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2025년 04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4월 14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3.66MB)
- ISBN 979119428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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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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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각 작품의 마지막에는 작품에 등장하는 음악들의 QR코드를 삽입해 작품 이해를 도왔다. 책 말미에는 이 소설의 원고를 끝마치지 못하고 2024년 작고한 故 정아은 작가에 대한 기억을 담은 ‘작가의 말’을 수록했다.
차무진 / 빛 너머로
소 향 / 포틀랜드 오피스텔
정명섭 / 침대와 거짓말
작가의 말
그녀는 벌벌 떠는 것 같지 않았다. 사실 처음에는 섹스에도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두려움과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국 천천히 행위에 몰입했다. 내 눈에는 그녀가 달아오르는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그녀가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걸 안다. 적어도 당시에 내가 상상했던 방식으로는 말이다. 어쨌든 내가 너무 긴장한 바람에 사정을 잘하지 못한 게, 내 자존심에는 다행이었다. 그녀는 성행위 중에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그게 내가 뭘 잘해서 그녀가 절정을 느낀 거라고 착각했다. 지금은 그녀가 울음을 터뜨리고 싶어서 섹스를 했다고 생각한다.
_p.18, 장강명, 〈투란도트의 집〉
‘뭐, 뭐지?’
사내의 허옇고 굵은 두 다리가 일자로 늘어져 있다. 사내 배 위에 올라탄 여자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댔다. 잠옷 속에 가려진 몸이 사내의 중심부와 함께 규칙적으로 흔들거린다.
공노식 씨는 침을 꿀꺽 삼켰다.
여자는 얼굴을 볼 수 없다.
사내는 희열을 느껴가고 있다.
여자의 등을 가린 긴 머리와 두 사람의 허리가 반대로 찰랑거린다.
그런데!
긴 머리 때문에 가려지다가 보이는 여자의 등에서 붉은 것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점점 원을 그리며 퍼지기 시작했다.
_p.79, 차무진, 〈빛 너머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말이라는 한없이 가벼운 것이 이 순간을 망치게 두고 싶지 않다고, 그 순간에도 생각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나는 땅을 갓 비집고 나온 연한 이파리 같은 너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내 손이 얇은 원피스 천 아래로 네 몸의 윤곽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너의 내밀한 곳에 가까워졌고 나는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다. 내리는 빗소리가 지우개처럼 세상을 지워버린, 모든 것이 정지된 이 순간이 영원히 내 안에 각인될 것임을 예감하면서.
_p.148, 소향, 〈포틀랜드 오피스텔〉
“자고 있던 안방은 잠겨 있었다고 했지? 이러면 진짜 자살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오재민이 창문을 올려다보면서 투덜거리자 강민규가 눈살을 찌푸렸다.
“자살할 사람이 복잡한 이혼소송을 할 이유가 없잖아. 그것도 고통스럽게 니코틴 용액을 마셔가면서 말아야.”
“저기 창문으로 못 들어가면 저 안은 밀실이나 다름없잖아. 거기다 현장도 훼손된 상태고.”
“그러니까 지금부터 그 밀실 트릭을 박살내야지.
_p.201, 정명섭, 〈침대와 거짓말〉
“나는 그녀에게 살아 있는 딜도조차 아니었다.”
사랑에 관해 은폐된 것들
불륜 혹은 금기의 앤솔러지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한국 문학계에 생기를 불어넣는 네 작가가 뭉쳤다. 탁월한 기획력으로 소설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시대의 문제를 조명해온 장강명,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 《인 더 백》, 소설집 《아폴론 저축은행》 등 밀도 높은 작품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한 차무진, 2022년 김유정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하여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들로 호평받은 신예 소향,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 부산국제영화제 NEW 크리에이터상, 한국추리문학상 대상 등을 휩쓸며 무서운 생산력을 보여주는 정명섭이다. 이 앤솔러지는 이들이 이제껏 내놓은 작품 영역을 허무는 새로운 주제이자 도전으로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 주제는 ‘금지된 사랑’이다.
문학은 선을 넘는다. 선을 넘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으므로. 시대의 금기를 깨뜨리는 ‘금지된 사랑’이라는 주제는 그 불온하고도 매혹적인 주제로 인해 문학사상 끊임없이 되풀이되어왔다. 이른바 ‘세계 4대 불륜 소설’로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 《주홍 글자》, 《마담 보바리》, 《인생의 베일》을 비롯해, 영화감독 박찬욱이 영화화한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 더 거슬러 올라가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고 아버지를 죽이는 금기의 원형 《오이디푸스 왕》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욕망과 도덕 사이의 긴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이 이야기들의 맥을 이 소설집이 잇는다.
앤솔러지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는 한국 사회 어디에나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않는 불륜 혹은 금기에 대한 은폐된 ‘관심’을 비트는 제목으로 독자를 도발한다. 인간은 금기를 욕망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존재이고, 독자는 이 앤솔러지를 통해 나의 금지된 욕망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아름다우며 ‘착한’ 로맨스에서 드러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기괴한 풍경과 모순, 계급과 젠더, 권력의 이야기가 은밀히 담긴 이 앤솔러지는 그래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귀결된다. ‘바른’ 사랑의 정의는 무엇인가.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서부터가 ‘괴물’인가. 사회 규범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무엇을 위해 작동하는가. 이 소설을 읽으며 이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이란 무엇인지가 드러난다.
◆ 장강명, 〈투란도트의 집〉
나는 스물아홉 살 남성이었기 때문에, 이 섹스의 의미를 몰랐다.
나는 성욕 해소의 도구가 아니라, 자기파괴의 도구였다.
자칭 ‘심해어’를 닮은 스물아홉 살 남성이 직급이 세 단계가량 위인 여성과 섹스를 나눈다. 그는 이 관계를 이렇게 정의한다. ‘섹스 파트너.’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갓파〉를 넘나들며, 누구도 알 수 없는 인간 심연의 절망과 ‘비정상성’의 근원을 파고든다.
◆ 차무진, 〈빛 너머로〉
이 욕구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성인의 몸을 가진 어린아이의 성욕을.
도무지 인간계의 것이 아닌, 홀린 사람들의 관계를.
아들을 일찍 떠나보낸 공노식 씨는 절망과 침묵으로 생을 보내는 아내와 더불어 산다. 유일한 취미인 가전제품을 수리하다, 버려진 PC에서 충격적인 영상을 본다. 이 기이한 영상의 출처를 추적하던 공노식 씨는 깨닫는다. 인간성 앞에서는 그 어떤 제도와 관례와 종교도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 소향, 〈포틀랜드 오피스텔〉
나는 왜 네가 나와 같다고, 너를 안다고 자만했을까?
너의 목을 잡은 손에 힘이 풀렸다. 이것이 사랑인지 살의인지도 모른 채.
미국 포틀랜드의 어느 오피스텔에서 이제야 오롯이 서로를 욕망할 수 있게 된 남녀는, 그 장소를 한강 변의 오피스텔 1209호로 옮긴다. 둘만의 보금자리인 그곳에서 여자가 무심히 털어놓은 비밀에 남자의 세계는 무너져내린다. 타인에 대한 타인의 무감각이 그려놓은 비극의 설계도.
◆ 정명섭, 〈침대와 거짓말〉
체내에 남은 니코틴, 시트가 벗겨진 침대, 잠긴 방에서 일어난 밀실의 트릭.
아내와 남편, 그의 연인을 둘러싼 실화 모티브의 이야기.
아내가 살해된다. 연인과 밀회하던 남편은 용의선상에서 제외된다. 사건은 있으나 범인은 없다. 범인을 추적하던 두 탐정이 발견한 증거는 그러나 다른 진실을 말한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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