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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문장들

한 줄의 문장에서 러시아를 읽다
틈새책방

2025년 03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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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58.40MB)
ISBN 979118894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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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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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문장들》은 러시아 출신으로 한국으로 귀화한 ‘대한러시아인’ 벨랴코프 일리야의 신간이다. 한국인에게 러시아를 친숙하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으로 화제가 된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이후 두 번째 책이다.
《러시아의 문장들》은 고전부터 현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26인의 대표적인 문장 36개를 뽑아 러시아의 문화와 정서를 한국인들에게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러시아인은 러시아 문학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크다. 유명 문학 작품의 문장이 각종 미디어는 물론, 일상의 대화에서도 인용되는 일이 흔하다. 그만큼 러시아인들은 문학과 친숙하며 문학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한다. 따라서 러시아 문학을 이해하는 것은 러시아인과 러시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러시아 문화를 이해하면 러시아 문학이 더 친숙해진다. 러시아 문학이 어려운 이유는 한국인에게 낯선 이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러시아인 특유의 사고방식과 정서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 여성이 보수적인 사회에서 겪는 사회적 억압이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인의 눈에는 사회에 도전한 인간이 받는 심판으로 읽힌다. 독자에 따라 다른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기에 명작이지만, 러시아인의 정서를 모르면 그만큼 놓치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일리야에 따르면, 러시아는 기묘하면서도 모순과 역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싹틔운 러시아 문화는 러시아 문학을 불멸로 이끌었다. 《러시아의 문장들》은 문학을 통해 우리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러시아 문화로 창을 내어 들여다보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프롤로그

표도르 도스트옙스키
-나는 떨고 있는 벌레인가, 권리를 가진 인간인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레프 톨스토이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

표트르 차다예프
-러시아는 전 세계에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보여 주기 위해 예정된 것처럼 보인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동화는 거짓이지만 숨은 뜻이 있다
-사람들의 심장을 동사로 불질러라
-사랑 앞에서는 나이가 고개를 숙인다
-유럽으로 창문을 뚫다
Box | 러시아는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니콜라이 고골
-빨리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러시아 사람이 아니지!
-러시아인에게는 불구대천의 위험한 적이 있다

알레산드르 그리보예도프
-재판을 누가할 건데?
-믿는 자가 평화롭다
-악한 입버릇은 총보다 더 무섭다

이반 크릴로프
-강자는 항상 약자를 탓한다

이반 투르게네프
-행복은 건강과 같다
Box | 투르게네프의 아가씨

안토 체호프
-사람은 모든 것이 아름다워야 한다
-교양이란 다른 사람이 소스를 흘린 것을 못 본 척하는 것이다

알렉산드르 블로크
-평온은 그저 꿈일뿐

마리나 츠베타예바
-난 널 여름 내내 사랑할 거야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별빛을 켜 주는 건 누군가에게 필요해서가 아닐까

세르게이 예세닌
-하얀 사과나무 꽃구름이 사라지는 것처럼 모든 것들 또한 지나가리라

막심 고리키
-유럽을 전속력으로!
-인생은 오로지 두 개의 형태가 있다: 부패와 불꽃
Box | 평범하다=나쁘다
-남자의 교양 수준은 여자를 대하는 태도로 결정된다
-기어다니도록 태어난 자는 날 수 없다

알렉산드르 볼코프
-뇌가 없는 사람들은 말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더라고요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
-극장은 옷걸이에서 시작된다

파이나 라녭스카야
-진짜 남자는 여자의 생일은 꼭 기억하지만 나이는 절대 모르는 사람이다

일리야 일프 & 예브게니 페트로프
-돈은 아침에, 의자는 저녁에
-익사자를 구하는 일은 익사자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

베니아민 카베린
-‘집’은 서로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은 상태다

안드레이 네크라소프
-배는 이름 지어진대로 항해할 거라네

스트루가츠키 형제
-어떤 이상을 위해 악행을 저질러야 한다면 그 이상은 쓰레기에 불과하다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내가 쓰레기는 아닌가?

빅토리야 토카레바
-사랑의 테러, 우리는 테러의 인질로 잡혀 있다

보리스 아쿠닌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평등할 수는 없다

빅토르 펠레빈
-러시아의 삶에서 ‘영성’이란 과시가 주요한 생산품이라는 의미다

표도르 튜체프
-러시아는 머리로 이해할 수 없다

에필로그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 ‘난 왜 이 고전이 재미없지?’, ‘난 왜 이해가 안 가지?’ 하면서 절대 자책하거나 낙심할 필요가 없다. 러시아 사람들도 《안나 카레니나》나 《밑바닥에서》를 읽으면서 여러분과 똑같은 생각을 하니 안심하길 바란다. 자, 이렇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러시아 문학을, 즉 고생을 본격적으로 즐겨보자.
_일러두기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의 취약한 여성권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러시아 사회의 보수적인 가치에 도전한 인물이 겪는 비극을 말하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 사회의 압박을 벗어나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읽는 게 타당하다.
_레프 톨스토이 |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

러시아인들은 러시아 그 자체에 ‘정’이 있다고 믿는다. 광활한 영토처럼 끝이 없는, 푸른 바다처럼 깊은, 높은 산맥처럼 위대한 그런 정. 그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외국인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미묘하지만 이 세상보다 더 거대한 신비로운 러시아인의 마음”이라고 답한다.
_표트르 차다예프 | “러시아는 전 세계에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보여 주기 위해 예정된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의 심장을 동사로 불질러라”라는 말은 러시아 문학의 본질을 대변한다. 이 표현은 ‘말로 생각하게 만들어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러시아에서는 문학 작품이 단순히 쓰이는 것이 아니라 깊은 의미를 담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푸시킨은 이런 생각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글은 사람을 생각하게 하고, 자극하며, 마음속에서 열정의 불꽃이 일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_알렉산드르 푸시킨 | “사람들의 심장을 동사로 불질러라”

러시아에서는 과속 과태료를 받는 일이 흔하다. 그럴 때면 고골이 소환된다. 집으로 과태료 통지서가 날아오면, 아내는 잔뜩 성이 나지만 남편은 반성은커녕 이렇게 말하며 아내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러시아 사람인가 봐. 차를 타고 빨리 달리지 않으면 무슨 맛으로 살겠어?”
_니콜라이 고골 | “빨리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러시아 사람이 아니지!”

러시아 사회는 서구보다 덜 개인주의적이지만, 동양보다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을 지닌다. 서구 문화에서는 오로지 개인의 행복이, 동양 문화권에서는 집단의 행복이 더 강조된다면, 러시아는 개인을 중심으로 그 개인이 속한 소규모 공동체(가족, 친구, 직장)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긴다.
_이반 투르게네프 | “행복은 건강과 같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지만, 가장 빛나고 소중한 계절인 여름에 하는 사랑만큼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여름이 끝나는 것처럼 언젠가 사랑도 끝날지 모른다. 하지만 후회하거나 그리워할 필요는 없다. 내년에는 또 내년의 여름이 찾아올 테니까.
_마리나 츠베타예바 | “난 널 여름 내내 사랑할 거야”

한국에서는 나이가 관계를 앞서지만 러시아에서는 나이보다 관계가 더 중요하다. 가족이나 아주 친한 사람이면 나이와 관계없이 반말을 쓰는 게 자연스럽다. 존대의 기준이 한국과 다른 것이다.
_세르게이 예세닌 | “하얀 사과나무 꽃구름이 사라지는 것처럼 모든 것들 또한 지나가리라”

‘불꽃’ 같은 인생의 의미는 ‘남들과 꼭 다르게 하라’다. 남과 같아진다는 것은 바로 평범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범해진다는 것은 바로 썩는다는 뜻이다.
_막심 고리키 | “인생은 오로지 두 개의 형태가 있다: 부패와 불꽃”

황제를 신으로 여겼던 러시아의 전통적 사고방식과, 모든 권력이 당에 있고 당의 결정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공산주의 체제의 사고방식이 묘하게 섞여 버렸다. 러시아 지도자들은 이를 교묘히 이용해 왔다. 권력에 반항해서는 안 되며, 질서 유지를 위해 모든 사람은 자기 자리에서, 욕망 없이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 도리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했다.
_막심 고리키 | “기어다니도록 태어난 자는 날 수 없다”

만약 동료의 위법 행위를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러시아인이 아니다. 법대로 친구를 신고하는 행위는 친구를 배신하는 것과 같다. 그런 행위를 하면 온 사회가 당신을 비난할 것이다. 법이 어떻든, 친구를 배신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며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사람’이라면 가족과 친척, 친구를 보호하고 지켜야지,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은 오늘 존재하지만 내일이면 사라질 수도 있다. 반면 친구는 신이 주는 영원한 축복이다.
_스투르가츠키 형제 | “어떤 이상을 위해 악행을 저질러야 한다면 그 이상은 쓰레기에 불과하다”

현재도 푸틴 정권을 비판하는 아쿠닌과 다른 작가들이 러시아를 떠나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은, 현대 러시아에서 슬라브주의자들이 서방주의자들을 탄압하는 역사가 다시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이념 싸움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문학 속에서 그 열띤 논쟁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은 러시아 문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_보리스 아쿠닌 |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평등할 수는 없다”

이 책을 쓰면서 러시아 문화가 얼마나 모순적이고 역설적인지 새삼 깨달았다. 문학 작품을 분석할 때마다, 작가의 삶을 정리할 때마다, 이러한 역설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에 빠졌다. 공산주의를 선택했지만 종교를 신실하게 믿는 문화, 나태함을 긍정하면서도 끊임없이 투쟁하는 사고방식, 남녀평등이 이뤄진 듯하면서도 여전히 뚜렷한 성 역할이 존재하는 사회…. 러시아는 모순 그 자체다.
_에필로그

·러시아 문학은 독자들에게 에베레스트와 같은 존재다
러시아 대문호들의 작품은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지만, 막상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러시아 문학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작가와 등장인물의 이름부터가 난관이다. 여기에 러시아 문학 특유의 철학적 고민까지 더해지면,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에게도 러시아 문학은 결코 쉽지 않다. 벨랴코프 일리야는 “러시아 문학은 작가와 독자의 고통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인 견해가 아니라, 러시아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공감받는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인들은 자국의 문학을 자랑스러워하고 열독하며, 일상 속에서 문학 작품의 명문장을 자연스럽게 인용한다. 이는 러시아 문학이 그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러시아 문화 자체를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러시아 문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러시아 문화를 알아야 한다
러시아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적 배경과 정서를 지닌 나라다. 또한 서구와도 완연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상식과 지식으로는 러시아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문학은 더욱 높은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2016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벨랴코프 일리야는 인생의 절반을 러시아에서, 나머지 절반을 한국에서 살아온 ‘대한러시아인’이다.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는 그는, 러시아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학 속 한 줄의 문장을 통해 러시아를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흥미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같은 대문호들의 작품은 물론, 현대 러시아 문학까지 아우르며, 러시아인들이 사랑하고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문학적 표현이 오늘날 러시아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한다.

·한국인만을 위한 러시아 문학, 그리고 러시아 문화 안내서
이제는 한국 작가가 된 벨랴코프 일리야는 생소한 러시아 문화를 한국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적 상식과 속담을 활용하여 한국 독자들을 위한 글을 썼다. 일리야 특유의 냉철한 논리에 위트를 더한 문체는 흥미를 배가시면서 독자들을 러시아 문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러시아의 문장들》은 한국을 깊이 이해하는 러시아 출신 한국인만이 전할 수 있는 문화 안내서이자, 러시아 문학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가이드다. 낯설지만 매력적인 러시아를 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경험은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정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16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러시아 극동국립대학교 한국학과를 졸업한 뒤에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언어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수원대학교 외국어학부 러시아어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채널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과 유튜브를 넘나들며 러시아와 한국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있고, 한국 및 러시아 문학 작품을 양국에 소개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러시아어로 번역했고, 러시아 그림 에세이 《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를 한국에 소개했다. 저서로는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202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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