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2025년 03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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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6.45MB)
- ISBN 978893102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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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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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 쓴 단편의 주제 혹은 갈래는 대체로 초자연적인 죽음, 양심 또는 환상적인 것, 유사 과학, 추리 소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선으로 출간된 《검은 고양이》에는 포가 남긴 60여 편의 단편 중 그의 주제를 대표할 만한 소설을 엄선해 실었다. 여타의 걸작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위대한 문학적 성취를 일궈낸 포의 작품은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 내면의 정리되지 않는 혼란을 곱씹어볼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검은 고양이
어셔 가의 몰락
붉은 죽음의 가면극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고자쟁이 심장
황금벌레
도둑맞은 편지
작픔 해설
■결국 나는 복수하고 말 것이다. 이 점만은 확고부동한 결심이다. (〈아몬틸라도의 술통〉, 7쪽)
■새로 쌓은 돌벽에 다시 뼈다귀를 쌓아올렸다. 반세기 동안은 누구 하나 이것을 건드리지 않았다. 고이 잠들길! (〈아몬틸라도의 술통〉, 18쪽)
■내가 이제부터 쓰려고 하는 가장 끔찍스럽지만 역시 가장 솔직한 이야기에 대해서 믿어주기를 기대하거나 간청하지 않는다. 나 자신도 믿지 못하는 사건을 믿어주기를 기대한다면 그거야말로 내가 미친 것이 될 것이다. (〈검은 고양이〉, 19쪽)
■그 끔찍스런 짐승은 시체 머리 위에 새빨간 입을 딱 벌리고 분노에 찬 외짝 눈을 부릅뜨고 앉아 있었다. (〈검은 고양이〉, 33쪽)
■나는 깊이 생각해보았지만 그 어둡고 괴상한 생각을 파악할 수 없었다. (〈어셔 가의 몰락〉, 35쪽)
■내가 바라보고 있는 동안 별안간 그 틈새가 벌어지고, 한 줄기 사나운 회오리바람이 몰아쳤다. 그러자 금세 둥근달이 내 눈앞에 터져 나왔다. 그 육중한 벽이 와장창 박살이 나는 것을 보면서 나는 현기증을 일으켰다. (〈어셔 가의 몰락〉, 62쪽)
■‘붉은 죽음’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나라를 못쓰게 해놓았다. 어떤 전염병도 이보다 더 치명적이고 끔찍스러울 수가 없었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 63쪽)
■암흑과 부패와 붉은 죽음만이 모든 것 위에 무한한 세력을 뻗치고 있었다. (〈붉은 죽음의 가면극〉, 71쪽)
■“그러나 어쨌든 그는 쓸 만한 인간이야. 특히 그럴듯한 말을 한마디 탁 쏘아대는 점에서 좋거든. 그는 그 점 덕분에 재치가 있다는 평판을 얻은 셈이지. 그가 하는 방법이란 ‘있는 사실을 부정하고 없는 사실을 설명하는’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네.”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126쪽)
■정말이다! 신경과민. 정말, 정말 무서운 신경과민에 나는 시달렸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고자쟁이 심장〉, 127쪽)
■그것을 바라본 감회는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망연자실한 느낌이 으뜸이었다. 레그란드는 흥분 때문에 힘이 쏙 빠진 듯 몇 마디 지껄이지도 않았다. 주피터의 얼굴은 몇 분 동안 죽은 사람처럼 파랗게 질려 있었는데 검둥이의 얼굴로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황금벌레〉, 169쪽)
■나는 깜짝 놀랐다. 경찰국장도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 얼굴을 했다. 한참 동안 그는 말도 못 하고 꼼짝도 못 하면서, 입을 벌린 채 튀어나올 것 같은 눈을 해가지고 내 친구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도둑맞은 편지〉, 209쪽)
미국 문학의 기반을 다진 위대한 작가이자
시대를 초월하는 독창성으로 단편 소설의 경지를 개척한
에드거 앨런 포의 걸작 단편선
에드거 앨런 포는 단편 소설의 경지를 개척한 작가, 19세기 미국이 낳은 최고의 문학가, 후대의 심리주의 문학이나 추리 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천재 작가 등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포가 공포, 우울, 불쾌감 등의 정서에 천착한 작가라는 점에서 의아함이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위대한 작가는 휴머니즘을 경유해 ‘보편적’인 이야기를 쓴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장르 소설’의 범주로 분류될 법한 포의 소설은 어떻게 장르의 경계를 뚫고 보편적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공포, 우울, 불쾌함의 감정으로 심문하는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의 경계선
에드거 앨런 포는 음주, 도박, 아편으로 얼룩진 방탕하고 불우한 삶을 살았다. 정신 분열증과 정신 착란, 빈곤으로 고통받기도 했다. 개인사의 관점에서 봤을 때, 포의 삶은 지독하게 비참했다. 그러나 작가로서는 아니었다. 포는 좋은 소설이란 독자에게 강한 감명을 주는 소설이라 생각했다. 공포, 우울, 불쾌함의 감정은 적당한 휴머니즘으로 무장해 읽는 순간에는 감동적이지만 책을 덮고 나면 금세 잊히는 무수한 작품과 달리 독자의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앉는다. 포는 최면술이나 골상학 등의 힘을 빌려 인간의 잠재의식을 파고들었는데, 이러한 탐구는 그의 불운한 생애사와 더불어 포의 작품에 근본적인 특징을 부여했다. 포는 이렇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꿈과 현실의 중간에서 인간의 심리와 정신의 문제를 다루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보편의 문제에 도달했다.
아서 코난 도일, 쥘 베른, 샤를 보들레르……
동시대 작가들이 극찬한 집요하고 치밀한 포의 작품 세계
한편, 포의 단편은 주제의 측면뿐 아니라 짜임새의 측면에서도 견고한 철학에 기대어 있었다. 포는 단일한 장면, 단일한 사건, 단일한 성격, 단일한 효과야말로 단편 소설의 특징이라 여겼다. 즉, 하나하나의 사건을 간결하게 묘사하고 캐릭터와 이야기의 전개 등에서 빈틈없이 꽉 짜인 구조를 세운 후, 군더더기 하나 넣지 않고 이야기를 밀도 높게 전개하여 독자를 사로잡는 것이 바로 단편 소설이라 여겼다. 포의 작품은 주로 황폐한 사원, 강변의 성처럼 일상적인 곳과는 거리가 먼 기이한 장소에서 전개되는데, 이질적인 공간에서 서글픈 운명을 마주한 개개인의 고뇌와 우울은 독자에게 잊히지 않을 인장으로 남아 그의 작품에 소멸하지 않을 힘을 부여했다. 술에 의존하고 정신적 문제를 겪은 작가라면 폭발하듯 분출하는 작품을 썼으리라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포는 오히려 수학자나 과학자처럼 이야기를 빈틈없이 설계하는 지적인 관점을 고수했다. 바로 이 특징이 그의 작품을 여타의 작가들과 구분하는 지점이다. 창작에 대한 포의 집요함과 철저함은 아서 코난 도일, 쥘 베른, 샤를 보들레르 등의 작가들이 그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고 상찬한 이유이기도 했다.
포가 쓴 단편의 주제 혹은 갈래는 대체로 초자연적인 죽음, 양심 또는 환상적인 것, 유사 과학, 추리 소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선으로 출간된 《검은 고양이》에는 포가 남긴 60여 편의 단편 중 그의 주제를 대표할 만한 소설을 엄선해 실었다. 여타의 걸작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위대한 문학적 성취를 일궈낸 포의 작품은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 내면의 정리되지 않는 혼란을 곱씹어볼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Edgar Allan Poe, 1809~1849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로 1809년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배우였던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마저 일찍 세상을 떠나 숙부에게 양자로 보내졌으나 숙부와도 관계가 좋지 않았다. 1826년 버지니아대학교에 입학했지만 노름과 방종한 생활로 큰 빚을 져 퇴학당했다. 1827년 첫 시집 《티무르, 기타 시집》을 익명으로 출간했으나 주목받지 못했고, 이후 출간한 두 권의 시집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볼티모어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던 중 단편 소설 공모에 당선되며 몇몇 문예지의 편집자로 일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하고 혹독한 서평으로 사람들의 반감을 산 데다 나쁜 술버릇이 더해져 곧 직장을 잃었다. 1836년 열네 살이던 사촌과 결혼했고 이후 잡지사 편집자로 일하며 창작에 집중했다. 〈리지아〉, 〈윌리엄 윌슨〉, 〈어셔가의 몰락〉 등이 수록된 첫 단편집 《기이한 이야기》는 공포, 우울, 불쾌감 등 작가 특유의 정서를 작중에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이후 여러 단편을 연달아 발표했고 1845년에 대표작 〈검은 고양이〉가 포함된 단편집을 출간했다. 1849년 심한 음주로 정신 분열을 일으켜 길거리에 쓰러진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불운한 생애사로 얼룩진 삶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삶에서 길어낸 기괴함의 미학은 포를 미국 문학의 기반을 다진 위대한 작가로 만들어주었다.
고려대학교 영문과와 동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에서 강의했다. 이후 도예가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꽃은 흙에서 핀다》, 《김기철의 흙장난》 등이 있으며 《찰스 램 수필선》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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