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철학, 그 빛과 그림자

독일 관념론에 대한 조지 산타야나의 고찰

조지 산타야나 지음 | 언어의 숲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5월 2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철학이 자아로부터 출발할 때, 그 끝은 자기 확신이라는 위험한 미로일 수 있다.”

『자아의 철학, 그 빛과 그림자』는 조지 산타야나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발표한 독일 철학 비판서로, 칸트를 필두로 한 독일 관념론 전통을 자아 중심성(egoism)이라는 관점에서 통찰한 예리한 저작이다. 이 책은 단순한 철학사 개요가 아니다. 산타야나는 이 책에서 독일 철학이 인간 이성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것이 어떻게 세계와 타자를 지우고 ‘자기 확신의 순환’에 갇히는지를 비판적으로 조망하였다.

책은 독일 철학 전통의 주요 사상가—칸트, 피히테,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를 중심으로, 각 사상이 자아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전개해왔는지를 분석한다. 산타야나는 특히 칸트의 인식론에서 시작된 ‘주체의 우위’가 피히테를 거쳐 ‘자기-신격화’로, 헤겔에 이르러 ‘절대정신’이라는 형이상학적 구조로 확장되었음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이 모든 흐름은 자아의 중심성에 대한 끝없는 반복이며, 결국 인간 세계와의 소통 가능성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산타야나는 철학이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아 중심적 철학이 그것을 개인의 자기 확인 수단으로 왜곡시켜 왔다고 비판한다. 그는 이 책에서 단지 독일 철학의 오류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이성과 철학의 가능성 자체를 회복하기 위한 모색을 제시한다.

『자아의 철학, 그 빛과 그림자』는 철학이 자신을 너무 깊이 들여다볼 때, 오히려 자신 외의 세계를 잃어버린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철학이 자기 반성을 넘어 세계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목차

서문

1. 독일 철학의 일반적 특성
2. 개신교 유산
3. 초월주의
4. 괴테의 자아도취에 대한 암시들
5. 칸트의 자아주의의 씨앗
6. 초월주의의 완성
7. 피히테의 독일의 사명에 대하여
8. 관념의 자기중심성
9. 자기중심주의와 이기심
10. 기독교와의 결별
11. 니체와 쇼펜하우어
12. 니체의 윤리학
13. 초인
14. 이교도 신앙
15. 독일의 천재성
16. 실천에서의 자기중심주의

색인

출판사 서평

『자아의 철학, 그 빛과 그림자』는 철학의 중심을 ‘자아’로 삼은 독일 관념론 전통에 대한 깊이 있는 비판서이자, 철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 묻는 지적 선언문이다. 산타야나는 이 책에서 자아 중심 철학의 빛나는 통찰과 동시에 그것이 내포한 위험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그는 ‘철학이 인간을 해방시키기보다 자아 속에 가두는 순간’을 경계하며, 철학이 자아와 세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성찰한다.

이 책은 철학적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도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산타야나는 각 철학자의 주요 개념을 날카롭게 정리하며, 철학 사조의 흐름과 사상 간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동시에 그의 문장은 문학적으로도 아름다우며, 복잡한 사유 속에서도 독자를 놓치지 않는 설득력과 감성을 지닌다.

『자아의 철학, 그 빛과 그림자』는 철학을 사랑하는 이들, 자아와 존재, 사유와 세계의 관계를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특히 이념과 이론이 혼재된 시대, 자기 확신과 타자 배제가 공존하는 철학적 병리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 산타야나의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 철학이 어디서 출발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이들에게 이 책은 변함없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지 산타야나

1863년 스페인 태생으로,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활동한 철학자이자 시인, 비평가이다. 그는 실용주의적 배경 속에서 자랐지만, 고전적 심미주의와 존재론적 통찰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철학 세계를 구축하였다. 철학, 종교, 예술, 교육, 문명 비평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통해 20세기 초반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산타야나는 철학을 현실로부터 분리된 추상이 아니라, 삶과 문명을 이해하기 위한 지적 도구로 보았다. 대표 저서로는 『생각하는 인간의 길』, 『사상의 바람 속에서』, 『한 철학자의 혼잣말』, 『상징으로 말하는 인간』,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으며, 특히 독일 철학 전통에 대한 비판적 관점은 이후 영미권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1952년 로마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번역 언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