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꽤 괜찮은 생각

오제이 지음

오버플로우히든 2025년 04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관찰을 문장으로 옮기는 즐거움에 대하여
<어쩌면 꽤 괜찮은 생각>
투박하지만 단단하고, 가볍지만 선명하게
차분히 써 내려간 오늘이라는 기록
“생각은 바라보는 순간 기록이 된다”
우연의 반복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삶을 빚는다.
사유하고 기록하는 시간들이 쌓여 글이 되는 순간,
우리는 서서히 무언가에 가까워진다.
지금, 우리는 무엇에 닿고 있는가.

목차

[어쩌면 꽤 괜찮은 생각들]

“엄마는 아들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가끔은 꺾여도 괜찮아
“존경하는 사람이나 롤 모델 있으세요?”
‘야자’ 하는 회사 vs ‘존대’ 하는 회사
일의 감각, 촉은 언제나 옳다
아내는 스트라이커
사과의 탈을 쓴 변명
“차 한 잔만 베풀어 주실 수 있나요?”
아침마다 폭탄 테러범이 되는 이유
새벽 버스에서 만난 나의 스무 살
연말 분위기가 사랑스러운 이유
예쁘게 말하는 것도 능력
​미련한 사람을 설득하는 일
올 해 당신의 인생을 뒤바꿀 능력은?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나요?
욕쟁이 아줌마에게 얻은 가르침
사람 싫은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어떤 도전을 꾸준히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면?
나태 지옥에 빠지지 않는 3가지 방법
체력을 아껴 쓰면 안 되는 이유
조금씩 천천히, 스미듯 자연스럽게
점심 메뉴를 단일화하면 좋은 점
번아웃은 아니고요
착하게 살면 호구가 될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은 내 생각의 총합이다
자기 연민에서 탈출하는 방법
카페에서 꽃을 팔아도 되나요?
생각이 너무 많으면 마음이 불편한 이유
버려질 결심
함부로 조언하지 말자구요
일론 머스크와 젠슨 황의 태도
나의 낭비한 시간에 대한 초상
어떠한 빛에도 어둠이 깃들 수는 없다
쬐금만 더 가볍게 살겠어요
기분은 일시적이지만 태도는 영원하다
이럴 줄 알았다는 변명
중요한 건 자신감!!
하이라이트가 재미있는 이유(feat. 결말 포함)
뻔뻔한 사람이 잘 산다
억텐이어도 괜찮아
눈 내리던 날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면?
환상의 팀워크를 본 적 있나요?
재난 영화를 보다 자각한 현실
생각의 힘은 거대한 바위와 같다
어느 마케터로부터 얻은 힌트
완벽한 미래라는 착각

책 속으로

글을 쓰는 일은, 사실 무척 쉽다. 어린 시절, 크레파스를 들고 아무거나 그리던 기억처럼, 글도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쓰면 된다. 단어 몇 개를 이어붙이고 문장을 마침표로 닫으면 그게 곧 글이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가 그림을 ‘미술’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순간 붓을 들기 어려워지듯, 글을 쓰는 일도 ‘나는 문학을 한다’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손끝이 얼어붙는다. 방금 전까지 흐르던 문장이 거짓말처럼 멎는다.
나는 그저 좋은 산문을 쓰고 싶다. 읽는 이의 입가에 조용한 미소가 걸리는 글. 가볍지만 푼수 같지는 않고, 조금은 위트가 섞인 문장. 햄버거로 치자면 와퍼나 빅맥처럼 익숙하고 균형 잡힌 글. 쉐이크쉑이나 브루클린처럼 비싸진 않지만, 데리버거나 새우버거처럼 허전하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 딱 적당한 느낌의 글.
그래서 글은 ‘얼마나 많이 썼냐’의 싸움이 아닌 것 같다. 글씨는 많이 써 보면 예뻐지지만, 글은 다르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다시 읽고, 다시 써봐야 비로소 ‘어렴풋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감각이 찾아온다. 쓰는 습관보다, 바라보는 태도에 가까운 것.
그렇다면,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글이 재미없는지는 알겠다. 글쓰기에 대한 글, 철학에 대한 장황한 글… 그런 건 나부터도 읽고 싶지 않다. 그러니 쓸 것이 막막할 땐, 경험을 꺼내는 게 낫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다 보면 묘사가 살아나고, 그 진짜 느낌이 글 사이에 배어난다. 읽는 이도 그 맛에 눈길을 멈추게 된다.
문제는, 그런 경험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매일 시트콤처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생기면 좋겠지만, 현실은 조용하고 밋밋하다. 그래서 결국 방법은 하나뿐이다. 눈을 뜬 시간 동안,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하는 것. 무심히 스치는 장면과 말들, 익숙한 사물과 반복되는 순간들을 향해 ‘글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묻는 습관을 갖는 것.
“저건 왜 저렇지?”
“저 장면을 글로 옮긴다면 어떤 문장이 될까?”
이런 질문들을 품고 살아가는 건, 화가가 냅킨에 낙서를 하듯 작은 단상들을 모으는 일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포개어 쌓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어느 날, 그 조각들이 문장으로 이어지고 한 편의 글이 된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관찰의 즐거움을 품고 쓴 글이라면, 어쩌면 꽤 괜찮은 문장을, 의외로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을 우연처럼 낚아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우연이 자꾸 쌓이면, 그게 아마 습관이 되고, 조금은 ‘글 쓰는 사람’에 가까워지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가정보

저자(글) 오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