고 오래도록 글을 올리는 자신의 블로그 방으로. 우리는 작가와 같이 이동하며 그 공간에서 일어난 일뿐 아니라 살아온 이야기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게 꼭 내 이야기처럼 눈물이 나고 웃음이 난다. 최다정이 열어 둔 방 안에서 두 사람이 차를 마시고 고양이를 사랑하고 하루하루를 살아냈다면 이제 그 방문을 서윤후가 살며시 닫고 나온다. 그들이 방문을 열고 뚜벅뚜벅 걸어와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므로, 이 책을 읽는 우리도 이다음 찾아갈 방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거라고 믿는다.
1 우리의 방
내 방 사용 설명서
내 방 의자에 앉아서
내 방에 없어도 되지만 있는 것들
내 방 창문이 준 선물
내 방에서 함께 자라난 식물들
2 다정의 방
밤이 조명을 들추면
벽 너머의 주소
손님이 떠나고
자취의 의미
장(欌)에 숨겨 둔 사랑
사이 글 다정의 방을 떠올리며
3 윤후의 방
옥탑의 방
쓰기의 방
엄마의 방
기억력의 방
바람이 문을 세게 닫은 방
들어갈 수 없는 방
각인으로 새긴 방
사이 글 윤후의 방을 떠올리며
4 다시 다정의 방
와유(臥遊)하는 방
혼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방
영추문(迎秋門)이 내다보이는 방
흐린 기억의 방
이름이 다른 두 개의 방
5 다시 윤후의 방
비밀 기지
가구 옮기기
금요일의 의기
여름이 열고 비가 닫는
앤 보이어와 메이 사튼의 방을 생각함
에필로그 노크도 없이
만약 내가 다른 주소의 방에 살았더라면 지금 나는 다른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됐을 것이다. 스무 살 이후로 혼자 옮겨 다닌 방들은 시절마다의 언어였다. 단 하루를 묵었든 몇 년을 살았든, 지금까지 머물렀던 각양각색의 방들은 모두 나름의 문장으로 각인되어 삶의 서사에 일부분 기여했다. 9p
고양이를 키우고 난 이후로 방문을 한 번도 닫아 본 적 없다. 방문을 굳게 닫으면서 시작된 것들이 그동안 나를 길러 왔었는데. 이제 내겐 닫힌 문 앞에서 구슬프게 우는 고양이가 있다. 22p
생활이 위기에 처했음을 인지하고서 내리는 처방은 일단 내 방 책상 앞 의자로 돌아와 앉는 것이다. 시간을 따라 분주히 흘러만 가다 보면 무언가 중요한 약속을 잊은 듯 심장이 쿵쾅거리는 순간에 도달하지만, 이는 어쩌면 생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도 같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시간의 마디 위에서 꼭 쥐고 가야 하는 게 무엇인지 상기해 내도록, 나를 의자로 데려오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32p
나는 좋은 집이나 좋은 음식이 삶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먹고사는 일 사이사이로 아무렇게나 붙여 놓은 스티커, 사 놓고 쓰지 않는 엽서,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인형,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접시나 컵,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모양이 자수로 놓인 양말이 서랍에 잘 개켜져 있을 때, 그런 일들이 내 삶을 결정해 왔다. 48p
지나온 방의 역사는 곧 창문들의 역사와도 같다. 무해한 아름다움을 담아 주는 가지각색의 창문을 수집해 왔다. 창문은 놓인 위치와 방향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테두리 모양과 크기, 색감과 선명도까지 정해 주었다. 동그랗고 네모지고 금이 가고 먼지가 낀 각종 창문들. 창문 앞에 선 나는 창문의 형태와 상태에 따라 창문이 보여 주는 만큼만 세상을 구경하게 되는 것이다. 52p
집에 가져온 화분들이 모두 죽어 가는 것을 보면서, 식물 키우기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집은 식물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이라는 곳은 그렇다. 식물을 죽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척박한 풍경이 따로 없다. 식물은 어떤 사람의 마음을 대신해서, 보기 좋은 은유로 탄생한다. 70p
울고 싶어지면 혼자의 동굴을 찾아 그곳에서 웅크리는 건, 어렸던 내가 일찌감치 만들어 둔 규칙 같은 것이다.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할 것 같은 슬픔의 전조 증상을 느끼면, 최대한 주변 사람들에게 티를 내지 않고 나의 방으로 도피할 것. 그 방에서 나의 슬픔을 다 해결하겠다는 다짐으로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시간을 충분히 보낼 것.〉 88p
나는 방에서 고요를 수비하며 붙잡는 일을 한다. 쓰는 일로, 놓친 것을 심판하고 남겨진 것을 눌러 적는다. 그런 의미에서 방은 헤어짐을 판가름하는 가정 법원의 풍경일 수도 있고, 혼자서 짝사랑하는 누군가의 빼곡한 서랍일지도 모르겠다. 붙잡고 싶은 것에게로 최대한 다가서는 현장이다.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는 건, 소중한 것을 잃어 본 적 있던 착오의 날들이 선사한 귀한 근력이다. 쓰는 일로 붙잡더라도 붙잡히는 것이 아니겠지만, 언어가 기억하는 존재의 윤곽은 해상도가 높은 편이다. 120~121p
아주 오래전 세상을 살았던 누군가의 방들, 그리고 그 방들의 이름을 하나씩 곱씹어 읽으며 박물관을 천천히 걸었다. 음악의 방, 거울의 방, 계절의 방, 영원의 방, 세계의 방……. 방에 살았던 사람은 사라졌지만, 그 사람이 방에서 보낸 시간의 얼룩은 방의 이름으로 남았다. 한 권의 책에 부여된 제목이 글들의 주제와 내용을 아우르는 것처럼, 방에 붙여진 이름은 방에 사는 사람이 보낸 날들의 모양을 결정지었을 테다. 167p
사람마다 지닌 강수량의 눈금이 알고 싶어서 시를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삶을 지속하는 동안 자신이 지는 슬픔을 몽땅 쏟아 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끊임없이 갈증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수호하고 변호하며, 해갈할 수 있을 만큼 비의 얼굴로 누군가를 불쑥 찾아가는 일이 문학이라고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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