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주차장 찾기
2025년 04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4월 0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4.51MB)
- ISBN 9791160263602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무료 주차장 찾기』는 ‘소설 이후의 소설’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꾸준히 모색해온 오한기의 연작소설집으로, 「무료 주차장 찾기」, 「숲 체험」, 「반품 알바」 등 세 편의 소설들을 담았다.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쓰는 화자’, 즉 소설가 ‘오한기’가 등장하는 연작들의 공통점은 ‘육아’와 ‘직업’이다. “비정규직 세입자” 신세인 ‘나’는 오전에는 알바를, 낮에는 주동을 돌보고 밤에는 글을 쓰며 “여기저기 영끌해서” 월 200만 원을 버는 처지로 온갖 부업들을 전전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본업과 부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위계질서는 자본이라는 견고한 틀에 의해 규정되어 있는데, “깔끔하게 구획된 하얀 선 내부의 보장된 공간”(「무료 주차장 찾기」)에 대한 갈망은 ‘무료 주차장’을 찾는 일련의 행위로 나타난다. 비용이나 권한, 위치 따위를 고려하지 않고, 애쓰는 자에게 주어지는 자리. 그것은 말 그대로 주차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전세사기의 염려가 없는 집이 될 수도 있고 밥벌이가 될 수도 있지만, 소설가인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소설 쓰기’가 된다.
발문을 쓴 소설가 김화진은 “봉이 김 선달 식”으로 능청스럽게 들려주는 오한기 소설의 특징을 “고전미”에 있다고 꼽으며, 이번 소설들에서 본업인 소설가 외에 그의 직업이 한없이 늘어가는 것과 도마뱀 반품 알바가 도마뱀 보육 알바로 탈바꿈하는 ‘요술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바로 ‘고전미’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더군다나 풍자와 해학, 골계미야말로 오한기 소설의 매력인 과장과 허풍, 엄살과 비약에 있지 않은가. 그러나 재치 넘치는 입담과 익살로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시종 실소를 자아내는 허구의 이야기들 이면에는 냉정한 자기객관화와 현실직시가 뒷받침되고 있다. 신출귀몰한 N잡러 ‘나’의 변천이 버티고 견디는 날것 그대로의 생을 고증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다소 어지럽게 보이더라도 결국엔 하나의 선을 그리게 될 거라는”(「반품 알바」) 그의 믿음대로, 이렇게 ‘오한기 월드’를 향한 선이 또 한 줄 그어졌다.
에세이를 쓰기로 하고 소설 쓰기_김화진(소설가)
무료 주차장 찾기
숲 체험
반품 알바
작가의 말
아, 주동은 딸의 이름이다. 주인 주主. 움직일 동動. 주동은 이름과 달리 방관자적 태도를 타고난, 이목구비는 나를 닮았지만 분위기는 진진을 빼다 박은 우리 딸이다. 104센티미터에 16킬로그램. 일곱 살이지만 12월생이라 여섯 살에 가깝고 따라서 키와 몸무게도 왜소한,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우리 딸…… 참 눈물 나고 일방적인 사랑 고백…….
_25쪽
고개를 돌리자 조나의 둥글넓적한 얼굴과 얼굴보다 더 완벽한 원의 형태를 띤 눈동자가 보였다. 순진무구한 울보 어린아이가 커가면서 수차례 실패를 맛보면 이렇게 생겼을 것 같았다. 물론 순진무구하지 않은 심술보 어린아이가 수차례 실패를 맛봤다면 아마도 나처럼 됐겠지? 나는 미세먼지 없는 여름 하늘처럼 맑은 표정으로 뛰어노는 주동과 동주를 바라보며 우리와 닮은 어른으로 자라지 않을 거라 확신했고, 확신이 맞길 잠깐 기도했다.
_36쪽
내 직업은 여섯 개다. 소설가, 드라마 작가, 아빠(?)까지는 지인들도 아는 거고. 알리지 못한 것으로는 음식 배달, 블로거, 무인문구점 매니저가 있다. 창피한 건 아니고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여섯 가지 일들 중 가장 자신 있는 건 도보 음식 배달이다. 그냥 걸으면 되니까? 두말할 필요 없이 마음을 쏟는 건 육아고, 미래가 기대되는 건 아무래도 드라마 작가다.
_71~72쪽
그런데…… 미안하지만 작가는 내 본업인데? 말도 안 돼. 작가가 어떻게 본업이 돼, 부업이지. 진진이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 나이면, 월 오백만 원은 벌어야 직업이지. 넌 여기저기 영끌해서 이백이잖아. 거기에 고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데? 그나마 계약금 없으면 개털 아니야? 우리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자고.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잔 말이야. 진진이 말문이 막힌 내게 맞는 말을 해서 말문이 더 막히게 만들었다.
_75~76쪽
주차는 왜 이렇게 나한테 흥미로울까. 대지의 소유권, 소유권의 임대, 화폐, 신용카드, 사전 정산기, 커피잔, 필통, 그래놀라, 광명시, 닭볶음탕…… 그런데, 왜 주차에 대해 생각하다가 자꾸만 삼천포로 빠질까. 맞다니까, 운명! 내가 별다른 말을 못 하니까 진진이 외쳤다. 왠지 신이 나 보였다. 넌 주차의 제왕이 되는 거야. 소설의 왕좌에 오르는 덴 실패했으니까. 진진이 대화를 마무리했다. 와, 명쾌한 답변!
_88~89쪽
택배 상자를 싣기에는 차가 작다고 하니까 선배는 중고 SUV 한 대를 보내줬다. 뒷자리에 트렁크까지 넉넉하게 수납이 가능한 차였다. 아직 다리가 불편한 나는 운전을 도맡아 했다. 마치 크로넨버그의 《크래쉬》처럼…… 내 육신과 중고 SUV를 기계적으로 결합한 느낌이랄까. 나는 중고차다. 2015년형 소렌토다! 나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이렇게 중얼거렸는데, 그럴 때마다 진진은 나를 이상한 눈으로 봤다. 자기, 괜찮은 거 맞지?
_136쪽
블랙핑크와 아일릿을 좋아하는 주동이 덕분에 나도 아이돌 노래를 실컷 들으며 운전한다. 어쩌다가 내 취향의 노래를 틀면 주동은 윽! 하면서 귀를 막는다. 이게 귀가 썩는 느낌인가!라고 외치며. 주동을 미술학원에 들여보내고 나면 두 시간의 자유시간이 생긴다. 강일동 스타벅스에서 한 시간 작업하고 차를 몰아 고덕역 이마트로 향한다. 이게 전부 다 주차비 때문이다. 공연히 드넓은 이마트를 떠돌다 보면 몇 푼 아끼자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현타도 오고. 그러고 보니 나에게 육아란 곧 ‘무료 주차장 찾기’일 수도 있겠구나.
_작가의 말
“이보세요, 오한기 씨!
답답하게 도덕책 같은 소리 늘어놓고 있네.
무료 주차는 우리 권리라고요!”
표제작인 「무료 주차장 찾기」에서 편집자의 제안을 받고 육아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한 소설가 ‘나’는 작가 생활 십 년 만에 경쟁력이 하나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실제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 그런데 육아를 시작한 뒤로 동선은 집 유치원 놀이터가 전부고, 인간관계도 일곱 살 딸 주동과 나 자신(와이프 ‘진진’은 주말부부로 지내는 중이다)뿐이라서 녹록지가 않다. 그런 ‘나’에게 때마침 에세이로 쓸 만한 “이슈”가 생겼으니 바로 주동의 유치원 버스기사가 ‘무료 주차장을 찾으러 간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버스와 함께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주동을 직접 등하원시키느라 글을 쓰지 못하는 ‘나’에게 또 하나의 이슈가 생기는데, 부업으로 하는 온라인 마케팅의 급여를 떼일 위기에 처했다는 것. 게다가 주동의 유치원 친구 동주의 보호자이자 아파트 주민인 조나는 무료 주차 보장 정책 실현을 위해 유치원 버스를 직접 찾아 나서자며 ‘나’를 부추긴다. 에세이로 쓸 만한 이슈들이 휘몰아치는 형국인데 오히려 그 때문에 쓸 수 없다는, “인생을 형상화한 듯한 악순환”의 아이러니. 쓸 거리가 없어서 못 쓰고 쓸 거리가 생겨도 못 쓰는 ’나‘는 이제 조나가 설파한 ‘우리의 권리’, 즉 무료 주차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조나2’가 되어 행동 개시에 나선다.
난이도 최상, N잡러 소설가 ‘오한기’의
극한 반품 알바!
오세아니아발 도마뱀들과의 생존전쟁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의 한 축은 ‘육아’이기도 하지만 ‘직업’이기도 하다. 「숲 체험」에서 ‘나’의 직업은 “소설가, 드라마 작가, 아빠(?) 음식 배달, 블로거, 무인문구점 매니저”로 늘어난다. 그런데 ‘나’의 머릿속을 온통 차지하는 건 ‘무료 주차’라는 사실. 「무료 주차장 찾기」에서 ‘에세이 이슈’가 추가되었다면, 이번에는 ‘비극’이 계속 추가되는데 올림픽공원 주차장이 늘 포화 상태이고 요금이 비싸다는 것과 그럼에도 주동이 울다가도 뚝 그칠 만큼 올림픽공원 숲 체험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 그리하여 매주 “비극을 강제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직업만큼 한없이 늘어가는 건 돌봐야 하는 아이들이다. 진진의 직장 동료인 장 과장이 창업한 무인문구점 매니저 일을 하면서 시작된 또 하나의 ‘비극’으로, ‘나’는 아이들에 대한 ‘돌봄 노동’이 강도를 더해갈수록 더 “전투적”으로 소설을 쓰게 된다. “소설이 운명이라고 여겨질 만큼”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며.
「반품 알바」는 도마뱀 구매대행 반품 알바를 시작한 소설가 ‘나’의 이야기다. 반려 도마뱀 해외 구매대행을 하는 영화 동아리 선배의 일을 도와 반품된 도마뱀을 회수한다는 이 단순한 일에도 하나의 조건이 있었는데 도마뱀을 되팔든 보관하든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 와이프 진진은 생명체를 사고판다는 것이 주동이 보기 부끄럽지 않겠냐며 만류하지만, 가계경제의 핵심 축이자 믿을 구석이었던 진진이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고 아빠가 네 번째 암 수술을 받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도마뱀 반품 알바가 비루한 인생을 반품할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다소 어지럽게 보이더라도
결국엔 하나의 선을 그리게 될 거라는 믿음”
몽상가에서 리얼리스트가 된 문학제일주의자
이번 연작소설집에서 오한기는 그동안 다른 소설들에서 보여온 ‘~되기’에 대한 가능성을 가장 현실적인 욕망의 실천으로 보여주는데 바로 ‘무료 주차’를 갈망하는 것이다. 『의인법』에서 ‘인간 이하의 존재’가 ‘인간인 척’하거나 『가정법』에서 ‘스스로 원하는 존재’가 되려 한 오한기는 “문학제일주의자가 몽상가에서 리얼리스트가 돼가는” 요즘 그의 소설의 경향(「숲 체험」)대로 무료 주차장을 찾아야 한다는 실질적인 문제에 당면한 자가 곧 작중 ‘오한기’가 되는 등치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무료 주차’가 상징하는 “행복과 안정, 아름다움”(「반품 알바」)은 잠시 환각처럼 찾아온 가치들로, 자본주의에 무난히 편입하려는 ‘욕망’이 아니며, ‘쓰는 자아’를 유지 또는 회복하려는 ‘욕구’에 가깝다. 수익과 가성비, 효율성에 안착하고자 애쓸수록 “새로운 노예주로 거듭”날 뿐 불균형하게 작동하는 사회 시스템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으며, 이는 작가이자 아빠인 ‘오한기’에게도 마찬가지다. 「숲 체험」에서 정규직을 바라는 듯하지만, 부업이 직업이 되었을 때 되레 그에 반하고자 소설 쓰기에 몰두했던 것처럼. 『무료 주차장 찾기』가 육아와 직업, 먹고사는 일의 생계에 대한 ‘백서’이면서 쓰고 또 쓰겠다는 선언이 새겨진 ‘백서’로도 읽히는 이유다.
작가정보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