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달린다
2024년 12월 2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0.59MB)
- ISBN 9791191523423
- 쪽수 25쪽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PDF 필기가능 (Android, iOS)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유모차가 간다
잠을 자는 건
어머니와 나는
슬픈 저녁
보고픈 사람 있는 곳으로
구더기와 거머리
노란 탱자
가뭄
또랑
밥상보다 맛깔나게
드럼세탁기
키스는 왜 하냐
아내의 눈 안에서
아들아 사랑한다
아들이 사라졌다
산소는 너의 것이다
하나 된 우리 고향
제비의적(에세이)
표제작이자 시집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 '레일 없는 길' 위에서 줄에 묶여 차례대로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기차들을 통해, 세월과 삶의 무상함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다. 기차가 ‘누군가를 향해 떠나거나, 이미 떠나온 인생’을 상징하기도 한다.
발췌
기차가 달린다.
빗물에 씻겨 내려간 레일 없는 길
오랜 세월 달리며 찌그러진 기차가 앞에서 끌고
예약된 순서대로
줄에 묶인 기차들이 안개속으로 들어간다.
김병용의 시집 『기차가 달린다』는 평생 농사일과 가족을 돌보며 살아온 시인이, 뒤늦게 대학에 다니며 만난 ‘글쓰기’의 즐거움과 삶에 대한 성찰을 자연스럽게 녹여 낸 작품집이다. 표제작 〈기차가 달린다〉에서부터 독자는 이 시집이 ‘사람살이와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빗물에 씻겨 내려간 레일 없는 길”을 달리는 기차의 이미지는, 마치 목적지가 없는 길 위에 선 우리 인생을 연상시키며, 이내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기차들을 통해 무상(無常)한 삶의 흐름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다.
이어지는 작품들에서도 ‘시골’과 ‘농사’가 지닌 사소하지만 소중한 장면들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유모차가 간다〉에서는 구부정한 허리를 안고 밭일을 하는 할머니와, 그 곁에서 함께 숨 쉬는 유모차가 등장한다. 관념적으로 보면 할머니가 타는 ‘유모차’는 낯선 조합이지만, 작품 속에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그렇게 시인은 농촌의 일상을 묘사하면서, 그 일상 안에 깃든 ‘인간다움’을 잔잔히 끌어낸다. 삐걱대는 유모차가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오늘 하루도 무사히, 다시 내일을 준비한다”는 소박한 희망으로 읽힌다.
〈어머니와 나는〉 같은 작품에 이르면, 가족을 위해 살아 온 어머니의 모습이 한층 절절하게 다가온다. 굽은 손가락으로 들깨를 씻고, 자식들이 “물어 뜯은 상처”가 몸에 남아 있음에도 버티는 어머니는 늘 한결같은 모습이다. 여기서 시인은 ‘호미질’과 ‘땀방울’ 같은 구체적 이미지를 동원해, 부모 세대가 지켜 온 삶의 무게를 되새긴다. 그 무게가 곧 시인의 문장마다 깃들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자못 숙연해지게 만든다.
또 〈슬픈 저녁〉에서는 일터를 잃은 사람이 “집에 있다. 대낮에 누워 있다”고 토로하며, ‘삶의 일자리’가 사라진 허무함을 느낀다. 이 시집이 농촌 풍경과 가족 서사만 그리는 것은 아니다. 작업장에서 잘려 나가는 현실,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포착된다. 그리하여 ‘고되고 애틋한’ 농사나 가족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뒤에 놓인 현대인의 위기감이 함께 녹아 있다.
〈아들이 사라졌다〉나 〈산소는 너의 것이다〉, 〈하나 된 우리 고향〉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식과 부모, 그리고 고향에 얽힌 이중 삼중의 정서가, 직접적인 설명 없이 소소한 사건들로 펼쳐지는데, 이를 읽는 독자는 어느새 ‘여기는 내게도 익숙한 장면’이라며 끄덕이게 된다. 예컨대 〈아들이 사라졌다〉에서 화자는 근심 어린 시선으로 아들의 모습을 찾아 헤맨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히 ‘부모가 자식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 간의 거리가 멀어지는 현대의 풍경, 그로 인한 공허가 부드럽게 표현된 것이다.
마지막에 실린 짧은 에세이 「제비의적」은 이 시집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농촌 집 처마 밑에서 둥지를 틀려는 제비와, 그것을 위협하는 길고양이(혹은 예기치 못한 인간 행동) 사이에서 벌어지는 작은 갈등은, 그 자체로 자연과 인간의 거리를 함축한다. 동시에 시인은 이를 통해 “우리도 어쩌면 제비가 겪는 위기를 만들어 내는 존재가 아닐까” 하고 자성적으로 물으며, 인간이 일상에서 저지르는 무심한 행위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김병용 시인의 시들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시골의 일상’이나 ‘농사’,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구체적이면서도 다정한 언어로 기록해 냄으로써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 준다. 아내와 아들, 어머니, 그리고 고향 마을과 자연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그 시선은 쉼 없이 달려 왔던 삶을 잠시 멈춰서,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기차가 달린다』를 덮고 나면, 농사와 가족과 마을 풍경에서 비롯되는 소박하고도 따스한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병용
김병용은 정년을 앞두고 뒤늦게 대학교에 입학하여, 젊은 학우들과 함께 시와 소설을 배웠다. 처음 수업을 들을 때에는 강의실 문도 열지 못하고 밖에서 망설일 만큼 낯선 길이었지만, 교수님들의 지도와 어린 학우들의 도움으로 쓰기의 즐거움과 인생의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오랜 농사와 가족을 지켜 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은 풍경과 일상의 소중함을 진솔하게 노래하는 시들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집 『기차가 달린다』는 그 배움의 결실이자, 삶을 향한 감사와 애정을 한데 모은 첫 시집이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