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식탁
2025년 05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9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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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7.44MB)
- ISBN 978894647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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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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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아홉 시의 식탁
채소 물, 내 인생으로 들어온 걸 환영해
치명적인 매력의 쑥갓
가까이 하기에는 먼 시소
알다가도 모를 감자의 내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상추
나를 유혹하지 마!
단단한 아름다움을 지닌 그대, 당근
양이 많아 슬픈 양배추
맑게, 깨끗하게, 자신 있게 연근
행복함 돌돌 말아, 채소 파스타
오후 한 시의 식탁
나도 샐러드를 배달시킨다
세상 곳곳에 고수의 고수
여전히 오이와 씨름 중
찬양하고 또 찬양하라, 나의 셀러리
마늘 냄새 혹은 마늘 향기
내 아이를 키운 채소 밥
챙겨주고 싶은 꽈리고추
아낌없이 주는 표고버섯
콜라비가 깊어지는 사이에
오후 일곱 시의 식탁
이제 그만 주인공이 되고 싶은 채소구이
나리나리 미나리 향이 피어오를 때
빨간 방울토마토의 유혹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픈 당신을 달래기 위해
채소 안주가 만들어내는 나만의 힐링 시간
지극히 평범하고 수수한 옥수수
허투루는 사양합니다, 대파와 양파
발음도 귀여운 샤부샤부는 최고의 요리
식탁을 치우며 ㆍ 나를 위해 간헐적 채식
▶
바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주어진 역할을 해내느라 계속해서 진이 빠진다. 그래서 본격 채식 생활은 너무 먼 일처럼 느껴진다. 그 주장을 하고 싶지도 않고. 단순하게 식탁 위에 채소 하나 더 얹는 것 정도로 타협하면 어떨까. 이 타협이 거듭되면 이른바 ‘채소 습관’이 된다.
▶
가장 먼저 할 일은 재료 구입도 아니고 레시피 습득도 아니다. 마음가짐부터 새로 갖춰보자. 나와 같은 채식접근자다. 먼저 채식접근자가 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이처럼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고 뿌듯할 수 없다.
▶
좋아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채소는 단순히 수많은 채소 중에 하나일 뿐이다. 관심이 깃든 채소는 그 영양학적 측면부터 시작해서 맛의 다양성, 요리에서의 쓰임새 등 여러 측면으로 관심이 뻗어 나간다. 나의 오감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한 채소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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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로 상추를 씻어서 물기를 탁탁 하고 털 때 느껴지는 경쾌함, 손으로 만질 때의 풋풋함, 입안에서 느껴지는 아삭함 등 상추로 느낄 수 있는 촉감과 소리 모든 것이 좋다. 특히나 상추에 들어 있는 풍부한 락투신 성분은 진정과 숙면에 도움이 되는데, 지친 육아로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내게 안정적인 천연 수면보조제 역할까지 하니 얼마나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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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연륜이 쌓이는 것과 비례하게 몸에도 자꾸만 무언가 쌓이는 것처럼 위장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때마다 마를 정성스럽게 강판에 간 다음 밥 위에 고스란히 얹는다. 그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한 끼로 식사를 마친 날에는 하얀 마가 없어지는 것과 비례하게 무거웠던 마음이 눈 녹듯 가벼워지고 개운해진다. 물론 한 그릇만 먹는다는 전제 위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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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열기를 가득 물고 태어난 여름 채소를, 가을에는 풍성함을 담은 가을 채소를, 겨울에는 억세고 질긴 성질을 가진 겨울 채소를 활용해 철마다 계절마다 어울리는 채소 파스타를 만들어보자. 지금 이 시점에는 어떤 채소를 넣어 만들어볼까.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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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리는 줄기만 먹는 게 아니라 잎도 생으로 먹을 수 있 다. 그렇다면 샐러드 채소로 활용하기에도 좋다는 말이다. 신선한 셀러리를 씹어 먹을 때 비록 쓴맛은 있지만 입안에 청량함이 가득 차면서 개운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이쯤 되면 내가 마치 셀러리 홍보대사인 것 같은데, 채소를 소개하는 채소 소믈리에로서 가까이 하면 할수록 너무나 좋을 채소를 사람들에게 권하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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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스 마늘에 다진 마늘까지 더해진 한 그릇 요리가 식탁 위에 올려질 때 나는 이 냄새를 단순히 마늘 냄새라고 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마늘 향기다. 마치 마늘 향수를 뿌린 듯 내 몸으로 그 고소한 향기가 내려앉는다. 공중에 향수를 뿌리고 가볍게 한 바퀴 휘 도는 것처럼 식탁 앞에 사뿐하게 앉아 마늘 향기를 오감으로 느껴본다. 바야흐로 내 몸에서 진짜 마늘 향기가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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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채소구이를 위해서 원하는 야채들을 종류별로 하나하나 사 모은 다음 한 상 차림으로 구이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식탁의 주인공으로, 채 소들이 가능한 한 온전한 모습 그대로 식탁 한가운데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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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본적인 채소를 항상 하던 방식으로만 사용하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활용 범위를 넓혀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좋은 레시피를 발견하면 항상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 그게 채소를 다루는 예의이고 채소를 찾아 먹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늘 가까이 두는 채소인 만큼 더욱더 허투루 대하고 싶지 않다.
▶
채식 요리 가운데 최고를 꼽으라면 무조건 샤부샤부다. 다양한 채소를 양껏 먹을 수 있고, 이 채소들이 우러난 국물까지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다. 또 이들 샤부샤부에 육류나 해산물 같은 다양한 토핑까지 더할 수 있으니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함께 둘러앉아 식사 시간을 즐길 수 있기에 더욱 애정이 간다.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이다.
여기 싱그럽고 산뜻한 초록 식탁을 차립니다.
나 자신을 위해 가끔은 초록 식탁을 차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전 아홉 시, 오후 한 시, 오후 일곱 시. 어김없이 찾아오는 배 속의 친근한 소리에 몸을 움직여 본다. 오늘은 무얼 먹을까 잠깐 고민해 보지만 역시나 답은 채소다. 오랜 시간 만지고 맛보았지만 질리지 않고 늘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채소들. 매일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몸에도 마음에도 기쁨을 선사해 주는 사랑스러운 채소들을 그리고 채소와 함께한 순간들을 당신에게도 선물하고 싶다.”
이 글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채소를 잘 알고 채소와 가장 친한 사람이라 말해도 어색하지 않은 채소 소믈리에이자, 오랫동안 TV 방송 프로그램, 유튜브 방송, 잡지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채소를 소개하는 데 앞장서 온 사람이라 소개해도 무방한 저자가 채소 에세이를 쓰고자 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 먹으면 몸에 생기 가득한 에너지를 넣어주는, 그래서 늘 행복감을 주는 채소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기 위함이다. 이 이야기는 때때로 마냥 웃길 수도 혹은 뭉클할 수도, 슬플 수도, 아플 수도 있다.
저자는 채식을 강권하지 않는다. 저자 역시 육류도, 해산물도 다양하게 골고루 먹는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를 모든 음식을 다 잘 먹지만 채소를 더 챙겨 먹으며 채식을 즐기는 ‘채식접근자’라 소개한다. 혹은 채소를 더 다양하게 요리에 사용하고 사람들이 채소를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개하는 ‘채소 전달자’.
이 채식접근자는 강박적인 방식 말고 식탁 위에 채소 하나 더 얹는 것으로 채식을 시작해 보자고 말한다. 건네는 목소리에는 애정이 묻어 있다. 그 간단한 행위가, 그 단촐하지만 푸릇함이 더해진 식탁이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추구하는 식탁은 다양한 재료가 골고루 올라오되 채소의 비중이 좀 더 많은 푸릇푸릇한 초록 식탁이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삶에는 이 식탁이 꼭 자리하고 있다. 내가 앉는 초록 식탁은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의 증거다.”
어떤 채소는 그저 듬성듬성 썰어 아사삭 오도독 씹어 먹는 게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이라며 수줍은 목소리로 말하기도 하고 물에 채소를 넣어 우려 마시는 것은 가장 쉬운 채식이라며 힘차게 외친다. 채식주의가 아니라 채식접근자가 되기를, 매끼 채소를 챙겨 먹기보다 간헐적 채식을 해보기를 다정하게 말한다. 그의 다채로운 목소리는 결국 우리를 초록 식탁으로 이끈다. 가끔은 지칠지라도 끊임없이 건네는 그 손짓에서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우리는 하루에 최소 한 번 식탁 앞에 앉는다. 가끔은 그 식탁 위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왜인지 식탁이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식탁 앞에 앉은 내가 무겁게 느껴진다면 나를 위해 푸릇한 초록 식탁을 차려보기를. 그 식탁 앞에서 뿌듯함을 담뿍 느껴보기를. 싱그러움을 맛보고 가벼운 나를 마주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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