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사이, 쉼표 하나

최보라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03월 1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너와 나 사이, 쉼표 하나."는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고요한 틈새의 가치를 섬세하게 담아낸 수필집입니다. 통역사 최보라의 눈으로 포착한 삶의 쉼표들은 마치 잠시 멈춰 선 시간의 조각과도 같습니다. 강릉 바닷가에서 자란 그녀가 서울의 작은 원룸에서 발견한 고독의 의미, 다섯 개 언어 사이에서 새롭게 깨닫는 모국어의 무게, 반려식물과 고양이 쿠키와 함께하는 느린 아침의 풍경들은 잠시 멈춰 서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결코 발견할 수 없는 소중한 순간들입니다. 그녀의 글은 마치 창가에 맺힌 빗방울처럼 투명하고 맑으면서도, 그 안에 세상의 모든 색채를 담고 있습니다.

언어와 언어 사이, 문화와 문화 사이의 경계에 선 통역사의 시선은 세상을 색다르게 바라봅니다. 설악산에서 길을 잃고 별빛 아래 홀로 밤을 지새웠던 경험, 베이징 골목에서 언어 없이 길을 찾아야 했던 날, 제주 올레길을 말없이 걸었던 하루까지. 최보라의 글은 침묵과 소리, 단절과 연결, 고독과 소통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탐색합니다. 특히 '통역의 벽'에서는 타인의 언어를 전하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기 위한 내밀한 고민이 진솔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녀가 포착한 일상의 사물들 - 오래된 잠옷, 빈 쌀통, 반려식물, 낙엽, 손글씨 - 은 평범함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의미를 되살려냅니다.

말차 한 잔을 우리는 섬세한 손길부터 직접 만든 향수에 고향 바다의 내음을 담으려는 시도까지, 저자는 감각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합니다. 소리 명상, 침묵의 시간, 새벽 거실에서의 홀로 춤은 그녀만의 독특한 명상법이자 자기 치유의 방식입니다. '식물의 시간'에서는 반려식물과 대화하며 느린 성장의 의미를 곱씹고, '향의 기억'에서는 후각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을 통해 고향의 기억을 소환합니다. 그의 글은 바쁘게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도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이 수필집은 고독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충만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원룸 한켠에 만든 통역 부스에서 발견한 내면의 공간, 전자기기를 끄고 보낸 하루에서 만난 자신의 목소리, 오페라 공연을 통역하며 이해한 음악의 언어까지. 최보라의 글은 단순히 혼자 있는 시간을 넘어, 자신과 깊이 만나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고독의 끝'에 이르러 독자는 홀로 있음이 외로움이 아닌 충만함임을 함께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당신의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있던 쉼표를 다시 찾아주는 은은한 안내자가 될 것입니다.

목차

1. 첫 침묵
2. 차 한 잔
3. 숨결
4. 창가
5. 발자국
6. 소리 풍경
7. 단절의 미
8. 식물의 시간
9. 책 사이
10. 무언의 대화
11. 낙엽 편지
12. 홀로 춤
13. 향의 기억
14. 잠옷의 철학
15. 모국어의 무게
16. 침묵의 힘
17. 빈 쌀통
18. 숨은 방
19. 손글씨
20. 테이프의 시
21. 통역의 벽
22. 추상의 언어
23. 차의 온도
24. 한밤의 웹소설
25. 보냉백 여행
26. 스캐너의 눈
27. 온천 명상
28. 코칭 노트
29. 오빠의 코드
30. 통역사의 귀
31. 바다의 문장
32. 어둠 속 빛
33. 소리 치유
34. 이름 없는 꽃
35. 서툰 붓글씨
36. 고독의 끝

작가정보

저자(글) 최보라

최보라. 통역사. 1995년 12월 17일생.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거주. 평소에는 고양이 쿠키와 함께 창가에 앉아 책을 읽거나 식물에게 말을 걸면서 시간을 보낸다. 다섯 개 언어를 구사하지만 가끔 마트에서 계산할 때 '감사합니다' 대신 'Thank you'라고 말해 민망한 순간을 자주 만든다. 통역 부스에서는 완벽주의자지만 집에서는 이틀 간 그대로 둔 설거지와 평화롭게 공존한다. 취미로 시작한 향수 만들기가 고양이 쿠키의 집중 공격을 받은 후 '위험한 취미'로 분류되었다. 프랑스어 공부를 위해 프랑스 영화를 자주 보지만, 실제로는 영화에 빠져 자막 읽기를 잊어버린다. 강릉 출신임을 늘 자랑스러워하지만, 서울 살면서 해산물 가격을 볼 때마다 작은 충격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